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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리뷰,

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by Casey,Riley 2022.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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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훙 지음 / 리드리드출판
까마득한 어둠 속 같은 외로움에서 벗어나, 긍정의 힘으로 서로 용기를 북돋아 주는 관계인 사랑으로
나아가는 심리학적 깨달음과 방법론을 설명한다. 때때로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럽고 또 지친 마
음을 위로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자아를 봉쇄하는 생활방식은 사고가 내부에서만 순환하면서 자신
과 세상을 올바로 바라보기 힘들게 하고, 오해와 억측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저자는 아무리 힘들어
도 바깥세상으로 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계의 본질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이 누구인지를
분명하게 깨닫게 한다.

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우즈훙 지음

▣ 저자 우즈훙
베이징대학 심리학과를 나온 심리학자. 저명한 심리 칼럼니스트이자 베테랑 심리상담가, 심리학 분야
의 밀리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심리 월간》의 칼럼 작가, 인터넷 TV 프로그램 〈우즈훙에게 배우는
심리학〉의 사회자로 활동한 바 있다. ‘우즈훙심리센터’를 창립했다. 이 센터는 중국 전역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의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2016년 21년간의 사색을 거쳐 5년간 집필한
책에서 ‘영아적 자기중심사고’의 중국 국민성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비판하여 중국 정부로부터 판매
를 금지당했다. 주요 저서로는 『왜 가족이 힘들게 할까』, 『치유심리학』, 『집이 사람을 해칠까』 등
이 있다.

▣ 역자 박나영
중국 북경대학교에서 공부했으며, 서울대학교에서 중국연구를 하고 있다. 사회과학이라는 학문을 연구
하면서 말하기와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 평소 말과 글로 관점을 감정 표현하는 걸 좋아하고, 재
치 있는 말로 지혜로운 삶을 추구한다. 중국연구를 하던 중 번역을 시작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
동하고 있다.

▣ Short Summary
2017년 중국 정부는 자국의 국민성을 날카롭게 파헤친 책 한 권을 사실상 금서로 지정했다. 그 책의
저자가 바로 저명한 심리 칼럼니스트이자 베테랑 심리상담가인 우즈훙이다. 그가 쓴 책들은 중국 대중
의 사랑을 받으며 밀리언셀러가 됐다. 논리적이고 명확하며 실용적인 그의 글은 이 책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현상 아래 잠재의식을 탐색하고, 사고의 사각지대를 들여다보며, 행동 뒤에 숨은 심리적
동기를 분석한다. 날카로운 분석과 진솔한 표현으로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한다.
인생은 나르시시즘에서 출발해 끊임없이 나르시시즘을 깨나가는 과정이다. 이는 물론 말은 쉽지만, 행
하기는 어렵다. 심지어 대부분의 성장 과정은 나르시시즘을 누적하는 과정이며, 자신에 대한 평가가
점점 높아진다. 결국 이들은 외로움에 갇혔으며 심지어 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다.
-본문 중에서
혼자 있으면 외롭고, 같이 있으면 불편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1인 가구가 늘면서 혼자 있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외로움과 친구가 될 수밖에 없다. 사람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고독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을 고립시키는 생활방식과 과도하게 완벽주의를 추구하면서
찾아오는 외로움은 부정적인 내면세계를 만들어 자신과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기 어렵게 한다. 저자는
“세상에서 아름다운 일은 연결에서 탄생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가족관계, 친밀한 관계를 포함해 모든
관계를 이야기하며 관계의 본질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탐색할 수 있게 한다.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나 좌절하고 길을 잃기도 한다. 저자 또한 길
을 잃고 방황한 적이 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앞서간 이의 체험과 깨달음을 공유하면서 자신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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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을 끊임없이 담금질할 수 있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바른길을 찾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내면과
터놓고 대화하면서 사고하고 자신을 관찰하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또 진정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를 깨
닫고 더 나은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과부하에 짓눌린 삶을 살고 있다. 저자는 과로한 상태가 일상화하자 사람들은 이
러한 삶의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고 진단한다. 바깥세상은 악의로 가득 차 있고 사
람들은 그러한 세상으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으려고만 한다. 하지만 문제를 외면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없다. 진심으로 외로움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마음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려고 해야 한다고 강조
한다. 가족관계, 친밀한 관계를 포함해 모든 관계를 살펴보면서 고립된 외로움에서 벗어나 진정한 관
계로 나아가는 방법을 통찰력 있는 심리학적 분석과 진실한 표현으로 들려준다.
무엇보다 촌철살인 같은 분석적인 글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극도의 완벽주의는 외로움과 연결
된다.’ ‘관계의 수준이 매우 낮은 사람은 높은 자기애 수준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사람은 자신의 존재
만을 느끼고 타인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짧은 분량이지만 깊이 있는 내용에 다
읽고 나면 나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이해는 물론 앞으로 진정한 나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 차례
prologue_ 자신에게 나르시시즘을 허하라
PART 1 내 안의 나르시시즘
나르시시즘 VS 사랑
나르시시즘이 인생을 디자인한다 / 전능한 나르시시즘에는 두려움이 담겨 있다 / 나르시시즘이 강력해
지면 불안이 커진다 / 건강한 나르시시즘에서 배려가 나온다 / 도덕적 나르시시즘은 좋을까? / 지나친
도덕적 나르시시즘을 경계하라 / 절대 금지된 초자아에서 벗어나기
나르시시즘 VS 관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벽을 세우지 마라 / 역량과 관계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 / 나르시시즘에서
관계의 차원으로 나아가라 / 나르시시즘은 자아도취가 아니다 / 통제보다 포용의 위력이 강하다 / 두
려움을 걷어내면 현실이 보인다 / 관계 사이에는 에너지가 흐른다
나르시시즘 VS 일상
미루기는 대상에 대한 신뢰 부족이 원인이다 / 몰입하지 않으면서 몰입을 가정하지 마라 / 진실함이
완벽함보다 낫다 / 나르시시즘보다 자신감의 효과가 크다
PART 2. 내 안의 외로움
나 더하기 외로움
외로움이 찾아와 문을 닫았다 / 자기 통제는 외로움을 부른다 / 응답 없는 궁지에서 외로움이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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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 관계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다 / 전능한 나르시시즘이 관계의 장애물일까 / 이해받기 원하거든 친
밀감을 높이자 / 마음에 자리 잡은 사람이 가슴을 뜨겁게 한다 / 사랑은 가려지지 않고 숨지 못한다 /
외로움이 자신을 공격하게 놔두지 마라 / 사랑이 변하면 증오가 된다 / 사랑이 자신을 성장시킨다는
사실을 믿어라
관계 더하기 외로움
나르시시즘이 강한 부모는 아이를 망친다 / 우열에 의미를 부여하지 마라 / 혹시 나도 피플 플리저일
까 / 초조함을 함께 견뎌주는 관계는 위대하다 / 관계가 이어지면 귀찮은 일이 손님처럼 등장한다 /
눈치 보지 말고 진솔한 모습을 보이자 / 관계는 부딪침에서 발생한다 / 관계에서 증오는 사랑만큼 중
요하다 / 직설적 분노는 관계에 대한 존중이다 / 자신의 공간에서 자유를 누려라 / 소통은 상상의 세
계에서 현실로 이끈다
가족 더하기 외로움
부모는 자식에게 독립을 권하라 / 엄마이기 이전에 ‘나’ 자신이다 / 모든 생명력은 뻗어 나갈 공간이
필요하다 / 보답을 바라는 희생은 하지 마라 / 강요는 독을 먹이는 것이다 / 통제는 반항심을 키우는
영양제이다 / 자기만의 경계를 확보하라 / 부부 사이 누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가
사랑 더하기 외로움
사랑은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오는 것이 아니다 / 사랑이라는 감정에 놀아나지 마라 / 환상으로 부푼
사랑은 터지게 마련이다 / 사랑하지만 상대는 전능한 신이 아니다 / 자기 소멸은 사랑이 아니다 / 순
종에서 사랑의 해답을 찾지 마라 / 매력은 반대에서 나오고 끌림은 확고함에서 나온다 / 사랑을 내세
워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마라 / 사랑하기는 쉽지만 함께 지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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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우즈훙 지음

PART 1 내 안의 나르시시즘
나르시시즘 VS 사랑
건강한 나르시시즘에서 배려가 나온다: 어떤 사람들은 “너의 도움은 내 자존심을 상하게 하므로 네 도
움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이는 “나는 도움이 필요치 않고 누가 나를 도와주고 싶다면 내가 그
것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것이다.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줘야 하는 것처럼 전능한 나르시시즘에 가장 좋은 도움
은 ‘건강한 나르시시즘’을 증강시켜 주는 것이다. 만약 물질적 도움이 불가피한 경우라면 그들이 자신
의 노력으로 그 결과를 얻었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노력이 필요 없는 증여
는 도움을 주는 사람의 자기애는 높이고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자기애는 낮출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움을 제공하는 사람은 자신의 내면을 잘 살펴 증진된 자기애를 자각해야 한다.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었다고 느낄 때는 도움을 즉시 멈춰야 한다. 상대방이 부담스러워하거나 원하지 않는 도움을
주는 것은 자기만족을 위해 감행되는 행위일 뿐이다.
건강한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들은 자기애의 손상을 견딜 수 있다. 그들은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으
며 배려하고 존중하며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나르시시즘을 가진 이들은
자기애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로부터 입은 은덕을 저버리기도 하고 배신하기도 한다.
도덕적 나르시시즘은 좋을까?: 우리는 자신의 적대심은 잘 깨닫지 못하면서 타인의 적대심은 과장되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자신의 결점은 묵과한 채 다른 사람의 결점은 우리 눈에 든 가시처럼 여
긴다. 자신은 도덕적이라고 단언하면서 타인의 비도덕적인 면에 시선을 고정한다.
이처럼 자신은 스스로 이기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타인과 잘 지내기 어렵다. 그 이유는 단순
하면서 명쾌하다.
첫째, 자신은 이기적이기 않다고 믿으며 ‘이기심’과 같은 ‘나쁜’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투사한다. 둘째,
자신은 이기적이지 않다는 믿음으로 도덕적 우월감을 스스로 부여해 어떠한 행동을 하더라도 자신이
옳다고 여긴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 셋째, 자신을 이기적이라고 여기지 않으므로
발언권을 포함해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매우 강하게 주장한다. 넷째, 분명 이기적인 구석을 지니
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는 확증으로 주변 사람들이 거북해할 수밖에 없다.
이기적이지 않다고 자처해온 사람이 오히려 이기적일 수 있다. 가끔은 스스로 이기심을 허락하고 상황
에 따라 강하게 발휘한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큰 성장이다. 자기 내면에 이기심이 존재하고 자
아도취에 빠지기도 한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한다면 자신과 주변 사람의 관계가 훨씬 편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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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도덕적 나르시시즘’은 관계를 거절하고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하려 한다. 그 결과 도덕적 나르시시즘을 가진 사람은 항상 외로움에 묶여 있고 다채로운 생활을
즐기기 어렵다. 자신의 도덕 수준이 높다고 인식하는 사람일수록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의 도덕 수준은
낮다고 평가하여 사람 간 어울림에서 멀어진다.
도덕적 자기애를 가진 자는 너무 외로워서 외로움을 합리화하는 경향이 있다. 일상에서 그들은 감정적
으로 다른 사람에게 폐해를 주지 않으려 한다. 그들은 모든 일과 판단, 문제 상황을 혼자 해결하고 견
디면서 고독함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에게 도움, 사랑, 보살핌을 청하는 것 자체가 그들
의 도덕적 나르시시즘에 손상을 주는 일이다. 그래서 도덕적 나르시시즘을 지닌 사람과 함께 있으면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도덕적 나르시시즘을 지닌 사람의 에너지는 내향적이다. 적의도 없고 열정도 없다. 이들이 젊다면 그
나마 열정과 인간미를 띠지만, 중년이 되면 점차 빈껍데기가 되어 행동만 남을 뿐 에너지의 흐름이 약
해진다. 노년에 이르면 남의 일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고독한 세계에 빠져든다. 사교에 소극적이며
심지어 집안일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은 내적 안정을 얻었다고 하지만 사실은 활기를 잃은 고요
함일 뿐이다.
도덕적 나르시시즘의 형성은 진정한 자아를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해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다른 유형
의 자아를 발전시킨 결과로서 이타적인 행동에 다른 사람들이 칭찬한다는 사실에 집중한다. 칭찬은 인
정받은 사람으로 내면이 자극된다. 스스로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부여하기에 충분한 조건
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심각한 도덕적 나르시시즘은 자아를 상실하게 만든다. 타인에게 드러내는 자신의 자아는 본래
지닌 도덕성보다 강한 도덕성을 요구하게 마련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월등히 선해야 하고 탁월하게 바
른 생활을 해야 한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자아의 도덕성을 닦달한다. 없는 도덕성까지 긁어모아야 할
판이다. 그로 인해 외적 도덕적 모습은 완성되겠지만 내적 자아는 피폐해진다.
도덕적 자기애를 가진 사람이 하는 좋고 착한 일에는 따듯한 온도가 결여되어 있다. 그리고 주변엔 항
상 ‘나쁜 사람’이 출몰하는데 ‘나쁜 사람’이 도덕적 자아도취자의 위대함을 드러내주기 때문이다. 도덕
적 나르시시즘이라는 말은 좋게 들리지만, 진정한 자아를 부정하는 연약함이 숨어 있다. 비판이 두려
워 착하고 선함으로 위장한다. 여기에 더해 자신을 실수하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어 다른 사람으로부터
트집 잡히지 않으려 한다. 심각한 도덕적 자아도취는 관심이나 주목을 받지 못한 사람이 형성한 자아
상이다. 강박증 마냥 무조건 다른 사람에게 잘해주면서 자기 위안을 얻는다. 그렇지 않으면 죄책감이
나 불안감에 휩쓸린다.
도덕적 나르시시즘을 추구하지 마라. 도덕적 위대함을 추구하기 위해 자신을 괴롭게 만들 뿐이다. 그
뿐만 아니라 자신을 올바른 위치에 두기 위해 주변 사람을 나쁜 놈의 위치로 밀어붙이게 된다.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나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적당히 나빠지는 법을 배워라. 타인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자기감정이 해소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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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분노가 밖으로 표출되지 않고 내부에서도 소화되지 않으면 분노의 화살은 자신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
한다. 자신의 약점을 스스로 잘 알기에 어디를 공격해야 타격을 크게 입는지도 안다. 회복 불가능의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때로는 공격의 위험성을 아는 사람은 스스로를 통제해 자신을 억누르기도 한
다. 자기 통제는 사고와 행동이 느려지고 불편해진다. 따라서 분노를 표현하는 법을 배워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자기 억압이 사라지고 자유로움과 여유가 생긴다.
도덕성이 높은 사람은 참을 수 없을 때까지 참는다. 화가 나는 상황에서 화를 내면 ‘좋은 사람’이라는
자기 정체성이 무너지기에 분노를 억누르는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절대적으로 옳고 ‘상대방이 절대적
으로 틀리다’는 위치에 놓여야 반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대립감은 그들의 도덕적 주장을 더욱
강화시켜 파괴적인 공격성을 드러내게 만든다. 이때의 반격에는 관계의 파괴가 수반된다.
‘좋은 사람’은 도덕적 자기애가 관건이다. 좋은 사람도 감정의 통제력을 잃고 격한 분노를 그대로 표현
해야 한다. 분노의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표출할 때 상대방과 상호작용도 상대적으로 단순해진다.
나르시시즘 VS 관계
통제보다 포용의 위력이 강하다: 높은 통제욕은 두 가지를 의미한다. 첫째, 관계에서 감제고지(瞰制高
地, 적의 활동을 살피기에 적합하도록 주변이 두루 내려다보이는 고지)를 차지하려는 것이다. 특히 나
르시시즘, 권력, 역량의 가로축에서 우위를 점령하려 한다. 둘째, 관계의 깨짐을 두려워한다. 그로 인
해 관계, 애착, 감정의 차원에서 매우 민감한데 이는 높은 통제욕과 불안감이 공존하는 상태이다.
애착 관계에 있어 나르시시즘 수준이 높은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어떤 사람을 찾아야 하는지를 알
고 있다. 아주 순수해서 속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람이나, 단순해서 다음 행동이나 말의 예측이
가능한 사람을 찾는다. 하지만 그들의 솔직한 심리는 상대방의 이런 점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도 여전히 이런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자신이 통제하기 쉽고 자신에게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통제가 쉬운 사람은 관계의 우위를 차지하려 애쓰지 않으며 높은 수준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그로 인해 통제욕 높은 사람의 요구에 빠르게 부응하며 사소한 시비나 갈등의 요소를 제거한다. 초안
정 상태의 사람은 습관적으로 복종하고 역량 차원의 하단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런 순종은 일방적
양보이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정이 아니다. 따라서 복종적인 사람이 참지 못했을 경우 언젠간 '반
란'을 일으킨다. 이를 나르시시즘에 대입해보면 역량 차원에서 우위를 점령하고 싶은 사람이 역량 차
원의 열세에 놓여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은 일시적인 해결법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관계에서
자신이 참고 양보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면 차라리 그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더 좋다.
진정한 해결법은 관계 차원의 수준 변화가 자유로운 사람을 찾는 것이다. 관계 차원에서 자유도 의지
가 높은 사람은 자신의 변화 폭이 넓기에 통제 욕구가 강한 사람까지 포용할 수 있다. 양보와 철회, 물
러서며 자기 의지를 꺾는 것이 참는 것이라면, 포용은 수용하며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참
는 것은 반발이나 반감이 작용하지만, 포용은 감정의 부작용이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통제욕이 강한 사람은 포용의 실천이 어렵다. 첫째, 그들은 관계 차원의 폭이 넓은 사람을 찾
아야 하는데 그 자체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통제욕이 강한 사람은 이런 사람과의 관계 맺
음을 다소 부담스러워한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을까 봐 피하는 것이다. 대신 순종하는 사람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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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둘째, 그들은 자신이 까닭 없이 트집을 잡아도 상대가 자신을 포용하기를 원한다. 그로 인한 관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통제욕이 강한 사람의 악한 행동 또는 관계를 강력하게 파괴
하는 행동은 포용하는 사람과 관계 공간을 파괴하고 관계를 무너뜨린다. 비록 관계가 계속 유지되더라
도 진정한 관계는 이미 죽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죽은 관계는 그냥 죽게 버려두는 것이 낫다. 10년 혹
은 20년 전부터 죽은 관계지만 여러 원인으로 여전히 관계가 유지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에
는 ‘어두움’뿐이다.
사람의 일생은 길다. 하나의 관계가 틀어져도 다른 관계를 찾으면 된다. 세상은 넓고 문제를 지닌 사
람은 각양각색이다. 노력에 따라 나와 잘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 시간은 우리의 수많은 잘못을 수
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그릇이다. 세상도 거대한 그릇이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어리석
은 잘못을 반복해도 다양한 선택이 여전히 우리에게 주어진다.
자신의 잘못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차라리 죽을지언정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한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지적을 용납하지 않으며 진심으로 잘못을 반성하지도 않는다.
반면 주변 사람이 실수를 유발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더구나 잘못이 없는 경우에도 잘못을 인정하도
록 강요하기도 한다. 그로 인해 갈등이 유발되고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 가정,
회사, 권력 체제 등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개개인은 심리적으로 자기 체면 문제를 중요시한다. ‘누구든지 내 잘못을 지적해서 나의 체면을 잃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심각한 나르시시즘의 문제이다. 이는 너와 내가 하나의 자아로 합병된 공생
심리이다. 틀린 부분은 소멸되고 옳은 부분으로만 합병되기 때문에 옳고 그름의 문제가 생사의 문제가
된다. 반대로 나와 네가 분리되어 있다면 옮고 그름을 가리는 것은 중요하지 않게 된다.
어떤 사람은 매우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 같다. 말다툼에도 욕설을 내뱉지 않고 이기적인 면도 드러
내지 않으며 아무 욕망이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이들이 사용하는 이성적인 언어에는 ‘내 말이
맞고 나와 의견이 다른 것들은 모두 잘못된 것’이라는 편집스러운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경우가 많다. 잘
못된 것은 존재해선 안 되고 상대방에게도 존재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편집스러운 생각은 원한 또는 파멸의 욕구로부터 비롯된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사람들은 대개
자기에게 깃든 증오와 원한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인식이 되는 이들도 이를 강하게 부정하며
회피하고자 애쓴다. ‘나의 의식’을 곧 ‘나’라고 간주하기에 나쁘다고 판단되는 일을 자신이 한다는 부담
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그들은 그 원한이 얼마나 강하고 파괴력을 가지는지 잘 안다. 그래서 ‘나’
의 원한에 자신이 독살될까 봐 이런 감정을 멀리하려 한다. 대신 이성적 언어 표현으로 원한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킨다. 그들 대다수는 언어를 가지고 노는 데 대가이기에 그들의 말과 글에서도 결점을
찾기 힘들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면 잘못은 반복된다. 이는 어떤 개인이나 집단도 마찬가지다. 잘못을 인정하려면
잘못이 허용될 심리적 공간이 필요하다.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것은 타협적이고 관용적인 모습의 표
현이다. 반대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과도한 나르시시즘과 편집증과 연결된다. 이제껏 항상 당
신이 옳았다면 당신은 실속 있게 살아본 적이 없다는 진실의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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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관계 사이에는 에너지가 흐른다: 빅토르 프랑클(Viktor Emil Frankl)은 저명한 임상심리학자로 오스트리
아 정신요법 제3학파인 로고테라피 학파의 창시자이다. 그는 “누군가를 몰입해서 사랑하고,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행복이 찾아온다.”라고 말했다.
가장 피곤한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다. 해야 할 일도 거의 없고 교제할 친구도 적지만 언
제나 피곤한 상태다. 주변 사람들도 그들이 왜 피곤한지를 이해하지 못하며 그들 또한 자신이 피곤한
이유에 대해 잘 모른다. 깊숙이 들여다보면 이들의 피로는 ‘내면의 갈등’에서 비롯된다. 사람이나 일,
사물과의 연계를 간절히 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는 것이다. 두려움이 자신을
지배하고 엄습하면 관계에 대한 열망을 내면에서 억누른다. 하지만 관계를 맺는 것은 인류의 기본적이
고 중요한 갈망이다. 따라서 내적 갈등은 과하게 에너지 소모만 불러오며 피로를 안길 뿐이다.
반면 의미 있는 바쁨은 오히려 일종의 자아 치유 방법이다. 자신이 좋아하고 흥미를 느끼는 일을 하면
피곤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 활기찬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은, 좋아하
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과 같다. 사람과 관계가 맺어지면 기분이 더 즐거워지며 새로운 에너지가 생성
된다. 의미 있고 좋은 관계는 삶의 통로로 흘러 연계가 이루어지면 활력의 최고 자양분이 된다.
명상과 정좌도 정신적 영양을 공급해주는 좋은 방식이다. 마음과 생각, 번뇌를 내려놓을 수 있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자양분이라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깊은 수면도 사람에게
에너지를 준다. 머릿속 생각이 들끓으면 숙면이 어렵다. 어떤 이들은 차분해지면 이성과 의식이 마음
속 깊은 고통을 깨우기 때문에 생각 비우기를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수면은 몸의 휴식을 추구함이 아니
라 끊임없는 생각들로부터 잠시 벗어나 심신의 안정을 취하는 단계이다. 짧은 시간이라도 수면을 유도
하면 생각의 정리가 쉽고 차분하게 이루어진다.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쉽게 지치지 않지만 사람들과 교제할 때 쉽게 피곤함을 느낀다면 인간
관계에 있어 긴장하고 있다는 의미다. 더 깊게 살펴보면 내면에서 관계를 갈망하는 동시에 관계에 저
항하는 갈등이 아귀다툼하듯 대립하기에 외적 행동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이다. 마음과 느낌이 선행되
지 않은 상태에서 머릿속에 오만 가지 생각이 지나간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자신만의 세계에서 자폐적인 외로움은 항상 맹목적인 생각으로 직결된다. 외로움을 견디는 수준은 사
람마다 천차만별이다. 분별없는 생각으로 관계의 갈망에 저항하며 피로를 동반하는 것이다. 이런 피곤
함 때문에 관계를 회피하기도 한다. 스스로 지치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은 까닭이다.
우리는 완전한 깨달음을 얻지 못한 자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자아에서 벗어나 외부와 관계를 맺기 위
해서는 전환이 일어나야 한다. 자아가 고립된 상태에서는 외부 세계와 연결되기까지 페이스를 조절해
천천히 융합되어 가야 한다. 이때 의미 없어 보이는 행동들도 상태 전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
어, 나는 알람 시계에 맞춰 일어난 후에는 반드시 핸드폰을 먼저 확인한다. 이런 행동이 나를 내면세
계에서 외부 세계로 진입하도록 이끌어준다.
누구에게나 어떤 일에 있어서 적응과 전환의 시간이 필요하다. 느낌과 감정이 분출되어야 연결되기 쉽
다. 성격과 성향에 따라 전환의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조급함으로 자신을 채근하기보다 자신에게 에
너지를 줄 방법을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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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나르시시즘 VS 일상
미루기는 대상에 대한 신뢰 부족이 원인이다: 심각한 미루기는 ‘절박함’에 대한 저항이다. 절박함이란
무엇을 반드시 해야 하며 완벽하게 완성해야 한다는 명령이다. 완성하지 못하면 ‘나’는 존재할 의미가
흐릿해진다는 의미다. 나에 대해 누군가 실망할 것이고 가능성이 없다고 여기며 신뢰를 철회할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누구’인 그 대상은 누구인가? 유아와 엄마 관계일 수 있고, 내면의 명령자
와 집행자, 또는 외부의 명령자와 집행자일 수도 있다. 전능한 나르시시즘의 지배를 받는 아이는 세상
(엄마 또는 다른 양육자)이 자기 뜻에 완벽하게 대응하기를 기대한다. 요구가 만족되면 아이는 자신이
신이라고 느끼지만 반대로 요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분노하고 상대방을 미워한다. 그러나 아이는 엄마
를 원망할 수 없다. 엄마가 사라지면 세상도 무너지고 자신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심리는 마음 깊이 내재화된다.
물론, 부모가 자녀에게 가혹하게 명령하는 가정도 적지 않다. 지시를 내리고 즉시 실행하기를 바란다.
또한 아이에게 불안을 전달하기도 한다. 그로 인해 아이는 절박한 심리적 동요를 겪는다. 이는 성장하
면서 자기 행동력의 원인이 된다. 스스로 자신을 점검하는 초조함에 시달리게 된다. 그로 인해 무엇을
하든 자신이 완벽하게 잘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고 믿는다.
습관성 미룸이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은 ‘관계를 맺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족한 신뢰를 충족시킬 만한 의미를 부여받지 못하는 것이다.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자신이 하는
게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면 당장 행동으로 옮기기 어렵다. 억지로 하게 된 일과 해야 한다는 의무감으
로는 깊은 관계를 맺기 어렵다. 반항심이 생기고 미루게 된다. 따라서 미룸은 외로운 영혼의 필연적인
행위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와 상응한 행위는 습관성 지각으로 이는 가능한 한 자신의 세계에 많이 머무르며 다른 사람의 구역
으로 들어가는 것을 거북해하는 심리에서 비롯된다. 다른 사람의 구역에 들어가면 주변 상황의 통제력
이 약해지고 불편하다는 심리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미룸, 지각, 꾸물거림이 생기는 원인은 ‘되고 싶은
나’와 ‘될 수 없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일을 미룸으로써 ‘스스로가 원하는 일을 할 때 나 자신이 될 수
있다.’ 또는 ‘나의 의지가 살아 있다.’라는 증명이 된다고 믿는 까닭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되
고 싶은 사람이 되기가 제한되고 금지되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 또한 우리를 두렵게 한다.
그로 인해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외면하게 된다.
일을 미루지 않으려면 갈등과 적의를 품지 않고 명령자가 적절한 집행자 역할을 맡는 상황에서 가능하
다. 물론 수행자가 억눌리거나 위축되면 명령을 잘 듣는 수행자가 되겠지만 재미와 의미가 사라진다.
잘하려는 마음을 내려놓자. 완벽하려 해서도 안 된다. 처음 접하는 일에서는 느릴 수밖에 없고 오히려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다. 능동적으로 자신의 꿈을 좇을 때 미루는 증상은 스스로 나아진다.

PART 2. 내 안의 외로움
나 더하기 외로움
외로움이 자신을 공격하게 놔두지 마라: 시인 루미는 자신의 시에서 “당신이 본 세상, 모든 것이 거울
이고, 너와 나도 서로의 거울이다.”라고 표현했다. 너와 나 사이는 삶의 동력이라는 은유적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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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정신분석학에서도 “관계는 모든 것이며, 모든 것은 관계를 위한 것이다.”라고 언급한다. “나는 너에게
가 닿고 싶지만 그렇게 해도 되는가?”라는 물음은 자신의 언행 동기가 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너’는
인물이지만 특정 영역에서 큰 성과를 거둔 사람은 종사하는 일이 ‘너’가 된다. 이 사람이 자신의 동력
을 ‘너’에게 온전히 쏟았기에 좋은 성과를 얻은 것이다. 따라서 관계 맺음의 상대를 단지 사람으로 제
한하지 말고 성취할 대상에 두어도 좋다.
성취는 일방적일 수 없다. 동력을 대상에게 쏟아야 하며 정보도 최대한 흡수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현실’이라 부른다. 자신과 대상의 관계가 관찰 가능한 형태로 연출되기 때문이다. 좋아할수록 대상을
분석하고 파악하려고 연구한다. 스스로 더 적극적으로 매달릴 수 있는데 여기에서 열정이 나온다.
그러나 자기 동력이 대상에게 확장될 수 없다고 판단되면 환상에 의존하게 된다. 상대를 감지하지 못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환상을 대상에게 강요하면 위압적 상황이 초래되는 것이다. 심각한 짝사랑이 바
로 그 예이다. 일방적인 감정의 통보이기에 상대가 이에 호응하기 어렵다. 부담스럽고 혹여 예상치 못
한 상황이 발생할까 두려워한다.
따라서 자기 동력이 상대에게 자연스럽게 닿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시간과 정성을 들이고 투자해야
한다. 동시에 상대의 선의와 사랑을 받을 준비를 하면 좋다. 자기 동력을 순수하게 전달하려면 사소한
일상에서 이해와 배려가 동반되어야 한다. 여기에 상대가 반응하면 환영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좋다.
만약 상대가 동력 확장을 거부하고 심지어 반응 자체를 억압한다면 잠시 시간을 두어야 한다. 급할수
록 돌아가라는 말이 여기에 적용된다.
가장 무서운 것은 치명적인 외로움이다. 아무도 상대해주지 않으면 외부 세계에서 완전히 거부당한 경
험으로 인해 외부로 뻗어나갈 동력을 잃게 되고 타인의 동력을 받아들일 기회까지 단절된다. 관계의
상호작용에서 상처받을 기회조차 없기에 자신을 완전히 폐쇄시키게 된다.
완전한 외로움을 견디고 있는 사람은 자신의 동력을 펼치지 못한다. 무의식적으로 ‘나’는 악마이며, 나
의 동력(공격성)을 뻗으면, ‘너’는 파괴될 것이고, ‘너’도 악마이기에 너의 동력이 내게 닿으면, ‘나’도 파
괴될 것이므로 서로 상대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외로움이 자신의 ‘사회적 관계’를 코너
로 몰아넣는 것이다.
관계의 발전은 IQ와 무관하다. 오히려 지능이 매우 높은 사람은 관계의 상호작용이 매우 부족한 경우
가 많다. 그들은 자신에게 맞는 대화 상대가 없다는 이유를 대며 세계를 완전히 닫는다. 그리고 그 안
에서 여러 겹의 부정적 생각을 파생시키고 스스로 자신을 괴롭힌다.
따라서 인생 법칙 중 하나는 일정하게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헌신하는 것이
다. 이는 성취를 위한 것뿐만이 아니라 자기 동력을 수련하기 위함이다.
어느 심리전문가를 찾은 내담자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옥수수밭에 비유했다. 부모와 형제들이 옥수수밭
에 침입해 잔인하게 짓밟고 파괴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 가족의 영역에는 그녀의 진입을 허락하지 않
았으며 들어가려면 노예의 신분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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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우리는 이를 자신의 상황에 적용해 질문해볼 수 있다. 사람들은 어떻게 내가 일군 밭에 들어왔는지,
그들이 밭에서 무엇을 했고 또 무엇을 남겼는지, 나는 타인의 밭에 자유 출입이 가능한지. 그들은 쉽
게 자기네 밭의 출입을 허용하는지 따져 보는 것이다. 이에 전제되어야 할 요소가 있다면 모든 사람은
비옥한 내면의 밭을 일구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밭은 그들에게 무한한 잠재력을 제공하기에
성장하고 사랑받는다. 그렇다면 관계를 맺고 있는 그들과 자신이 이 밭을 공유하고 있는지 물어봐
야 할 때이다. 전적으로 공유하는지, 일부만 개방하는지, 한쪽만 일방적으로 드나드는지에 따라 관계
의 구도를 알아볼 수 있다.
진정성은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달성하도록 돕는다. 더 나은 내가 되려는 의지가 만들어낸 자아로
모두 우리 마음에 두고 있다. 사랑이 스며든 내면세계가 외부로 드러나면서 의도적으로 좋은 사람이라
는 이미지를 추구하는데 여기에는 진정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만족스
럽지 않을 때, 사회적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판단할 때 우리는 진정성을 잃어버린다. 내면에 깃든
사랑의 함량이 적거나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싶지 않을 때에도 자기 본연의 모습을 감추고 싶은 충동
을 느낀다. 진정성을 뒤로 한 채 자신이 위장한 모습이 더 사랑받을 것이라는 확신에서 나오는 언행을
하게 된다.
마음에서 일어난 진정한 행동만이 관계의 자양분으로 작용된다. 자기 존재를 증명해주는 증거로 쓰인
다. 다른 이를 의식해서 생겨난 행동 체계는 아무리 좋아 보여도 진정한 자신이 아니다. 이 점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 무감각하고 억눌린 삶을 살게 된다. 타인이 중심이 된 삶은 스스로 독립 의지를 꺾는
것과 같다. 타인을 중심으로 한 삶은 진정한 자기 모습으로 사는 것이 아니기에 항상 아쉬움이 따른다.
‘사랑’은 상대의 비위 맞추기가 아니다. 진정한 자아로 사랑하는 사람과 부딪쳐 깊은 관계로 발전해가
야 한다.
가족 더하기 외로움
부모는 자식에게 독립을 권하라: 우리는 성인이 된 자녀가 부모에게 의지하면 책임감도 없고 독립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눈초리를 보낸다. 그런데 자녀의 여러 문제로 인한 독립이 어려운 경
우가 대다수이지만 반대로 자녀와 헤어지지 못하는 부모 때문인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부모는 자녀의
생명력을 약화시킨다.
심리상담에 ‘구체화’라는 기술이 있다. 구체적인 상황을 끊임없이 물어보며 문제의 전체적이고 진정한
상태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성인 자녀가 부모에게 빌붙어 사는 모습과 할머니가 손주를 돌보는 일 같
은 표면적으로 부모가 착취당하는 상황을 구체화를 통해 깊게 들여다보면 완전히 다른 문제가 숨어 있
다. 아이를 돌봐주기를 바라는 젊은 부부도 많지만, 부모가 먼저 나서서 손주를 돌보겠다고 하는 경우
도 많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가 손주를 돌보면서 자녀의 가정사에 끼어드는 시점에서 가족 구성원의
위기가 시작된다. 손주를 돌보면서 자녀의 가정에서 주인 노릇을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를 어디까
지 용인할 것인지, 어느 부분까지 부모의 간섭을 이해할 것인지 부부가 상의해서 결정해야 한다. 부모
의 도움이 부부 사이 갈등의 요소로 작용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사회는 전환기로 과거의 전통 사회는 집단성과 남성주의 위주였다. 여성이 아이를 낳고 키우지만
아이는 아버지의 성을 따랐으며, 남편의 집에서 그 부모를 포함한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대부분이었
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법적 정신을 포함해 사회적 규범들은 핵가족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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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에도 가정은 여전히 구시대의 규범대로 운영되고 있어서 가족 구성원은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특히
남성의 가족 구성원에 홀로 편입된 여성에게는 적응하기 어려운 문제가 된다.
전업주부 중에는 자아 인식이 명확하지 않은 사람이 자녀를 키우는 것 외에는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인간관계에서 찾기 힘든 연계와 존재감을 자녀를 대상으로 하면 쉽게 찾아지기 때
문이다. 자녀와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개방되어 있어서 연계 형성이 쉽다. 아이의 요구 조건도 간단해
만족시키기가 쉽다. 그리고 통제가 가능한 아이 앞에서 부모는 쉽게 우월감을 느낄 수 있다.
부모는 자신이 이루지 못한 일을 아이에게 강요하거나 대신 달성해주기 바라는 경우가 많다. 많은 아
이가 부모의 뜻에 맞춰 미래를 설계하고 살아간다. 이때 부모의 의지 전가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진
다. 하나는 부모가 자녀에게 자기 뜻을 분명하게 명시해 강요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부모가 명시
하진 않았지만 자녀가 부모의 아쉬움을 채워주고자 하는 잠재된 전가 방식이다.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라콘은 “자녀는 부모의 욕망을 욕망하고, 그것이 자신의 욕망이라고 착각한다.”
라고 말했다. 자녀가 부모를 위해 사는 것은 생각보다 쉽게 일어나며 부모가 의식적으로 자신의 의지
를 강조한다. 실제로 이전 부모 세대는 집안의 경제 사정이나 사회적 환경으로 개인의 의지를 펼칠 공
간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삶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그로 인해 자녀 세대는 부모의 ‘의지
릴레이’에 참여하게 되고 대리만족을 위해 희생하며 살았다.
그러나 최근 몇십 년 동안 사회는 개인의 의지를 이룰 수 있는 공간이 크게 확장되면서 부모의 의지보
다 자신을 위해 살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도 부모의 못다 이룬 꿈이나 사회활동을 하면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을 자녀가 해소해주길 은근히 바란다. 부모인 자신들보다 더 훌륭하게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
또한 이와 같은 심리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이 부모의 선의라고 하더라도 아이에게는 심
리적 정서적 압박이 될 것이다.
자신을 위해 사는 사람은 삶의 아름다움을 종종 느끼며 산다. 다른 사람의 의지에 얽매여 인생을 낭비
하는 일이 적기 때문에 폭발적인 생명력을 보인다. 진정한 자기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며 가족 모두
각자의 ‘역할’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생명력을 펼쳐나가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알면 부모도 자녀
에게 선택권을 주어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도록 격려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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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을 다독이는 관계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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