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영화,리뷰,

김용 소오강호4

by Casey,Riley 2023. 2. 18.
반응형




                               소오강호 제 4 권
-----------------------------------------------------------------------------

  그 노파는 말했다.

  [내 뒷모습조차 보는 것도 허락하지 않겠다.]

  영호충은 생각했다.

  (그렇다면 당신의 뒷모습은 흉칙할 것 같군. 세상에서 제일  보
기 싫은 뒷모습은 낙방한 서생이 아니면  낙타등일텐데  그렇게만 
생겨도 볼 수 없을 정도는 아니지. 당신과 함께 가노라면우여곡
절이 많을텐데 뒷모습조차 보기를 허락하지 않는다면 어려움이 많
겠읍니다.)

  그 노파는 그가 대답을 하지 않고 머뭇거리자 물었다.

  [자네는 실행할 수가 없겠나?]

  영호충은 말했다.

  [할 수 있읍니다. 실행할 수 있읍니다. 만약 제가 할머니를  한
번만 쳐다본다면 나 스스로 나의 눈을 파내겠읍니다.]

  노파는 말했다.

  [자네가 알고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네. 먼저 앞장서게 나는  자
네의 뒤를 따라가지.]

  영호충은 말했다.

  [녜.]

  그리고 걸음을 옮겨 산 아래로 향했다. 노파의  발걸음  소리가 
뒤에서 사박사박 들려왔다. 수장을 나아가자, 그 노파는 나뭇가지 
하나를 꺾어주며 말했다.

  [자넨 이 나무를 지팡이 삼아 짚으며 가게나.]

  영호충은 말했다.

  [녜.]

  그는 나뭇가지를 의지하며 천천히 산 아래로 내려왔다. 한참 후 
영호충은 어떤 일이 생각나서 물었다.

  [할머니 그 곤륜파의 담씨성을 가진 자의 이름을 아시는지요?]

  그 노파는 말했다.

  [음, 그는 담적(譚迪)이라는 사람으로 곤륜파의 제 2대 제자 중
의 뛰어난 고수아지. 검법은 자기 사부의 검법을  육칠할  정도를 
배웠으나 그의 대사형과 둘째사형과 비교해보면 아직도 함참 부족
해. 그 소림파의 키가 큰 자는 바로 신국량(辛國樑)이고 그의  검
법은 담적보다 훨씬 강하다네.]

  영호충은 말했다.

  [알고보니 목소리가 우렁찬 사람을  신국량이라고  부르는군요. 
이 사람은 그래도 이치를 따질줄 알며  억지를  부리지  않았읍니
다.]

  그 노파는 말했다.

  [그 사람은 역국재라고 부르네. 무례하기 짝이 없지. 자네가 일
검으로 그의 손바닥을 찌르고 일검으로 그의 팔뚝을 내리치는  수
법은 정말 멋졌네.]

  영호충은 말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랬던 것입니다. 이번  행동
으로 소림파와 좋지 않은 상태가 되었으니 후환이 무궁하겠어요.]

  그 노파는 말했다.

  [소림파라면 어떤가? 우리가 싸움을 해 지지만  않는다면...... 
나는 정말 그 담적이라는 자에게 자네가 피를 토할 줄은 몰랐네.]

  영호충은 말했다.

  [할머니께서는 다 보셨군요. 그런데 담적이라는 사람은  어째서 
갑자기 기절했을까요.]

  그 노파는 말했다.

  [자네는 모르는가? 남봉황과 그녀의 수하에 있는 네 묘녀는  자
네에게 피를 수혈해 주었지. 그녀들은 독물들과 함께 생활하며 지
내고 있네. 그래서 그녀들의 피 속에는 독이 들어있다네. 그건 그
렇다치고 오선주에 들어있는 독은 독하기 그지 없다네.  담적이라
는 사람의 입 속에 자네의 독이 섞인 피가 들어갔으니 물론  그자
는 독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것일세.]

  영호충은 상황을 깨달을 수 있었고, 아 하고 놀라면서 말했다.

  [난 그 반대로 그 독을 찾아내고 있으니 참  이상하군요?  나와 
남교주와는 아무런 원한이나 관계가 없는데 그녀가 왜 제게  독을 
써서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을까요?]

  그 노파는 말했다.

  [누가 그녀가 자네에게 피해를 주었다고 했는가! 그녀는 자네에
게 호의를 베풀었을 뿐이고 자네의 병을 치료해주려고 했을  뿐이
야. 자네의 피 속에 독이 있어도 생명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 
것을 오독교에서 내세우는 장점이라네.]

  영호충은 말했다.

  [녜, 남교주가 나를 해치지 않을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
미 알고 있었읍니다. 평일지가 말씀하시길 그녀의 약주가 몸에 이
롭다고 했읍니다.]

  그 노파는 말했다.

  [그녀는 자네를해치지 않아. 오히려 더욱 자네에게 잘  해주지 
못해 안달이라네.]

  영호충은 잔잔히 웃으며 또 물었다.

  [그렇다면 담적이라는 사람은 죽지 않을까요?]

  노파는 말했다.

  [그건 그 사람의 공력이 얼마나 높은가에 달려 있네. 그리고 그
의 입 속에 독이 얼마만큼 들어갔나에 따라 다르겠지.]

  영호충은 담적이라는 사람이 독에 중독된 다음 얼굴색이나 표정
을 생각해내고 자기도 모르게 몸서리쳤다.
  수십 장을 가다가 무엇인가 생각이 나서 갑자기 외쳤다.

  [참! 할머니, 여기서 잠간 기다리시면서 쉬고 계십시오. 전  산 
위로 올라가봐야 합니다.]

  노파는 물었다.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영호충은 말했다.

  [평대부의 시체를 땅에 묻지 않았읍니다.]

  그 노파는 말했다.

  [갈 필요는 없네. 그의 시체는 내가 이미 묻었네.]

  영호충은 말했다.

  [알고보니 할머니께서 벌써 평대부를 안장시키셨군요.]

  그 노파는 말했다.

  [안장이라고 할 수 없고 약을 써서 그의 시체를  없애버렸다네. 
초막 안에서 하루 낮과 밤을 내 어지 시체와 지냈겠는가?  평일지
는 살아있을 때도 보기 흉했는데 시체로 변했을 때 그 꼴은  자네
가 생각해도 알겠지?]

  영호충은 음 하고 소리를 내며 이 할머니의 행동이 상사을 초월
한다고 느꼈다. 평일지는 자기에게 은혜를 베풀었는데 그가  죽은 
다음 당연히 자기가 안장을 했어야 옳았다. 그러나  이  할머니가 
약을 사용해 시체를 없애버렸으니 생각할수록  마음이  불안했다. 
그러나 약을 써서 시체를 없앤 것도 그리 나쁜 것 같지 않았고 지
금 그가 땅에 묻기엔 이미 때가 늦었던 것이다.
  수리를 걸으니 산 아래 평평한 곳에 이르렀다.
  그 노파는 말했다.

 [손바닥을 펼쳐보게나.]

  영호충은 대답했다.

  [녜.]

  그러면서 마음속으로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녀가 무슨 수를  쓸
지 몰랐으나 그녀의 말대로 손바닥을 펼쳤다. 탁! 하는 가벼운 소
리가 나면서 한 개의 작은 물건이 등뒤에서 날아와 손바닥 안으로 
들어왔다.
  그것은 황색의 알약으로 크기는 작은손가락 정도였다.
  그 노파는 말했다.

  [그 약을 삼키게. 그리고 저 큰 나무 아래서 쉬도록 하지.]

  영호충은 말했다.

  [녜.]

  그는 알약을 입 속에 넣고 삼켰다.
  그 노파가 말했다.

  [나는 자네의 신묘한 검법을 빌어 이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알약
을 주어 생명을 연장시켜 갑자기 죽는 것을 막은 것이네.  또  내 
몸을 구해준 사람이 없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네. 그건 절
대로 자네를...... 자네에게 호감이 있어서가 아니고 더욱 자네의 
생명을 구하려는 것도 아니니 그 점을 알아주기 바라네.]

  영호충은 그 말에 대답을 하고 나무 아래로 가서 몸을  기댔다. 
단전에서 한 줄기 뜨거운 기운이 끓어올라 마치 무수한 내력이 오
장육부와 정맥에 힘을 불어넣는 것 같았다.
  영호충은 생각했다.

  (이 알약은 내 몸에 유익한 것이 틀림없는데 이 할머니는  나에
게 왜 호감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할까? 단지 나를 이용할 뿐이라고 
하지 않는가? 이 세상에서 다른 사람을 이용할 때 그것을  내색하
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인데 그녀는 왜 그런 말을 할까?)

  그리고 생각했다.

  (그녀가 조금 전 이 알약을 던졌을 때 알약이 튕겨져 손바닥 밖
으로 튀어나가지 않게 했는데 그것은 틀림없이 극히 높은  내공을 
사용했을거야. 그녀의 무공은 나보다 강한데 왜 나보고 호송을 하
라고 하지? 참 그녀가 뭐라고해도 나는 그녀의 말대로 행동을  하
자.)

  그는 잠시 앉았다가 몸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우리 가지요. 할머니, 피곤하십니까?]

  그 노파는 말했다.

  [나는 아주 피곤하다네. 조금 더 쉬도록 하세.]

  영호충은 말했다.

  [녜.]

  그리고 생각했다.

  (나이 많은 사람은 공력이 아무리 강해도 정력은 나이 어린  사
람보다 떨어지는 법이다. 나는 내 생각만하고 이 할머니의 처지를 
생각하지 못했구나.)

  그는 즉시 자리에 앉았다. 한참이 지난 후 그 노파가 말했다.

  [가세.]

  영호충은 대답을 하고 앞장 서 걷고 노파는 그 의 뒤를 따랐다.


  영호충은 그녀가 던져준 알약을 먹자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마음
이 한결 편해졌다. 그는 노파의 지시대로 한적하고 좁은 길을  택
해 걸었다. 십여 리를 가자 산길은 점점 구불구불해지고 걸을  때 
불편했으며 숨이 확확 차 올랐다.
  그 노파는 말했다.

  [너무 걸으니 피곤하구만! 잠시만 쉬어 가세.]

  영호충은 대답했다.

  [녜.]

  그리고 자리에 앉아 생각했다.

  (그녀의 말소리나 숨소리를 들으면 조금도 피곤한 것 같지 않은
데, 이것은 틀림없이 나보고 쉬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자기가  피
곤하다고 말하는구나.)

  차 한 잔 마실 시간을 쉬고 몸을 일으켜 또 걸었다.
  산허리를 막 돌아서는데 갑자기 큰 음성이 들려왔다.

  [빨리 식사들을 합시다! 누구든 이 머무르지 못할 자리에서  빨
리 떠납시다!]

  수십 명이 일제히 그 말에 대답을 했다.
  영호충은 발걸음을 멈췄다. 산 저쪽 빈터의 잔디에  수십  명의 
사내들이 둘러앉아 밥을 먹고 있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그때 어떤 사람이 영호충을 보고 말했다.

  [영호공자!]

  영호충은 어슴푸레 이 사람들이 어제 저녁 모두 오패강에  왔던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막 소리를 내어 아는 체를 하려
고 할 때 갑자기 수십 명은 재잘거리던 소리를 뚝 그치고 모두 눈
을 부릅뜨고 영호충 몸 뒤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 사람들의 얼굴은 점점 이상하게 변하더니 어떤 이는  무서움
과 공포에 떠는 표정이었고 어떤 이는 황송하고 실성한  사람처럼 
보였다. 마치 표현할 수도 대항할 수도 없는 기괴한 일에  부딪친 
것 같았다.
  영호충은 이런 광경을 보자 갑자기 고개를 뒤로 돌려  자기  몸 
뒤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발생했기에 이 수십 명의 사람들이 삽시
간에 이렇듯 허수아비처럼, 조각된 인형처럼 변하는지 알고  싶었
다. 그러나 즉시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이 사람들이 이렇게 된 
이유는 그 할머니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자기는 그녀에게 대답을 하지 않았는가? 어떠한 경우라도  절대 
그녀를 쳐다보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는 급히 고개를  똑바로  했
다. 힘을 너무 주어 목에 있는 힘줄이 아파왔다. 그러나 호기심은 
크게 일었다.

  (왜 그들이 할머니를 보자마자 이렇듯 놀라 뻣뻣해졌을까? 그렇
다면 할머니의 꼴이 정말 기괴하고 이 세상에서 볼 수 없을  정도
로 추악하단 말인가?)

  갑자기 한 명의 사내가 고기를 자르는 비수를 치켜들더니  자기
의 눈을 향해 두 차례 찔렀다. 새빨간 피가 줄줄 흘렀다.
  영호충은 깜짝 놀라 외쳤다.

  [무엇을 하는 짓이오?]

  그 사내는 큰 소리로 말했다.

  [소인은 이미 삼일 전에 눈이 멀었답니다. 어떤 것도 볼 수  없
지요.]

  또 두 명의 사내가 단도를 뽑아 스스로 양쪽 눈을 찔렀다. 그리
고 일제히 말했다.

  [소인들의 눈은 이미 벌써 오래 전에 멀었소. 무엇이든 볼 수가 
없답니다.]

  영호충은 놀라고 또 놀라다 보니 그 사내들은 비수나 철퇴 등의 
무기를 꺼내어 자기의 눈을 찌르려고 했다.
  영호충은 급히 외쳤다.

  [여보시오! 여보시오! 잠깐만! 할 말이 있으면 말로 하시오. 절
대로 자기의 눈을 찌르지 마시오. 그건...... 그건  도대체  어떤 
연유요?]

  한 사내가 처참한 음성으로 말했다.

  [소인들은 본래 맹세를 했지요. 절대로 한 마디도 입  밖에  낼 
수 없읍니다. 이것은 신의이고 맹세입니다.]

  영호충은 외쳤다.

  [할머니! 당신이 그들을 구해주십시오. 저들이 자기의 눈을  찌
르지 못하게 해주십시오!]

  그 노파는 말했다.

  [좋다. 나는 너희들을 믿을 수 있다. 동해(東海)에는 반룡도(蟠
龍島)라는 섬이 있는데 그것을 아는 사람이 있는가?]

  한 늙은이가 말했다.

  [복건천주(福建泉州)에서 동남으로 오백리 떨어진 바다에 그 반
룡도라는 섬이 있읍니다. 듣건대 그 섬은 인적이 없고 극히  황폐
하다고 들었읍죠.]

  그 노파는 말했다.

  [바로 그 작은 섬이다. 너희들은 지금 즉시 몸을 움직여 반룡도
에 가서 놀아라. 한평생 이 중원땅에 올 생각은 말거라.]

  수십 명의 사내들은 얼굴에 기쁜 표정을 짓고 대답했다.

  [우리는 즉시 떠나겠읍니다.]
  [우리는 가는 도중 다른 사람과 반 마디도 떠들지 않을  것입니
다.]

  그 노파는 냉랭히 말했다.

  [너희들이 말을 하든 말든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

  그 사람이 말했다.

  [녜. 녜. 그렇습니다.제가 말을 함부로 했읍니다.]

  그리고 손을 들어 자기의 뺨을 힘껏 후려쳤다.
  그 노파는 말했다.

  [가거라!]

  수십 명의 사내들은 발을 바삐 놀려 도망치듯 사라졌다.
  눈을 찌른 세 사람도 옆 사람의 부축을 받아  도망치듯  사라졌
다.
  영호충은 깜짝 놀랐다.

  (이 할머니가 한 마디로 그들을 섬에 유배시켜  평생  돌아오지 
말라고 했는데 그 사람들은 마치 무한히 기쁜듯 사면을 받은 듯하
고 있으니 알다가도 모르겠구나.)

  그는 묵묵히 길을 걸었다. 마음속으로 여러가지 생각이  떠오르
고 또 떠올랐다. 그는 몸뒤에서 따라오는 할머니가 평생 들어보지 
못한 괴인일거라고 생각했다.

  (가는 도중 오패강에 모인 사람들을 만나지 않기를 빌자.  그들
은 따뜻한 마음으로 내 병을 고쳐주려고 왔는데 만약 이 할머니와 
부딪친다면 두 눈을 잃지 않으면 그 벌로 황폐한  섬으로  유배를 
가게 될 것이다. 어지 억울하지 않겠는가? 황방주, 사마도주 조천
추 등이 나보고 절대로 그들을 보지 못했다고 하라는 것과 오패강
에 모인 여러 군웅들이 순식간에 깨끗이 사라진 것은 모두 이  할
머니 때문이다. 이 할머니는...... 이 할머니는 도대체 얼마나 가
공스럽고 무서운 괴물이란 말인가?)

  여기까지 생각하자 그는 자기도 모르게 두 번이나 몸서리를  쳤
다.


  또 칠팔 리를 가니 어떤 사람이 등 뒤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앞에 가는 사람이 바로 영호충이다!]

  그 사람의 목소리는 매우 커서 듣자마자 바로 소림파의  신국량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노파는 말했다.

  [나는 그들과 만나고 싶지 않으니 자네가 그들과 만나게.]

  영호충은 대답했다.

  [녜.]

  나뭇잎 스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몸 옆의 나무들이 흔들리며  그 
할머니가 수풀 속으로 들어갔다.
  신국량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사숙, 영호충은 상처가 있으니 빨리 가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그때 영호충은 그들과 거리가 상당히 멀고  신국량의  말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영호충은 분명히 들을 수 있었다.

  (알고보니 그는 또 사숙과 함께 왔구나!)

  그는 아예 걷지 않고 그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한참이 지나자 몇 사람이 빠른 걸음으로 오고 있었다. 신국량과 
역국재는 그 사람들 속에 있었다. 다른 두 명의 승과 한 명의  중
년 사내가 오고 있었다.
  두 명의 중 가운데 한 사람은 나이가 많아 온 얼굴이  주름투성
이었으며 또 한 명은 서른 살 정도로 손에는 방편산(方便?)을  쥐
고 있었다.
  영호충은 몸을 일으켜 세우고 깊이 읍을 하며 말했다.

  [화산파의 후배 영호충이 소림파의 여러  선배님께  인사드립니
다. 선배님의 존함이 어떻게 되시는지 가르쳐 주십시오.]

  역국재는 일갈했다.

  [이놈......]

  그 노승이 말했다.

  [소승의 법명은 방생(方生)이라고 하네.]

  그 노승이 말하자 역국재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온  얼
굴에는 노기가 등등했으며 틀림없이 조금 전에 받은 치욕  때문에 
화가 나 있는 것 같았다.
  영호충은 몸을 구부려 인사를 하고 말했다.

  [대사제 인사올립니다.]

  방생은 고개를 끄덕이며 기쁜 빛을 띠고 말했다.

  [소협께선 너무 예를 갖추지 말게나. 스승인 악선생도 편안하신
가?]

  영호충은 처음엔 그들의 기세가 등등하게 뒤쫓아 올 때는  걱정 
되었었다. 그러나 방생화상의 말할 때 표정은 덕망이 높은 고승의 
모습이었고 방자(方字) 돌림을 가진 승려는 소림사의 제 1대 인물
이어서 방장인 방증대사와는 사형제지간이고 틀림없이 그가  역국
재처럼 막무가내로 행동할 사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자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그는 아주 공경스럽게 말했다.

  [대사님의 질문에 감사드립니다. 제  사부님께서는  편안하시지
요.]

  방생은 말했다.

  [이 네 명은 모두 나의 사질이네. 이 사람의 법명은 각월(覺月)
이고, 이 사람은 황국백이고, 이 사람은 신국량이고,  이  사람은 
역국재이네. 아마 신, 역, 두 사람은 이미 구면일거네.]

  영호충은 말했다.

  [녜. 영호충은 네 분 선배님께 인사드립니다. 제가 상처를 깊이
입어 행동이 불편하여 예의를 차리지 못하니 여러 선배님께서  용
서해주십시오.]

  역국재는 흥! 하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네가 깊은 상처를 입었다고?]

  방생이 말했다.

  [자네는 정말 상처를 입었는가? 국재 자네가 그에게 상처를  입
혔는가?]

  영호충은 말했다.

  [그것은 일시적인 오해였고 그리 큰일은 아닙니다.  역선배님께
서 소매바람으로 저를 땅바닥에 내동댕이 치셨고 또 저에게  일장
을 가했지요. 다행히 제 목숨이 길어서 죽지는 않았지요.  대사님
께서는 절대로 역선배님을 질책하지 마십시오.]

  그는 입을 열자마자 자기가 몸에 상처를 입은 책임을  역국재에
게 돌렸다. 그는 방생은 덕망이 높은 고수이므로 절대로 이  네명
의 사질이 자기를 괴롭히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그는 이어 말했다.

  [모든 일은 신선배님이 오패강에서 같이 보셨읍니다.  대사님이 
친히 이곳에 왕림하셨으니 후배의 체면이 크게 섰읍니다.  그래서 
절대로 제사부님께서는 이 일을 거론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마음을 놓으십시오. 저의 몸은 비록 상처를 받아 치료할 수  없지
만 이 일 때문에 오악검파와 소림파의 분규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
입니다.]

  역국재는 화가 나서 말했다.

  [넌...... 넌 무슨 말을 그리 함부로 하느냐? 너는  원래  몸에 
상처를 입고 있었는데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영호충은 한숨을 쉬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 일은 역선배님께서는 말할 수가 없읍니다. 만약 이  소문이 
밖으로 퍼져 나가면 소림파의 명예가 크게 떨어질 것이오.]

  신국량과 황국백과 각월 세 사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각자 마음 
속으로 분명히 알고 있었던 것이다. 소림파의 방자돌림  스님들의 
지위는 매우 높아 비록 오악검파와는 달랐지만 서열로 따지면  오
악검파의 각파 장문보다는 한 항렬이 더 높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신국량 등의 서열과 직위는 영호충보다 높았던 것이다.
  역국재가 영호충에게 손을 쓴 것은 원해 어른이 아이를  상대로 
손찌검을 한 것과 같았다. 하물며 소림파 사형제 두 사람이  같은 
장소에 있지 않았던가? 더욱 영호충은 이미 상처를  입고  있었고 
소림파의 문규는 심히 엄해서 역국재가 만약 화산파의 일개  후배
를 때려 죽였다면, 죽음으로 그 댓가를 받거나 그의 무공을  없애 
그 문하에서 쫓겨나지 않을 수 없었다. 역국재는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얼굴이 하얗게 됐다.
  방생이 말했다.

  [영호소협, 이쪽으로 오시오. 내 당신의 상처를 좀 보겠소.]

  영호충은 가까이 다가갔다. 방생은 오른손을  내밀어  영호충의 
손목을 꼭잡고 손가락을 영호충의 대연(大淵) 경거(經渠) 두 곳의 
혈도에 대고 맥을 짚었다. 그의 몸에는 한 줄기의 기괴하고  희귀
한 내력이 튕겨져나와 맥을 잡은 손가락을 떨쳐냈다. 방생은 내심 
흠칫했다. 그는 지금 소림사의 일류고수 가운데서도 몇번째  안가
는 고수였는데 이 소년의 내력에 의해 손가락이 튀겨져 나오자 뜻
밖이었다. 그가 영호충의 체내에 도곡육선과 불계화상의 일곱  개
의 진기가 부딪치는 줄 어찌 알겠는가?
  그의 무공은 강했지만 아무런 준비도 없는 상황에서 일곱  명의 
고수가 합친 힘을 당해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억! 하는  소리
를 지르며 두 눈으로 영호충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소협, 당신은 화산파의 사람이 아니오?]

  영호충은 말했다.

  [소생은 정말 화산파의 제자입니다. 제 스승인 악선생님이 거두
어주신 제일 첫번째 문하생이지요.]

  방생은 물었다.

  [그렇다면 나중에 또 누구를 따라다니면서 사파(邪派)의 무공을 
배웠오?]

  역국재가 끼어들었다.

  [사숙님, 이 놈이 사용한 것은 틀림없이  사파의  무공이었읍니
다. 조금도 거짓이 아닙니다. 제가 친히 봤기 때문에  그는  변명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조금 전 그의 뒤에 한 명의 여자가  따라 
가는 것을 보지 않았읍니까?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니  아마 
좋은 사람 같지는 않습니다.]

  영호충은 그가 말로써 그 노파를 들먹이자 화가 나서 말했다.

  [당신은 명문파의 제자인데 어찌 말이 그리 무례하오? 할머님인 
그 노인께선 당신을 보지 않으려고 하신 것입니다.]

  역국재는 말했다.

  [빨리 나타나라고 해라! 우리 사숙의 법안(法眼)은  틀림없으니
까 옳고 그름을 확연히 알 수가 있지.]

  영호충은 말했다.

  [당신과 내가 싸움을 한 것은 당신이 바로 우리 할머니에게  무
례하게 행하였기에 일어난 일이오. 그런데 지금 여기서 함부로 말
씀하시는거요?]

  각월은 말했다.

  [영호소협, 조금 전 내가 보았을 때 당신 뒤에서  따라가던  그 
여자의 발걸음은 민첩하고 경쾌하게 보였소. 나이 많은  사람같지
는 않더이다.]

  영호충은 말했다.

  [저희 할머니는 무림의 사람이오. 자연히 발걸음이 경쾌하고 민
첩하겠지요. 그게 무슨 대수란 말이오?]

  방생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각월, 우리들은 출가한 사람이다. 어떻게 강제로 다른  사람의 
선배인, 더우기 여자를 만나볼 수 있겠느냐? 영호소협,  이  일은 
의심스러운 일이 너무 많소. 노승이 아무리 생각해도 풀 수가  없
구료. 그대는 틀림없이 몸에 깊은 상처를 입었는데 상처의 내상이 
너무나 기이하오. 절대로 나의 역사질이 그렇게 한  것은  아니외
다. 우리가 여기서 이렇게 만나본 것도 인연이니 하루 빨리  몸이 
완쾌되기를 빌고 나중에 만나기를 바라오. 당신 몸의 내상은 가볍
지 않소. 내게 두 알의 알약이 있으니 복용하도록  하시오.  단지 
나을 수는......]

  말을 하면서 손을 품 속에 집어넣었다. 영호충은 탄복했다.

  (소림의 고승이라, 과연 기풍이 있구나!)

  그리고 고개를 숙여 말했다.

  [대사님을 만나게 되너 실로 기쁘기......]

  말이 끝나지도 않았는게 싹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역국재가  장
검을 뽑아들며 일갈했다.

  [여기 있읍니다.]

  그리고 사람과 검이 함께 노파가 숨어 있는 나무 숲 사이로  들
어갔다.
  방생이 외쳤다.

  [역사질, 무례한 행동을 그만두게!]

  곧이어 퍽! 하는 소리가 나며 역국재가 관목숲에서 나왔다.  몸
이 수장 밖으로 튕겨지더니 툭! 하고 땅바닥에 굴러떨어졌다.  얼
굴은 하늘을 향하고 손과 발을 몇번 움직이더니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다.
  방생 등은 모두 감짝 놀랐다. 보니 그의 이마에는 한 줄기 상처
자국이 있고 새빨간 피가 흘렀으며 손에는 자기의 장검을 쥐고 있
었는데 숨은 벌써 끊어진 것 같았다.
  신국량, 황국배, 각월, 세 사람은 일제히 일갈하며 각자 병기를 
쥐고 관목 숲을 향해 몸을 날렸다. 방생은 두 손을  벌려  승복의 
넓은 소매자락을 펴쳐 한 줄기의 부드러운 경풍으로 세 사람을 일
제히 막았다.
  그리고 관목숲속을 향해 낭랑히 말했다.

  [흑목애(黑木崖)의 형께서 이곳에 계신지요?]

  그러나 수백 그루의 관목에서는 인기척이 없었고 한 마디도  들
려오지 않았다.
  방생은 또 물었다.

  [소림파와 흑목애는 평소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 형께선  어째서 
우리파의 역사제에게 이렇게 독수를 썼소?]

  관목 숲에선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영호충은 감짝 놀랬다.

  (흑목애? 흑목애는  마교총타(魔敎總舵)의  소재지인데  그렇다
면...... 설마 이 할머니가 마교의 선배란 말인가?)

  방생대사는 또 말했다.

  [노승이 옛날 동방교주와도 한번 인연을 맺은  적도  있읍니다. 
형은 사람을 죽였으니 쌍방의 옳고 그름은 오늘로써 끊어진  것입
니다. 형께선 어찌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시오?]

  영호충은 또 놀랬다.

  (동방교주? 그가 말하는 사람이 마교교주인 동방불패(東方不敗)
란  말인가?  이  사람은  당세의  제일고수라고  하는데  그렇다
면...... 그렇다면 이 할머니는 마교의 사람이란 말인가?)

  그 노파는 관목에 몸을 숨긴 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방생이 말했다.

  [형께서 모습을 끝내 나타내시려고 하지 않는다면 노승의  무례
함을 용서하시오.]

  그록 두 손을 뒤로 뻗었다. 두 손 끝에서 경미한 내력이 뻗어나
와 앞을 향해 쏟아졌다. 우두둑! 싹싹싹! 하는 소리가 나며  수십 
그루의 관목이 절단되고 나뭇잎이 휘날렸다. 바로 이때 휙!  하는 
가벼운 소리가 나며 한 사람의 그림자가 관목숲에서  뛰어나왔다. 
영호충은 비록 마음속 가득히 노파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그러
나 약속을 했기 때문에 급히 몸을 돌렸다. 등 뒤에선 신국량과 각
월이 일제히 부르짖는 소리가 들려오고 병기가  부딪치는  소리가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것 같고 빗물이 창문을 치듯 요란스레  들려
왔다. 틀림없이 그 할머니와 방생 등이 싸움을 시작한것이다.  이
때는 바로 사시(四時)정도라 햇빛이 찬연히 대지에 내리 떨어지고 
있었다.
  영호충은 신용을 지키기 위해 마음속으론 호기심이 일었으나 절
대 고개를 돌려 네 사람이 싸우는 것을 감히 보지  못하고,  단지 
땅에 어른거리는 그림자를 보고 방생 등이 노파를 가운데 두고 싸
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방생의 손에는 무기가 들려져 있지 않았으며  각월이  사용하는 
무기는 방편산이고 황국백은 칼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신국량은 검
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 노파가 사용하고 있는 것은 한 쌍의 짧은 
병기였으며 언뜻보면 비수같기도 하고 아미자(蛾眉刺) 같기도  했
다. 그 병기는 극히 짧고 얇았으며 투명한 것 같았고 그림자로 추
측해 보아서는 어떤 병기를 갖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방생과 노파는 아무 말도 없었으나 신국량 등 세 사람은 일제히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었다. 그 기세는 심히 위맹했다.
  영호충은 외쳤다.

  [모두 말로 하시오! 당신들은 남자인데 한 명의 노파를  에워싸
고 공격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오?......]

  황국백은 냉랭히 웃었다.

  [나이 먹은 할머니라고? 허허허! 네놈은 눈을 뜨고도  헛소리를 
하고 있구나! 그녀는......]

  말이 끝나기 전에 방생의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황...... 조심하거라!]

  황국백은 악! 하는 소리를 질렀다.
  깊은 상처를 받은 듯했다.
  영호충은 깜짝 놀랐다.

  (이 할머니는 정말 무서운 무공을 지니고 있구나! 조금 전 방생
대사가 옷소매 바람으로 나무가지를 잘라내는 것을 보니 그의  내
력은 굉장히 강함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할머니는  혼자몸으
로  네 명을 대적하고 있으면서도 선수를 빼앗고 있다.)

  이어서 각월도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방편산이 손에서 벗어
나 멀리 날아갔다. 영호충의 머리 위를 지나 수 장  밖에  떨어졌
다.
  땅바닥에 어른거리는 검은 그림자는 이때는 두  사람이  적어져 
황국백과 각월 두 사람은 없어지고 오로지 방생과 신국량 두 사람
이 그 노파와 대결하고 있었다.
  방생이 말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당신의 손은  정말  악독하구료! 
연속 나의 사질 세 사람을 죽였으니 이 노납은 더 이상 보고만 있
을 수 없소. 별 수 없이 온 힘을 들여 당신과 겨루어볼까하오.]

  그리고 팍팍팍! 하고 급히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방생대사
가 이미 병기를 사용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병기 부딪치는 소
리를 들으니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은 나뭇가지나 몽둥이 같았다.
  영호충은 드 뒤에서 불어오는 경풍이 갈수록 예리하고 사나워짐
을 느꼈다.
  방생대사가 병기를 사용하자 과연 일반 사람과는 달랐다.  전세
는 즉시 뒤바뀌었다.
  영호충은 은은하게 노파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힘이 조금 
달리는 것 같았다.
  방생대사는 말했다.

  [병기를 버리시오! 나 또한 당신을 괴롭히고 싶지 않소. 당신은 
나를 따라 소림사로 가서 방장사형에게 모든 사실을 말하고  방장
사형의 지시에 따르도록 합시다.]

  그 노파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신국량을 향해 몇 초식을가
했다.
  신국량은 막을 수 없자 방생대사가 공격을 막았다. 신국량은 정
신을 가다듬은 다음 또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렇듯 몇차례 겨루자 병기 부딪치는 소리는 점점  완만해졌다. 
그러나 경풍은 갈수록 대단해졌다.
  방생대사가 말했다.

  [당신은 나미 적수가 되지 못하오. 내가 권할 때  빨리  병기를 
버리고 소림사로 갑시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을 
것이며 깊은 외상을 받고 말 것이오.]

  그 노파는 흥! 하는 소리를 냈다. 갑자기 악! 하는  비명소리가 
들려오더니 영호충 뒷덜미에 뜨끈뜨끈한 물방울이 튕겨졌다. 손을 
내밀어 목을 만지니 손바닥에는 핏물이 묻어 있었다.
  방생대사는 또 말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당신은 이미 상처를 입었으니 더
욱 지탱할 수 없을 것이오. 난 지금까지 계속 봐주고 있었으니 그 
점을 똑똑히 알고 계시오.]

  신국량은 노해 말했다.

  [이 여자는 사악한 요녀요! 사숙께선 손을 써 이 요녀를 베어버
리시지요! 그래서 이 세 명의 사제의 복수를 해주십시오!  사악한 
무리와 상대하는데 어찌 자비로움이 있을 수 있겠읍니까?]

  그녀는 호흡은 거칠었고 발걸음은  허우적거렸으며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영호충은 생각했다.

  (할머니가 나와 동행한 것은 애당초 나보고 그녀를  보호해달라
고 하던 것인데 그녀의 몸에 큰 재난이 닥쳤는데 내 어찌  모른체 
할 수 있겠느냐? 비록 방생대사는 덕이 높은 고수이고 그 신씨 성
을 가진 자도 성격이 온화한 사내지만 할머니를 그들의  손에  놔 
둘 수는 없다.)

  싹 하는 소리를 내며 장검을 뽑아들고 낭랑히 외쳤다.

  [방생대사님, 신선배님, 손을 멈추시오! 그렇지 않으면 이 후배
가 실례를 하겠소.]

  신국량은 일갈했다.

  [사악한 무리이니 같이 죽여 없애버립시다!]

  그리고 일검을 영호충을 향해 뻗었다. 영호충은 할머니를  볼까 
염려되어 몸을 돌릴 수가 없자 옆으로 피했다.
  그 노파는 외쳤다.

  [조심하거라!]

  영호충은 살짝 피했으나 신국량의 일검도 그를  따라  비스듬히 
찔러왔다. 갑자기 신국량의 신음소리가 들리더니 몸이 공중에  날
려 영호충의 왼쪽 어깨위로 비스듬히 날으더니 땅바닥에 내뒹굴엇
다. 손과 발이 경련을 일으키더니 즉시 절명하고 말았다.  어느샌
가 그 노파에게 당했던 것이다.
  바로 이때 펑!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노파는 방생대사의 일장
에 맞아 관목숲으로 나뒹굴었다.
  영호충은 깜짝 놀라 외쳤다.

  [할머니! 할머니! 왜 그러시오?]

  그 노파는 관목 숲 속에 쓰러져 낮은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영호충은 그녀가 죽지 않았음을 보고 마음을 놓았다. 그리고 몸을 
돌려서 일검으로 방생을 향해 찔러갔다. 이 일검은 방향과 위치가 
교묘하여 방생은 뒤로 물러서지 않을 수 없었다.
  영호충은 일검을 다시 찔렀다. 방생은 병기를 들어 막았다.  영
호충은 급히 장검을 거두었다. 이미 방생대사와,  얼굴과  얼굴을 
마주쳐 그가 가지고 있는 병기는 알고보니 삼척 정도되는  길이의 
나무 방망이였던 것이다.
  그는 깜짝 놀랐다.

  (정말 생각치 못했다. 그의 병기가 이렇게  짧은  나무방망이라
니! 이 소림 고승의 내력은 극히 강하다. 내가 만약 검술로  그를 
제압하지 못한다면 할머니를 구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그는 즉시 위로 일검을 찌르고 아랫쪽을 일검을 찌르고  순식간
에 위 아래로 찔렀다. 이 모두가 풍청양에게 전수받은 검초였다.
  방생대사는 갑자기 얼굴색이 크게 변하더니 말했다.

  [넌...... 넌......]

  영호충은 감히 동작을 멈출 수 없었다. 자기는  약간의  내공도 
남아 있지 않으니 조금의 빈틈이라도 보여  상대방이  쳐들어오면 
자기는 틀림없이 절명할 것이고 그 노파도 그에게 잡혀간  소림사
에서 죽을 것이다. 그는 독고구검의 여러가지 오묘한 초식을 있는 
힘을 다하여 하나씩 펼쳐냈다.
  이 독고구검은 정묘하기 이를데 없었다. 영호충은 이미  내공이 
소실되고 검법 중의 정묘한 점을 아직 확연히 깨닫지는  못했으나 
그의 검법은 이미 방생대사를 끊임없이 물러서게 만들었다.  영호
충은 가슴에서 뜨거운 피가 끓어오름을 느끼자 손과 팔의 힘이 없
어져 손을 움직일 수 없고 사용하는 초식도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
졌다.
  방생은 메몰차게 말했다.

  [검을 치워라!]

  그리고 왼손으로 장력을 뻗어 영호충의 가슴을 향해 뻗어왔다.
  영호충은 이때 정신이 없엇고 힘없이 일검을  내리쳤으나  검은 
중도에서 아래로 내려왔다. 힘이 없이 일검을 방생대사에게  뻗으
니 방생대사의 왼손 장력이 뻗어와 그의 가슴을 쳤다. 그는  자직 
경력을 거두지 않고 물었다.

[너의 이 독고구검......]

  바로 이때 영호충의 뾰족한 장검끝이 그의 가슴을 찔렀다.
  영호충은 이 소림고승을 내심 존경했으므로 검끝이 상대방의 피
부에 닿으려고 할 때 손을 빼 검을 거두었다. 그는 뒤로 검을  뺄
때 힘을 너무 써 몸이 튕겨져 나갔으며 땅바닥에 나뒹굴며 입에서 
선혈을 뿜어냈다.
  방생대사는 가슴에 상처난 곳을 누르더니 웃음을  지으며  말했
다.

  [좋은 검법이오! 소협께서 만약 검을 거두지 않았다면 이  노승
의 생명은 벌써 없어졌을 것이오.]

  그는 결코 자기가 장력을 쓰지 않았음을 말하지 않고  이  말을 
한 다음 계속해 기침을 해댔다.
  영호충은 급히 검을 빼내었지만 장검은 그를 약간 찔렀던  것이
다.
  영호충은 말했다.

  [죄송...... 죄송합니다 선배님.]

  

반응형

'책,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용 소오강호6  (0) 2023.02.19
김용 소오강호5  (0) 2023.02.18
김용 소오강호3  (0) 2023.02.18
김용 소오강호2  (0) 2023.02.18
김용 소오강호1  (0) 2023.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