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아이펑 지음 / 미디어숲
대개 물리라고 하면 복잡한 수식과 알 수 없는 기호로 가득한 어려운 학문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가졌을 법한 진짜 궁금한 질문들을 골라서 그 속에 담긴
과학적 원리를 하나하나 풀어냈다. 자연스럽게 물리학의 기초 개념과 법칙을 익힐 수 있다. 소리는
왜 높낮이가 있는지, 백색광은 어째서 일곱 가지 색깔로 나눠지는지, 3D 영화는 어떤 원리로 전용
안경을 끼고 보는지, 우리 귀에 들리지 않는 소리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색깔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등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서 개념 이해로 넘어가 물리학의 기초를 쌓게 해 준다.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하편)
천아이펑 지음
▣ 저자 천아이펑
베이징시 제8중학 영재교육센터 물리 연구반 책임자이자 베이징시 시청구(西城區) 학과목 리더 겸 우
수 교사다. 20여 년 넘게 후학 양성에 헌신해 왔고 여러 편의 논문과 실험교구로 전국 1등 상, 베이징
시 1등 상을 받은 바 있으며 수백 명의 제자를 베이징대학, 칭화대학에 진학시켰다. 물리와 삶을 사랑
하고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 Short Summary
세상 만물은 언제나 통일된 법칙에 따라 저마다의 운동을 한다. 이러한 법칙을 향한 무한한 호기심과
탐구 속에서 물리학은 탄생했다. 물리학은 물질 운동의 가장 일반적인 규칙과 물질의 기본 구조를 연
구하는 학문이다. 사과는 왜 땅으로 떨어지는지, 달은 왜 지구로 떨어져 내리지 않는지부터 내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까지, 온 세상 만물이 생겨나고 움직이는 이유와 원리를
탐구한다. 그래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난해한 이론과 수학이 필요해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물
리 과목은 처음부터 기초를 쌓듯이 체계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한없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 책은 인류가 정립한 물리학 원칙들이 우주의 신비를 탐구하는 데서부터 우리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
되는지까지를 살펴본다. 1장에서는 전기와 자기에 관한 현상과 법칙을 알아본다. 2장에서는 소리와 색
깔의 신비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도플러 효과와 빛의 분산, 반사, 굴절, 간섭과 적외선, 자외선, X선 등
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3장에서는 고전 물리학의 틀을 뒤흔든 두 ‘먹구름’에 대해 알아본다. 하나는 빛
이 매개되는 가상 물질인 에테르의 존재를 부정하는 마이켈슨 몰리의 실험이다. 두 번째는 흑체 복사
실험의 결론과 고전 전자기 이론의 모순이다. 이로 인해 물리학이 또다시 엄청난 위기에 빠지고 또 물
리학자들이 이 두 먹구름을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물리로 세상 만물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지만, 교과서에서 배우는 물리는 어렵고 지루하기만 하다. 이
책은 청소년들이 살면서 한 번쯤 궁금증을 가졌을 법한 질문들에 답을 들려주면서 물리의 기본 개념과
법칙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나아가 자연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과학적인 사유의 힘을 길러 소
중한 사랑을 배울 수 있게 해 준다.
저자는 갖가지 그림과 표로 이해를 돕고 지식 카드, 선생님의 한마디, 상상력을 펼쳐 봐 등의 코너로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기본 개념을 잡아 준다. 또한 옛 성현들의 고사성어에 담겨 있는 물리에 관
한 깨달음을 전해 주고 위대한 과학자와 관련된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또 유명한 화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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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하편)
그림이나 흥미진진한 SF 영화 속에 숨어 있는 물리학 지식도 알려 준다.
▣ 차례
01 전기와 자기
‘돈모철개’로 운 떼기 _ 정전기 현상과 전하
전하 간 상호 작용 법칙 _ 쿨롱의 법칙
전서구 안에 내비게이션이 내장돼 있는 이유 _ 자기장
추상적 전자기장을 직관적으로 설명하는 방법 _ 전기력선과 자기력선
유조차는 왜 긴 쇠사슬을 끌면서 갈까? _ 정전 현상의 응용과 예방
회로 연구의 기본 물리량 _ 전류, 전압과 저항
회로에서의 중요 법칙 _ 옴의 법칙과 줄의 법칙
외르스테드 실험과 전류의 자기 효과 _ 전기와 자기의 연관성(1)
전자력과 로렌츠 힘 _ 자기장 중의 작용력
어떻게 자기에서 전기를 생성할까? _ 전기와 자기의 연관성(2)
렌츠의 법칙과 패러데이 전자기 유도 법칙 _ 전자기 유도 법칙
와전류, 전자기 구동과 전자기 감쇠 _ 전자기 유도의 응용
왼손은 이렇게, 오른손은 이렇게 _ 전자기장의 3대 법칙
전기 불빛이 사방을 비추고 자력이 솟구친다 _ 과학 기술 분야에서의 전자기장의 응용
전력망이 ‘고압 송전’을 하는 이유 _ 교류 전류와 변압기
다양한 통신 _ 무선 전파 주파수들
상상력을 펼쳐 봐! / 공부의 신 필기 엿보기
02 소리와 빛
한밤 종소리 나그네 배까지 들려오네 _ 음파
데시벨 _ 소리의 3요소
들을 수 없는 소리 _ 초음파와 초저주파
자동차 속도 측정의 원리 _ 도플러 효과
오색찬란한 세상 _ 빛과 물체의 색깔
요술 거울과 만화경 _ 빛의 반사
환상적인 기상 현상은 언제 나타날까? _ 빛의 굴절과 전반사
비눗방울은 왜 알록달록할까? _ 빛의 간섭
3D 영화의 비밀 _ 빛의 편광
보이지 않는 빛 _ 적외선, 자외선, X선
상상력을 펼쳐 봐! / 공부의 신 필기 엿보기
03 근대 물리
양자혁명 _ 파동과 입자는 하나
모래 한 알이 곧 세상 _ 원자 구조와 원자핵
상상력을 펼쳐 봐! / 공부의 신 필기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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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하편)
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하편)
천아이펑 지음
01 전기와 자기
‘돈모철개’로 운 떼기 - 정전기 현상과 전하
인류는 정전기 현상을 보고 ‘전기’의 존재를 깨달았다. 2천여 년 전 후한의 뛰어난 사상가였던 왕충이
지은 《논형》에 정전기 현상에 관한 기록이 있다. 그가 말한 ‘돈모철개’에서 ‘돈모’는 호박을 가리키고
‘개’는 겨자씨라는 뜻도 있지만 건초, 종이 등 몹시 작고 하찮은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철개’는 티끌처
럼 미세한 물체들을 끌어들인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돈모철개’는 호박을 문지르면 가볍고 작은 물체를
끌어들인다는 뜻이 된다. 이는 마찰로 전기를 일으키는 정전기 현상을 고대 사람들도 인식하고 있었음
을 의미한다. ‘정전기’는 전하가 정지 상태에 있어 흐르지 않고 머물러 있는 전기를 말한다.
유럽에서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의 주치의 윌리엄 길버트가 처음으로 ‘전기력’이라는 개념을 도
입해 정전기 현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했다. 1600년, 길버트는 어떤 물질들을 서로 마찰시키면 작고 가
벼운 물체를 끌어당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힘에 ‘전기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전기를 뜻하는 영
문 알파벳 ‘Electricity’는 ‘호박’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Elektron’에서 파생되었다.
정전기 현상은 생활 속에서 흔히 관찰할 수 있다. 건조한 계절,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빗으로 머
리를 빗으면 빗과 머리카락이 마찰해 정전기가 발생된다. 스웨터를 벗을 때, ‘티딕틱’ 하는 마찰음을 들
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저녁에는 번쩍하고 튀는 작은 스파크를 볼 수도 있다. 게다가 정전기가 발생
할 때 문고리, 열쇠, 수도꼭지 등 금속 물체를 만지면 감전된 것처럼 찌릿한 느낌이 든다.
회로 연구의 기본 물리량 - 전류, 전압과 저항
전류: 전류 개념은 전기학과 전자기 현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운동하는 물체는 정지
해 있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그 본질과 다채로운 성질을 잘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류는 전하가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현상으로 금속 도체 내에서의 전류는 자유 전자가 일정한 방향으로 이동함으
로써 형성된다. 전류는 회로를 통과하면서 다양한 현상을 일으키는데 전등의 열과 빛을 내고, 선풍기
를 돌리고, 축전지를 충전시킨다. 이 모든 현상은 전류가 여러 가지 특정 부품을 통과하면서 전기 에
너지를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전환시키기 때문이다.
최초로 전류를 발견한 사람은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의 해부학 교수였던 루이지 갈바니다. 1780년, 갈
바니는 조수와 함께 개구리를 해부하다가 수술용 칼이 개구리의 신경에 닿으면 개구리 다리가 움찔한
다는 것을 발견했다. 갈바니와 조수는 수백 번의 실험을 통해 결론을 내리고 볼로냐 대학 1791~1792
년 업무 요록에 다음 내용을 정식으로 발표했다. “개구리 신경에서 전기가 나오고 해부용 칼이 도체가
되어 전도 작용을 하면서 전류를 형성한다.” 갈바니는 이런 종류의 전기를 ‘동물 전기’(현재는 생물 전
기라고 부름)라고 불렀다. 이로써 전류 연구의 서막이 열렸다.
전류는 ‘직류의 교류’ 두 가지로 나뉜다. 휴대폰 배터리가 제공하는 전류는 직류이지만 훨씬 더 광범위
하게 응용되는 것은 교류다. 똑같은 값의 교류 전류와 직류 전류에 감전됐을 때, 교류 전류는 같은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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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직류 전류보다 인체에 대한 위험도가 크다. 중·고등 과정 물리에서 사용하는 전류 측정 기구는 이
중 측정 범위 전류계(접속하는 단자에 따라 측정 범위가 0~3A(암페어), 0~0.6A로 나뉨)다. 전류계를
사용할 때는 회로에 직렬로 연결해서 전류가 기기의 양극(+) 단자로 들어가 음극(-) 단자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전류계의 최대 측정 범위를 넘는 전류를 측정해서는 안 된다. 그럴 경우 전륫값을 측
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바늘이 휘거나 심한 경우에는 전류계가 타 버릴 수도 있다.
전압: 전압은 회로 중에서 자유 전하가 일정 방향으로 이동해 전류를 형성하는 원인으로 ‘전위차’라고
도 한다. 회로 속 전류는 물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물이 흐르려면 수압이 필요하듯 전류가 흐르려
면 전압이 필요하다. 회로에서 전압을 제공하는 장치인 전원은 수압을 발생시키는 양수기와 비슷하다.
건전지, 납축전지, 리튬 전지는 모두 직류 회로에서의 전원이다.
회로 중에 전원(또는 회로 양 끝에 전압 V가 있음)이 있고, 회로가 연결되어 있으면 지속적으로 전류
를 얻을 수 있다. 전압의 SI 단위는 볼트(V)이고 상용 단위로는 킬로볼트(kV), 밀리볼트(mV), 마이크로
볼트(㎶) 등이 있다. 1kV = 1,000V, 1V = 1,000mV = 10^6㎶이다. 건전지 양 끝단의 전압은 1.5V이고,
축전지 양 끝단의 전압은 2V, 가정용 회로의 교류 전압은 220V이며, 공장에서 사용하는 전력 회로의
교류 전압은 380V이다.
저항: 물체는 ‘도체, 절연체, 반도체’로 나뉜다. 이는 어떤 성질에 따라 분류한 것일까? 전기 연구를 시
작한 이래, 인류는 회로 속에서 각종 물질의 전류에 대한 영향을 실험했다. 그 결과, 물질마다 전기 전
도성이 다르다는 결론을 얻었다. 전기 전도성이 좋은 물질을 ‘도체’라고 하고 전기 전도성이 나쁘거나
전도성이 없는 물질을 ‘절연체’라고 하며, 전도성이 도체와 절연체 사이에 있는 물질을 ‘반도체’라고 한
다. 전도성의 좋고 나쁨을 나타내기 위해 저항과 전기 저항률(비저항)의 개념이 도입됐다.
저항은 도체 자체의 성질로 도체 전도성을 표현하는 물리량이다. 금속은 저항률이 작은 편이라서 도선
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흔히 볼 수 있는 금속 도체 중에서 전도성이 가장 좋은 것은 은이지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은 대신 전도성이 비교적 우수한 구리, 알루미늄을 사용한다. 도체와 절
연체를 구분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조건에 따라 절연체의 전도성이 강해져 도체로 변할 수도 있
다. 예를 들어 습기를 잔뜩 머금은 목재나 시뻘겋게 가열된 유리가 그러하다.
외르스테드 실험과 전류의 자기 효과 - 전기와 자기의 연관성(1)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전기 현상과 자기 현상에 비슷한 점이 많음을 알고 있었다. 전기와 자기 사이에
어떤 신비한 관계가 있음을 증명하는 사건들도 많았다.
1681년 7월, 대서양을 항해 중이던 상선이 벼락을 맞았는데 배에 있던 나침반 세 개가 모두 고장 났
다. 그중 두 개는 자성이 없어졌고 나머지 한 개는 자침의 남북 방향이 바뀌었다. 1731년 7월, 영국의
한 상인은 벼락이 친 뒤 금속으로 만들어진 식기가 자성을 띤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751년, 미국 물
리학자 프랭클은 라이덴병(대전된 입자를 추적하여 방전 실험을 실행하는 장치)을 방전시키면 근처에
있는 바늘이 자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수많은 과학자들이 전기와 자기의 연관성을 찾기 위해 고
군분투했다. 그리고 19세기 초, 마침내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되었는데 이를 상징하는 것이 바로 외르
스테드 실험이다.
1820년 4월의 어느 날 저녁, 덴마크 물리학자 외르스테드는 학생들 앞에서 전기학 실험을 시연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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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하편)
우연히 전류가 흐르는 도선 가까이에 있는 작은 자침 하나가 흔들리는 것을 발견했다. 자침의 흔들림
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외르스테드는 무척 기뻐했다. 전류가
자기장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마침내 찾은 것이다!
그 후 외르스테드는 수십 차례에 걸쳐 반복 실험을 한 끝에 전류가 흐르는 도선 근처에 동심원 모양의
자기장이 형성된다는, 다시 말해 전류에 의해 자기장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외르스테드는
이 실험 성과를 <전류가 자침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험>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프랑스의 《화학과
물리학 연감》에 발표했다. 단 네 장짜리 이 논문에는 수식도, 개요도도 없었지만 간결한 글 몇 줄로
인류가 마침내 전기와 자기의 전환 관계를 알아냈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외르스테드의 연구 성과에
온 과학계가 환호했다. 물리 교사 경력이 있는 프랑스의 유명한 생물학자이자 《파브르 곤충기》의 저
자 파브르는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라고 말했다. 우연으로 보일 수도 있는 발견이었지만
13년 동안이나 전기와 자기의 연관성을 연구해 온 외르스테드에게는 필연적인 성과였다.
전류의 자기 효과를 응용한 전형적인 사례는 전자석과 전자 계전기다. 전류가 흐르는 도선을 나선형으
로 감고, 가운데 빈 부분에 적합한 철심을 꽂으면 전자석이 만들어진다. 전류가 흐르는 나선형 관 안
에 꽂은 철심은 나선형 관의 자기장에 의해 자화되며 자화된 이후의 철심도 자성체가 된다. 이렇게 되
면 자기장 두 개가 겹쳐져 자성이 훨씬 강해진다. 전자석은 전류를 끊으면 자성을 잃고, 전류가 흐르
면 자성을 가진다.
자성의 세기는 전류 세기, 코일의 감긴 수 등에 의해 달라진다. 영구 자석에 비해, 전자석은 전류 방향
을 통해 자기극을 제어할 수 있고, 전류를 통해 자성 유무를 제어할 수 있으며, 전류 세기를 통해 자성
의 세기를 통제할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어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예를 들어 전자석 기중기는 강철
자재를 옮기는 장비인데 전자석이 발생시키는 강력한 자기력을 이용해 많은 양의 무거운 자재(철판,
철사, 쇠못, 폐철 등)를 따로 묶을 필요 없이 모아서 옮길 수 있다. 이는 제강, 폐강철 회수 작업을 대
폭 간소화시키는 장비다.
어떻게 자기에서 전기를 생성할까? - 전기와 자기의 연관성(2)
전기와 자기는 연관돼 있다. 전기는 자기장을 형성할 수 있는데 자기는 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는 외르스테드 실험 이후 과학자들의 연구 열정을 자극하는 문제가 되었다. 1821년, 전자기 회전 실
험의 성공으로 패러데이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사물의 구조가 대칭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주로 볼타 전지로 전류를 얻었는데 볼
타 전지는 제조 원가가 너무 비싼 데다 전력도 부족했기 때문에 전류를 생산하는 새로운 장치를 만들
어 낸다면 여러 분야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터였다. 그래서 패러데이는 10년 동안 꿋꿋이 연구에 매
진해 마침내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게 되었다.
1831년 11월 말, 패러데이는 논문을 작성해 영국왕립학회에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여기에는 변화된
전류, 변화된 자기장, 운동하는 정상 전류, 운동하는 자석, 자기장 속에서 운동하는 도체, 이 다섯 가
지 전류를 발생시키는 조건이 기술되어 있었다. 패러데이는 이 현상을 ‘전자기 유도’라고 불렀고 이때
생성된 전류를 유도 전류라고 한다.
전자기 유도의 조건에 대해 이렇게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자속’이라는 개념을 썼기 때문이다.
자속은 자기력선의 개수인데 자속의 변화 유무는 전자기 유도 현상 발생 유무를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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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하편)
코일이 균일 자기장에서 상하 또는 좌우로 이동할 경우에는 자속이 변하지 않기 때문에 유도 전류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코일 면적이 커지거나 작아지면 자속이 변해 유도 전류가 발생한다.
이러한 전자기 유도 현상을 응용한 최고의 발명품은 바로 발전기라고 할 수 있다. 패러데이는 전자기
유도 현상을 발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현상을 이용해 세계 최초의 발전기인 ‘패러데이 원반 발전
기’를 발명했다. 이 발전기는 U자형 말굽자석의 자기장 속에 구리 원반을 놓고 원반의 가장자리와 중
심(크랭크가 고정되어 있음)에 각각 구리 브러시를 밀착시키고 브러시와 전류계를 도선으로 연결했다.
크랭크를 돌려 구리 원반을 회전시키면 전류계의 바늘이 기울기 시작한다. 이는 회로에 지속적인 전류
가 생겨났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역학적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인 발전기는 일상생활과
생산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전자기 유도 현상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발견이었다. 이로써 전기와 자기의 본질적인 관계가 더 확실히
밝혀졌고, 역학적 에너지와 전기 에너지 사이의 전환 방법도 찾아냈다.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응용되면
서 전기가 핵심 에너지가 되는 전기화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02 소리와 빛
한밤 종소리 나그네 배까지 들려오네 _ 음파
소리란 무엇인가?: ‘소리’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소리의 ‘정의’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시원하게 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음파는 진동 음원에서 출발해 순차적으로 하나의 미립자에서 다
른 미립자로, 일정한 속도로 각 방향을 향해 전파된다. 기체, 액체, 고체 미립자는 모두 소리를 전파하
는 매질이 될 수 있다. 매질이 없으면 소리는 전파되지 않기 때문에 진공 상태에서는 소리를 전달할
수 없다. 사람의 귀에 들리는 소리는 공기를 통해 전달된다. 물고기는 액체 전파를 통해 소리를 듣는
다. 땅바닥을 기어 다니는 뱀은 고체 전파를 통해 소리를 듣는다.
소리는 각각의 매질에서의 전파 속도가 서로 다르다. 소리의 전파 속도(음속)는 매질의 종류, 온도, 밀
도 등의 요소와 관련이 있다. 동일한 매질이더라도 온도가 다를 경우, 소리의 전파 속도도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소리는 고체 속에서 전파 속도가 가장 빠르고 그다음이 액체이며 기체에서 전파 속도가 가
장 느리다.
음파의 반사, 굴절, 회절: 음파는 ‘파동’의 하나로 반사, 굴절, 회절 등 파동의 기본 특징을 가지고 있
다. ‘고함을 질렀더니 산골짜기가 대답하네.’ 이는 소리가 산골짜기 사이에서 여러 번 반사되면서 메아
리를 형성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소리의 반사에 의한 메아리 현상을 연구하고 이를 실생
활에 이용했다. 1912년, ‘절대로 침몰하지 않을 배’라고 불린 영국의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첫 항해에
서 미국으로 향하던 중 빙산에 부딪혀 침몰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미국 과학자들은 침몰한 타이타닉호를 찾기 위해 수중 목표물을 탐측하는 음파 탐지기를 만들었다. 먼
저 배 위에서 음파 탐지기로 음파를 내보낸 뒤, 장애물에 부딪혀 반사된 음파 신호를 받아 두 신호 사
이의 시간차를 측정했다. 수중 음속을 통해 장애물까지의 거리와 해저 수심을 계산할 수 있다. 또한
1914년에는 세계 최초의 빙하 탐지기가 3,000m 밖의 빙산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군사, 해
양 개발 분야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소나의 초기 모델이다.
당시(唐詩) 중에 “고소성 밖에 한산사 있어 한밤 종소리가 나그네 배까지 들려오네!”라는 시구는 낮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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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 읽다가 100점 맞는 색다른 물리학(하편)
다 밤과 새벽에 종소리가 더 잘 들린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왜 그럴까? 밤과 새벽은 조용해서 시끄러
운 낮보다 소리가 더 잘 들린다고 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말도 일리가 있지만 주된 원인
은 소리가 ‘방향을 바꾸기 때문’이다. 소리는 성질이 괴팍해서 온도가 균일한 공기 속에서는 똑바로 전
파되지만 공기 온도가 서로 다른 곳에서는 온도가 낮은 곳만 골라 다니기 때문에 소리의 ‘방향이 바뀌
게’ 된다. 이것이 소리의 굴절 현상이다. 낮에는 태양이 지면을 데워 지면에 가까운 공기가 상공의 온
도보다 높다. 낮에는 종소리가 얼마 가지도 않은 지점에서 온도가 더 낮은 공중으로 방향을 튼다. 그
래서 일정 거리 밖의 지면에서는 종소리가 희미하게 들리고, 그보다 더 먼 곳에서는 아예 종소리를 들
을 수가 없다. 반면 밤과 새벽에는 낮과 달리 지면의 기온이 공중의 기온보다 낮기 때문에 종소리가
온도가 낮은 지면을 따라 전파되기 때문에 멀리 있는 사람의 귀에도 똑똑히 들리게 된다.
‘벽에도 귀가 있다’는 말이나 ‘소리는 들리는데 사람은 보이지 않는’ 경우는 소리의 회절 현상과 관련이
있다. 회절은 파동이 전파 도중에 장애물을 만나면 장애물을 에워싸며 뒤쪽으로 돌아 나가는 현상을
뜻한다. 모든 파동은 회절 성질 또는 회절 능력이 있다. 파동이 회절하려면 장애물의 크기가 파장과
비슷하거나 파장보다 더 작아야 한다.
오색찬란한 세상 _ 빛과 물체의 색깔
앵무새 그림 한 장이 있다. 부리에 칠해진 빨간색, 날개에 칠해진 초록색은 우리가 햇빛 아래서 늘 보
는 색이다. 그런데 만약 여기에 빨간빛을 비추면 부리와 날개가 무슨 색으로 보일까? 한번 시험해 보
라. 앵무새 부리는 여전히 빨갛게 보일 테지만 날개는 까맣게 보일 것이다. 왜 그런 걸까? 왜 물체는
색깔이 있는 걸까? 색깔은 참 신기하다. 색깔은 간단명료한 물리학 원리와 복잡미묘한 심리학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색깔은 인간의 뇌에 존재하는 주관적 감각이라서 내가 말하는 빨간색과 타인이 말하는
빨간색은 ‘빨간색’이라는 이름만 같을 뿐, 완전히 같은 색이 아니다.
문제 하나를 내 보자. 앞이 보이지 않는데도 장미꽃이 빨갛다고 할 수 있을까?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
이다. 장미꽃이 빨간색인지 아닌지는 광원, 장미꽃, 사람의 눈, 대뇌가 같이 결정한다. 색깔을 정하는
데 꼭 필요한 세 가지는 빛, 물체, 관찰자이다. 이 중 물체는 다시 발광체와 비발광체로 나뉜다.
발광체의 색깔: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발광체는 종류가 굉장히 다양한데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
는 물체를 ‘광원’이라고 한다. 광원은 자연 광원과 인공 광원으로 나뉘는데 각각의 광원은 다양한 색깔
의 빛을 방출한다. 발광체의 색깔은 그것이 방출하는 빛의 색깔이다.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색은
가시광선이다. 가시광선은 전자기파 중 하나로 특정한 주파수와 파장을 가지고 있는데 이 광선들을 순
서대로 배열한 것이 가시 스펙트럼이다.
프리즘을 통과한 빛이 파장의 차이에 따라 여러 가지 색으로 나뉘는 현상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뉴턴이다. 1666년, 뉴턴은 깜깜한 방의 창문에 만든 가느다란 틈으로 들어온 햇빛이 프리즘을 통과하
게 했다. 그 결과, 창문 맞은편 벽에 일곱 색깔 빛의 띠가 나타났다. 마치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에 걸
린 무지개처럼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랑, 이 일곱 가지 색깔이 연속해서 나열됐다. 이
일곱 색깔 빛의 띠가 바로 태양 스펙트럼이다. 그리고 이 일곱 색깔 빛을 다시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백색광으로 환원된다. 연구 결과, 빨강, 초록, 파랑, 이 세 가지 색깔만으로도 하양을 합성할 수 있어
서 빨강, 초록, 파랑을 3원색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색깔 중에 순수한 원색은 없으
며 모든 물체는 여러 색깔이 섞인 형태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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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발광체의 색깔: 발광체의 색깔은 발광체가 방출하는 빛의 색깔이다. 그렇다면 비발광체의 색깔은 어
떠할까? 태양빛이 대지를 비추면 세상은 오색찬란한 색을 띠기 시작한다. 이는 순전히 빛의 노고가 아
니라 세상이 힘을 보탠 덕분이다. 빛이 물체를 비추면, 물체는 흡수, 투과, 반사, 굴절, 간섭, 회절, 산
란, 방사 등 여러 가지 반응을 일으키는데 이 중 가장 흔한 반응은 흡수와 반사다. 다양한 색깔의 빛에
대해 각 물체가 보이는 반사성과 흡수성이 서로 달라서 빛의 스펙트럼도 다르게 관찰된다. 각기 다른
빛의 스펙트럼이 눈에 들어오면 서로 다른 색깔로 인지된다.
비발광체는 다시 투명체와 불투명체로 나뉜다. 투명체의 색깔은 빛이 물체를 통과한 뒤에 나타난다.
파란색 유리가 파란색을 띠는 이유는 파란색 빛만 투과시키고 나머지 빛은 흡수하기 때문이다. 발광하
지도 않고 투명하지 않은 물체의 색깔은 반사 스펙트럼에 의해 결정된다. 단색인 물체라 할지라도 반
사 스펙트럼에는 여러 가지 파장의 색광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녹색 나뭇잎의 반사 스펙트럼을
기기로 분석하면 녹색 주파수대뿐만 아니라 파란색부터 빨간색까지 모두 반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 눈에 보이는 녹색 나뭇잎 속에는 파란색, 노란색, 빨간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이 포함
되어 있다는 말이다. 나뭇잎의 녹색은 사람의 눈이 대뇌에 전달한 전체적인 인상으로, 눈이 받아들인
모든 파장의 빛을 중첩시킨 결과물이다. 어떤 물체도 색광을 전부 흡수하거나 반사할 수 없다. 그래서
사실상 완전한 검은색이나 흰색은 있을 수 없다. 흔히 무채색이라고 불리는 검은색, 흰색, 회색 중, 흰
색 물체의 빛 반사율은 64~92.3%, 회색의 빛 반사율은 10~64%이다. 검은색의 반사율은 10% 이내
이지만 그렇다고 반사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03 근대 물리
모래 한 알이 곧 세상 _ 원자 구조와 원자핵
α입자 산란 실험과 러더퍼드 원자 모형: 인류는 원자 구조의 신비를 밝히기 위해 오랜 세월 연구를 거
듭했다. 1808년, 영국의 화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돌턴이 처음으로 원자론을 제시했다. 돌턴은 물질을
분해해 가면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단단한 공 모양의 입자인 원자에 도달한다고 생각했다. 1897년,
영국의 과학자 톰슨은 음극선관을 이용해 원자 속에 존재하는 전자를 발견해 전자의 발견자가 되었다.
전자의 발견으로 사람들은 원자를 더 분해할 수 있으며 원자 내부에 구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톰슨은 자신의 발견을 바탕으로 마치 푸딩 속에 건포도가 박혀 있는 것과 비슷해 푸딩 모형이
라고도 불린 원자 모형을 제시했다. 톰슨은 양전하를 띤 구형태에 음전하를 띤 전자가 마치 건포도처
럼 쏙쏙 박혀 있다고 생각했다. 이 모형은 왜 원자가 전기적으로 중성인지를 설명할 수 있었다. 그러
나 1911년의 한 실험은 ‘푸딩 모형’이 실제 원자의 형태와 다름을 증명했다. 이 실험이 바로 톰슨의
제자였던 러더퍼드가 실시한 ‘α입자 산란 실험’이다.
톰슨은 뛰어난 과학자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스승이기도 했다. 28살에 영국왕립학회 회원이 되었으며
캐번디시연구소의 소장이 되었고, 1906년에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기까지 했다. 그의 제자 7명과
아들도 노벨상을 수상했는데 그중 한 명이 러더퍼드였다. 톰슨이 발견한 전자는 인류가 최초로 발견한
원자보다 작은 미립자인 데다가 톰슨의 사회적 지위가 매우 높았던 까닭에 ‘푸딩 모형’은 많은 사람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다. 사실 러더퍼드도 톰슨의 원자 모형이 옳다고 생각했고 딱히 톰슨의 원자 모
형을 부정할 생각으로 α입자 산란 실험을 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어쩌다 보니 자연 방사 현상을 발견
하게 된 것뿐이었다. 일부 방사성 원소는 빠르게 운동하는 α입자를 스스로 방출한다. α입자는 헬륨 원
자핵이다. 즉, 헬륨 원자에서 전자를 없앤 것으로 양전하를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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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더퍼드와 그의 조수들은 금박을 미크론 단위 두께로 얇게 편 다음, 진공 상태에서 방사성 물질에서
방출되는 α입자를 금박에 충돌시켰다. 추산한 결과, 실험에 쓰인 금박은 α입자에 대해 1.5mm의 공기
로 가로막는 정도의 작용을 했다. 따라서 톰슨의 원자 모형이 맞다면, 모든 α입자가 금박을 뚫고 그대
로 직진해야 했다. 그런데 실험 결과는 러더퍼드의 예상을 빗나갔다. 대부분의 α입자는 금박을 통과하
여 그대로 직진했지만 일부 α입자는 상당한 각도로 편향되었다. 극히 일부는 그 각도가 90°를 넘었는
데, 그중에는 거의 180°로 튕겨 나간 것도 있었다.
α입자가 이처럼 큰 각도로 튕겨 나가거나 심지어 진행 방향과 정반대로 튕겨 나간 것을 어떻게 해석해
야 할까? 러더퍼드의 표현을 빌리면, 휴지에 대포를 쏘았는데 대포알이 휴지에 튕겨 왔던 방향으로 되
돌아간 것만큼이나 황당한 일이었다. 그러나 실험 결과를 부정할 수는 없었기에 러더퍼드는 이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모형을 생각해 냈다. 그는 원자 내부에 틀림없이 작은 원자핵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왜 이런 결론을 내렸을까? 다음에서 같이 알아보자.
대다수 α입자가 금박을 통과하면서도 원래의 운동 방향을 바꾸지 않은 것은 원자 내부의 공간이 거의
다 비어 있고 원자가 공 모양이 아님을 의미했다. 일부 α입자가 진행 방향을 바꾼 것은 원자핵 근처를
지나다가 반발력에 의해 편향되었기 때문이다. 극히 일부 α입자가 왔던 방향으로 되돌아간 것은 α입
자가 원자 안에서 전기적 성질이 같으면서도 질량이 훨씬 큰 입자를 만났음을 의미했다.
이를 바탕으로 러더퍼드는 핵이 있는 원자 모형을 구상했다. 즉, 원자의 중심에 매우 작은 원자핵이
있고 원자의 모든 양전하와 거의 모든 질량이 원자핵 안에 집중돼 있으며 음전하를 띤 전자는 핵 바깥
의 공간에서 핵 주변을 돌고 있다.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도는 것이 마치 행성이 태양 주위를 공전하
는 것과 비슷했기 때문에 러더퍼드의 원자 모형은 ‘태양계 모형’이라고도 불렀다. 러더퍼드가 제시한
모형은 원자 구조 연구를 올바른 길로 이끌었다. 그래서 러더퍼드는 ‘핵물리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과학자들은 러더퍼드 모형의 중대한 결함을 발견했다. 고전 전자기 이론에
따라, 원자핵 주변을 도는 전자는 가속 운동을 하면서 전자기파를 방출하므로 원자는 불안정해지게 된
다. 그러나 실제로 원자는 안정적이기 때문에 불완전한 러더퍼드 원자 모형을 수정하고 수소 원자가
발광하는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보어의 원자 모형이 등장하게 된다.
수소 원자 스펙트럼과 보어 원자 모형: 원자 안에서 전자의 운동은 어떤 특징을 보일까? 원자 내의 전
자는 운동에 변화가 발생할 때 에너지를 방출하고 이런 에너지는 광자의 형식으로 복사된다. 이것이
바로 발광 현상이다. 그래서 원자가 방출하는 빛스펙트럼으로 원자 구조를 연구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
인 연구 방법이다. 사람들은 프리즘 분광기나 회절발 분광기를 사용해 빛을 분해하고 연구한다.
1885년, 스위스 수학자 발머는 수소 원자 빛스펙트럼의 가시광선 부분의 계열을 발견했다. 뒤이어 독
일의 파센은 적외선 계열의 스펙트럼을 발견했고, 미국의 라이먼은 자외선 계열의 스펙트럼을 발견했
다. 이 스펙트럼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첫째, 불연속적이며 둘째, 나뉘어 있고 셋째, 특정 진동수의 빛
분포이다.
고전 전자기 이론과 러더퍼드 원자 모형에 따르면 전자는 핵 주위에서 등속 원운동을 한다. 가속으로
하는 전자는 끊임없이 바깥으로 전자기파를 방출한다. 원자가 끊임없이 바깥으로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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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가 점차 줄어들어 전자의 회전 진동수도 변하므로 방출 빛스펙트럼은 연속 스펙트럼이어야 한다.
그런데 왜 스펙트럼은 불연속적이고 나뉘어 있을까?
1913년, 28살밖에 안 된 덴마크의 물리학자 보어는 당시 사람들이 의문을 품고 있던 러더퍼드 원자 모
형에 양자 개념을 적용해 30년에 이르는 수소 스펙트럼을 둘러싼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보어도 1922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보어의 이론은 양자 이론 체계의 기반을 다졌
으나 완벽하지는 않았다. 고전 물리학 이론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이다. 양자 개념을 원자 영역으로 도
입하는 혁신적인 시도를 하고 정상 상태와 전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는 등 놀라운 진전을 보이기는 했지
만 수소 원자의 빛스펙트럼만 설명할 수 있을 뿐, 다른 원자의 빛스펙트럼은 해결하지 못했다.
양자 역학에서 원자 내의 전자는 정해진 궤도가 없다. 보어가 제시한 전자 궤도는 전자가 출현할 확률
이 비교적 큰 지점일 뿐이다. 전자가 원자핵 주위의 임의의 어느 곳에 존재할 확률을 점으로 나타낼
때, 점의 조밀한 정도는 확률의 크기를 나타내며, 점들이 보이는 형태는 전자가 마치 원자핵 주위에
운무를 형성한 것과 같아 이를 ‘전자구름’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보어 이론의 가치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보어 이론은 고전 역학과 양자 역학을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 그 다리 너머에는 무한
한 미지의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자연 방사 현상과 반감기: 1903년, 퀴리 부부와 프랑스 물리학자 베크렐은 방사학 분야에서의 뛰어난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공동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방사성 물질의 발견은 근대 물리학의 발전
에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핵물리학은 바로 이 방사성 물질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1896년 3월의 어느 날, 베크렐은 우연히 서랍 속에 검은 종이로 잘 싸 둔 사진 건판이 감광된 것을
발견했다. 베크렐은 사진 건판과 같이 넣어 둔 우라늄 염이 미지의 방사선을 방출한 것이라고 추측했
다. 같은 해 5월, 베크렐은 우라늄 금속판에서도 이 같은 복사가 일어난 것을 발견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원소의 자연 방사 현상을 발견한 것이다. 베크렐은 최종적으로 자연 방사능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는 원자핵 내부에 복잡한 구조가 있음을 의미했다.
마리 퀴리는 자연 방사성 원소가 단 하나뿐일 리 없으며 다른 원소에도 같은 성질이 있을 것이라고 생
각했다. 그래서 지난한 연구 끝에 마침내 폐우라늄 광석에서 새로운 원소를 추출해 냈는데 이 원소는
우라늄보다 400배나 강한 방사선을 내뿜었다. 1898년 7월, 마리 퀴리는 강한 독성을 지닌 이 원소에
‘폴로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같은 해 12월, 마리 퀴리는 그들이 또 다른 원소인 ‘라듐’을 발견했다고
공표했다. 라듐의 발견에 세상의 이목이 집중됐다. 러더퍼드는 라듐으로부터 자연 방사 과정에서 두
개의 방사선, 알파선(헬륨 원자핵 입자의 흐름)과 베타선(고속 전자의 흐름)을 발견 및 명명했다. 훗날
프랑스의 빌라드가 세 번째 방사선인 감마선을 발견했다.
일부 방사성 원소의 원자핵은 붕괴 속도가 일정하다. 방사성 붕괴에 의해, 원래의 원자 수가 반으로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반감기’라고 한다. 반감기는 원자핵 내부의 요소에 의해 결정되며 원자가
처한 물리적 또는 화학적 상태와는 무관하다. 각 방사성 원소의 반감기는 저마다 다르다. 백억 년에
이를 만큼 긴 것도 있고 백만분의 1초밖에 안 되는 짧은 것도 있다. 고고학자들은 방사성 동위원소로
지질 시대의 연대를 측정하는데 이를 ‘동위원소 연대 측정법’이라고 한다. 미국의 과학자 3명은 방사성
탄소-14의 붕괴를 이용하여 물질의 연대를 측정하는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을 발명해 1960년에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탄소-14의 반감기는 5,730년이고 베타 붕괴를 해 질소 원자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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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은 살아 있는 동안 신진대사로 인해 끊임없이 이산화 탄소를 흡수하고 방출하므로 체내의 탄소
-14 함량의 변화가 크지 않다. 그러나 생물이 죽으면 호흡이 멈춰 체내의 탄소-14가 감소하기 시작한
다. 이를 이용해 사망한 생물체의 체내에 남아 있는 탄소-14의 양으로 사망 시간을 추정할 수 있으며
생존했던 시대까지 추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고생물 유해 속에 남아 있는 탄소 원자 중 탄소
-14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늘날 생물의 1/4이라면 이 유해 속의 탄소-14는 두 번의 반감기를 거쳤으며
사망 시간(생존 연대)은 지금으로부터 약 11,460년 전이다.
핵분열과 핵융합: 1939년에 발발한 제2차 세계 대전으로 인류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아이러
니하게도 전쟁으로 인해 과학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대표적인 예가 원자 폭탄의 발명이었다.
학자들은 원자핵이 양성자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구 과정에서 원자핵의 양전하 수
가 그 질량수와 다르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영국의 물리학자 채드윅은 연구 끝에 질량이 양성자와
거의 일치하면서도 전하를 가지고 있지 않은 입자를 발견하고 이를 ‘중성자’라고 불렀다. 중성자를 발
견한 공을 인정받아 채드윅은 1935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중성자의 발견으로 핵에너지(원자력)를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1938년, 독일의 물리학자 오토 한
은 중성자를 우라늄-235에 충돌시키면 크립톤-92와 바륨-141, 그리고 세 개의 중성자가 생성되면서
대량의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원자핵 분열 반응이다. 오토 한은 원자핵
분열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4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핵분열 현상이 발견되면서 2
차 대전이 시작된 이후 독일 정부는 우라늄 클럽을 결성하고 원자 폭탄의 실현 가능성을 연구하기 시
작했다. 이 연구를 이끈 사람이 바로 오토 한이었다. 이에 대응해 미국도 원자 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
튼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오펜하이머가 총지휘를 맡고 보어, 채드윅, 페르미 등 유명 과학자들이 참여
했다. 결국 맨해튼 프로젝트는 원자 폭탄 개발에 성공해 가공할 파괴력으로 종전을 앞당겼다.
사실 핵분열의 원리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간단히 말해 무거운 원자핵이 중성자와 충돌해 2개의 핵으
로 갈라지는 현상이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원자핵이 중성자에 맞아 폭발한 것이다.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원자는 일반적으로 원소 주기율표의 뒤쪽에 있는 무거운 원자들이다. 무거운 원자 하나가 분
열하면서 생성된 두 개의 가벼운 원자와 중성자를 합쳐도 원래의 무거운 원자의 질량보다 작다. 이런
현상을 ‘질량 결손’이라고 한다. 핵분열로 방출된 에너지는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방정식 E=mc^2으로
계산할 수 있다. 만약 질량 결손이 ∆m이라면 방출하는 원자력은 ∆E=∆mc^2이다.
예를 들어 우라늄 1g이 완전히 핵분열하면서 발생시키는 에너지는 표준 석탄 2.5톤을 연소시킬 때 방
출되는 에너지와 같다. 만약 핵분열 물질의 질량이 특정 임계 질량보다 크면, 핵분열로 발생하는 중성
자가 다시 또 다른 무거운 원자핵에 충돌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극히 짧은 시간 안에 거대한 에너지
를 방출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을 ‘연쇄 반응’이라고 한다. 추정 결과, 우라늄 1kg이 연쇄 반응을 일으
킬 때 발생하는 열에너지로 물 2억 톤을 펄펄 끓일 수 있다고 한다.
엔리코 페르미가 미국 시카고대학에 건설한 최초의 원자로부터 그 후의 원자 폭탄 그리고 지금의 원자
력 발전소까지 모두 핵분열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이용한 주요 핵에너지는 핵분열 에
너지였다. 그러나 우라늄 광석의 우라늄 함유량이 매우 적은 데다 추출 과정도 까다롭고 핵분열로 인
해 생성된 핵폐기물이 극히 위험한 방사능 물질인 까닭에 현재는 제어 가능한 핵융합 기술을 활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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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으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핵융합은 질량이 작은 두 개의 가벼운 원자핵(예를 들어 경수소(1H), 중수소(2H), 삼중 수소(3H) 등)
을 결합하여 보다 무거운 핵(헬륨 등)으로 만들어 에너지를 방출시키는 핵반응을 가리킨다. 핵융합 과
정에도 질량 결손이 있고 방출하는 에너지는 훨씬 크다. 흔히 말하는 태양 에너지 또는 태양 복사 에
너지는 태양 내부의 끊임없는 핵융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인류는 이미 제어가 안 되는 핵융합은 실현했다. 수소 폭탄이 그 예다. 그러나 핵융합 에너지를 효과
적으로 이용하려면 핵융합 속도와 규모를 제어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어
야 한다. 한마디로 ‘제어 핵융합’을 실현해야 한다. 제어 핵융합은 수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일단 핵
융합으로 방출되는 에너지가 훨씬 거대하다. 또 핵융합에 필요한 연료인 ‘수소’의 동위원소는 바닷물에
서 무한히 얻을 수 있다. 바닷물 1리터에서 뽑아낸 중수소로 핵융합을 했을 때 방출되는 에너지는 가
솔린 300리터를 연소시킬 때 방출되는 에너지와 비슷하다. 제어 핵융합 연구가 성공한다면 인류는 더
이상 에너지 문제로 근심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래서 현재 많은 과학자들이 제어 핵융합 연구에 매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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