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편집자들의 특별한 ‘책보기’ 기술을 통해 예비저자들이 강점 콘텐츠를 발굴하고, 참신한
기획을 할 수 있도록 책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활용도 높은 방법을 담고 있다.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책을 쓰고 싶은 저자라면, 내 이름 석 자가 박힌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 저자라
면 짧은 시간 내에 다수의 책을 빠르게 파악하는 편집자들의 ‘책보기’ 기술을 훔쳐라! 그 기술만
숙지한다면 저자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 Short Summary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했으나 거절당해 본 경험이 있다면 ‘도대체 뭐가 문제지?’란 생각을 한 번쯤 해
보았을 것이다. 도무지 열리지 않을 것 같은 단단한 출판사의 문. 그 문을 두드리려면 예비저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 수백 권의 책을 만들고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기획한 출판계 현업 편집자들이
있다. 하루에도 수십 편의 투고 원고를 보는 편집자들은 예비저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쩌면 당신
의 원고가 아닌, ‘기획’이 잘못된 것이라고.
그렇다면 한 해에도 수십 권의 책을 만드는 편집자들은 어떻게 기획할까? 편집자들은 책을 읽지 않고
보는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얻는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본다’는 말이다. 편집자들은 책의
표지글부터 저자 소개, 머리말, 목차 등 ‘책의 핵심을 빠르게 훑어보는 방식’을 통해 대중의 필요와 욕
구를 파악하고, 다른 저자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어떻게 정리하는지 관찰함으로써 차별화된 기획을 탄
생시킨다.
이 책은 편집자들의 특별한 ‘책보기’ 기술을 통해 예비저자들이 강점 콘텐츠를 발굴하고, 참신한 기획
을 할 수 있도록 책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활용도 높은 방법을 담고 있다. 독자들에게 사랑받
는 책을 쓰고 싶은 저자라면, 내 이름 석 자가 박힌 책 한 권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 저자라면 짧은 시
간 내에 다수의 책을 빠르게 파악하는 편집자들의 ‘책보기’ 기술을 훔쳐라! 그 기술만 숙지한다면 저자
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 차례
프롤로그
내 원고는 왜 거절당하는 걸까?
책의 잉태부터 탄생까지 동행하는 사람, 편집자
편집자들은 책을 읽지 않고 ‘본다’
Chapter 1. 책을 보다_ 차별화된 기획을 위한 편집자들의 책 관찰법
-2–
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눈앞에 있는 책 한 권, 어떻게 볼까?
콘텐츠를 압축하는 한 줄 정의_제목
제삼자가 나와 내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_추천사
대중에게 나를 어떻게 소개할까?_저자소개
출판사 정보를 알고 싶다면_판권지
책 사용설명서_머리말
킬러 콘텐츠가 보이는가?_목차
첫눈에 반하게 하려면_챕터1의 첫 번째 원고
저자의 매력이 스며들어 있는가?_본문
독자 입장에서 ‘매력적이고 참신하다’는 말의 의미
Chapter 2. 책을 쓰다_ 책쓰기의 핵심 살펴보기
책이 안 팔리는 세상, 그래도 책을 써야 하는 이유
참신하고 차별화된 콘셉트, 어떻게 찾을까?
내 책을 읽어 줄 독자는 누구일까?
목차를 잘 짤수록 원고 쓰기가 쉬워진다
원고를 잘 쓰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대화체를 살리면 ‘읽는 맛’이 좋아진다
재미있는 원고를 쓰고 싶다면 ‘독자의 생각’을 맞춰라
‘표절’과 ‘참고’는 다르다
내 책에 맞는 출판사, 어딘가에 있겠지?
저자와의 미팅 때 출판사가 꼭 물어보는 질문들
Chapter 3. 알아두면 유용한 책읽기 기술_ 책읽기 실력을 한 단계 상승시켜 주는 기술
정독, 속독, 다독, 통독… 무엇이 정답일까?
하루 한 페이지, 책읽기 습관
어렵고 불편한 책 정복하기
함께 읽는 것도 방법이다
밑줄, 플래그잇을 활용하여 읽기
읽기와 쓰기를 도와주는 메모
책을 가장 느리게 읽는 방법, 필사
서평으로 다지는 읽기와 쓰기
에필로그
-3–
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박보영, 김효선 지음
예미 / 2020년 3월 / 260쪽 / 15,000원
Chapter 1. 책을 보다_ 차별화된 기획을 위한 편집자들의 책 관찰법
눈앞에 있는 책 한 권, 어떻게 볼까?
책을 쓰고 싶은 예비저자라면 책을 잘 읽어야 한다. 독자 입장이 아닌, 콘텐츠를 개발하는 개발자 입
장에서 책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콘텐츠 개발자의 입장에서 이미 시장에 나온 상품(기존 도서들)을
연구하는 건 필수이며,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책들을 분석하여 내 책의 차별점을 만드는 데 활용해야
한다. 정독의 방식이 아니라 차별화된 기획을 위하여 책을 살펴보는 방식의 책읽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말하는 책읽기는 일반적인 의미의 독서가 아니라, ‘책보기’, ‘책 관찰’이다. 책의 표지
부터 본문에 이르기까지 각 구성요소를 살펴보면서 기존의 저자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어떤 식으로 한
줄 정리를 해냈는지, 자신에 대한 소개는 어떻게 했는지, 자신의 강점 콘텐츠를 어떻게 목차와 본문
속에서 표현해 냈는지 등을 알아보는 것이다. 이러한 관찰을 통해 대중이 좋아하는 기획, 대중에게 잘
팔린 나의 콘텐츠를 발굴하는 방법을 알 수 있다.
표지글, 책의 핵심 콘셉트를 표현한다: 눈앞에 책 한 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무엇부터 보면 좋을
까? 가장 먼저 볼 것은 표지이다. 먼저 표지의 구조를 살펴보자. 표지 디자이너는 펼침면으로 표지를
디자인하는데, 가장 먼저 디자인하는 부분은 앞표지이다. 일반적으로 여기에는 책 제목, 부제, 카피,
저자 이름, 출판사가 들어간다.
앞표지는 독자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책의 얼굴’인 만큼 그 책의 핵심 콘셉트를 가장 매력적이면서도
압축적으로 정리해 놓은 글이 담겨 있다. 편집자들은 온 정성과 열의를 다해 이 글들을 작성한다. 즉,
표지만 살펴봐도 이 책을 쓴 저자가 어떤 콘텐츠를 갖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예비저자들은 자신
의 강점 콘텐츠가 잘 드러나는 기획을 해야 하고 독자들은 표지글에서부터 이를 알아볼 수 있다. 책의
표지글을 꼼꼼하게 살펴본 후 그 책의 핵심 콘셉트를 정확하게 파악하였다면 그 책의 기획이 잘 되었
다고 봐도 무방하다.
편집자들은 책 제목과 부제가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만든다. 예컨대 2019년 교보문고 종합 베
스트 7위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은, 책 제목-아주 작은 습관의 힘, 부제-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
들어지는가 이다. 이 책은 일반적으로 독자들이 원하는 희망,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최고의 변화)를 부
제를 통해 질문하고, 제목을 통해 답하고 있다. 조화가 잘 맞는 형태이다.
책 제목이 키워드인 경우, 부제는 이를 설명하는 문장으로 작성하기도 한다. 『초격자』는 책 제목-초
격자, 부제-넘볼 수 있는 차이를 만드는 격 이다. 부제가 초격자라는 단어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 역시 조화가 잘 맞는다. 키워드 형태의 제목은 저자의 퍼스널 브랜딩에 유리하지만, 키워드 형태의
스타일에 따라 독자들의 반응이 달라진다는 점은 유의하는 게 좋다.
예비저자들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책 분야의 도서들을 살펴보고 책 제목과 부제의 형태를 연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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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자신의 콘텐츠를 이러한 구조로 표현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 이 글이 매력적일수록 대중은 저자
와 그 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책 제목과 부제는 출판 단계에서 편집자들이 주도적으로 작성
하긴 하지만, 저자 스스로 자기 콘텐츠를 표현하는 글을 작성할 수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하다.
카피는 독자들에게 이 책을 읽고 싶고 사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으
며, 앞뒤 표지, 띠지 등에 자리한다. 책의 핵심 콘텐츠를 좀 더 풀어서 설명하는 방식도 있고, ‘OO분야
스타강사’, ‘100만 직장인들이 열광한’처럼 저자가 굉장히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전문가임을 보여 주
는 방식도 있다. 시중에 출간된 도서들의 앞뒤 표지에서 저자의 전문성, 대중적 인지도, SNS 활동 등
이 어떤 글로 표현되어 있는지를 살펴보자. 이러한 관찰을 꾸준히 해야 자신을 대중에게 홍보하는 카
피를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
독자 입장에서 ‘매력적이고 참신하다’는 말의 의미
누구나 독자들이 즐거워하고 꼭 필요로 하는 책을 쓰고 싶어 한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쓸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은 결국 저자에게 있다. 다른 책들과 좀 달라 보이고 매력적이고 신선한 맛이 있는 책, 이
런 책을 쓸 수 있는 해법은 저자가 가지고 있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진솔하게 풀어내고 그걸 깊
이 있게 성찰하여 나온 메시지나 솔루션에서 독자들은 매력을 느끼게 된다.
매력적이고 참신한 콘텐츠의 조건 ① 경험하지 못한 걸 알려 주기: 『저 청소일 하는데요?』의 저자는
27세에 청소일을 시작했다. 대개 청소일은 연세가 있는 분이나 은퇴자들이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저자는 젊은 나이에 청소일을 시작한 것이다. ‘진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그림 그리는 5년차 청소부의
이야기’라는 소개글을 보면서, 독자들은 내가 미처 경험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는 저자에 대한 강렬한
호기심을 느끼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도 품게 된다.
책을 쓰고 싶은 예비저자라면 ‘이런 게 책을 쓸 거리가 될까?’라고 섣불리 속단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지금까지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면서 남다르고 독특했던 것들이 있는지를 찾아보면 되니까.
매력적이고 참신한 콘텐츠의 조건 ② 소시민의 입장을 대변하기: “누가 내 마음을 알아주겠나!” 이런
한탄 한 번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 마음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산다고 생각
하겠지만, 이런 소시민의 입장을 대변하여 사랑받는 책들이 있다.
『을의 철학』은 판매/영업일을 하며 비정규직으로 살았고 금융 사기마저 당해 궁지에 몰렸던 저자가,
철학으로 눈을 돌리면서 깨닫게 된 것들을 담아낸 책이다. 보통의 철학서들처럼 철학의 기본 개념을
짚어 주는 형태였다면 큰 주목을 받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을’의 입장에서 철학을 다룸으로써 이 사
회의 절대 다수인 을들이 주목하는 책이 되었다. 투고 당시 무명임에도 여러 출판사들의 러브콜을 받
은 이유도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네 보통 사람이 가진 고민을 다루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소개글 중 ‘저자가 성산대교 대신 도서관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 이야기를 만날 수 없었
을지 모른다’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매력적이고 참신한 콘텐츠의 조건 ③ 그동안 미뤘던 걸 하게 도와주기: 좋은 줄 알지만 습관을 바꾸기
힘들어서 혹은 게으름 때문에 못하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운동일 것이다. 『나는 오늘 모리셔
스의 바닷가를 달린다』는 달리기를 통해 인생의 방향을 전환한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달리기에
대한 실용적 정보뿐 아니라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모습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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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매력과 참신함은 저자가 제시하는 거대한 학문적 배경이나 메시지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그 주제와
관련된 저자의 경험, 그 경험 속에 들어 있는 소소한 솔루션에 있다. 자신이 어떤 문제가 있고 그걸 극
복하기 위해 실행했던 자신만의 방법이 강점 콘텐츠이자 노하우인 것이다.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깊이
탐구하여 노하우를 정리해 낼수록 독자들은 그 콘텐츠를 매력적이고 참신하다고 판단한다. 그래서 저
자에게는 자신의 경험에 대한 탐구가 필수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Chapter 2. 책을 쓰다_ 책쓰기의 핵심 살펴보기
책이 안 팔리는 세상, 그래도 책을 써야 하는 이유
“책은 너무 안 팔리는데 출판사에 투고하는 사람은 넘쳐 나네요.” 모 출판사와의 기획 미팅 자리에서
회사 대표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맞는 말이다. 2017년 우리나라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8.3권에
불과하다. 2015년보다 0.8권 줄어든 수치인데, 성인의 독서량은 2007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 추세라고
한다.
반면에 신간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2017년 한 해에만 53,795종의 신간이
발행됐다. 아동도서(6,698종), 학습참고용 도서(1,203종)를 제외해도 4만 5천여 종이 된다. 책이 지독
히도 안 팔리는 나라에서 신간은 쏟아지고, 책을 쓰겠다는 사람이 넘쳐 나고 있다. 왜 그럴까? 이런
현실에서도 정말 책을 써야 하는 걸까?
‘내가 바로 전문가’임을 입증하는 책쓰기: 우리나라의 책쓰기 열풍은 아무 이유가 없는 게 아니다. 백
세 시대가 되어 신체 수명이 길어졌는데 직업 수명은 짧아졌다. 아무리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
에 들어가도 경쟁이 치열하고 40대에 들어서면 언제든 밀려나 회사를 나가게 될까 봐 노심초사한다.
그래서 자신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책만큼 그 사람의 전문성을 입증하는 데 유용한 수단은 없다. 즉,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수단으로서의
책쓰기’가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에 대한 열망이 사람들을
책쓰기로 향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책을 쓰면 무조건 출판할 수 있는 걸까? 출판은 자비출판과 상업출판, 두 종류가 있는데, 전자
는 저자가 출판 비용 전부를 부담하는 것이고, 후자는 출판사에게 출판비용(전부 혹은 일부)를 부담하
는 것이다. 수많은 저자들이 도전하고 싶어 하는 건 대개 상업출판인데, 사실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독자들이 1~2만 원 정도의 책값을 기꺼이 지불할 만한 콘텐츠여야 출판사가 관심 있어 한다. 기획이
참신하고 원고의 구성이 탄탄해야 한다.
2,000~3,000부의 초판만 팔겠다고 출판하는 출판사는 없다. 초판만 팔아서는 출판사는 남는 게 없기
때문인데, 최소한 그 이상이 팔릴 거라고 자신할 수 있는 콘텐츠여야 출판하겠다고 결심할 수 있다.
출판사는 책을 팔아서 먹고 사는 곳이니 당연히 출판 결정이 까다롭지 않을까. 직업적으로 자신의 전
문성과 공신력을 강화하고 싶은 분이라면 책쓰기에 도전할 만하지만, 반드시 상업출판의 관문을 뛰어
넘을 수 있도록 좋은 기획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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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모든 사람이 책 쓸 필요 없지만, ‘책쓰기 기술’은 모두에게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책쓰기 열풍이 필요에
의해 탄생했지만, 걱정스러운 점이 있다. 모든 사람이 책을 써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 때문이다. 오랫동
안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목적성이 뚜렷한 사람이 책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순
수 문학, 인문 등의 영역이 아닌 ‘수단으로서의 책쓰기’, ‘실용적인 책쓰기’ 차원임을 전제함). 그렇지
않은 사람까지 책을 쓸 필요는 없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저자가 되어야 할 이유가 어디 있을까.
다만, 모든 사람들이 책쓰기 기술을 아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책을 쓸 필요는 없다면서
책을 쓰는 기술은 모두 알아야 한다? 말장난을 하자는 건 결코 아니다. 책을 쓰는 기술이 우리가 살아
가는 데 있어 매우 필요하고 유용하기 때문이다. 책을 쓰는 기술이란 게 대체 무엇이기에 그런 걸까?
편집자로서 생각하는 ‘책을 쓰는 데 필요한 기술’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 자신의 콘텐츠를 발견하는
기술이다. 두 번째는 자신의 콘텐츠를 제삼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고 매력적으로 다듬어 표현하는 기
술인데, 여기에는 문장력과 원고 구성력이 포함된다.
하나씩 짚어 보자. 책을 쓰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자신의 내면에 있는 강점 콘텐츠를 발견하는 것
이다. 그것도 내가 아닌 제삼자의 눈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책은 상업적인 가치가 있
어야 잘 팔리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살 만한 가치를 내게서 발견하는 것이다.
그것을 발견한 다음에 콘텐츠를 잘 정리해 보자. 다채로운 경험담과 솔루션을 연결하여 정리한다면 더
욱 좋다. 이렇게 정리해 낸다면 이를 바탕으로 책을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뭐든 할 수 있다. 강의,
컨설팅, 창업 등등 다 가능하다. 우리는 이지성 저자, 채사장 저자 등 여러 베스트셀러 저자들을 통해
자기 강점 콘텐츠를 찾은 사람들이 어떤 발전을 이룩하는지 충분히 확인해 왔다.
책을 쓰는 작업은 자신의 강점 콘텐츠를 탐구하고 발견하게 해 준다. 저자의 강점 콘텐츠가 담긴 책은
그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담보해 주는 훌륭한 증거가 된다. 그러니 ‘뭐가 됐든 책 한 권 쓰면 되지’라
는 식의 책쓰기를 시도하지 않았으면 한다. 단지 출간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대학에 들어가고 대기업
에 입사하면 인생 목표가 달성된 것처럼 생각하는 것과 같다. 그런 책은 저자, 독자, 누구에게도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제, ‘책을 쓰는 데 필요한 기술’ 두 번째를 알아보자. 내가 아무리 강점 콘텐츠를 갖고 있어도 밖으로
드러내 표현할 수 없다면 소용이 없다. 자신의 콘텐츠를 제삼자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다듬고 포장하는
표현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 표현력은 곧 문장력과 구상력을 말한다. 문장력은 한 문장 한 문장을 유
려하게 쓰는 능력이고, 구성력은 글의 흐름을 잘 짜는 능력이다. 글 쓰는 능력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
이 다양한 이론을 제시하는데, 이 책에서는 이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원고를 읽다 보면 가끔 알아볼 수 없는 글을 발견할 때가 있다. 책은 다른 사람이 읽는 것이라 나만
알아봐도 되는 일기처럼 쓰면 안 된다. 제삼자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고 흥미로워야 한다.
문장 하나하나가 이해하기 쉽고 정확하게 표현되고, 전체적인 구조가 글의 핵심에 맞춰 잘 짜여 있어
야 한다. 어떻게 하면 문장력과 구성력을 잘 갖출 수 있을까? 왕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쓰는 게 답이다.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 필사를 하는 사람도 많은데, 필사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문장이 좋고 글 구조가 좋은 책을 골라 꾸준히 필사하면 필력을 키우는 데 많은 도
움이 된다.
목차를 잘 짤수록 원고 쓰기가 쉬워진다
-7–
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책을 쓰는 예비저자들은 ‘세 개의 산’을 만든다. 첫 번째 ‘주제 정하기’라는 산, 두 번째 ‘목차 만들기’,
세 번째는 ‘원고 쓰기’라는 산이다. 고민을 거듭해 주제를 잡고 나면 그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이 목차를
만드는 것이다. 목차 구성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기존의 책들을 분석하면서 내 콘텐츠를 대입해 본다
면 잘 만들 수 있다. 저자가 목차를 잘 짜면 이후 원고 집필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여기서 ‘잘 짠다’는
의미는 단지 보기 좋게 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내용으로 원고를 구성할지 꼼꼼하게 계획하여 기록
하는 걸 말한다. 대개 목차를 짤 때 챕터 제목과 꼭지 제목을 한 줄씩 쓰지만, 그렇게 끝내지 말고 챕
터, 꼭지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는 것이다.
목차 원고를 통해 책을 어떻게 쓸 것인지를 잘 계획하면 원고 작업도 계획적으로 굴러가게 된다. 하지
만 다른 책들을 참고해 그럴듯한 꼭지 제목을 나열해서 대충 목차를 만들면, 원고가 논리적으로 흘러
가지 않거나 같은 개념이 반복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원고를 쓰기 전에 요약본을 작성하면
원고가 없어도 책의 주요 내용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요약본을 기획안에 담는다
면 편집자들이 아이템을 파악하기에 좀 더 편할 것이다. 저자 역시 구체적인 계획하에 원고를 집필하
는 거니 좀 더 빨리, 실수를 줄이면서, 잘 쓸 수 있다.
독자를 끌어당기는 콘텐츠를 만드는 질문 - 왜(WHY), 무엇(WHAT), 어떻게(HOW): 자신의 콘텐츠를
남들과 차별화된 내용으로 만들 수 있는 열쇠가 있다. 바로 ‘질문하기’인데, 책을 쓰기 위한 이야깃거
리(사례)를 정리하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여러 방향으로 질문을 던져 보는 것이다.
<예시 - 자기계발 분야 대화법 책을 쓰고 싶은 저자의 이야깃거리>
A는 목소리가 작은 편이라 회사 팀 미팅 때마다 문제가 됐다. 이런 일도 있었다. A가 말한 의견을 사
람들이 못 들었는데, 팀원 B가 홀로 듣고 그걸 자기 아이디어인 양 말해서 칭찬을 받은 것이다. A는
너무 화가 났지만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Q. A는 왜(WHY) 아무 말도 하지 못했는가?
A. 사람들이 내 말을 들어줄까 싶기도 하고 자신이 없었다.
Q. A는 평소 자신감이 부족한 편인가?
A. 그렇다. 나서기도 두렵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주목하면 위축된다.
Q. A는 무엇(WHAT), 때문에 자신감이 부족하게 된 걸까?
A. 내성적인 성격을 타고난 데다, 어릴 때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Q. A가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HOW) 하면 좋을까?
A. 마음의 문제가 있고, 표현상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남
들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표현 방법을 배우면 좋을 것이다.
만약 이처럼 이야깃거리(사례)를 파고들지 않는다면, ‘A는 억울한 상황에서 참지 말고 말해야 한다’라
는 단순한 메시지를 도출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왜(WHY), 무엇(WHAT), 어떻게(HOW) 이 세 가지를
시의적절하게 질문하면 이야기의 주인공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 보고 그에 맞
는 해결책을 도출해 낼 수 있다. 이런 내용을 반영하여 목차를 짜면 독자들이 보기에 훨씬 흥미로운
내용이 될 것이다. 왜(WHY), 무엇(WHAT), 어떻게(HOW)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
각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이 세 가지를 질문하는 습관을 통해 깊이 있는 통찰과 개성이 묻어난 솔루
션을 발굴하여 목차에 잘 반영해야 한다.
-8–
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원고를 잘 쓰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
원고 쓰기는 저자로서 넘어야 하는 마지막 산이다. 기획부터 출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단계이다. 여기서는 예비저자가 원고 집필 시 꼭 알아야 하는 사항을 몇 가지 짚도록
하겠다.
예비저자들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원고 쓰는 기간을 얼마나 잡으면 될까요?”라는 것이다. 이건
저자마다 천차만별이라 딱 부러지게 정의하긴 어렵지만, 기획부터 출간까지 1년이라고 가정했을 때 초
고는 3~4개월 안에 쓰면 매우 좋다. 여기에 1개월의 퇴고 기간을 더해 최대 5개월이면 꽤 훌륭한 일
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퇴고를 잘해서 출판사에 송고하더라도, 출판사에서 다시 원고 수정 보완
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기획 단계 2개월, 초고 집필 단계 5개월, 출판사의 원고 검
토ㆍ편집ㆍ제작 단계 5개월, 이렇게 가늠하면 총 작업 기간 1년이 된다.
어떻게 쓸까?: “막상 쓰려고 하니까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얀 백지를 앞에 두고 두려워하는
예비저자들에게 경험 많은 저자들은 이렇게 조언한다. “일단 막 쓰세요.” 편집자로서 이 조언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일단 써야 원고가 만들어진다는 차원에서는 맞지만, 그렇다고 막 쓰면
초고 상태가 좋지 않아 나중에 퇴고나 수정, 보완 단계에서 재집필 수준으로 다시 써야 해서 너무 힘
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고라 해도 기승전결을 잡고 원고에 꼭 들어가야 할 요소를 넣어서 써야 나중에 원고를 다 뜯
어고치는 사태를 맞닥뜨리지 않게 된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매 꼭지마다 ‘이야깃거리 + 메시지/정
보’를 설계해서 써야 한다. 한 문장 한 문장을 완성도 있게 다듬는 것은 수정, 보완 작업 때 해도 되지
만, 필수 요소가 없거나 기승전결이 무너진 상태는 수정, 보완이 아닌 재집필을 통해서나 바로잡을 수
있다. 편집자가 원고를 검토하고 “저자가 무엇을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혹은 “원고를 읽기가 힘
드네요” 등의 평가를 하는 건 대개 독자에게 전해 줄 메시지/정보를 찾지 못했거나, 기승전결이 무너
진 경우에 해당한다.
목차 요약본을 강조했던 이유가 이 때문이다. 초고를 쓰기 전에 초고에 대한 섬세한 계획을 세워야 기
본적인 완성도를 갖춘 원고가 나온다. 초고의 완성도가 떨어질수록 수정, 보완 작업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서 전체 작업 일정이 길어진다. 일단 쓰되, 막 쓰지는 말아야 한다.
얼마나 쓸까?: 이 책은 실용적인 지식/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성인 단행본을 다루고 있으니 그 기
준으로 말하면, A4용지 100페이지를 기준으로 작성하면 된다. 이 정도 분량이면 판형에 따라 다르지만
신국판(152*225) 기준으로 230~250페이지 정도 나온다. 여기에 머리말, 추천사, 판권지, 목차, 도비
라(약표제, 속표지) 등 약 10페이지를 더하면 책 전체 페이지를 가늠할 수 있다.
A4용지 100페이지는 200자 원고지 800매 정도이다. 원고 분량을 계산할 때 편집자들은 200장 원고
지를 기준으로 하는데, 그게 정확해서 그렇다. 그렇다고 원고지에 쓰라는 건 아니고 한글 프로그램이
나 워드 프로그램으로 작성하면 된다. 원고를 다 쓴 후 100자 원고지 분량을 알고 싶다면 원고 전체를
복사해서 한글 프로그램에 옮겨 붙인다. 그런 다음 상단의 파일 메뉴에서 ‘문서 정보’를 클릭하면 ‘문
서 통계’가 나오고, 그걸 클릭하면 200자 원고지 분량을 알 수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언제 쓸까?: “매일 한 꼭지씩 쓰려고요. 그러면 두 달이면 쓰지 않겠어요?” 집필 작업에 들어가는 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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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저자들의 의욕은 충만하다. 매일 꼬박꼬박 쓰겠다고 결심하지만, 본업에 충실하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
어 책을 써야 하는 현실에서 매일 한 꼭지는 쉬운 목표가 아니다. 다수의 저자들의 경험담 그리고 편
집자의 경험을 합쳐서 정리한 ‘현실적인 목표’는 이틀에 한 꼭지 혹은 일주일에 2~3꼭지이다. 이틀에
한 꼭지를 쓴다면 1개월에 8꼭지, 2개월에 16꼭지, 3개월에 24꼭지, 4개월에 32꼭지가 된다. 대개 단
행본 1권을 위해 30~40꼭지가 필요한 것을 감안하면, 초고를 집필하기 시작해서 3~4개월 만에 다 쓴
다면 괜찮은 일정이라 볼 수 있다.
저자들이 책을 쓰는 시간은 이른 새벽 혹은 늦은 밤 그리고 주말이다. 하루 일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시간대에 쓰는 것이다. 본업 외의 스케줄은 줄이고 책쓰기에 집중해야 한다. 본업을 하면서 친구 만나
고 행사 참석하고, 하고 싶은 일 다 하면서 책까지 빨리 쓰는 건 불가능하다.
누구의 눈높이에 맞출까?: 일반적으로 대중을 상대로 한 창작물의 소비자 기준은 ‘중졸 이상의 학력자’
이다. 전문가들이 자신의 입장에서 쉽다고 해도 우리 입장에서는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최대한 말하
듯 친절하게 풀어 쓰고, 어려운 전문 용어와 개념의 의미 풀이를 달아주는 게 좋다.
문장을 쓰다 보면 자꾸 꼬여서 어려워진다고 고민하는 예비저자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라면 단문 쓰기
를 생활화하기를 추천한다. 단문이란 주어 1개, 서술어 1개로 되어 있는 문장을 말하는데, 이렇게 글
을 작성하면 독자들에게 간결하고 명확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좋은 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론이 있지만 독자의 눈으로 읽었을 때 쉽게 읽히고 바로 이해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바로 ‘내 눈’을 기준으로 삼으면 된다. 독자로서의 내가 읽기 쉽고 의
미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면 되는 거다. 의미가 불분명한 글은 실용서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Chapter 3. 알아두면 유용한 책읽기 기술_ 책읽기 실력을 한 단계 상승시켜 주는 기술
어렵고 불편한 책 정복하기
독서 습관은 하루아침에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독서의 산물이다. 하루 이틀 100미터 달리기를
한다고 금세 42.195km의 마라톤을 완주할 수 없는 것처럼 독서 역시 꾸준하게 반복하여 습관을 길러
주는 것이 좋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꾸준함과 반복적인 노력으로 성취를 얻기보다 적은 노
력으로 큰 효과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어렵고 불편한 책은 외면하고 쉽고 예쁘고 가벼운 책만을 선호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생각의 크기는 어렵고 불편한 책을 읽을
때 훨씬 커지고 넓어진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어렵고 불편해도 읽어야 하는 이유: 왜 우리는 어렵고 불편한 책을 읽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먼저 어렵고 불편한 책의 정의를 내려야 할 것 같다. 내 기준에서 ‘읽기 어렵고 불편한 책’
은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 번째로 두꺼워서 읽기 전부터 한숨이 나오는 책으로, 『서양철학사』와 같이 1,000페이지에 육박하
는 도서이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양철학의 지평을 넓힌 세기의 고전이라는 찬사를 받는 책이지만 그
찬사를 내가 체감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두께다. 두께만큼 사람을 책에서 한 발짝 멀어지게 하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압박감이 느껴져 사 놓고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 대표적인 책 중 하나다.
다음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도서이다. 대표적으로 『에티카』나 『존재와 시간』 같은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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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분명 한글로 번역된 것은 분명한데 내가 무엇을 읽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한 페이지를 30번을 반복해
서 읽어도 이해할 수 없어서 난감하다. 마지막으로 내가 생각하는 읽기 어렵고 불편한 책은 쉽사리 대
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나의 사상과 도덕성, 살아온 가치에 따라 답이 달라
질 수 있거나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정확한 답을 내릴 수 없어 고민하게 만드는 문제들을 다
룬 책 말이다. 예를 들어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다룬 에피소드 ‘경로를 이탈한 전차’ 이야기를 해 보
자.
눈앞에 철로를 고치고 있는 인부 5명과 탈선 경로 철로에서 수리하고 있는 인부 한 명이 있을 때, 전
철을 멈출 수 없는 상황이라면 원래의 철로를 달려 인부 다섯 명을 죽일 것인가, 아니면 탈선을 해 한
명의 인부를 죽일 것인가란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다룬
책들 말이다. 다수의 행복을 위해 한 사람을 희생해야 하는 것이 옳은지, 아니면 순리에 따르는 것이
옳은지 쉽게 내릴 수 없는 질문과 마주할 때 우리는 어렵고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분명 이러한 질문은 일어나지 않은 일로 우리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머리를 아프게 만든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때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처럼, 책을 읽으며 질문을 자
신에게 던지고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자신만의 기준과 잣대를 만들어 나갈 수 있고,
답을 찾는 훈련을 거듭하면서 비판적이고 논리적이면서도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익히게 된다.
읽기와 쓰기를 도와주는 메모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메모’: 책을 열심히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가 읽은
책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경험을 해 본 적 있을 것이다. 나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게 아닌 이상
눈으로 보고 읽어 내려간 책은 대부분 잊혀지기 마련이다.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르면,
인간은 한 번 외운 것을 반복하지 않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빠르게 잊어버린다고 한다. 공부를 하고 10
분이 지나지 않아 공부한 내용을 까먹기 시작해 하루가 지나면 70%를, 한 달이 지나면 80% 이상을
까먹는다고 하니 중요한 내용을 잊지 않기 위해서는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내가 보고 느낀 내
용을 글로 옮겨 적지 않으면 책을 읽을 때 느꼈던 생생한 감정은 금방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
메모의 또 하나의 큰 장점은 글을 쓰게 해 준다는 점이다. 책에 밑줄을 그으면서 새로 떠오른 아이디
어를 적는 것, 책을 읽으면서 기억하고 싶은 핵심 내용을 포스트잇에 옮겨 적는 것, 책 내용을 따로 정
리해서 보관해 두기 위해 독서노트를 만들거나 컴퓨터에 따로 파일을 만들어 모아 놓는 것 모두 메모
에 해당한다. 메모의 내용은 무엇이든 상관없다.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저자의 메시지, 내 삶에 적용
시키면 좋은 것들,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것, 새로 알게 된(배운) 것 등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이라
면 모두 메모라는 이름으로 적어 두면 나중에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여기서 피와 살이란 결국 내
가 책을 쓸 때 활용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 될 것이란 뜻과 같다.
포스트잇 활용하기: 삼색 볼펜과 삼색 형광펜 혹은 플래그잇을 활용하며 독서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이나 아이디어, 혹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는다. 이럴 때 책의
네 귀퉁이를 활용하여 간단하게 생각을 적어 두기도 하지만, 책의 내용을 정리할 땐 공간이 비좁다 여
겨질 때가 많다. 이럴 때 포스트잇을 활용한다면 편리하게 내용을 정리하고 간편하게 원하는 위치에
정리한 내용을 옮길 수 있다.
포스트잇의 크기는 다양하지만 흔히 사용하는 76X76은 손바닥만 한 크기이기 때문에 많은 내용을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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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리할 수 없다. 이때 한 꼭지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이상적인데, 꼭지의 제목 혹은 주제를 적고,
그에 대해 간단하게 내용을 정리한 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한 줄로 정리한다면 나중에 시간
이 지나 해당 포스트잇만 보더라도 어떤 내용인지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본문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
후 저자가 제시하는 솔루션을 한 줄로 적은 뒤에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겠다.
수첩 활용하기: 책에 직접 메모를 하거나 포스트잇으로 내용을 정리한 후 해당 페이지나 책에 붙여 두
게 되면 책을 펼쳤을 때 내용을 상기시키거나 밑줄 친 내용과 함께 확인하기는 편하지만, 한꺼번에 모
아서 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때 좋아하는 노트에 책 제목과 저자, 출판사와 함께 인상 깊거나 기
억하고 싶은 문장/문단에 페이지를 적어 옮긴다. 인상 깊은 구절을 눈에 익히는 데서 그치지 않고 손
으로 베껴 적는 행위를 통해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새길 수 있다. 해당 문장을 옮겨 적은 후에 떠오
른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함께 적는다면 책 내용과 내 생각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으니 편리하다. 책
을 읽고 나서 메모를 하는 이유는 내 손으로 직접 책 내용을 정리하고 문장을 옮겨 적는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짧은 글쓰기 연습이 될 수 있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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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처럼 책을 보고 책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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