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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리뷰,

신곡 (지옥편) [단테]

by Casey,Riley 2023.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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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테의 신곡-지옥편"에 한하여

 한 꿈의 기록이다. 교회의 첨탑이 보이고, 흑백의 영상으로 가족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한 의로
운 목사가 서글픈 설교를 한 것 같다. 곧 화면은 전환되었다.  마치 게임 '디아블로'를 연상시키듯
이 황량한 공간이 펼쳐지고 그곳은 흡혈귀의 도성, 즉 지옥이 되었다. 거기에 한 방랑하는 여인이 
나타났다. 아무런 무기도 없이 방어구도 없이 그리고, 마법의 도움도 없이 그 위험한 지역을 방랑
하는 것이다. 그 여인의 슬픈 표정이 나를 끌어당겼다. 곧 그 여자는 한 가지의 비밀을 알아냈다. 
그것은 정령을 소환하듯이 천사를 소환해내는 것이다. 그것은 유일한  무기가 되어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는 천사장 미카엘을 소환했다. 그런데, 그 천사장은 거대한 석상에 불과했다. 마치 어
떤 소설 '천사는 말이 없었다'를  연상시키듯이 그런 서글픈 현존을  제시한 것이다. 다시 화면이 
전환되었다. 한 방에 한 남자가 고독하게 앉아있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바로  그 사내가 천사장 
미카엘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마침 지옥의 대마왕, 마녀와의 결혼을 시도하고 있었
다. 마치 탄트라에서의 시바신과 검푸른 칼리 여신의  형상으로 곧 아름다움을 치장한 마녀가 나
타났고, 그녀는 미카엘에게 방랑하는 여인을 아느냐고 물었다. 미카엘이 대답했다.
 "옛날 아내야…."
 그들은 곧 성교의 자세를 취했고, 미카엘은 흡혈귀 마녀에게 '소멸수'를 건네준다. 결혼의 조건으
로, 곧 그녀가 '영생'을 상실한 대가(對價)의 평범한 여인이 되길 고대하면서 말이다. 흡혈귀 마녀
는 지껄인다.
 "이럴바엔 옛날 아내에게 잘해 줄 것이지…."
 다시 화면이 전환되었다. 다시 '디아블로'의 던젼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중앙은 거대한 지옥의 아
가리를 벌리고 있었고, 왼편에 순교자들을 위한 십자가들이 널려있었다. 그리고, 오르편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방랑하는 여인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두명의 친
구를 이끌고 여전히 방랑했다. 하지만, 곧 한 여자는  흡혈귀에게 물려서 전염되었고, 곧 다른 한 
여자를 물어뜯었다. 방랑하는 여자와 상처를 입은 여자는 도망쳤다. 상처를 입은 여자는 죽어가고 
있었다. 그때 방랑하는 여인이 비감하게 말했다.
 "영생을 얻으면 살 수 있고, 원한다면 고통스럽게 죽을 수도 있어? 어떻게 할거니?"
 상처입은 여자는 대답했다.
 "죽고 싶어…."
 곧 상처입은 여인은 추한 몰골로 죽어갔다. 흡혈귀가 안되는 조건이었다.  갑자기 방랑하는 여인
은 대마왕의 동생, 즉 마녀의 남동생에게 쫓기기 시작했다. 그는 무서운 근육을 지녔고, 날카로운 
이빨을 번뜩였다. 방랑하는 여인은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옛 남편, 
즉 천사장 미카엘의 방으로 들어서게 되었다. 방랑하는 여인은 필사적인 심정으로 사내에게 구원
을 요청했다. 그 방 안에 사내는 고독하게 앉아있고, 문은 잠겨있었다. 하지만, 곧 그 문도 흡혈귀
에 의해 곧 부서질것처럼 위태로웠다. 여자는 간절히 갈구했다, 제발  도와달라고…. 그러자 사내, 
즉 천사장 미카엘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악몽에서 깨어나라…."
 그리고, 나는 눈을 떴다. 그 사내는 바로 나였다.

96년 6월 무렵 혹은 5월이었는지 모른다. 내 정신은 궁극을 갈망하고  있었다. 기호학으로 정신을 
무장하고 또 최대한의 '위악'을 이끌어내었다. 당시 내 정신을 어둡게 하는  두 영화가 있었다. 랭
보를 호모로 묘사한 '토탈 이클립스'라는 영화와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라는 제목의 영화였다. 
그 영화들의 평판이나 평론에 내가 반감을 가졌다. 난 당시에 랭보를  잘 몰랐지만, 디카프리오가 
겉멋들린 반항을 연기하는 게 가소롭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상대방 남자인  폴 베를렌느가 
오히려 불쌍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단 하나의 시성을 터득하기 위해 위대하게 무능력했던 랭보에
게 생활을 꾸려갈 여유를 제공하고 몸을 내어준 남자이다. 그런데, 랭보는 그 애인을 사탄으로 묘
사한다. 그래서, 하나의 별은 떨어졌다. 아마 이후에도 나는 디카프리오와 랭보가 교차하는 키 큰 
소년을 연상하는데 제한을 받았다. 전혀 날카롭지 않은 눈매를 묘사하는 그의 연기력이 시인들에 
대한 모독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나는 충동적으로 랭보의  시집을 구입했다. 곧 차분한 심정으로 
단어들을 읽어내려갔지만, 지저분한 각주 탓에 의미가 잘  와닿지도 않았다. 그리고, 애초부터 번
역자의 지루한 찬양이 뒤섞인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별에 대한 탐식이 있어서 별로 마음에 와닿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그 번역자는 내가 다니는 숭실대의 교수라고 했다. 하지만, 염두에 두지 않았
다. 나는 오직 '술취한 배'의 쇠잔한 감상과 '지옥의  한 철'에서 묘사되는 골 족의 혈통이 마음에 
들었다. 그것들만은 염두에 둔 채 나는 영화 잡지사인  '씨네 21'에 내 별을 빼앗아간 평론가들의 
별점들을 원망하는 글을 담았다. 마치 그들이 내가 좋아하는 윤동주와 또 좋아하게 된 랭보의 별
을 착취하는 게 역겹다는 말투로 말이다…. 그것이 영화  '토탈 이클립스'에 대한 내 감상의 출발
이었다. 하지만, 나의 위악은 멈추지 않았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의 독자 평론들에 한결같이 
실린 단어들의 나열이 나를 힘겹게 만들었다.
 "이게 우리네들의 삶이 아니겠는가?"
 처음 출발은 박소영인지 김소영인지 하는 한 여성 평론가의 삶의 저질화에  대한 찬미에서 비롯
되었다. 그 이후부터 독자들은 모범답안을 얻었다는 듯이 지껄이기 시작한 것이다. 타락한 소설가
와 그 정부의 죽음을 하나의 제단으로 삼고서…,
 "이게 우리네들의 삶이 아니겠는가?"
 나는 비웃었다. 나는 순수한 골  족의 혈통에 취해버렸다. 나는 곧  또 잡지사 '씨네 21'에 '여우 
르나르'라는 우화를 엮어낸 한 조소적인 시를 보냈다. 그리고, 곧 반응이 나타났다. 그것이 당시에
는 나로 인하여 나온 결론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소설가, 주인석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에 대한 악평을 '씨네 21'은 실어다놓았다. 그리고, 만약에 이 영화를  조소할 한 영웅이라도 등장
한다면 '도와줄 수도 있을 텐데…'라는 실마리에서 하나의 위악을 터득하고 나는  또 산문으로 평
론한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  대한 평론을 실어보냈다. 아마도  독자평론이 실렸던 그 잡지에 
프레데릭 벤이라는 에니메이션 제작가의 '나무를 심는 사람들'인지 하는 제목의 희미한 철학에 빗
대어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영화와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영화에 대한 내 주장을 펼쳤다. 다른 이
들에게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 찬미할 수 있는  어려운 영화라고 했지만, 나는 그 스스로를 
폄하하는 조건들이 쉽게 만들어진 영화라고 단정내렸다. 하지만, 잡지사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내 글이 실리라고 기대하고 보낸 산문이 아니었다. 내  정신이 훈육받던 시점에서 
나는 점점 그 잡지사에 편집증 환자처럼  골몰한 채 이번에는 기호학에 열광한  뒷글들에 대해서 
시니피에 등의 어구를 동반하는 그들의  어려운 글들, 독자들의 상식을  높게 설정하는 노골적인 
골수들에 대항했다. 하지만,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 곧 나는 나를 '어부의  아들'이라고 소개했다. 
물론 내 친아버지는 실제로 어부가 아니다. 나는 하나의  은유를 담았다. 괴로웠고, 나는 내가 무
엇을 위해서 투쟁하는지 그 이유조차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위화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애써 웃
음을 지어냈다. 내 기침이 목소리를  흉내내는 시점에서 나는 나를  조롱하고 협박하는 정신에게 
협력하는 수밖에 없었고, 그 정신도 내 위악에 아무런 제약도 가하지 않았다. 결국엔 내가 경멸하
는 '장정일'이라는 작가의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라는 책이 영화화된다는  기사를 보고서 또다시 
독소를 품어냈다. 나는 '너희가 재즈교를 믿느냐?'라는  시를 보냈다. 실패한 종교 개혁가 '토마스 
뮌처'를 들이대면서 나는 내가 맥락이 끊긴 시점에 내 염원을 보냈다. 물론 나는 '장정일'의 '너희
가 재즈를 믿느냐?'라는 책은 아직 보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의 '아담이 눈  뜰 때'의 더러운 30대
의 반항이라는 것이 마치 신세대를 대변한다는  듯한 일종의 열광, 그리고 '여호와의 증인'이라고 
자신을 밝힌 그 작가의 위험한 정신 상태를 감별했다. 나는 그를 '마귀'라고 단정했다. 그리고, 나
는 그에게 '괴테'의 '겨울의 하르쯔 여행'이라는 시를 선물하고, 결국에 궁극에 도전하게 되었다.

 혼미한 상태에서 깨어났을 때 나는 이미 어깨를 다친 상태였다. 그리고, 무시무시한 웃음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내 목에서 울려나오는 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지껄였다.
 "나야 나, 장정일, 나를 악마라고 했지?"
 그 비겁한 상황에서 내가 절망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 응시는 어깨의 찢긴 모양에 끔
찍한 절망의 신음을 내지르고 있었다. 그것은 명백한 악마의 발톱 자국이었다.  찢겨진 상처 위로 
검은 표피가 덮여져 있었다. 그 음성은 다시 지껄였다.
 "나야 나, 나를 베를렌느라고 했지?"
 나는 힘겹게 일어나서 날개짓을 시도했다. 하지만, 곧 지쳤다. 목소리는 비웃었다.
 "내가 가장 약한 악마야, 고마워해야지, 죽을 각오를 해야지?"
 나는 부정했다.
 "아니야, 아니야, 그럴리 없어…."
 곧 환청의 형태로 개짓는 소리, 산고양이의 울음 소리, 그리고 어두운 새벽에 낯설은 닭 우는 소
리가 들렸다. 특히 닭이 우는 소리는 어두운 메시지를 전달했다. 마치  영원한 어두움이 재림하게 
되었고, 새벽을 갈구하는 듯한 날카로운  소음이 내 희망을 꺾었다.  음성은 계속 비웃었고, 나의 
대모, 대부를 자청했던 두 음성의 실종탓에 곧 공황 상태에 빠졌다. 그들의 쇠잔한 경고가 떠올랐
다. 하지만, 나는 상황을 부정하고 싶었다.
 '네가 파랑새가 되어서 날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날개가 되어줄테다. 대신 조건이 있다…. 독수리
가 우리를 잡기 전에 도망쳐 날아야 한다….'
 나는 다시 뇌까렸다.
 "아니야, 질 수 없어…."
 비웃는 음성은 계속 나를 괴롭혔다. 곧 대모, 대부를 자청했던 음성들의 거짓이 드러났다.
 "끝났다…."
 바위턱을 올라가기엔 차마 두려웠고, 두려운 음성은 자신의 동족들이 그 위에 매복하고 있고, 또 
절벽에는 죽음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나는 주저앉은 채 신음을 내질렀다. 두  목소리는 나를 질책
했고, 나는 안경을 벗은 상태에서, 나의 발가벗은 상태에서 절망을 느꼈다. 도시의 희미한 불빛이 
눈을 짓눌렀다. 그리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도시의 불빛이 다시 보고 싶어, 도시의 불빛이…."
 두려운 음성은 비웃었다. 죽음밖에 없다고…. 두 목소리도 이미 구속된 몸이라서 나를 지옥의 구
렁텅이로 보내는데 두려운 음성에 합의하는 연극을 시도했다. 나는 지껄였다.
 "이건 내가 바랬던 세상이 아니야…."
 나는 절벽을 기어내려가기로 결심했다. 도시의 불빛이 절박하게 그리웠다.  목소리들은 뛰어내릴 
것을, 자살할 것을 충동질했고, 그들은 내 대모, 대부였던 사실조차 부정했다. 나는 그들에게 용서
를 갈구했다. 하지만, 그들은 잔인한 정신으로 두 방향의  가능성을 강요했다. 도저히 이길 수 없
는 정신이라며, 죽든지 계속 절벽을  기어내려가는 모욕을 당하라고…. 하지만,  그 때 이미 나는 
공황에 빠진 상태였다. 나는 삶을 갈구하는 것도 아니었다. 단지 또 한 번의  기회가 있다면 좋겠
다고 소망했다. 실패를 보상할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지 하고  싶다고 애원했다. 하지만, 두려운 
음성은 비웃음을 흘리면서 나를 천천히 죽여나갔다. 나는 바위에서  구르고, 나뭇가지를 부러뜨리
면서 내 죽음과 싸웠다. 그리고, 가시나무들이 끊임없이 자라나면서 내 발목을 휘감았다. 나는 그
것들을 부러뜨렸다. 또, 칙칙한 나무의 어두운 형상은 내가 '마지막  시'라면서 '씨네 21'에 보냈던 
사마귀의 영상을 닮았다. 그 형상에 내가  두려움을 느끼자, 그 두려운 음성은 더  이상 다가가는 
것은 무리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사랑의 이유야, 내가 가장 약한 악마여서 다행인 줄 알아야 해…."
 하지만, 나는 죽음을 각오했다.  그리고, 그것이 그저 나무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도 
안도감조차 못느끼면서 살아났다. 하나의 우연이었다. 내가 신새벽을  본 것은, 그리고 원하던 지
상의 한 턱에 도달했다는 것은…. 나는 발가벗은 상태가 부끄러웠고,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믿
기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공황에 빠졌다. 어쩌면 마귀들의 동료가 나를 죽이기 위해서 다가설거
라고 말이다…. 나는 바위턱을 찾다가 곧 가시나무 안에 숨었다.

 산정의 새벽에 그토록 많은 무리가 고함을 질러대는 것에 나는 질렸다. 끊임없이 외쳐대는 '야호 
소리'에 나는 나를 구원해 줄 아무런 존재라도 나타나 달라고 고대했다. 두려운 음성은 새벽이 오
자 조용해졌다. 나는 웅크린 자세가 너무 불편했다. 숨어있기엔 협소한  장소였다. 하지만, 목검을 
휘두르는 조력자와 앙심을 품은 어떤  존자들의 함성에 나는 어떤 의미도  느낄 수 없었다. 이미 
환청은 사그러졌고, 나는 삶의 목적성도 상실한  채 침묵에 빠졌던 것 같다. 그들은  확실히 내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내가  숨어있는 가시나무 앞에서는 발소리를 쿵쿵  울렸다. 그리
고, 모든 것들로부터 소외되고 절망에 빠진 나에게  구원을 가져다주는 것은 자신을 나를 용서한 
'유일한 여성'이라고 밝힌 음성이 오후에 나를 건드렸다는 것을, '두려운 음성'의 변형을 인식못한 
채 '히틀러'의 독존이라도 나타난듯한 망상의 건드림이었다. 일종의 말장난을 되풀이하면 '말씀'을 
되돌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고, 그녀는 계속해서 '해바라기'를 그렸지만, 나는 그것이 '식인'
의 표상, 나를 죽이고 삼키려는 정체모를 존재들의 모든 분노라고 착각했다. 나는 내가 지옥을 이
끌고 왔다고 느꼈다. 그리고, 내  어깨의 상처는 변형을 겪었다.  나는 신경질적으로 검은 표피를 
뜯어냈다. 늦은 오후에 음성은 말했다.
 "우리 여기에서 죽어요…."
 난 살고 싶다고 느꼈다. 아니, 그보다는 내가 처한 공황 상태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설마 지옥
이 나를 덮치리라고 각오하지는 않았다. 눈에 흰창이 끼인 한  중년 사내를 산정을 오를 때 바라
본 것이 결정적인 보복이었고, 거친 호흡에 이미  악마가 뛰어들었다는 감상에 무의미한 별을 그
려냈을 뿐이다. 그것은 연금술의 별이었고, 탄트라의 무수한 삼각형과  역삼각형에서 교차하는 의
미의 한 형태를 가지기도 했다. 새삼 대모, 대부를 자처했던 음성들이 원망스러웠다. 그들은 아무
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는 나를 재촉했고, 나는 한 달의 여유를 달라고 갈구했다.  나는 성서의 탕
아였고, 그 아버지의 용서와 화해를 얻기 위해서 성서를 독서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
은 내 뇌리에 적힌 오류의 잘못된 날짜, 7월 1일을 결정적인 시점으로 나를 이끌고 갔다. 그리고, 
내가 어떤 핑계도 없이 집에서 가출했다는 사실위에 더욱 크나큰 불효가 될  바로 어머니의 생일
날이 교차하는 시점에 괴로움을 안겨다주었다. 나의 어두운 노스트라다무스, 그의 날짜를 나는 잘
못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미움받았던 이유는 단순히 예언에  끌려 다니는 현존이 아니었다. 
검푸른 칼리 여신, 그녀에게 입맞춤을 한 것이 크나큰  실수였다고 느꼈다. 그 살벌한 그림, 사람
들의 잘린 머리들로 엮어진 괴물같은 상상물에서 어떤 매력을 느꼈던 것인지 나는  내가 밤새 싸
웠던 '두려운 음성'의 정체를 희미하게나마 추측하며,  그녀가 나를 철저히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도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자신이 '독수리'였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의 어두움에 대한 책임에 어
떤 굴레를 씌웠는지는 훗날 알게 되었지만 말이다….  하나의 가능성을 위해서 그녀는 화가의 솜
씨로 이적들을 연출해냈다. 나는 아직  그 장인의 솜씨를 인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연히 돌린 
고갯짓에 한 나뭇가지에 매달린 신기한 나체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정령이라고 착각했다. 그 
한 가지에 잔인하게 꿰뚫린 나체들의 밀랍같은 질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 채 나는 울음이 
나왔다. 나의 패배…. 그리고, 나뭇잎들에 매달린 모든 그림들도 눈에 들어왔다. 성모 마리아와 예
수 그리스도의 성화된 모습들, 아테네, 포세이돈, 네레이드, 그리고 한 '천사'의 현존…. 내가 열중
했던 하나의 단상들이 재림을 기원하면서 혹은 이교도의 정신에서 해방되기를  갈구한 세월을 인
식하면서 말이다. 그것은 내가 이룩하지 못한 하나의 세상이었다.  그 세상이 눈 앞에, 쇠잔한 죄
인을 위해서 전시된 것이다. 나는 통곡했다. 그리고, 죽음을 각오했다는 착각 아닌 통회를 느끼면
서 그 분들이 예비했던 기적을 보아달라고 기도했다. 그러자 모든 음성들이, 메아리들이 떠들어대
기 시작했다. 어떤 이는 살아서 내 고기를 씹지 못하면 원한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저주했고, 
어떤 이들은 '빨리 와-'하고 재촉했다. 그 음성들에게 나는 함께 지상에 내려가자고  간구했다. 어
떤 이들은 호응하고, 어떤 이들은 비웃었다. 나는 그들의  전부를 모른다. 나를 용서한 여성의 음
성이 그들을 제압하고 기회를 주었다. 최소한의 도망치지 않을 수 있는  기회를, 비겁하게 죽음을 
피하지 않았던 내 솔직한 통회가  이루어지는 찰나였다. 나는 통곡하면서 그림들을  꺾었다. 그리
고, 가시나무 안에서 기어나왔다. 한 사내가 다가섰고 나는 물었다.
 "이 위로 올라가는 길은 있나요?"
 사내는 내 벌거벗은 모습에 놀라지 않고 질문했다.
 "어깨를 다친 모양이죠…."
 나는 다시 길을 물었다.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올라서는 계단들에 신음을 내지르며 다친 
상처들로 인해 발걸음이 흔들렸다. 나의  어깨는 기어이 피를 품어올렸고, 그것은  명백한 하나의 
그림을 그려냈다. 모래시계의 깨어진  형상…. 그것은 또하나의 절망이었다.  계단을 올라가자 한 
무리의 깡패들이 나타나서 정체를 드러냈다. 나의 적들이 나타난 것이다….
 "저 놈 미친 놈 아니야…."
 나는 울부짖으면서 그들에게조차 호소했다. 그들이 물러갔고, 나는 모든 계단들이 깎아지른 절벽
들로 통한다는 사실을 알고서 또 한 번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내가 지상에 내려갈 수 없는 이유
를 물었다. 쇠잔한 메아리가 울렸다. 그들은 하늘에서, 바다에서 떠나올 수가 없었다. 그들의 영들
은 하늘의 질서를 더렵혔다. 한 사내가 핸드폰을 들고 있었고, 곧 흰 옷 차림의 건장한 사내가 발
가벗은 팬티 차림의 두 사내 아이를 이끌고 멀리에서 걸어왔다. 그리고, 곧 호통쳤다.
 "제일 큰 놈이 어깨를 다쳐서 날아갈 수 있겠니? 니 동생들을 봐라?"
 아이들은 제각기 몸을 움직이면서 쉬익-하는 바람 소리를 내질렀다. 나는 그들이 내가 날 수 없
는 이유들에 한 번의 시범을 보여주리라는 주의를 받았다. 그리고, 바로  자기들을 따라와야 한다
고 말했다. 건장한 사내는 핸드폰을 든 남자에게 호통쳤다.
 "야이 새끼야, 너는 이 놈 미쳤다고 신고하지 마…."
 그 마귀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건장한 사내는 옷을 벗었다. 그리고,  목소리의 조력자, 여성
의 음성이 나에게 경고했다.
 '너의 별을 세 번 그려, 그들이 뛰어내리는 찰나에, 그렇지 않으면 저 애들은 날 수 없어….'
 나는 다시 울음을 터트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내가 따라오지 못하게 했다. 그들은 씩씩
하게 절벽의 푸른 숲으로 뛰어내렸다. 나는 절박하게 별을 그렸다. 그리고, 고요한 침묵이 감돌았
다. 나는 목소리에게 그들의 생사여부를 물었다. 목소리는 조소했다.
 "니가 죽였어…."
 그리고 내 차례가 왔다. 나는 내가 뛰어내릴 이후의 결과에 대해 자문했다. 두 손은 저절로 움직
이면서 내 얼굴을 우그러뜨렸다. 하나의 상징으로 '사탄'의 의미를 부여받을 때 나는 거부감을 느
꼈다. 그런 존재가 되기 위해서 재림을 기도했던 것은 아니었다. 나는 망설였다. 그때였다. 어둠이 
갑자기 다가섰고, 한 푸른 제복의 남자가 나타나서 나를 붙잡았다. 짧은  찰나에 하나의 망설임이 
삶을 붙들었고, 나는 발목을 잡혔다. 나의 패배였다. 누가 먼저  신고했는지는 모르겠다. 깡패들의 
무리였는지, 혹은 핸드폰을 든 남자인지, 하지만 원망할 수 없는 죄가를  치루어야 한다는 감상이 
나를 다시금 공황 상태에 빠뜨렸다.

 사내들이 나를 감쌌다. 다시 음성은 변조되었다. 단 한 번의 기회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잔인하면서도 서글픈 비웃음이었다. 그들이  모조리 마귀들이었다는 사실에  풀리지 않는 의문은 
아직도 남아있다. 푸른 제복의 사내는 나를 억누르면서 내려가며 조잘거렸다.
 "저기 밑에 염라대왕이 너를 기다리는 것이 보이지 않냐?"
 또, 다른 말도 지껄였다.
 "이 놈도 일회용이구만…."
 나의 정신이 반발했다.
 '일회용?'
 나는 타는듯한 갈증을 느꼈다. 나는 제발 쉬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졸랐다. 하지만, 린치 당했다. 
나는 다시 갈구했다.
 "제발 한 잔의 물을 주시오…."
 그들은 비웃었다.
 "걱정 마라, 저 지상에 내려가면 얼마든지 마시게 해주마…."
 나는 게헨나의 뜨거운 화염 물못을 상상했다.
 '나조차도 지옥에 끌려가고 마는건가?'
 단 한 번 위안이 얻어졌다. 목소리가 충고했다.
 "너의 별을 그려…."
 나는 다시 한 번 몸부림치면서 별을 그리는 손짓에 마법을 걸었다. 그러자,  내장이 끊는듯한 심
정으로 그들이 한 번 흔들렸다. 푸른 제복의 사내는 지껄였다.
 "이 놈이 속에서 열불이 나게 하구만…."
 다른 형사같은 인간도 지껄였다.
 "이 놈이 죽고 싶어서 환장했나?"
 하나의 불빛이 보였다. 그것은 구급차의  불빛이었다. 그들은 나를 압박했고,  내가 절망 속에서 
계속 별을 그리려는 시도에 무모한 폭력으로 나를  건드렸다. 그들은 내게 굴종을 깨닫게 해주려
는 듯이 처신했다. 어째든 나는  끌려가는 몸이었다. 그리고, 나는  어떤 복잡한 사연도 상상하지 
않았다. 곧 병원에 도착했다. 응급실에 제복 차림의 간호원들이 있었고,  그녀들조차 짜증을 냈다. 
나는 다시 갈구했다.
 "제발 물 한 잔만을 주시오…."
 그들은 응답했지만, 내게 족쇄를 채우는데 더욱 열중했다. 비열한 눈짓이 오가고, 나는 필사적으
로 내 어깨의 상처를 가렸다. 한 눈빛이 나를 건드렸다.
 '어깨에 상처가 있는 놈을 잡아라….'
 그들 또한 내 어깨의 문양을 보기 위해서 노력했다. 나는 내 신변을  돌려댔고, 합법적인 대우를 
요구했다. 그들은 나의 가족을 물었다. 나는 대충  이름을 지어냈다. 하지만, 결국 연락되었다. 그
러자, 목소리가 충고했다.
 '이제 지옥이야….'
 나는 간절히 갈구했다.
 '제발 단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세요….'
 그들이 물 한 잔을 가져다주었다. 목소리가 다시 경고했다.
 '마시지 마! 소멸수야….'
 나는 그들이 가져다 준 종이컵을 엎질렀다.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서 말했다.
 "게토레이, 게토레이라는 음료수를 주세요…."
 그들은 비웃었다.
 "그런 건 없어…."
 그들은 내 발목을 묶으려고 했다. 검은 침상에 눕혀서 나를 어딘가로 데려가려고 했다. 목소리는 
다시 경고했다.
 '눕지 마! 죽음의 절차야….'
 나는 다시 나를 방어했다. 커텐이 쳐진 침상에 누워있던 한 사내가 비웃음을 흘리면서 걸레질을 
시작했다. 바닥에 물의 촉감이 다가서자 따갑다는 공포감이 다가섰다. 그들은 정신과 의사를 호출
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야비한 심판이 예비되었다. 곧 내 가족들도 도착했다. 목소리가 말했다.
 '이젠 끝이야….'
 가족들이 내 이름을 불렀다. 다른 세계의 음성처럼 들렸다.
 '저들도 마귀야…, 듣지 마….'
 나의 어머니, 나의 아버지, 나의 불쌍한 형, 그들은 내게 옷을 입히려고 했다. 나는 저항했다. 다
시 타는듯한 갈증이 치밀었다. 나를 부르는 가족들의 음성이 믿기지 않았고,  나는 그저 목소리의 
가호에 열중했다. 그 길을 인도해주었던 여인이 내게 구원의 실마리를 안겨다주길 고대했다. 그것
만이 절실한 나의 희망이었고, 나의 현존이었다. 그들은 나의 공황 상태를 이해못했다.
 "게토레이, 게토레이를 줘…."
 무언가 의미를 부여해야 했다. 차츰 풍경 속으로 끌려드는 기억들이 혼미해진다. 나는 바닥의 물
기가 섬뜩했고, 또 '소멸수'라는 것에  대항하고 싶었다. 그러자면, 일종의 도박이  필요했다. 그리
고, 그들은 우연처럼 '게토레이' 대신에 '포카리스웨트'를 두 개 들고왔다.  정신과 의사는 내게 침
착을 요구했고, 나는 반항했다.
 "내가 원한 것은 게토레이야…."
 병원에서 '게토레이'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나는 목소리의 가호를 바랬다.
 '소멸수를 마실래? 생명수를 마실래?'
 나는 간절히 '생명수'를 원했다.  하지만, 상황은 불리했다. 두  개의 '포카리스웨트' 중에서 어느 
것이 소멸수로 치환될 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하지만, 나는 하나의 연민 속에 빠졌다. 그리고, 
목소리는 위협했다, 나약한 감상을….
 '우리 모두 지옥 속에 갇혔어….'
 내가 믿는 모든 신실한 현존들을 위해서 나는 하나의 모험을 감행해야 했다. 비록 내 현존이 붕
괴더라도 그들을 구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의사에게 쇠잔한 신호를 보냈다.
 '알겠다, 협조하마….'
 하나의 '포카리스웨트'를 들고서 나는 절실한 기도를 들렸다.
 '주님, 제발 자유를 주세요, 하나의 불새가 될 수 있도록 허락해주세요….'
 나를 이끌고 왔던 무리들은 밖에 쫓아낸 상태이고, 가족들은  내가 이성을 차리지 못하면 그 무
서운 아저씨들이 너를 정신 병원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지옥을 선택하느냐는 문제
였다. 나는 가족적인 품보다도 그리운  모태를 꿈꿨다. 차라리 홀로  있게 해달라고, 영원한 동굴 
속에 처박힌 상태로 있게 된다 하더라도 자족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꿀꺽 음료수를 삼켰다. 
비웃음은 잠시 흘렀고, 나는 비웃는 음성을 부정했다. 내 내장에 흘려보낸 음료수가 간절히 '생명
수'로 치환되길 기도하며 나는 나를 죽였다. 가족들은 비로소  내게 옷을 입혔고, 나는 침상에 누
운 채 입원실로 끌려가며 혼미한 잠에 시달렸다. 그리고, 정신과 의사는 당장 내게 '정신분열병'의 
진단을 내렸고, 내가 전적으로 미쳤다는 오만한 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내 어깨의 상처에 '열상'
이라는 이름을 부여했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달았다, 어째서 그런 상처가 발생했는지 말이다. 
그 후부터 나는 '지옥의 도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책임감과 업보를 지니게 된 것 같다.

 나는 내 어깨의 상처를 봉합하지 말아달라고 간구했다. 어깨의 그림은  깨끗이 지워졌지만, 나는 
어느 사기꾼이 내게 굴레를 씌울지  경계했다. 소음들은 일종의 말들을 들려주었고,  나는 벗어날 
수 없는 단어들을 육신에 채웠다. 그리고, 며칠이 흘렀다. 한 친절해 보이는 외과 의사가 와서 결
국엔 내 반항심을 억누르면서 내 어깨의 상처를 봉합했다. 아마 내가 그것을 친절로 느끼지 못했
다면, 어떤 탈출의 가능성도 가질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 의사에게 하나의 의미를 부여했
다. 그리고, 나는 봉합한 이후로 처음 배설할 때 충격적인 괴성을 들었다. 배설물들이 변기통으로 
쓸려내려갈 때, 악마들이 내지르는듯한 명백한 소음의 게헨나가 영상으로 그려졌다. 나는 웃었다.
 '악마들이 쓸려내려간거야….'
 나는 내가 내장으로 쏟아부은  음료수가 '생명수'가 되 줄지도  모른다고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 
정신과 의사는 내게 정신병원에의 입원을 요청했지만, 나의 아버지는 강경하게 반대했다. 차마 자
신의 업보를 물려주는듯한 상상을 하고 싶지 않으셨을 거다…. 그리고, 나는 집으로, 가족들과 어
울려야 할 어색한 집으로 귀환했다. 하지만, 반가운 결과가 나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었다. 미미하
게나마 사악한 시도가 있었다. 내 모험이 그저 환청의 확산을 가져다  주었다고 착각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무서운 평온함이 공기에 감돌았다.  가족들은 내가 한밤중에 유달산에 올라간 이유
를 물었다. 나는 애매한 변명을 지어냈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하루 동안의 실종이 가져다준 공
황에 시달렸다. 하나의 획을 그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비로소 독수리를 모독한 
대가(對價)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다시 고도를 되찾을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지 하고 싶다고 각오
했다. 그리고, 그것은 '정신병자'의 행세로 마감되리라고는 차마 예상하지 못했다. 나는 내가 미치
지 않았다는 것을 끊임없이 증명하려고 했고, 불쌍한  형은 어떤 욕망에 시달리는지 모르지만 나
를 경멸하는 태도를 취했다. 하루는 그런  결과로 형과 몸싸움을 벌이게 되었다. 나는  내 신앙의 
결과가 벌여놓은 상태에서 주님이라고 믿게 된 여자를 잃지 않기 위해서 하나의 언약을 자신있게 
내세웠다. 한 시각을 지정하고 주님이 그때까지 우리 집에 오지 않는다면 주님이 악마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자신있는 태도를 지녔다.  형은 내가 미쳤다고 우겼다. 나는  주먹으로 얻어맞는 
것도 각오했고, 그 몸싸움을 되풀이하는 것도 각오했다. 그리고, 지정한 시각에 한 여인의 음성이 
들리면서 문을 두드렸다. 나를 이끌어준 음성이었다. 산정에서 나를 위협했고, 곧 나의 생존에 '용
서'를 베푸신 절대적인 자비의, 선명하고 상냥한 그렇지만 슬픈 음성이 말했다.
 "저예요."
 순간 절망했다. 나는 내 안으로 지껄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타인들이, 즉 내 가족들이 그 음성을 들었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여인은 자신이 '독수리'라고 
주장하지 않았다. 그녀는 내가 쌓을 업보에  얽힌 것들을 미리 알고 있었다. 하나의  투쟁을 위한 
희생을 각오해야 했던 것이다. 이미 목숨을 버린 것을, 거의 이 천년의 세월동안  잊혀졌던 한 사
내의 자살이 가져다 준 은혜를 어느덧  망각한 인간들의 질서에 기적을 가져다주기  위한 현존의 
투쟁에 내가 기쁘게 합류하지 못하리라고 경고하듯이 말이다….  나는 차마 현관문을 열 수 없었
다. 그리고, 나는 불운을 각오했다. 나는 하나의 거대한 빛의 기둥을 야훼님이라고  믿는다. 그 분
이 한 번 인간의 육신을 취해서 나를 시험했던 기억과 에덴의 모형에서 들어서  한 '음성'이 나를 
구속하기 시작했던 경고들의 모든 결과였다. 하지만, 나는 천국의 상태가 얼마나  위험한지 잘 몰
랐다. 그리고, 너무나도 쉽게 내가 도전한 여인의 글들을 독파했다고 믿었던 것이다. 나는 사랑이
라곤 아무것도 모르는 애숭이에 불과했던 것이다. 어떤 아픔에서 기적을 잉태했는지도 몰랐고, 나
를 구속한 정신의 언약을, 내가 선택한 천사가  보내준 미소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했다
는 것을 당시에는 잘 몰랐다. 나는 내가 가져온 지옥에서 자족할 수 없었다.  나는 비로소 성서를 
접하게 되었고, 내가 어떤 불경스러운 감상에 빠졌는지 이해했다. 나는 세  번째의 구원자를 오르
페우스를 닮은 시인으로 설정했던 것이 잘못이라고 제발 언약을 취소해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의 절친했던 한 친구가 어두운 상념에서 잉태했을  기적의 일부를 지
껄인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한 소인배가 환상으로 나타난 이야기를 했다.
 "말이 다쳤다…."
 그 마귀는 '말씀'을 말이라고 지껄였고, 우리의 첫만남이  불행을 가져다 줄 거라는 것을 조소했
다. 나는 순진하게도 언약의 대가(對價)를 몰랐다. 산정에서의 시험 중에서, 단지  한쌍의 마귀 부
부가 욕설을 지껄일 때 느꼈던 공포를, 야훼님과 성모 마리아 님이  무마해주었고, 그들의 협박으
로부터 나를 구해줄 여유를 주었다는 것에 막연한 어리광을 부리고 있었다.  그리고, 교훈은 혹독
했다. '좁은 길'을 걸을 것과 인간의 조상을 모독한 내 실수에 대한 보상을 어떻게든지 취소할 수 
없는 것을 얘기해야할 것이다…. 나는 원죄 이전의  젊은 여인과 중년의 남성에게서 무엇을 느꼈
던 것일까? 아담의 창조 혹은 하와의 창조…. 혹 내가 그들을 지나쳐서 경애의 미소를 흘릴 수만 
있었더라면, 나는 불리한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마 인간의 길을 걷는 게 하
나의 낭만으로 남아야 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원망하는 심정도 가졌다. 어째서 신은, 야훼님은 내
가 탄트라의 칼리 여신에게 도취된 채 입맞춤하는 것을 말리지 않았는가? 그 개인적인 혹독한 심
판과 훈육을 내가 연약한 탓으로 매번 쇠잔하게 겪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공의로운 심판만을 염두
에 두셨다. 한 번 발휘한 용기의 대가(對價)였다. 감히 중력의 법칙에 도전하는 일에 필요한 대가
(對價)였다…. 그 원망은 단지 어리광으로 통했다. 그리고, 나는 어느덧 내가  겁쟁이에 불과한 모
험가이고, 울보였다는 것을 고백하게 되었다. 그래서, 강인한  여인의 정신은 자신이 쌓은 현존에 
맞부딪힌 어리석은 내 도전을 받아주었다. 그녀는 서울로 나를 초청했던 것이고, 절친했던 친구는 
노스트라다무스를 믿었고, 어리석게도 여성을 악마적으로 규정하려했던 오류, 칼리 여신의 상념을 
고스란히 악용했다. 그것은 나의 업보였다…. 더욱 비극적인 것은 내가 녀석의  H.R. 기거의 흉칙
한 그림들이 가져다주는 무서움의 참의미도 모르면서 이런 말을 지껄인 것이다…. 녀석은 마귀이
다, 그것도 절망을 향유하면서 '위악'을 쌓는 고차원의 마귀….
 "당연한 얘기로군…."
 이미 지난 얘기이다…. 내가 한 번 그려낸 별이 무서운 구속을 가져다 주었다. 나는 모성이 그리
웠고, 나는 모성의 복수라는 상념에, 페미니즘의 극단적인  형태를 감행했다. 버스 터미널에서 나
는 눈 먼 여인의 온갖 상처를 보고서 이죽거렸던 죄악을 회상한다. 나는 달의  신비에 빠졌다. 그
리고, 밤이 나를 눈멀게 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보상하기 위한  시도를 되풀이하는 것을, 진
정 내가 염원하게 되었고, 또한 주님의 정의에 합당한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서 부서질 몸을 설정
한 것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기적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나의 
악몽이 역행하는 것이다. 무결점을 지닌  미카엘의 용맹을 감히 흉내내보지 못하고,  오히려 내가 
주님의 손길에 적셔진 향기에 취한  채 겨우 용기를 발휘하는 것이다.  그런 가호가 없다면 내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주님께서는 안다…. 나는 내 육신을 경멸했지만,  차마 학대하고 유
기시키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 못했다.  그것은 동물적인 본능의 형태로 신음을  내지른다. 연약한 
육신…, 나는 내 연약함이 싫었다. 하지만, 이것들은  모두 지금의 상념, 상승하는 정신이다…. 당
시에 정신병자의 취급을 받을 당시에는 이 모든 것들에 나는 무지한 상태로 방심하고 있었다. 극
단적인 죄책감으로 위축되고, 나는 내가 부끄러움을 안겨다 준 성서의 '요한 계시록'에 변명을 가
져다 주어야만 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 몫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나는 그저 한단계 낮은 피
조물…, '말씀'을 추월할 수 없는 기적을 가졌다…. 나는 차츰 절망하는 태도에서 벗어났다가도 다
시 되돌아오곤 하는 바보짓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그 나쁜 버릇을 교정해주는  것은 항상 은근한 
속삭임이었다…. 나는 꽃을 검으로  사용했다. 장미 한송이의 내세적인  의미를 모색하고, 그리고 
내가 잘 모르는 모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한 열망을 가진 채 나는 모든 비유를 안게 되었다. 길거
리를 누비는 아름다운 여성들의 눈빛에서 연민을 이끌어내고, 그녀들에게 하나의 '천사'의 현존을 
부여할 때마다 쌓이는 상념들이 있었다. 그것은 내가 아니었다. 내 남성을 거세한 것에 나는 불만
족을 느꼈다. 주님 자신이 타고난 성을 내게 허락하지 않는 '신성'에  나는 주군에게 봉사하는 '성
배의 기사'이기를 자청한 것을, 뒤늦게 아파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나는  한 번 깨진 모래시
계가 내 육신에 잠재하게 되었을 때, 무한한 자비를  느꼈다. 그것은 정욕을 초월했다. 하나의 실
수 이후에 나는 지옥의 형벌을  목격한 것을 고정시켰다…. 죄인들이  영영한 게헨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조건을 성립하는 것을…, 그 공포의 확실한 현존은 잘 모르지만, 막연한 부정이나 의심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 나는 그 위에 성립되는 죄인들의 사면들에 이유없는 반항을 느꼈다. 그리고, 
인류의 카마릴라 축제는, 흡혈귀의 영생은 내가 불편함을 안겨다 주었다. 차마  나는 내게 21세기
를 허락하지 못하는 조건을 부여했다. 그래서, 나는  어느덧 싸움꾼으로 성장하되, 그것은 폭력을 
초월하는 방식에 있었다…. 나의 의무는 정신적인 영역과  현실이 교차하는 어느 한 공간에 모든 
것에 달려있다…. 험악한 정신들이 생존할 조건들에 세세한 설명을  부여하는 것이다…. 정신병자
의 오인을 얻게 된 것은, 내가 산정에서 들었고, 나 자신만이 내지르지 않은  동물의 본성을 성화
시키는 것이었다…. 나는 호랑이를 택했다. 나는 길거리에서 인간들이 밤새 내질렀을 소음들을 상
상하면서 '어흥'하고 큰 소리를 내질렀다. 사람들은 내 동물적인 본성, 고독함을 이해하지 못했다. 
태반이 단지 나를 미쳤다고 규정하면  그만이라고 믿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 그것은 개인적인 
투쟁이자 공적인 투쟁이었다. 불쌍한 형은  하나의 기회를 누린다고 착각했다.  어느덧 '루시퍼'가 
되어버린 형은 흡혈귀의 공동체를 꿈꾸고서 내가 애써 획득한 성령의 시험을 착각속에서 보냈다. 
곧 물이 오염되었고, 나는 내가 고난받는 정확한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가족들은 내가 미쳤
다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 나는 교회에서 목사의 악마를 내쫓는 신성을 흉내내는 어리석은 기
도를 받았고, 혹 점쟁이의 비열한 속임수의 '괴기-'라는 발음을 흉악한 입냄새를 맡기도  했다. 그
들은 항상 어리석은 질문을 되풀이했다.
 "인간이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믿니?"
 그들은 내 도전의 참의미를 모르고, 나도 절반쯤 인식한 분노의 짐을 떠맡길 자청하는 것이다…. 
인간들의 정신을 크게 한 번  흔들어버리는 것, 절망 끝에서 잉태할  새로운 준족을 낳기 위해서 
주님이 여성을 갖추었고, 나는 발가벗는 시도로 내가 인간이었음을 부정하기 시작했다. 혹 오만한 
마음으로 지껄인다면, 여성의 자궁으로 태어난  것을 후회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다른 모태를 
원했다. 아마도 내 불쌍한 어머니가 성모 마리아가 그러했듯이 자비롭게 나를 놓아주지 않으리라
는 것을 아는 마음이 나를 때로 우울하게 하지만, 나는 과거의 짐을 벗어내고 있다…. 무엇보다도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하나의 기적일테니까…, 나는 그 사실에서 항상 잉태되고 성장을 꿈꾸었다. 
결국엔 내 기억들, 인간적인 기억들에서 분리되는 시점을 재생시켜야 했다. 병원에서 처음으로 성
령의 존재를 인식했을 때, 내 기침이 단순한 괴로움을 안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에서 무척 연
민을 느꼈다는 것을 말해야겠다. 궁극적으로 내가 정신병동에 끌려가게 된 동기는 하나의 시험이
었다. 나는 내가 각인한 외과 의사를 신경질적인 상태가  되도록 충동했고, 지폐에 침을 뱉고, 병
원 전체에 들리도록 큰 소리로 저주를 품어냈다.
 "모두 지옥에나 가!"
 그것이 커다란 구속을 가져왔다. 한 늙은 여인이 대꾸했다.
 "아따, 젊은이, 몽땅 지옥에나 가라 하면 어떻게 하요!"
 나는 고통을 피하는 짐승을 신음을 듣는 것 같다….  나는 그 본능적인 모든 것들에 대꾸해야만 
한다…. 나는 다심(多心)한 사람의 하나였다…. 사람이라고 규정될  수 있는 동안에…. 그리고, 나
는 그들의 본능과 내 본능을 구분하는 경계를 가졌다…. 아마도 융을 비롯한 제자들도 인용한 한 
어린 소녀가 죽음을 앞두고 예언한 구절을 입증하는 것이 아닐까?
 "천국에서는 이교도들이 춤을 추고, 지옥에서는 천사들이 착한 일을 한다…."
 곧 병원 측에서는 난동을 부리는 나를 대상으로 경고의 한 형태를 띠었고, 나는 내 마감된 삶의 
한 영역을 떠나감을 느꼈다. 그것은  나의 첫 번째 투쟁이었다.  가족들이 곧 도착했고, 아버지의 
비애와 짐승의 본능을 학습하고서 나는  동물적인 것들에서 떠났다. 말하지 않았지만,  나의 어린 
시절에 아버지는 한 일년간을 광인으로 지낸 적이 있다…. 그때 내가 본 아버지의 모습은 하늘에 
대한 저주였다…. 어째서 신은 무심한가?  그런 허무한 도전 말이다….  그리고, 아버지는 행여나 
그 기억이 나를 구속할까봐 걱정했지만, 아버지는 형 편이지 내 편이  아니었다…. 나의 아버지도 
요셉이 아니었다, 나의 어머니가 성모 마리아가 될 수 없는 것처럼….  여전히 내가 신경정신과의 
약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슬픈 이유는 거기에 있다…. 미쳤다는 인식들에 갇힌 나의 현존…. 나는 
어쩌면 비로소 주님이 '지옥'에  갇혀있다고 슬퍼하던 '대부'의 슬픔을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크나큰 아픔이다…. 나는 결국에 정신병동에 입원하게 되었다.  나는 마취되었고, 형은 나를 감금
했다. 그리고, 96년이라는 한 해는  그렇게 기울어지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나의 영역을 침범할 
수 없도록 극단을 살아보는 것, 그것이 나의 이유였다…. 형은 군대 면제라는 현실적인 이유를 얻
었지만, 그것을 남용하고픈 심정은 없었다…. 어째든 군대를 안가게 된 것은  두가지의 이점을 얻
어다 주었다. 그것은 나의 순례에 지장을 가져다줄 모든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을 허락해주
었고, 또한 거친 사내들의 정신에 구속되지 않는 모성의 일부를 상속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다
음 기회라는 것을 예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 정체를 감추고서  나는 노골적으로 '정신분열병'
이라는 진단에 얽힌 사연을 순전히 내 개인의 투쟁사로 마감하고  있다…. 더 이상 비밀이 될 수 
없는 사연이 있지만, 나는 타인의 궁금증에 모든 답변을 마련해야만 한다…. 단지 지껄이길,
 "한번 내성이 폭발하면 장난이 아니죠…."
 이런 식의 냉소였다….

 또 한 꿈의 기록이다. 나의 오만했던 만남을 반영하는 것이다. 한  여인이 마치 '독수리 5형제'의 
차림새로 서 있는데, 한 부부가 비웃고 있었다, 그녀를….  나는 찬찬한 눈길로 그녀의 늘씬한 날
개를 일별하고서 꿈속에서 지껄였다.
 "니가 독수리니?"
 그녀는 훌쩍이면서 울기 시작했다. 순간 그녀의 얼굴이 변형을 겪고서 곧 해골의 형태를 취했다. 
마치 다섯 손가락을 펴면 연상할 수 있는 그런 다섯 개의 뿔이 머리에 달린 괴물로 말이다…. 그
녀는 그 부부를 할퀴어 죽였고, 또 내 어깨에 상처를 안겨다 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주님이 결코 
'악마'의 역할을 떠맡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예언하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또다른 계절 속에
서 내가 여자들의 힘을 봉인하는 하나의 이유가 성립되었다. 그것이 나만의 착각이었기를 빈다…. 
주님은 결코 성에 종속되지 않을 분이다…. 혹 수난을 자청하신다면, 그것은  내가 그분의 모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스스로 내어주는  육신의 일부이다…. 나는 하나의 젖먹이와도  같다…. 그리
고, 내가 주님의 현존을 상실한 채  투쟁했을 때에도 육신은 하나의 커다란 의미를  달고 있었다. 
여성의 유방, 여성의 자궁…. 스스로 상상하듯이 인간들은 흡혈귀의  형질의 식인귀를 연출하거나 
강간범의 존속을 취했다…. 그리고, 나의 비웃을 수 없는 슬픔이 배어났다…. 사탄의 자식들이 얼
마나 나의 현존을 미워하는지 말이다…. 나의 두 번째 투쟁에 그들은 내 육신을 주무르면서 성령
을 갈취하고 내 몸을 더럽혔다…. 내가 오른손에 담긴 내 현존의 하나, 주님의 참된 빛을 찾기 위
한 노력을 유지할 때, 그들은 끈질기게 내 오른손을 펴려고 노력했다.
 "오른손에 무엇을 쥐고 있길래 안놓는 거야?"
 한 마귀는 내 오른손에 독기를 품어내고 자랑하듯이 뱉어냈다.
 "먹었다…."
 하지만, 아니다…. 내 자신이 밤  동안에 범한 실수의 연속이지만  말이다…. 실존을 부정한다고 
실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나는 어쩔 수  없는 이유들로 야훼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서두르
는 자객들에게 반항할 수밖에 없었다…. 내 사랑이 꺼져버리는 것, 떠날 수 없는 언약의 과정에서 
나는 죽음을 회피하고픈 충동을 또한번 느꼈다. 야훼님은  내가 어떤 것들에 집착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맹세한 희생을 각오하지  않는 나의 현존에 일종의  시험을 놓으셨다. 내가 과연 
겨울의 험악한 계절을 이겨낼 수 있는지를 시험하신  것이다…. 그처럼 모든 것을 잉태하셨던 분
이 쉽게 성령을 희생시키는 것은 원치 않았다…. 나는 궁극적인  적이 나의 형이 되는 편이 낫다
고 느꼈다. 왜냐하면, 나의 형은 위험한 유혹에 빠진 적이 있고, 또 존속하고픈 욕구를 지녔기 때
문이다…. 아마도 그것이 커다란 투쟁을 유발하는 것이 되리라는 것을 알았지만,  나는 내 자신의 
죽음을 걸 정도로 용맹한 한 현존을 잉태하고  싶었다…. 나의 어머니에게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
고서 오른 손을 폈을 때, 형은 어머니의 엉덩이를 매만진  후에 입으로 성령의 한 일부를 가져갔
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어리석은 시도, '소멸수'와 '생명수'에  얽힌 갈등이 있었다…. 나는 다시 
오른 손을 오므렸다. 형은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에 의존했고, 곧 주님의 실체를 아는 탓에 겁
없는 도전을 감행했다. 나의 불쌍한  형, '루시퍼'는 주님이 '여성'을  지녔다는 것을 안다…. 마치 
내가 첫 번째 시험의 과정에서 조롱당했듯이 형은 무자비한 야훼님의  조롱을 조롱으로 못느끼고 
위험한 모험을 한 것이다…. 형은  위선의 '빛'이다. 그리고, 그를 무마시킬  수 있는 것은 장미를 
무기로 하고 또 어떤 꽃들에도  다시금 현존을 부여할 수 있는  내 사랑의 정신에 얽혀들어갔다. 
나는 오른손을 오므려서 여성들의 힘을  봉인했다…. 그게 불리한 싸움이라는 것을  알지만, 나는 
명민한 판단을 선택했다…. 내가 연민을 느꼈던 모든 악랄한 정신의 존속자들에게 심판의 경고를 
남기기 위해서라도 사탄의 자식은 사탄에게, 천사의 성품은 천사의 현존으로 돌리는 것이다…. 인
간들은 곧 대부분 마귀가 되어서 감히 야훼님의 위력에 또한 위격에 도전했다…. 그들은 내 부모
가 전사했다는 사실을 안다…. 권태로운 전쟁에 얽혀서  말이다…. 하지만, 그들이 매스컴으로 반
영한 해골은 내가 숙명을 얻어온 돌산의 무덤이  아니다…. 그들이 허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쇠잔해졌다…. 그들의 불경건함이 도에 지나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왜 야훼님
이 나의 귀환을 기다리는지 깨닫게 되었다…. 하나의 벌을 받았지만, 나는  다시금 역전의 한켠에
서 수정으로 된 묵주를 굴리는 야훼님의 자비로운 미소를 뵐 수  있으리라고 희망했다…. 하지만, 
어리광이 허락되는 문제는 아니었다…. 나는 한 번의  실수에서 얻은 교훈으로 공황 상태에 빠지
지는 않았다…. 단지 야훼님이 얼마나 무자비해질수도 있는지, 또 얼마나 그  분을 조력하는 복음
사가들도 최선을 다해서 나를 설득하려고 했는지 느끼는  것이다…. 차마 보여주고 싶지 않은 풍
경이었는지도 모른다…, 조물주의 작품이 '실패작'이라는 느낌은…. 그리고, 서울에서 체류하는 동
안에 나는 마치 '인형의 기사'처럼 자동전투를 행했다. 결국 형의 '위선'을 봉합했고, 더 이상 떠들 
수 있는 비열함은 사라지도록 절망을 선물해주었다. 그 후의 문제는 육신을  되찾는 것이다…. 하
나의 현존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여성의  유방, 여성의 자궁…. 나는 
친절한 모태를 선택했다. 그녀는 친근했고, 최선으로 나를 대해주었다. 한 현존의 고독을 얻은 후, 
나는 아직도 노기에 찬 야훼님의 의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의로운 군주를 위해서만 
용기를 발휘한다는 사실에, 내가 여성의 향기를 느끼면 흡족한 희열을 느낀다는 사실을 두 분 다 
알고 계셨다…. 그래서, 궁극적인 결심을 지껄였다.
 "네놈들이 예수님의 자비 없이 얼마나 오래 버티나 두고 보자!"
 곧 노기는 물러갔다. 머리를 세뇌시키거나 강간하는 형벌의 기간이 끝난 것이다…. 그리고, 또하
나의 증명에 실패했다는 것을 망각한다…. 하나의 충만함이 있었다…. 이 또한  나의 개인적인 투
쟁사로 저물었지만, 나는 나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하나의 경계선을 얻었다.  그것이 무엇을 지향
하는지는 잘 모른다. 천국으로의 귀환을 바란다면,  나는 편안한 죽음을 바랄 수  있다…. 하지만, 
원숙한 질서를 되찾기 위해서는 또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내가 참여할 수 있는 
몫이 얼마나 큰 지는 잘 모르지만,  그것은 내 통회의 완수에 달려있다. 사람들은  고통이 사라지
자, 여전히 무감각한 짐승의 본성을 다시  되찾았다…. 그 후 내가 단일하게 느끼는  것은 여성의 
신비를 한 번 안아보고 싶다는 욕구이다…. 보다 더  내가 선택된 자로서 섬겼던 '귀부인'에게 충
심을 바치기 위해서라도 그것은 완수하고픈 나의 사명의 핑계이다…. 모든 해로운 인간들의 악마
적인 시도는 무의미하다…. 그것은 질서없는 파괴를 낳을 뿐이다…. 신들이 침묵하지 않고서 모든 
말씀의 형체를 드러내면, 지옥의 본격적인 심판과 천국의  귀환을 얻어낼 것이다…. 하지만, 등록
된 후보처럼 기독교인이라는 자부심 사이의  편견은 없었으면 하고 바란다….  내가 원하는 것은 
하나의 '무혈 혁명'이었다….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 거스르는 뻔뻔한 질서를  계속 유지시키고 싶
지 않는 탓에 나는 내 원하는 수명만큼 살고 떠나는  것이다…. 아마도 하나의 성숙한 죽음이 완
수되면, 나도 모르는 나머지 비밀들도 드러날 것이다…. 내가 좀 더 희열을 느낄 사랑을 얻어다줄 
수 있다면, 상처받는 영혼들이 곧 쾌유될 그런 세상을 구상한다…. 얼마나  아름다운 것들은 아름
다운가?

 단테는 인간의 7대 죄악에 얽힌 하느님의 공의로운 심판, 영영한 징벌을  묘사했다. 그의 스승인 
베르길리우스는 그를 위협하는 조건들로부터 구해주었고, 지옥의 참상을 보여준 것이다. 죄인들은 
교만, 분노, 시기, 탐욕, 탐식, 방탕, 나태의 각각의 이유로 여러 가지  상상적인 형벌을 겪고 있었
다. 하지만, 오늘날에, 그 책에 묘사된 삽화들의 팔,  다리가 잘리고, 목이 잘려나간 채 걷는 죄인
들, 화염 불못들의 각가지 변형들의 징벌적인 '불의  심판'이 과연 사람들에게 믿어질까? 혹시 그
런 지옥을 믿는다면, 혹시 기독교인이 아닌 한 현존의 정신으로서 그 실체를 믿는다면, 그것은 어
떤 상상을 유발할까? 나는 그것을 절대적으로 믿었다, 물론 이방인의  정신이었지만 말이다…. 그
래서, 시험 중의 한 산정에 깡패들의 무리가 서 있었다. 그들은 이죽거리는 웃음을  짓다가 곧 내
게 일회용 카메라를 내밀었다.
 "한 장 찍어주쇼…."
 그들은 한 편으로 물러났고,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각각의 형벌을  제시하는 몰골로 돌변했다. 
어떤 자는 팔이 잘렸고, 어떤 자는 다리가 잘렸고, 어떤 자는 한 눈에 흰  창이 끼인 형태로 말이
다…. 그런데, 나는 그 돌변이 무섭지 않았다. 물론 목소리의 가호 탓이었다. 그리고, 그 판단에서 
한 사내를 주시했다. 그 죄인은 반성하지 않는 후회 속에서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 지식
인의 모습이었다…, 그 사내는 한 눈만이 징벌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곧 냉소하는 웃음을 
지으면서 내 안으로 지껄였다.
 '네놈들은 영원한 과거 속으로 사라져라….'
 곧 카메라의 셔터 소리가 들렸고,  나는 그것을 그들에게 돌려주었다. 그러자,  곧 한 대장 같은 
녀석이 지껄였다.
 "야, 내려가자…."
 곧 그들은 병신들의 육신을 이끌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시험을 계속 겪었다. 곧 아
까 낮은 산정에서 보았던 한 부부,  사탄의 부부가 다시 내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여전한 욕설을 
지껄이면서 말이다…. 하늘에는 검은 구름들이 잔뜩 있었고, 곧 사내는 위협하듯이  큰 소리를 질
러대기 시작했다.
 "오메, 저 하늘에서 오줌이나 찍 한 번 저 아래 내리 싸면 좋겠구먼…."
 여자는 덩달아서 욕설의 메아리를 뱉어냈다.
 "야이, 씨발놈, 씨발년들아…."
 나는 다시 한 번 하늘을 둘러보았다, 마치 곧 다가올 재앙을 염두에 두듯이 말이다…. 그들은 계
속해서 악다구니를 내질렀다. 나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고, 또다시  그들을 피해서 도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치 궁극으로 감추어진 나만의 산정을 꿈꾸듯이 말이다…. 그들은 곧  내 생각을 읽었
다. 그 역겨운 사내는 지껄였다.
 "아야, 좀 있다가 저기 산정에도 가자…."
 그곳은 내가 당시에 산을 오르는  동안에 애수의 감상을 느꼈던  봉우리였다. 그들이 내 영역을 
침범하겠다는 협박이었다. 나는 그들이 오른 산턱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곧, 또 다른  부부, 내가 
그 두 번째 산정을 오를 때 '조각  공원'의 위치를 물었던 한 부부가 한 장사꾼과  대화하는 것이 
내 시야에 들어왔다. 나는 다시 한 번 내 안으로 뇌까렸다.
 '아버지…, 어머니….'
 야훼님은 검은 우산을 접어둔 상태였고, 성모 마리아 님은 꽃무늬의 양산을 여전히 들고 있었다. 
내가 그들의 옆을 지나칠 때, 그 부부는 아는 체를 했다.
 "아, 젊은이, 세 번째 산정에도 오를텐가?"
 나는 공손히 대답했다.
 "예…."
 그곳은 좀처럼 사람들이 찾지 않는  장소였다. 한 소박한 바위턱에는  얕게 패인 웅덩이에 물이 
괴어 있고, 조금은 황량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그곳을  야훼님이 물은 것이다…. 나는 깊게 고
개를 숙여서 그 분들에게 인사하고, 혹 아까의 사탄 부부가 나를  쫓아오지는 않을까 초조해졌다. 
나는 그런 초조한 심정으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곧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고,  나는 별다른 
발자국이 패이지 않은 그 길을 걸어올랐다.  시야에 들어오는 그 산정에 나 혼자만이  서 있었다. 
나는 다시 한 번 추격을 의심했다. 그  후 어린 심정으로 예정된 웅덩이, 물이 고인  그 바위턱을 
찾았다. 그리고, 약간은 씁쓸하게, 약간은 희열에 찬 심정으로 지껄였다.
 "이것이 나의 세례야…."
 나는 그 빗물이 고인 '웅덩이'에 내 손을 담갔다. 차가운 감촉이 퍼져들었고, 하나의 상념이 나를 
건드렸다.
 '조각 공원….'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그곳은 내가 어린 시절, 가족들과 함께 놀러 간 이후에 한 번도 가보지 못
한 곳이었다. 풀밭에 여러 조각상들이 널려있고, 나는 '어린 정신'으로 흔한 누드상에 감탄했던 걸
로 기억났다. 하지만, 내가 자라난 이후에, 내가 그 산을 자주 찾은 이후에도,  나는 이 산과 연접
한 그 '공원'을 한 번도 찾을  수 없었다. 언젠가 그곳에도 놀러가 보리라고  생각은 했지만, 나는 
그 장소를 엉뚱한 곳에서 찾고 있었다. 순간 호기심이 치솟았다.
 "한 번 지금 찾아볼까?"
 나는 일어서서 여러 바위턱을 헤매이기 시작했다. 시가지가 우선 눈에 들어서고, 곧 소박한 소음
들의 한 형태가 들렸지만, 나는 좀처럼 그곳의 위치를 알 수 없었다. 가슴의  섬찟한 심정을 억누
르면서, 나는 산의 다른 입구에 연접한 주차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참 후 고개를 돌려서 왼
편을 바라보는 순간에 그토록 내가 찾던 공원이 멀리 희미하게, 어린 시절의 조각상들을 닮은 형
태들과 길들이 한 풍경으로 시야에 들어서는 것이다. 희열이 밀려왔다. 그리고, 다시금 이어진 길
들을 바라다보았다. 주차장의 '넓은 길'과 연접한  도로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곧  내려갈 결심을 
했다. 다시 가파른 길을 내려서고 있을 때, 돌연 살기를 품은 말벌 한 쌍이  한 원을 그리면서 내
게 돌진해왔다. 나는 고개를 돌렸고, 그 한 쌍은 내 볼을 스쳤다. 나는 아까의 '사탄 부부'를 의식
했다. 그들임을 직감했지만, 나는 비웃음을 흘렸다. 그리고, 그 주차장 입구를 찾아서 산길을 내려
오기 시작했다. 한참을 내려가는데, 아까의 벌받는 마귀들 중의 하나가 목발을 짚은 채 급하게 내
려가면서 나를 돌아다보았다. 그리고, 살기를 실은 '이죽거림'을 내게 보내는 것이다…. 나는 잠시 
가던 길을 멈추었다. 인간적인 두려움이 치밀었던 것이다…. 그들이 완전히 시야에 사라진 이후에 
나는 다시 가던 길을 걸었다. 조금 힘든 느낌을 지닌 채 내려설 때, 한  소박하게 가려진 숲이 있
었다. 나는 그곳을 둘러보았다. 한 공터에 여러 벤치가  있었고, 나는 나도 모르게 그곳으로 걸어
들어가서 잠시 쉬어갔다. 한 숲의 정적이 나의 고독함과 죄책감을 상기시켜주었다….  나는 곧 그
곳을 떠나서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곧 '화원'인지 '온실'인지 알 수 없는 장소가 보이고, 그곳으
로 이어진 '좁은 길'도 보였지만, 나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 가던 길은 더 이상 가파르지 않았다. 
나는 곧 산의 다른 입구에 들어섰다.  처음 지상에 도착한 느낌은 약간 휑했다.  주차장의 위치가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헷갈렸다. 하지만, 곧 내 위치를 가늠하고서 왼편의 길을 걸었다. 정적의 오
후였다. 곧 주차장이 보였고, 나는 내 길을 서둘렀다.  걷는 걸음이 나도 모르게 두려움을 안겨다
주었다. 곧 공원의 입구가 보였다.  한 바위에 '조각 공원'이라고 쓰여있었다….  그리고, 매표소가 
보였다. 그리고, 한 사내가 서 있었다. 나는 약간 망설이면서 물었다.
 "얼마예요?"
 사내는 값을 불렀다. 하지만, 나는 조금 망설여졌다. 무의식적으로 내가 하나의 잘못을 범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내는 신경질적인 표정이었다. 나는 어린 시절 이후에 처음 찾아온 '지상 낙원'의 
현존에 현기증을 느꼈다. 그리고, 머뭇거리면서 구입한  '입장권'을 한 손으로 옴지작거렸다. 고개
를 이리저리 돌려보고, 입구에 늘어선 조각상들을 훔쳐보았다. 처음엔 그것들이 무슨 상징을 지녔
는지 해독해보려고 노력했지만, 그것들에 무슨 의미를 부여해야 할지 나도 몰랐다.  곧 각각의 조
각상들은 '이름'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다시 처음의 장소로 돌아가서 제목들을 훑어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열된 감상들을 지녔다.  그렇게 선 채 바라보는 얼마의  순간에, 하나의 
기침 소리와 더불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젊은이…."
 아까의 부부, 야훼님과 성모 마리아였다. 나는 황송한 자세로 어색한 웃음을 지으면서 대답했다.
 "예…."
 야훼님이 말씀하셨다.
 "결국엔 자네도 이곳에 왔구만…."
 나도 두려운 심정으로 대답했다.
 "예…."
 야훼님이 약간 굳은 표정을 지으면서 물으셨다.
 "자네는 올 때 어떤 길로 들어왔나?"
 조금 황당한 질문이었다. 나는 더듬거리면서 대답했다.
 "예? 아, 예…. 주차장 쪽으로 난 입구… 그곳으로 들어왔는데요…."
 야훼님이 말씀하셨다.
 "그래? 우리는 화원 쪽으로 있는 좁은 길로 왔네만…."
 나는 하나의 절망을 끌어안으면서 내 실수를 깨달았다.
 '좁은 길….'
 그리고, 고개를 깊이 수그렸다. 야훼님이 다시 말씀하셨다.
 "그러면 천천히 감상하게나…."
 성모 마리아님은 약간 슬픈 표정을 지으셨다. 나는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예…."
 나는 다시 초조해졌다. 발걸음을 옮겼지만, 조각상들은 희미하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내가 초
원을 꿈꾸는 한 시점에 그 부부는 멀리 떨어져서 걷고 있었다. 나는 다시 중얼거렸다.
 '아버지, 어머니….'
 꿈은 맴돈다. 그리고, 내가 방황하는 한 찰나에 어디선가 엄숙한 음성이, 한 기침 소리가 들려왔
다. 나는 처음에 망설였다. 그러자, 그 음성은 약간 노기를 띤 채 다시 기침을 뱉었다.
 "에헴…."
 나는 다시 갈등 속에서 헤맸다. 그 '진원지'를 알 수 없어서 여러  곳으로 고개를 서슴거렸다. 경
악하는 심정으로 바라보았을 때 한 바위의 형태가 눈에 들어왔다.
 "에헴…."
 나는 다가서서 그 제목을 읽었다…. '카르마 가족'…. 기침은  더 심해졌다. 나는 그 바위를 매만
지려다가 서슴 물러났다. 그리고, 다시 그 밑에 있는 작품을 직감으로 돌아서보았다. 그 조각상은 
하나의 입구를 가졌다. 나는 다시 돌아가서 그 작품의 제목을 훑어보았다. '역사의 문'…. 나는 다
시금 의기소침한 상태에서 벗어나  그 입구를 통과했다. 그리고,  다시 '카르마 가족'을 매만졌다. 
그리고, 멀리 걷고 있는 야훼님과 성모 마리아님을  돌아보았다. 그분들은 급히 나를 외면하셨다. 
나는 다시금 슬프면서도 희열에 찬 감정을  느꼈다. 곧 기침 소리는 들리지 않고,  정적이 감돌았
다. 나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몰라 이리저리 방황했다. 한 뚱뚱한 나체의  현존이 들어서는가 
하면, 한 말탄 기사의 조각상도 있었다. 잠시  웃었고, 나는 한 엉뚱한 욕망을 느꼈다.  내 나약한 
육신에 어울리지 않는 기사의 꿈 말이다…. 그리고, 다시  교차하는 지점에 들어섰을 때, 나는 또
다른 부부를 볼 수 있었다. 그들은 한 길턱에 걸친 풀밭에 앉아서 담소하고  있었다. 여자는 젊고 
아름다웠고, 남자는 더 늙어보였다. 새삼 그들이 '불륜'이라도 연출하는듯한 느낌이 나의 첫느낌이
었다. 그리고, 내 나름대로의 노기가 탱중했다. 왜 그들이 미웠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 슬픈 현존, 
내 고독한 현존이 그들을 질투하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나는 일부러  그들이 앉아있는 길가로 
들어서지 않고서 풀밭을 가로질러갔다. 그러자, 하나의 망설임이 또 나를 질책했다.
 '잘못이 아닐까?'
 나는 그 부부를 돌아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사내는 선 채로 안절부절했고,  여인은 체념하듯이 
고개를 수그린 채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순간 내 스스로 지껄이게 되었다.
 '아담과 이브?'
 나는 다시 갈등을 겪었다.
 '다시 내려갈까?'
 사내는 화난 표정이었고, 그 아내는 아무런 동작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들의 모습에서 하나의 
절망을 겪고서 다시 돌아섰다. 또다시 갈등이 생겼다.
 '다시 내려가서 저들의 옆을 스쳐갈까?'
 다시 돌아다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실종되었다. 나는 또다시 절망했다.
 '또 실수인가?'
 나는 다시 길을 걸었다. 하지만, 전혀 가벼운 발걸음을  걸을 수 없었다. 하나의 책임감 같은 것
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내 자신이 잘 알 수 있었듯이, 이것은 장난이 아니었다. 커다란 시험
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나는 두가지 실수를 범한 것이다….  내가 용서할 수 없었던 결백증이 다
른 현존으로 나를 실어날았던 것일까? 아마도 나는 그 천사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태초
부터 미움을 잉태했으리라고 믿고 싶지 않았다. 신의  역사에 얽힌 또다른 시절이 나를 억압하리
라는 것도 나는 잘 몰랐다. 어쩌면 자비로울 수 있었던 것을, '인도'를 걷지  않았던 것은 큰 실수
가 아니었나 하는 죄책감이 나를 휩쓸었다. 하지만, 기회는 두 번 올 수 없었던 탓이다…. 나는 
그 부부가 떠난 자리를 허무하게 돌아서 걷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그 부부를 추방했던 모
양이다…. 그리고, 커다란 단절을 느꼈다.  또 한 번의 돌아가는  계절에서 말이다…. '주님의 
자비를, 자비를'…, 나는 갈구하는 기도를 몰랐다….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지는데, 나는 하
나의 큰 실수를 범한 것이다, 누구에게도 주어질 수 없는 또  한 번의 위험한 기회를, 하나의 
'수호자'의 자리에서 말이다…. 내 아픔이 다르게 자라나고, 역사를 되돌아갈 수 없는 한 시점
을 고독하게 지켜서야만 하는 것이다. 커다란  천사의 석상을 짓누르면서 협잡하던 인간들의 
더러운 시절에 나는 자비를 느낄 수 없었다…. 그들이 나를 짓눌렀고, 나는 모독감을 느꼈다. 
어떤 실수를 보상할 수 있을까? 나는  방법을 몰랐다. 그리고, 오르페우스는 아내를  구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허무한 '자리'를 되돌아걸었다. 그리고, '자비'를 바랬다.  하지만, 잔인한 
함성이 곧 울려퍼졌다. 그 '사탄 부부'였다. 내가 세례받은 장소를  짓누르면서 악다구니를 내지르
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커다란 경고라는  것을 알았다. 야훼님이 냉소했고, 성모  마리아 님도 
외면하듯이 슬퍼했다. 나는 모태를 잃었다…. 그 두 번째 '하와'께서 출산의 '원죄'를 깨끗이 닦
아낸 기적을 나는 놓치고 만 것이다…. 그래서, 커다란 흐느낌이 내 안을  흘렀다. 그리고, 내 
존재가 그토록 쉽게 구겨질 수 있는 저주받은 심정을 호소했지만, 두 번의 기회는 다른 현존
을 통해서 얻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체념하는 애수가 내 안을 흐르도록 방치할 수밖에 없
었다…. 단 한 번 일별하는 미소를  보이시고, 그 두 분은 출구를 향해서  돌아서 나가고 있었다. 
나는 다시 한 번 애타게 불러보았다.
 '아버지, 어머니….'
 나는 말없이 그분들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 곧 '에덴'으로부터 나서기 시작했다. 그 부부는 도로
의 한적한 길가에서, 내가 걸었던 길에서 구부러진 길가로 검은 우산과 꽃무늬의 양산을 치든 채 
내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내 혼의 힘은 그분들의 자비를 가졌다…. 나는 다른 길을 걸었다. 그 큰 
의미를 나는 잘 모르고, 또 아팠다…. 산을 벗어나는 도로의 한 복판에서 함성에  짓눌린 한 늙은 
여자가 쓰러져 있었고, 사람들은 혼란 속에서 그 늙은 여자를 구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것은 경고
였다. 내가 지켜야 할 영토를 빼앗긴 하나의  대가(對價)로 이루어진 경고였다. 나는 아픔 속에서 
그렇게 커다란 시험을 마감했다….

 또 한 꿈의 기록이다…. 가수 '신해철'이 세상에 위험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가 무슨 노래
를 부르는지 모르지만, 그가 나의 '분신'보다 더 소중한 영웅이었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내
가 그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마 신은 아실  것이다…. 나는 꿈속에서조차 애타게 그를 지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사내들이 협잡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저 녀석, 위험한데… 제거해야겠어…."
 나는 마음 안으로 웅얼거렸다.
 '안돼…, 그건 안돼….'
 그리고, 그는 곧 경매에 붙여졌다. 그는 돌아선  자세로 뒷모습을 보였고, 일련의 연예인들이 그
를 폄하하고 있었다. 나는 그녀들을 둘러보았다. 그 중에는 가수  '이소라'도 있었다. 그리고, 그녀
들은 한결같이 값을 매기고 있었다. 하지만, 흐느낌은  멈추지 않는다. 그가 위험하다는 사실에서 
감히 모태로써 그를 구해줄 여자는 없는걸까? 나는 그녀들에게 애원했다. 그리고, 잠시 후에 가수 
'이소라'가 하나의 조건을 제시하고 그와 함께 세상 밖으로 나섰다….

 "넌 신해철을 좋아하냐?"
 나는 대답했다.
 "예, 좋아해요!"
 형의 친구, 수연은 말했다.
 "그러냐, 나는 마약 한 새끼들은 다 싫더라…."
 나는 냉소하면서 답변했다.
 "옛날 일이잖아요…, 가수 이승철 같은 녀석들은 또 했지만, 신해철은 안 그랬잖아요…."
 수연 형은 말했다.
 "그래도…."

 내가 두 번째로 지상에 끌려왔을 때  악랄한 형은 TV부터 켜기 시작했다. 그리고,  방송은 마침 
'넥스트 해체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형은 지껄였다.
 "야, 진형아, 넥스트 해체된다고 하잖냐?"
 그리고, 악랄한 눈깔을 굴렸다. 사악한 꿈에 시달리는  그 태도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럴수
록 나는 내가 보존한 나머지 성령들의 한 현존에 매달렸다.  내 오른손에 그들의 착한 정신이 보
존되길 고대했다…. 그리고, 곧 게보린 소년이 등장했다. 그들끼리 신호가 오가는 것도 안다…. 마
침 영화 '편지'를 소개하는 코너였다. 주인공 남자와 여주인공인 '최진실'이 서 있었다. 그리고, 협
잡이 곧 있었다. 게보린 소년이 조명 연출가에게 잠시 불을 꺼달라고 얘기하자, 녀석은 금방 조명
을 꺼뜨렸다. 게보린 소년은 지껄였다.
 "아, 잠시 후예요…."
 어머니는 줄곧 내 옷을 벗기려고만 들었다. 내  청자켓을 붙들고서 계속 애원했다. 그리고, 말씀
하셨다.
 "진형아, 왜 손 아프게 오른손을 오므리고 있니, 손 펴란 말이야…."
 형도 재촉했다. 하지만, 안다, 그는…. 강요는 그가 아는 '위선'적인 성격에서 그를 성화시킬 조건
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슬프게  어머니를 돌아다보았다. 그리고, 진심으로 어머
니가 내 편이길 고대했다. 하지만,  망설임과 포기가 이미 존재했다.  이 지옥을 극복하는 방법에 
내가 지닌 체념은 어떤 것도  빠른 회복을 가져다 주지 않으리라는  착각을 알았다…. 밤 사이에 
내가 겪은 다른 세계와 이들이 겪은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이다. 내가 인간의 길을 포기했을때부터 
존재했던 한 과정에 내가 호소해보았다. 천장의 보일러는 들끊었고, 곧 말씀을 실어날았다.
 "난 네 애비가 아니다…."
 낮이 오자, 나의 밤은 꺼지고,  내 큰 별은 떨어졌다. 나는  그 상념에 시달렸다. 그리고, 밖으로 
나섰다. 형도 따라 나섰다. 마침 목욕탕  집 여주인이 그녀의 딸과 함께  차를 몰고 왔다. 그것을 
본 형은 위협하듯이 말했다.
 "진형아, 니가 이상한 짓 하면 우린 집에서 쫓겨나…."
 나는 황량한 집 근처의 더러운 풀밭에 힘겹게 자라난 꽃을 보았다. 그리고,  쇠잔한 힘을 느끼면
서 그 꽃에 다가섰다. 하지만, 그 119 사탄들이 그랬듯이 형은 내가 그 꽃에 내 현존을 담은 성령
을 놓으면, 잡아먹을 작정이었다. 그리고, 결코  방심한 듯한 태도로 기회를 노렸다.  나는 다시금 
그 목욕탕 집 여주인의 얼굴을 훑어보고 다시금  그녀의 딸을 바라보았다…, 쇠잔한 기회를 생각
하면서…, 그 찌뿌린 상에서 기대할 것은 없었다…. 그  여주인은 탐욕에 가득 찬 마귀였고, 그녀
의 딸도 '부자들의 천국'을 누리는 탓에 나를 도와줄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설
마하는 기대감, 그 '젊음'의 이유로 성령을  날려보낼까 하고 내 오른손을 치들었다.  형은 다시금 
초조해했다. 기어코 성령을 잡아먹어서 대장 노릇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  딸은 내 행동을 
보고서 외면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그 태도에서 어쩔 수 없는 절망을 읽었다. 아마 내가 그녀
에게 성령을 보내면, 그 어미되는 여주인이 그녀의 몸에 얽히게 될  성령을 갉아먹었을 것이다…. 
내가 멸망시키려는 것이 아마도 바로  자신들이 사치를 누리는 '부자들의 천국'이라는  것을 아는 
탓에 말이다…. 그래서, 나는 포기하고  다시 집 안으로 들어와서  침대에 누웠다. 형은 잔인하게 
꽃들을 짓밟았다, 생명을 죽인 것이다….  그런 후에 나를 따라  들어왔다. 어머니는 계속해서 내 
손을 펴려고 시도했고, 또 옷을 벗기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침묵했다. 어머니가 차마 불쌍했다. 
그래서, 다시금 어떻게든지 성령을 옮기지 않으면 안된다는 결심을 얻었다…. 수백의 절망 사
이에서 하나의 희망을 잉태하기 위해서 말이다….  야비한 형은 미리부터 어머니의 궁둥이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어머니는 이미 통제되는 상태에서, 그리고 나를 족쇄채우는 지독한 모
성의 방식으로 '올가미'를 채우는 중이었다…. 아마도 며느리를 죽일 것이다. 나는  그것을 알
고 있지 않았다. 나는 착한 정신에 호소했다. 그래서, 마지막 기대로 어머니의 손 위에 내 손
을 올렸다…. 그러자, 형은 어머니의 엉덩이를 매만지고 힘껏 악령을 소비했다…. 그 후, 손을 입
에 가지고 가서 깊게 삼킨 후 지껄였다.
 "먹었다…."
 나는 침묵했다, 울음을 흘려보냈다…. 어머니가 어떤 이유로든지 배신한 것이다…. 두 아들을 낳
은 그녀는 어떤 아들을 옹호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내가 폭주하지 못하면, 그녀의  큰 아들이 
생명을 누릴 것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육신의 삶' -  그 경계선에서 흡혈귀의 영생을 누리리라
는 것을 모르고서 말이다…. 내가 형을 죽이기 위해서 태어난 것을 어머니는 모르실 것이다…. 나
의 숙적 '루시퍼', 인류를 타락시킨 '뱀', 그 어리석은 욕망이 인간들을 '신'의 직관을 훔칠 수 있으
리라고 유혹하고, 또 악한 기적의 수혜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는 내가 뱀을 죽이기 위해서 자
청해서 내려온 이 세기말의 정신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하나의  각성이 위험한 폭주를 
봉인하길 고대했다.
 '나마저도 사탄이 되어서는 안돼….'
 형은 재빠르게 화면을 전환시켰다. 곧 EBS의 영어 특강 화면이 나왔고, 형은 비디오  테잎에 삼
킨 성령을 감았다. 아마도 96년도에는 '모래시계'라는 TV연작 프로그램에서 '고현정'을 개처럼 짖
게 하더니, 이번엔 애꿎은 영어 강사를 대상으로 선택한 것이다…. 미국을  방랑한 내 '주군'을 아
는 까닭에 그 하나의 이유로 일치시킬 수 없는 실존을 부정하는 버릇을 가졌던 것이다…. 그것을 
형은 '학습'이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재빨리 자신들의  편을 생성해내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나
를 되찾았다고 착각하시도록 만들면서 말이다…. 지상에 내가 위치할 수밖에 없었던 '자유의지'를 
빼앗기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한 인간처럼 나는 쓰러진 것이다…. 형이  나를 굴복시키려는 과
정은 철저했다. 어찌됐든지간에 그는 철저히 '나의 성령'을 흉내내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이 곧 
뱀의 멸망을 가져오리라는 것을 아는 까닭이다…. 가난이 그를 멍들게 했고,  내가 자라난 가난과
는 다른 그런 '탐욕'에 가득찬 돈의 유혹이 그를 인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혹독한 파괴 속
에서 형은 나마저도 유혹했다.
 "진형아, 이만하면 사업 수단도 좋잖냐?"
 내가 결코 그 '사업 수단'이라는 말에 절대적인 화해를 못찾는다는 것을 곧 감지한 그는 다른 작
전을 시행했다. 노골적인 태도의 이분법과 관련된 '성'의 노출과 식인의  상념이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커다란 도박을 시행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그가 갖는 야망이 저승의 온갖 악한 상한 
영혼들을 배출한 결과를 나는 안다…. 그는 나의 정신의 근본을 착취하면서 말했다.
 "하여튼 옛날의 저 완고한 아버지는 어쩔 수 없다니까…."
 그리고, 형은 결국엔 '대마왕'이 되고 싶지 않다는 욕구를 표명했다.  형은 자신의 얼굴에 가득한 
여드름을 혐오했고, 그 결과로 연상되는 악마성에서 벗어난  흉내를 내고 싶었다…. 그래서, 철저
히 자신이 가진 악령의 굴레를  내게 둘러씌울려고 했다…. 그 후,  모두가 공황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매스컴의 위력과 흉내는 위대했다…. 모든 연예인들은 사랑받던 '시청자'라는 
착각으로부터 달아나려고 안달을 했다…. 혹 노골적으로 '악마'의 종으로 봉사하길 원하는 '게
보린 소년'과 같은 인간들도 있었다…, 폼베이의 최후는 찬란하게 연출되었다. 그리고, 마귀들
의 특성은 모성을 삭제하고 자신들의 도성을 쌓는 것이 하나의  목적이 되었다. 그리고, 그를 
유혹하는 많은 무명(無名)의 탐욕과 방탕에 놀아나고픈 마귀들의 현존이 출현한 것이다…. 그
것은 내 출생을 부정하게끔 했다.  그리고, 어떤 나비의 날개짓도 잡아먹겠다는  엄포를 놓았
다. 그것은 랭보가 지껄였던 '지옥의 한철'이 되고 말았다…. 심지어 주님이 나를 불렀던 방식
조차 구속했다.
 "아들아, 왜 밥을 안 먹니?"
 나의 불쌍한 어머니는 나를 지옥으로 이끌고 가는 것이 평화의 한 방법이라고 착각했다. 그
리고, 그것은 내가 바란 모성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지키고 싶었지만, 나를  죽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병원은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모두가 놀아나는 정신에 나는 지쳤고, 나는 내 생명을 
마감하는 방식에 의문을 품었다…. 전란을 끝낼 수  있다면, 무자비한 폭주도 가능했다…. 하
지만, 나를 살리는 것은 다른 방식이다. 인간들의 노골적인 질문은 그랬다.
 "왜 우리들의 일상을 망쳐놓느냐고?"
 그것이 저지되어야 할 하나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마귀들은 모른다. 그리고, 나는 하
나의 소명을 유지해야  했다. 아즈라일…, '죽음의  천사'…. '하느님의 도움을  받은….'이라는 
의미의 내 소명이 자라나야 했다…. 그래서, 한 가수는 노래부르다가 절규했다.
 "아즈라일,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상을 유지한 상태에서 전란을 끝내고, 각성한 영혼들에게 회개의 기회를 달라고 갈구하지 
않아도, 이미 선택된 자식들은 새로운 에덴을 실어날랐다…. 그것은 흡혈귀의 영생을 갖지 않
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만 했다…. 악마인 형은 내 신체를 조작하려고 노력했다…. 그것은 내 
신체에 감춰진 모든 심혼들을 배설하는  방식이다…. 내가 사랑했던 '릴케'와 '엘리엇',  '랭보'
와 함께 자꾸 미끌어지는 '이방의 정신', 모든 수호령들을 억압하는 것이다…. 모든 오성의 잘
못된 유전과 더불어 나의 형은 모든 죄악을 학습했다…. 그리고, 멸망을  피하되, '흡혈귀들의 
도성'을 쌓는다면 그의 영생조차 배려될 수 있다고 착각 아닌  절망을 하나의 기회로 삼았다. 
그래서, 형은 도망쳤고, 계속해서 비디오 테입을 감다가 지쳐서 소리쳤다.
 "내가 계속 학습해보았자 무엇 하겠냐?"
 나는 그의 약점을 안다…. 그리고, 그  기회는 나의 힘을 다시 가져왔다.  그것은 '사랑의 결
핍'이었고, 자신의 생존을 지탱하는 비결에 대한 음모였다….  누구든지 이유 없이 죽고 싶지 
않다는 욕망에 기대었다. 모든 죄악은 '사랑의 결핍'이 원인이었다…. 그래서, 내 현존을 되찾
는 방식은 결정되었다. 내가 겪은 '13'이라는  숫자에 하나를 보태어 '존재해야 할  부활의 하
루'를 예비하고, 내 '주군'의 유전을  학습하면 되었다…. 한 여성….  한 모성의 극적인 희생, 
그것은 성모 마리아님의 배려였다…. 나는 그 분의 결정체를 안았다….

 세상이 회복된 것은 어쩌면 황당한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나 자신을  죽여야 했던 이
유들도 알고 있고, 이 역병의  도시에서 달아날 준비를 시도했다. 그것은  어느 한 밤에, 나의 한 
손가락을 전율시키는 영상으로 이끌렸다. 잠깐 본 어떤 TV 드라마에서 바보 흉내를 내는 아름다
운 아가씨가 있었고, 그녀에게는 또한 바보 애인이  있었다…. 그리고, 절망을 읽었다. 그래서, 어
느 한 밤에 나는 내 생명을 마감하기로 결심했다. 마이를 껴입고, 헐렁하고 질질  끌리는 하얀 신
발을 신고서 나는 길거리로 나섰다. 나는 한편으로 서운했던 것 같다.
 '이제서야 내 영혼이 안식을 찾게 될까?'
 그리고, 나는 죽음에 대한 체념을 가졌다. 길거리를 걷다가 대로에 나섰고, 나는 택시 잡기가 민
망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해야할 일을 겪어야했다.
 "역전이요…."
 야간의 택시는 잔인한 느낌을 주었다. 한 현존이 사라지는  방식에 대해서 아무런 고민도 할 필
요 없을 테니까…. 나는 어느덧 내 주군이 그러했듯이, 마치 평생 웃을 수밖에  없도록 제작된 인
형처럼 웃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나의 '진화'의 산물을 버리고 싶다…. 그래서, 질질 끌리
는 신발을 신은 채 안절부절하며 다시금 산을  오르는 힘든 노동을 행했다. 지나쳐온 길거리에는 
여전한 인간들이 기어다니고 있었고, 그들에게서 어느 한  괴로운 고민의 흔적도 발견할 수 없는 
'흡혈귀'의 산물을 읽었을 뿐이다…. 그리고, 마침내 내  무덤이 예비된 그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신은 신발이 귀찮고 힘겨웠다.  나는 힘들게 걸었고, 나는 자꾸만 내가  이전에 끌려온 
장소에 집착하는 영상을 가졌다. 하지만, 그  장소는 이미 악마들이 점령한 땅이다….  그리고, 내 
육신을 안전하게 보존할 기회를 누리고 싶었다.  하지만, 하늘의 질서는 존엄했다. 내가  낮은 땅, 
착지할 가능성을 탐지할 때 두 여자의 악령이 조소했다.
 "그런데서 하면 안되지…."
 나는 허무했다. 내 정신을 갈구는 이 산에서  죽어야만 한다는 결론이 말이다…. 하지만, 어리광
을 부릴 때가 아니었다. 나는 나를 괴롭히는 정신적인 혼란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좀 
더 오른 이후에, '목포의 눈물'이라는 비석이 있는  곳에 이르렀다. 그리고, 절정의 고도를 기다리
는 이끌림을 겪었다. 내가 쇠잔한 태도로 바라본 장소는 잔인한 나뭇가지와 바위틈이 내다보이는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나는 날개짓을 시도해보았다. 하지만, 이 또한 허무했다. 아무런 성령의 
조짐이 없었다. 바람조차 불지 않는데…. 그리고, 자꾸 눈이 공포로 인해 감겼다.  그럴 때마다 나
는 조소하듯이 눈을 치켜 떠야 했다. 그리고, 내가 하늘을 쳐다보지 않고 자꾸  아래로 시선이 쏠
리는 일에 무한한 비애를 느꼈다. 그리고, 또다시 애잔한 슬픔이 감돌았다.
 '이 일로 세상도 무자비한 본성을 내보일까?'
 나는 계속해서 날개짓을 시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허무한 아침이 오지 않기를 고대했다. 다
시는 119 따위가 나를 구원한다는 연극 따위를 시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그들은 줄곧 
내게 악몽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이 약한 결심에 용기를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밤의 소음들이 
나를 괴롭혔다. 어떤 두 아가씨가 핸드폰으로 통화하면서 산길을 내려가는 것이  보였고, 또 승용
차가 어느 지점에 주차하는 것도 보였다. 그리고, 보다 넓은 시야에는 도시의 불빛이 여전한 일상
을 소유한 채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순간의 상념도 어리석게 자리잡았다.
 '진정한 소망을 갖는 것은 어떤걸까?'
 밤 12시의 기도가 그리웠다…. 그때는 가능했던 일들을 이젠  천궁의 질서를 되찾을 수 없는 모
든 추락한 영혼들이 조소하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인도한  영혼의 압력을 느껴야 했다. 내가 찾
는 스승들과 영웅들이 모두 내가 닿지 않는 곳에서 죽었고, 그들의 상념이 더 이상 나를 죽일 수 
없는 그런 곳이라면, 나는 도대체 무슨 말들을 가슴에 품어야 할까? 날고 싶었다…. 다시 내 고향
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설사 영벌을 당하는 고통을 겪는다고 해도 주님을 위해서 죽고 싶다…. 
그것이 나의 절실한 소망이다. 하지만, 나의 인도자가 힘든  노역을 겪고 있다…. 나는 내 날개짓
이 허무함을 알고, 그저 뛰어내릴 각오로 몇번 죽음을  시도했다. 하지만, 번번히 신음 소리가 나
왔고, 나는 그 본성의 외침에 응하는 내 자신이 미웠다…. 그리고, 쇠잔한  태도로 주저앉았다. 밤
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소음이…. 그 시간에 바다에서는 뱃고동이 울려퍼졌고, 나
는 흠찟 놀랐다. 그 소리는 말씀을 실어날았다…. 나는  또다시 일어났고, 제발 한 번이라도 자유
를 되찾고 싶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 망설임과 또다른 고요가 미웠다. 나는 선택된 자를 버릴 수 
없다…. 역겨웠던 겨울의 고뇌가 밀려왔다. 나는 나도 모르는 흐느낌을 가졌다. 내가 너무나도 약
했고, 또 이 시대에 더 이상 천사들의 강림은 믿기지  않을 기적의 일부가 되고 말았다는 사실에 
자신을 한없이 조소할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나는 모태를  다시 갖고 싶
었다. 다시 태어나는 기쁨을 다른 망자들처럼 느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일종의 거부
감을 가지고 있다. 내가 그들과 합류하지 못하는 정신적인 반항을 그들은  읽고 있었다…. 그들의 
순종이 가져온 결과를 의심할 수밖에…, 이 약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충고는 나의 것이 아니었
다. 나는 무엇보다도 초대 교회가 그리웠다. 열렬한 성령의  입김이 있었던 때, 나는 고통당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베드로 사제의 아픔을 알 것처럼  아팠고, 그리고 애타게 찾았다. 그들은 모
두 어디에 있는걸까? 이 모든 고민이 한 곳에 모여있었다. 나는 내가 잃어버린 별을 애타게 되찾
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날갯짓에 의미를 담았다…. 거치장스러운 시계를 한 켠에 벗어놓은 신발 
안에 넣었고, 또 벗어놓은 마이가 있었다…. 그리고,  제발 용기를 달라고 자비를 빌었다. 하지만, 
곧 냉랭한 공기가 나를 감쌌다. 그것이 하나의 가호가  되리라고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곧 나는 
나도 모르게 한 마디의 말을 내뱉게 되었다.
 "방법을 바꾸어야겠다…."
 그리고, 콧물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비참한 눈빛을 가진 채 지상으로 돌아
가야 했다. 다시 신은 신발이 계속 발끝에서 압박을 주었다. 그리고, 기다란  소음을 내질렀다. 나
는 지옥에 유폐될 수밖에 없다…. 하나의 상념이 나를 일깨워주었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잔인한 
고문을 가져다주고 있었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물론 안식이 있을 수 없었다…. 내가 어떤 마지
막 수명을 잉태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탓이다…. 한 친구의 얼굴이 떠올랐고, 나는  내가 선택한 
일요일이 미웠다. 나는 고통의 산물이다…. 어떤 아름다움도 나를 가질 수 없는 그런 경계선을 가
졌다. 어떤 달콤한 현존의 질서도 내 것이 될 수 없고, 나는 이 지겨운 두통을 저주했다. 내가 흡
수한 사념이 얼마나 거대한 것인지, 그리고  이로써 내가 죽음을 겪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회복시킨 세상은 대단치 못했다…. 여전한 악덕과 절망의 신음이 횡행하고 있는 세상이었고, 
언제든지 전복을 꿈꾸는 살기가 나를 죽여나가는 자연스러운 동물 세계를 가졌다. 아마도 패전의 
책임은 고스란히 나의 주님에게 상속되었다…. 그것이 나의 가장 큰 고뇌의  원인이었고, 내가 잠 
못 이루는 고통을 가져다주었다. 하나의 전율을 겪고서 나는 회복된 것이다….  어떤 미래가 기다
리고 있을지 알 수 없는 내 빼앗긴 지성을 원망할 뿐이다…. 그리고, 나는 이 모든 고통을 고백할 
수밖에 없는 외로운 절망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착한 현존들이 벌받고 있다…. 그것이 성
취되지 못한 밤의 약속을 겪지  못한 탓에, 나는 벌받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인내를 가질 수밖에 
없다. 오직 남은 무기가 되어버린 인내의 씨앗… 그것이 나의 최선임을 인식한 것이다. 다음날 나
는 이 모든 것을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 대한 단죄였다…. 나는 아프다, 그리
고 원치 않아도 정한 수명이 있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침묵으로부터 자유로워지
는 하나의 대가(對價)를 치루어야만 한다는 것을 안다. 나의 주님이 단 한마디 단서를 주실 수 있
다면, 나는 아마도 미치는 한이 있더라도 자족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내가 
각오하고 있는 나의 영벌이 될지도 모른다…. 감히 지껄이고 싶지 않다.  어째서 빛이 '광마'가 되
셨는지 그것은 내가 잘 아는 것처럼 추측했던 것이지만, 그것은 하나의 '위선'을 토해낼 뿐이다…. 
어쩌면 나의 유전은 상속된 것이다…. 나는  내 안에 잠복하는 절반의 '악마'를  토벌하지 못했다. 
그것이 나를 죽여나가는 것이다. 그것이 결코 주님에게 일치시킬 수 없는 구속이 될 뿐이다…. 나
는 어쩌면 이미 더욱 큰 재앙을 알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내가 방어할 수 있는  문은 이제 
쇠잔한 몸짓에 의존하고 있다. 사랑의 현존…. 그 여린  사내를 닮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어째든 
그 분이 낳았던 아들이니까…. 하지만, 나는 너무나도 지쳐 있다. 그리고, 나는 내 모든 최선을 단
지 '사랑'의 정신에 의존하고 있다. 그것은 어떤 모자(母子)의 본능이었다…. 웃고 싶다…. 내 약함
을 숨기는 일에도 이젠 망설임이 없어졌다…. 어떤  잔인한 정신들이 우리의 현존을 뒤쫓고 있었
으니까, 우리가 사라진다면 자신들의  '지상 낙원'이 도래하리라고 착각하지  못할 질서가 있다는 
것도 모르는 채, 그들은 다른 멸망을 겪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내가 겪는  공포의 모든 종합과
도 같다…. 그리고, 나는 절실히  갈구한다. 더 이상의 '위선'도  '위악'도 방출되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정연할 질서에서 벗어나야 될 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 내 자신이 차마 감당
할 수 없었던 두려운 질서에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나를 살려야 할 커다란 행운을 가져왔을까? 
궁극엔 또다른 창조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들은 인간들의  발명이 가져다준 모든 
불운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마치 행복한 미소를 짓는 모든 광고들처럼  말이다…. 나는 미켈란젤
로님의 창조의 그림들을 재현하고 싶었다…. 그 위대한 대가(大家)의 솜씨를 다시 보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너무 커다란 빛에 질려버렸다.  이 시대는 어째서 신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이지? 벌써 우리들의 계절이 잊혀진 것일까? 그 따뜻했던 세계는  이제 차가운 냉혈동물들
의 질서에 편입을 자청했을까? 단 하나의 빛이 그들을 거부한다면 어떤 원망이 쌓일까? 세상
을 염려한다는 것은 결국엔 두가지 길을 제시하는 것일까? 조소와 사랑…. 그리고, 이 시대의 
모든 혼미한 두뇌의 강간이 나를 옥죄이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서 탈출했다. 그리
고, 내가 보고 온 모든 절망을 전달할 필요는 없다, 아마도 도둑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피의 
의미를…. 그 피의 희생이 타인의 것이라면 방조하고 낙원을 누리라는 착각 이후에 우리들이 
가졌던 위악한 세월들을 어떻게 지워나가야 될까? 그것은 내 몫인가? 아마도…. 내가 너무 거
대한 것들을 보아버리고 만 것일까? 그리고, 나는 망자들의 소원을 저버렸다…. 단지 그들이 겪을 
고통을 다 흡수할만한 내성을 갖춘 탓에…. 고맙게도 나는 그런 재능의 소유자였으니까….
 '그것은 조금도 아름답지 않았죠, 주님…, 내가 겪은 시련들….'
 어느 한 별에서 단란한 내세의 가족들과 살고 싶었다…. 지상의 인연을 끊고서, 나는 자유로워지
고 싶었다. 나는 새로운 피를 수혈받았다. 그리고, 내 살아있음에 하나의 의문을  제시하고, 이 절
망으로부터 벗어나려고 쇠잔한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비-밥'은 내가 자주 가는 재즈카폐의 이름이다…. 그곳의 주인은 대학을 포기한 대가(對價)로 바
다를 방랑했고, 적도를 넘었을 때 고향 생각에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한 사내이다…. 나는 그를 좋
아한다. 하지만, 우리들의 만남과 화해 사이에는 하나의  벽이 존재한다. 그는 '시사저널' 등의 현
세에 대한 고려를 많이 하고, 또한 '장정일'이라는 작가를 몹시 좋아했다. 앞서 말했지만, 나는 '장
정일'을 무척 싫어한다. 그의 고뇌가 커다란 파탄의  이상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주인, 
총복 형은 '위악'한 것들에 대한 열중을 가졌다. 내가 떠나지 못한 큰 방랑을  접했을 때, 나는 그
가 느끼는 감상들을 고스란히 상상 속에서 습득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질문은 헛점을 지녔다. 
나는 그가 개종하리라고 믿었다. 마치 미덥지 않은 '장정일'이라는 사람이 고뇌의 한 조각을 소유
하고서 '부성'을 모독했던 지난날을 고려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는 내세에  대한 조소를 지녔
다. 그는 온존한 현실을 꿈꾸는 사람이었다….
 "형은 21세기가 올 거라고 믿나요?"
 총복 형은 대답했다.
 "그럼, 당연한 일이지…."
 나는 그의 말을 잘라냈다.
 "난 믿지 않아요…."
 나는 이어서 말했다….
 "나는 항상 회복된 세상을 꿈꾸었는데, 작년 겨울의 일도 그랬어요…. 항상 재앙을 막을 수 있다
면 좋겠죠…. 하지만, 나는 또다시 불려나갈 거예요…."
 총복 형은 말했다.
 "다음 번에도 니가 막으면 되잖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내가 막으려는 것이 21세기의 상상이야…. 아무런 갈증의 해소도 없는….'
 총복 형은 냉소하듯이 말했다.
 "기억해둬라, 1999년 9월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잠시동안에 침묵을 견뎠다…. 이와는 다른 질문과 대답들도 있었
다. 내가 시험하듯이 그에게 '성령의 안수'라는  표현을 쓰면서 한때 배신의 길을  걸었다는 '사도 
바오르'의 이야기를 꺼냈을 때, 그 형은 조소하듯이 말했다.
 "나는 장정일을 더욱 닮은 사람인데…."
 재즈…. 아찔한 단어이다…. 혹 그가 음악속에 죽어간다고 해도 원망할 말은 없다….
 "형은 세상에 대한 미련 같은 것 없나요?"
 그 형은 가만히 생각하듯이 고개를 잠시 수그렸다.
 "미련? 그런게 없을 순 없겠지…."
 나는 그가 가진 사랑을 '재즈'에 대한 사랑이라고 믿는다…. 그는 친구들을 많이 사귄다. 어떤 자
는 그처럼 재즈의 애호가였고, 어떤 이는 소설적인 구상을 가졌고, 또다른 어떤 이들은 미학에 대
한 열중을, 혹은 시에 대한 찬미를 지녔다. 하지만, 그들의 대부분이 어두운  그늘에 눌려있다. 최
소한의 인간적인 것들에 대한 질문들에도 그랬다. 그 형은 물었다.
 "너는 사랑이란 것을 믿니? 이성적인 사랑도?"
 나는 강력히 대변했다.
 "믿어요, 물론…."
 그는 대답했다.
 "그래? 나는 안 믿는다…. 여자들은 오직 계산적인 동물일 뿐, 내가 결혼을 기피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나는 지금의 상태가 마음에 든다…."
 사랑의 결핍…. 이것이 하나의 미덕이 되는 수도 있을까? 아마도 쌓인 분노의 짐을 무엇으로 풀
어야 할까? 나는 그 대답을 공유했다. 그리고, 그것은 일종의 감화를 지녔다. 내가 그를 닮아가든
지 혹은 그 역의 경우를 상상하든지 어쩌면 최선의 낙원을 가져다주는 것조차 무력한 내 한을 상
상하면, 아마도 필요한 질문의 제기이다…. 하나의 야수가 되기를 피하고 싶다…. 정치에 대한 상
상도 달리 소유했다. 그는 '강준만' 교수 등의 글을 애호했고, 현실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하나의 아름다움을 소유했다. 하지만, 건널 수 없는 경계선은 '어른'이기를  자처하는 그의 사랑이
다. 그는 아름답다고 믿는 것들에 대한 다른 기준을 가졌다….
 '어느 한 꿈을 꾸었죠…. 그 꿈속에서 형도 처참한 징벌을 받는 것이었어….'
 어쩌면 신학적인 것 혹은 신앙적인 문제들에 대한 간섭을  피하고 싶었다. 그 또한 내가 선택했
던 최선의 인간이니까…. 하지만, 우리가 다른 삶의 경계선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하나의 독액이 자라나고 있었다…. 겸손과 함께 갖추어진 그의 '강요'의 짐을 어떻게 무마
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하나? 나는 일주일의 한두번을  그와의 만남을 기다리는 시간을 가졌다. 그
리고, 어느날 함께 목포에 새로이 생겨난 '문화의 집'이라는 장소도 함께  가본 적이 있었다. 그는 
'예향의 도시'라는 관념을 갖고 살아간다. 지역문화를 가꾸어야 한다고…. 그  장소는 유달산의 밑
둥치에 자리잡고 있었고, 우리는 벤취에 앉아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나는 엄살떨 듯이 얘기했다.
 "유달산… 끔직한 기억이 도사리고 있죠…."
 그 형은 말했다.
 "그런 악몽을 빨리 잊어야지…."
 "안 잊혀져요…. (어쩌면 알고 있을까?)"
 "그런 생각들에서 자유로워질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우리는 다시 작가 '장정일'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앞으로 그는 어떤 글들을 쓰게 될까요?"
 총복 형은 말했다.
 "아마 그 자신이 표명했듯이 더러운 악몽으로부터 벗어난 최선을 써나가겠지…."
 개종의 문제였다…. 아마도 알고 있는 신앙의 비밀을  드러내듯이…. 하지만, 그 형의 심기를 건
드리는 공격을, 지난날에 내가 '장정일을 미워하는 이유'에서 표명한 그런 글들에서처럼 공격적인 
혀를 굴리고 싶지 않았다. 우리가 친해질 수 있었던 기억은, 하나를 가리킨다. 내게 절친한 한 친
구와 '겨울의 악몽'을 되살렸을 때, 그 커다란 목소리에 실린 비밀들을 한 올씩 풀어내었을 때, 그
는 명민한 두뇌를 살려서 개입하고 또 내 대화의 한  장을 멈추게 하도록 하려고 노력했다. 그는 
우리 집의 전화 번호를 원했고,  나는 그에게 명함을 요구했다.  그리고, 우리는 문학적인 것들에 
대한 첫 번째 대화를 가졌다. 물론 '장정일'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였다. 나는 '윤대녕'씨의 작품들
을 얘기했고, 또 '안도현' 씨의  '연어'를 선물하려고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거부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그는 '사설'이 숨쉬는 정치관들과 연애담의 거부를 가졌다. 무지개를 쫗는 연어라고 
비유해도 될까? 아마도 그는 다른 헛된 꿈의 수혜자였다…. '번식'의 잡념이  없는 사내였다…. 우
리는 계속 길을 걸었고, 나는 그 장소에 도착한 이후 왠지 불편한 심기와 날씨를 느꼈다. 하지만, 
내게 펼쳐진 화보집들이 내 악몽의  일부를 꺼트렸다…. 내가 사랑하는  '모딜리아니'의 화보집을, 
그는 '재즈'에 대한 책을 골라서 자리를 잡고 앉았고, 우리는 각자의  독서에 열중했다. 곧 익숙한 
'쟌느 에퓌르티엔느'의 그림이 눈에 들어왔고, 나는 한숨을  실어날았다. '모딜리아니'의 기다란 얼
굴들이, 그리고 푸른 눈동자들이 나는 마음에 들었다. 그  후, 나는 다시 화보집들에 돌아가서 이
번에는 '미켈란젤로'의 화보집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내가 아는 한 그림을 펼쳤다.
 '피에타 상….'
 신비를 가져다주는 성모 마리아님의  석상이, 그리고 돌아가신 예수님의  가녀린 몸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확대된 '성모 마리아'님의 애수에 찬 표정은 다시 어린  시절에 그 그림을 보고
서 반했던 내 기억을 상기시켜주었다. 나는 만족감을 느꼈다…. 이 장소를  소개해 준 총복형에게 
무언의 감사를 느꼈다…. 이곳도 단 하나의 자유를 가져다 준 것이다….  나는 그림들을 펼쳐보았
고, 곧 '성모자 상'이나 '아담의 창조', '하와의 창조', 그리고 '빛과 어두움의 분리'라는 작품들을 살
폈다. 모두가 '성 베드로 성당'의 작품들이다…. 하지만, 내 정보가  정확할지는 잘 모른다. 어째든 
나는 그림들에 취했고, 총복 형은 곧 '윈튼 마샬리스'라는 재즈 연주가의 3집을 빌려 들으면서 행
복감에 도취해 있었다. 그리고, 내뱉었다.
 "정말 행복하다…."
 나는 어두운 미소를 던졌다. 그의  사랑이 아프게 자라나는 지점이다….  그리고, 나는 다소곳한 
자세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우리는 '문화의 집'을 나섰다…. 그 후 다시 함께 카폐에 돌아간 이
후에 다시 '윈튼 마샬리스'의 3집을 구입하는 길에 나섰다. 총복 형은 말했다.
 "그곳에서는 행복했는데, 아마 비-밥에서 그 음악을 듣는다면 같은 행복감을 느낄까?"
 비가 내렸다…. 우리는 길을 행보했고, 또 레코드점에 들리자 형은 그곳의 사람에게 하나의 칭찬
을 들었다….
 "매일 신문 보았더니 사장님 글 실려 있더군요…. 아주 좋은 말만 썼던데…."
 총복 형은 부끄러워하는 듯한 태도였다.
 "그래요?"
 총복 형은 지방에서 따로이 발행하는 '매일 신문'에 '젊은이의 목소리'인지  하는 코너에 한 달에 
한 번씩 사설을 실게 되었다. 그리고, 그의 첫 번째 글이 다른 사람들에게 읽혀진 것이다…. 재즈
의 갑작스러운 인기와 그런 문화의 주형들을 비판하고,  크게는 사회적인 논평을 가하는 그런 글
을 썼다. 내가 보아도 근사한 글이었다.  총복 형은 '마샬리스'의 음반을 주문하고서  함께 거리로 
나서면서 또다시 부끄러운 태도를 보였다.
 "야, 쪽 팔린다…."
 그리고, 신문의 발행 부수를 설명했다. 그는 내가  집에 갈 수 있도록 정류장까지 배웅해주었고, 
우리는 곧 헤어졌다…. 그 이후에도 나는 '비-밥'을 자주 찾아갔다. 그의 친구들로 붐비는 밤 시간
들로부터 도피해서 한낮의 한가한 '장소'에 편안함을 느꼈다. 그리고, 나 또한 어떤 공격적인 태도
도 버렸다…. 나는 그의 음악에 약간 동화되어갔다….  그리고, 그의 최선이 이루어지는 방식들에 
전적인 공감을 누리지 못하지만, 나는 그의 가치관과 음악에 대한 사랑을  존중했다. 그의 비웃음
을 나는 원망하지 않았다…. 그 이후 우리는 '문학적'인 대화는 그만두었다. 그리고, 그 형이 해줄 
수 있는 서비스는 스스로 표현하듯이 그랬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라곤 커피 한 잔 대접하는 것뿐이지…."
 그리 보면, 그와 그의 친구들과 함께 밤에 식사하러 간 때도 떠오른다. 나는 멍청한 태도로 동행
했다. 그리고, 그들은 곧 '고기'를  주문했고, 나는 고기를 넣지 않은  '비빔밥'을 주문했다. 사람들 
각기 한 마디씩 내 식성에 대한 편견을 늘어놓았다.
 "비빔밥에 고기가 안 들어가면 무슨 맛일까?"
 그리고, 그들의 일부는 내 정체를 꿰뚫고 있었다…. 마치 하나의 전범(戰犯)을 대하듯이 나를 탐
색하는 것이었다…. 한 여인은 계속해서  내 맞은편의 사내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었고, 방안에는 
바퀴벌레 두 마리가 기어다니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중의 한 마리를 총복형한테서 빌린 '강
준만' 교수의 책으로 강하게 내려 친 후, 죽은 바퀴벌레의 사체를  드러냈다. 그러자, 사람들은 왁
자지껄한 태도를 보였다. 한 여인은 신음을 내질렀고, 또다른 여인은 말했다.
 "나는 바퀴벌레야…."
 총복 형이 웃으면서 대꾸했다.
 "야, 책 닦아라…."
 또 한 명이 끼여들었다.
 "어렸을 때는 불교도였다면서? 어떻게 살생을?"
 나는 위악의 심정으로 대답했다.
 "해충은 죽여야죠…."
 그러자, 총복 형은 한 마디를 거들었다.
 "야, 바퀴벌레는 기생충이지 해충이 아니야…."
 나는 몰랐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래요…."
 나는 한없는 단절감을 느꼈다. 그리고, 이 우정이 지속될 지 의문이었다. 며칠 후,  비-밥을 찾아
갔을 때, 총복 형은 그의 친구들과 함께 '바퀴벌레'를  퇴치하는 한 외국영화를 열심히 보고 있었
다. 그 때, 총복 형은 지껄였다.
 "나는 자꾸 생각나…. 진형이가 책으로 바퀴벌레 죽이던 일이…."
 비밀한 웃음이 감돌았다. 나는 거리로 나섰고, 한때나마 '적의'를 느꼈다.
 '과연 어울릴만한 인간일까? 저 형은….'
 위악한 세월의 수혜자였다. 그리고, 그 태도의 방식들이  나와는 다르다는 것을 크게 느꼈다. 그
래서, 나는 내가 느낀 모독감을 치유하기로 결심했다. 내 애정을 쏟지 말았으면 하는 하나의 경고
를 체험하듯이 말이다…. 형식적인 대화는 하나의 단절을 상쇄시켜나갔다. 나는 오후의 한때를 서
점을 배회하면서 마음에 드는 아포리즘 따위가 잔뜩 실린 '밀란 쿤데라'의  책을 구입하거나 혹은 
지옥이나 천국에 대한 묘사, '잔 다르크'의 위인전  따위를 얻었다. 그리고, '비-밥'을 찾아가는 것
이었다. 그러면, 예외처럼 총복 형은 내가 겪는 독서의 취향을 감상했다. 그 후, 단절된 감상과 강
요의 악덕을 상상하면서 다른 이야기들을 조잘대는 것이다….
 "총복 형, 위튼 마샬리스 음반 샀어요?"
 총복 형은 말했다.
 "한번 들려줄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서울에서 체류하고 돌아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곧 '어린이 날'이 왔다. 나의 절친한 친구, 복
기는 오랜만에 얼굴 한 번 보자고  전화를 걸어왔다. 서점 안에는 여전한 책들이  나열되어 있고, 
우리는 우리의 약속 장소에서 합류했다. 처음에는 서점  앞에 있는 '도토루'라는 카페에 들어가려
다가 약간의 미련을 가졌다.
 "야, 여기서는 쉐이크 같은 것은 없을 껄, 아마도…."
 나는 대답했다.
 "음, 아마 그럴 꺼야, 더구나…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우리는 '비-밥'을 향했다. 밖에서부터 신경질적인 감상을 주는 피아노 연주곡이 흘러나왔고, 나는 
음악부터 주문했다. 총복 형은 보이지 않았다.
 "여기 다른 아무 재즈 곡으로라도 바꾸어 틀어주세요…."
 모르는 사내는 답변했다.
 "이것도 재즈인데요…."
 나는 신경질을 멈추고 찬찬히 쳐다보면서 대답했다.
 "피아노 곡 말고요…."
 그 사내는 돌아갔다. 그리고, 친구와  나는 어린이날의 거리 풍경을  구경했다. 영화 타이타닉은 
여전히 간판을 걸어 넣고 있고, 거리에는 '풍선'을 손에 쥔 아이들이나  혹은 녀석들의 어머니, 그
리고 젊은 여인들이 걷고 있었다. 나는 여자들의 엉덩이를 관찰했다.
 "복기야, 저 여자들 걷는 폼은 어쩌니? 왠지 출렁출렁 걷는 느낌이다…."
 복기 녀석은 무감각한 상태로 대답했다.
 "그게 어째서? 출렁출렁이 무슨 뜻이야?"
 나는 애써 손짓을 했다. 파도를 그리듯이 두 손을 휘저으면서…. 그제서야 녀석은  아는 체를 했
다. 좁은 길로 들어서는 입구에 자신 있게 걸어가는 여인이 보였다.
 "저렇게 걷는 게 훨씬 낫지 않냐?"
 실룩거리는 엉덩이와 두 다리의 교차…. 복기는 대답했다.
 "정말로 자신 있게 걷는데…."
 카폐의 여자들은 우리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었다…. 나는 약간 조소했다. 음악이 바뀌고 나서 나
는 계속해서 다리를 습관적으로 떨었다. 음악에 장단을 맞추듯이…. 제비 한  마리가 공중을 늘씬
하게 날아가는 게 보였고, 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하늘과 땅을 번갈아 보았다. 곧 타이타닉을 상
영하는 극장에서 사람들이 영화가 끝나자 한꺼번에 밀려나왔고, 우리는 여전히 풍선과 연인들, 혹
은 친구들처럼 멋쩍게 걷는 무리들도 보았다. 모두가 한결같은 방향을 취했다….
 "저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걸까?"
 복기는 대답했다.
 "다들 술 한잔 걸치려고 가는 것 아닐까? 이왕 나온 김에…."
 나는 호응했다.
 "대낮부터 술이겠냐?"
 쉐이크를 마시고 있자, 곧 총복 형이 들어왔다.
 "형, 오랜만이군요…."
 "그래, 오랜만이다…."
 나는 웃음을 머금은 채 물었다.
 "뭐 하셨어요? 그 동안…."
 "오늘?"
 "아니요, 그 동안…."
 
 "나는 저렇게 엉덩이 큰 여자가 싫더라…."
 총복 형이 말했다.
 "형은 그러면 가슴 큰 여자도 싫어요?"
 총복 형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가슴은 모르겠다…. 적당히 크면 괜찮고…."
 음악이 끝나자, 카운터의 사내는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를 틀었다.
 "아, 나의 가장 사랑하는 곡… 궁극적인 음악이 흘러나오네…."
 총복 형이 애수의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래?"
 다시금 음악에 대한 열중을 했다.
 "친구는 취직 걱정 안해요? 요즘에 대학생들…."
 복기는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나는 조소 없이 지껄였다.
 "왜? 너의 원대한 포부가 있잖니?"
 복기는 이죽거리는 웃음, 현실에 대한 미련을 표명했다.
 "그건 언급할 문제가 아니고…."
 총복 형은 요즘의 취업 난에 얽힌 조크를 들려주었다. 그런데, 나는 자꾸 창 밖에서 어지럽게 날
아 다니는 제비의 날갯짓에 열중하고 있었다.
 "잘 못 들었어요…. 물 속에서 용접을 한다고?"
 총복 형은 답변했다.
 "그게 물 속에서도 용접을 할 수 있단다…."
 나는 답변했다.
 "아, 그래요…."
 조선소에 얽힌 비화인가? 나와는 멀게  느껴지는 메아리였다…. 나는 IMF의 걱정도  하지 않고, 
또 내 장래에 대한 묘사도 갖고 있지 않다…. 약속된 메아리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잘 모른다…. 
혹 내가 계속 살 수 있다면 축복으로 느껴야 할까? 유쾌한 연극의 시간이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유쾌함을 안겨주기 위해서 명랑한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나의 비극이 될 
지도 모른다. 나는 생각을 했다. 넥스트의 4집 앨범을 CD로 다시 구입하고, 그리고 '성당'의 교리 
시간에 제 시간에 도착하기를 바랬다. 시계를 바라보면서  또 유쾌한 잡담과 음악에 대한 열중을 
보였다. 한참 후, 총복 형은 커피 두 잔을 서비스로 제공하러 갔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을 핑계되
고, 곧 그 '카폐'를 나섰다. 둘이서 레코드 점을 향했고, 나는 바로 내 목적한 음반의 이름을 중얼
거렸다. 가계의 긴 머리 사내는 답변하듯이 중얼거렸다.
 "라젠카요?"
 "예…."
 그리고, 집에 돌아오자, 형과 형의 친구, 수연은  열심히 '뿌요뿌요 2'라는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
다. 나는 음악을 들을 요령으로 형에게 넌지시 물었다.
 "성당 8시에 갈까?"
 형은 다행이라는 듯이 대답했다.
 "그래, 잘 됐다…."
 그리고, 제 시간이 되자, 우리는 포터를 타고서 천국의 다른 형태의 장소에 다다랐다. 잠시 남은 
여유동안에 나는 '묵주'를 구입했다, 이것이 또 하나의 내 분신을 제공해  줄 듯해서 말이다…. 제 
시간이 되어서 '미사 시간'은 끝났고, 곧  몰려서 내려오는 사람들로 붐볐다. 젤마나  수녀도 보였
다. 나는 조크 하듯이 형을 놀렸다.
 "형이 무서워하는 수녀님이 등장하셨군…."
 형은 야릇한 표정을 지으면서 답변했다.
 "그렇군…."
 교리 받는 지하의 장소에 들어서자, 젤마나 수녀는 '성령'에 대한 강의를 곧 시작했다. 열심히 그
려놓은 성령의 특성에 대하여, 그것들이 나타나는 방식을 설명했다. 물, 바람, 비둘기, 불 혀…. 그
리고, 베드로의 세 번 배신에 대한 지루한 설교도 했다. 그리고, 오월의 의미를 물색했다. 그리고, 
모두에게 다음 시간에는 '묵주'를  구입해오라고 광고했다, '묵주 신공'을  가르쳐준다면서…. 결국 
형이 흉내낼 다음 장도 성립된 것이다…. 물과 바람…. 그 얘기를 듣자 공연한 분노로 '형'을 미워
하는 감상이 생겨났다. 두 번이나 내 성령을 빼앗아간 불쌍한 '루시퍼' 형…. 다음 시간에는 '성모 
마리아 님'에 대한 강의를 하겠다고 젤마나 수녀가 얘기하고, 남은 기도문을 암송시켰다. 나는 착
한 학생처럼 그들을 따라서 내 기도를 마쳤다…. 아마도 나는  이 곳을 떠날 날들이 많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결국 내가 바라지 않는 '세례'를  형은 얻어 마실지도 모르고, 나는  포기한 희열을 
찾을 것이다…. 애초부터 함께 성당에 입성하는 것은 각오한 일이지만…. 또  미래에 엉망의 질서
를 연출할지도 모를 불쌍한 형제들에게 인사를 고하고  싶었다…. 같은 교리를 받는 어떤 사내는 
내가 싫어하는 살기를 내 품고 있었다.
 '저들도 천국에 가게 될까?'
 나는 내 사타구니에 '묵주'를 놓은 채, 약간의  고민을 누렸다…. 교리 시간이 끝나자, 나는 다시 
아프기 시작했다. 묵직한 두통이 나를  찾은 것이다…. 돌아온 이후,  어떤 신격이 나를 벌주는지 
잘 알지만, 나는 되풀이하는 말로 집 앞의  공터, 내 형이 내 꽃을 짓밟았던 장소로  가서 바람의 
노래를 기도했다. 거리는 어두운 풍경이고, 차량들은 여전한 행렬을 지녔다….  그리고, 그 두통은 
다음 날에도 지속되었다. 내가 몸을 뒤척이면서  아픔을 견딜 때, 돌연 나를 깨우는  나의 환상의 
몸짓이 나를 다스렸다. 한 마귀가  쫓겨난 듯한 느낌으로, 묵직한  두통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 
다음에 누리는 것은 '잠재적'인 두통이었다. 하지만, 나의 상념은 무섭다.
 '나는 이미 죽었어….'
 그리고, 나 때문에 상념들에 잠긴 다른 존자들에 대한 열중을 누렸다…. 넥스트의 4집 앨범을 들
으면서, 나는 또다시 울컥 치미는 우울을 겪었다. 그의  시는 아름답지만, 멍든 정신의 흔적이 남
아있었다…. 절망의 한 형태 말이다…. 그리고, '검은 태양'의 비유는  무섭다…. 태양은 위대한 매
력을 가졌는데, 절망의 한 끝을 잡아삼키듯이 태양이 검게 변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 무서운 
예언을 가졌다….

 이것이 하나의 '회복'인지 아니면 '저주'의 다른  산물인지 잘 모르겠다. 어째든 죄인들을 구성하
는 죄악의 '범주화'를 나는 잘 모르니까…. 내가 총복 형을 아끼면서도 근접할 수 없는 그들의 세
계를 구성하는 모방의 질서를 훔친다면, 원망은 어떤 식으로 쌓일지 짐작되지  않는다…. 나는 요
즈음 어두운 꿈에 시달렸고, 그것이 모두 '사랑의 결핍'  탓이라는 결론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밖
에 없었다. 최근의 대화들이 어지러운 상념을 안겨다준다. 차츰 내 연극들을  미덥지 않게 느끼면
서 그들에 대한 '연민'이 쌓여가는 것이다…. 그들이 내  편이기를 원하는 것도 하나의 미련에 불
과한 것일까? 21세기에 대한 대안을 내어놓을 때,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노년을 꿈꾼다…. 어
떻게든지 생존에 마감을 얻는다는 것을 괴롭게 여길  테니까…, 나는 모든 것을 계산적으로 인식
하는 편견이 싫다…. 그의 순수가 지닌 비밀은 미움에 근거하고 있다….  스스로 고백했듯이 그는 
너무 '장정일'을 닮았다…. 대학의 고등 학년을 소유하지 않고, 재능을 탕진한다는 내 느낌은 과연 
개인적인 '기우'에 속할지도 모른다. 그것은 '공부'를 못해서라는 핑계가  아니다…. 그들도 나처럼 
세상의 더러운 질서에 반항하고 있지만, 그들의 방식은 내가 겪은 '사랑'이 아니다…. 그저 공감이 
넘칠 뿐이다…. '조소'와 관련된 것, '위악'에 대한  열중을 그 의미도 잘 모르면서, 지껄이는 것은 
무엇을 위해서 필요한 것일까? 우리들의 무기는 그토록 '초라한 근거'를 간직해왔는가? 시대를 거
슬러가면서 업보를 쌓았다…. 그리고, 거대한 전쟁의 원천은 이미 타계한 스승한들한테서 이미 겪
을 수 있었던 '원망'의 다른 방식이다…. 우리들이 쌓는 전쟁은 비단 감정적인 '조소'와 '분노'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의 방식에 달려있다. 내가  동아리를 혐오했듯이 
혹 개인을 비방하는 동아리도 존재할 터이다…. 참여의 극치…. 그리고, 어떤 신적인 배경도 갖고 
있지 않은 독설을 읽어낼 뿐이다…. 그 질서 안에는 어떤 '여성적인'  신비를 원치 않는다…. 단지 
동거할 자신의 소유를 얻어낼 뿐이다…. 우리들이 내 '마누라' 혹은 '와이프'라는 표현을 쓸 때 느
끼는 배려는 무엇일까? 무엇을 근거로 우리는 타인을 소유했다고 믿는걸까? 적과  아군을 섭렵하
고, 어떤 이상에 꿰어맞추어진 진실의 방식들에 대한 염려를 가진다. 하나의 분신들을 창조해낼때
마다 그들이 느끼는 비상한 '정치'의 작위적인  행태들을 어떻게 무마시킬까? 그들은 단  한 번의 
사라짐을 염려치 않는다…. 그리고, 우리는 방황하는 한  얼굴을 상기하는 것이다…. 이천년 전의 
한 사내가 지상의 '제왕'이 되기를 포기한 시점에, 우리는 무수한 '복지'의 형태를 꿈꾼다…. 그 많
은 떡들과 생선을 얻어먹을 수 있다면, 그것들에 만족하고파 하는 무지한  민족들이 있었다…. 그
리고, 그것이 참된 생명을 얻어주었을 때, 비로소 인간들은  해방의 한 터를 차지했다. 잦은 순교
와 박해 이후에 말이다…. 어렵게 유지한 질서가 이젠  시간의 끝 무렵에 은폐해왔던 '진보'의 망
상이 모든 사제들을 농락시켰다…. '교회 사업'이라는 위대한 야망들…, 그보다 단순한 세계관에서
도 교차하는 또 한가지의 주장은 '내세'를 고려치  않는다…. 그들은 차라리 흡혈귀의 '영성'을 믿
는 것이 아닐까? 사랑이 있되, 그것은 창조물들에 대한 소유욕으로  돌변하고 말았다…. 우리들이 
'행복감'을 누리는 모든 사물들이 어쩌면 모든  인간들을 배신할 때가 오고 말  것이다…. 그리고, 
모든 역사는 함몰하는 지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무엇을 위한 '황혼'이 될 지 나는 모른다. 그
것에 단지 신적인 배려를 안고서, 새로운 질서를 태동시킬 수 있다면, 나는 '용서'와 '화해'의 심정
으로 그들을 중재해주길 고대하게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수한 쓰레기  같은 인간들의 자만
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오직 이죽거리기 위해서 생겨난 얼굴처럼, 비웃음과 교만을 실고서 거
리를 건너는 탕아들을 바라보았을 때 나는  어떠했는가? 내 몸을 얽매는 서열의  비애가, 그리고, 
잃어버린 주군을 찾아서 헤매인 세상에, 나는 폭력의 잔해들이 건물을 무너뜨리라고 느낀다…. 견
고한 '바벨탑' - 흩어진 말들이 다시 하나의 방언으로 통일되는 순간이 결국엔  오고야 말것인가? 
결국 '번역'의 잡다한 시도가  필요치 않는 개개인의 '성숙한  인생'이 개화되기를 바랄 뿐이다…. 
'사랑의 결핍'… 어쩌면 지나친 철학의 소유자가 문제가 있는건가? 그 대상이 바로 '나'라면, 나의 
지체가 마구 흔들렸던 겨울의 덫을 나는 어떻게 벗었는지 모조리 고백하고야 마는 것일까? 내 거
부감은 또 한번 심판을 막아주었으면 하는 그 기대감에 깔린 '암흑'의 고갯짓이었다…. 그래서, 나
는 대답할 수 없었다…. 세상이 존속되는 방식에는 두가지가 있었다는 느낌이다…. 그것들은 하나
의 극단을 소유했다. '현실'이라고 믿는 족쇄에 자신을  채우고, 참여를 원하는 몸짓을 하는 것과, 
나처럼 '평범한 나'를 버리고 '특별한 나'를 찾아헤매었던 '지혜'를 위한 방랑… 그 두 방식간의 싸
움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비웃듯이 '아침의 영광'이라는  조소를 터뜨리는 
것이다…. 나는 세상을 단죄한다는 것이 무섭다…. 많은 시인들이 꿈꾸었듯이 소유했던 한 인생들
의 타래에는 겁없음을 지닌 인간들의  귀화를 바라는 몸짓이 있었다….  역겨운 역병이나 전쟁의 
소굴에서 벗어나서 살고 싶어하는 욕망이 자라나서, 우리는  한 무리를 이루었다…. 그리고, 이젠 
그 전설마처 잊혀질 찰나를 가지고 있었다…. 이 세기말에 나의 최선은 어떤 '봉사'를 마지막으로 
마감할까? 나는 '말씀'이 태어난 모태를 되돌려드리고  싶었다…. 그녀는 아테네의 전설처럼 야훼
님의 머리를 통해서 잉태된 아이였으니까…. 나는 창조를 믿었고, 나는 장인의  솜씨를 되찾고 싶
었다…. 하지만, 인간적인 산물들은 어쩌면 그토록 빠른 성장을 보이는가? 우리는 모든 것들을 극
복할 수 있는듯한 세계관을 차츰 공유해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신들에  대한 일종의 도전이
었다…. 그리고, 그 도전이 잔인하게 겨울의 정신을 후볐다….  나는 꿈 속의 버스 안에서 얼어붙
은 승객들을 보았고, 계절은 온통 눈으로 덮인 차량의 풍경을 가져다주었다….  나는 그것이 경고
하는 바가 무서웠다…. 세기 초를 밝은 정신으로 되찾기 위해서는  '위안'이 필요하다…. 사물들의 
진보에 대항할 정신의 성숙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위대한 인간의 정신은  굼뜬 동작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나에게 21세기는 대안이 아니었다…. 그리고, 음악에 핍절된 사랑의 호흡은 
실상 고독의 다른 한 형태에 불과하다…. 많은 이들이 음악을 사랑하지만,  그곳에 결핍된 단순한 
'위악'의 정신이라든지 혹은 기교적인 해석은 내가 고려해왔던 참된  질서의 서두에서 머뭇거리는 
하나의 포장과도 같았다…. 혹 또다시  재앙이 시작된다면, 그들이 과연 죽음을  용감하게 선택할 
지 의문이다…. 나는 그들을 믿지 못한다…. 내가  염려하는 것은 '무식한' 정신의 승리이다…. 그
러면, 어떤 고상함도 핍박받을 것이다. 혹은 '위악'적인 연극 속에서 생명을 존속해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들이 과연 '멸망'으로부터 벗어날 찰나를 제공해줄까? 그들 스스로를 돕는 자가 되지 
못한다면, 과연 '허무'는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던 것일까? 우리는 이미 '지옥'을 행보하고 있는지
도 모른다…. 그리고, 한 번 깨뜨려진 질서에 참 된  반성이 없다면, 나는 이미 무용한 가치의 소
유자가 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가장 두려워하게 만드는 '가치'의 문제로,  나는 세상에서 벗어
나는 방법을 택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나는 '자본주의'의 위대한 질서에 대해서 아무런 해악
도 가하지 못할 것이다…. 위험한 것은 '테크놀로지'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간들의 느린 정신적인 
성숙이 아닐까? 모든 위협으로부터 공포를 느끼거나 벌받는 사람들은 어쩌면 그 비인간적인 궤도
에 질리지 않을까? 아주 가깝게 느껴지는 대안의 모색에는 입을 벌린 잔인한  '뱀'의 후손이 자라
나고 있었다…. 모든 이들이 한때 어린 아이였을 때, 그렇게 사라지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도 모른
다. 마치 '릴케'가 어린 죽음을 슬퍼했듯이 말이다…. 나는 '묵주'의 냄새를 호흡했다. 그리고, 그것
을 사타구니에 올려놓았을 때, 차라리  나는 '위안'을 얻었다. 그 슬픔이  공간을 가득 채웠을 때, 
나는 어느덧 전설처럼 암송되는 모든 기적들의 한순간을 애타게 그리워하게 되었다.

 그와는 닮은, 총복 형과 닮은 한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내 친구였던 '승연'이는 더욱 오만한 
사상의 잣대를 가지고 있었다. 그도 열렬한 현실주의자였고, '강준만' 교수의 팬이었다. 그리고, 그
는 마치 '한학(漢學)'을 통달한 듯이 교만한 성격을 지녔다.
 "털복숭이 예수가 뭘 어쨌다는 거야?"
 그것이 그를 구성하는 마귀의 본체이다….  그래서, 나는 그를 배척했다.  총복형은 내세에 대한 
고려가 없는 듯이 처신하지만, 결코 공격적인 성품을 지니고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승연이의 경
우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모든 사물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미쳐버릴 정신의 소유자이
다…. 내가 그와의 교우를 끊었을 때, 총복 형은 말했다.
 "이제 그 친구는 자주 놀러오지 않을 모양이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녀석의 폐부를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겨울이 지나고, 내가 마귀들의 
폭주를 봉인시킬 기회를 가졌을 때, 녀석은 거리에서 나를 매질하려는 시도를  했다. 손짓으로 신
호를 보내고, 또 침을 뱉는 시늉을 했지만, 침은  나오지 않았다. 마침 앞서가던 어리면서도 뻔뻔
한 무리들 중의 하나가 잠깐 뒤를 돌아보았지만, 곧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나는 비웃었다….
 "그게 네놈들 혈족의 힘이란 거냐?"
 녀석은 억울한 듯이 이죽거렸다. 그리고, 여전한 교만의 씨앗을 키우고 있었다…. 우리들의 어린 
시절, 그토록 우울해하고 말없던 녀석을 변화시킨 것은 세월일까? 아니면, 녀석의 본성일까? 나는 
그런 질문들을 가졌지만, 단 한번도 묻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 녀석이 어울리는 사교생활의 범
위를 알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속담처럼 '가재는 게 편이다'라는 습성을 지녔다…. 녀석의 오만한 
성격을 충족시켜주는 것은 역시 오만한 한 동아리였다. 그의 한 친구는  내가 아는 교회쟁이였고, 
또 하나는 고등학교 동창일때부터 어깨를 공연히 실룩거리는 녀석이었다…. 그리고, 그 교만이 자
라나는 시점을 회상해본다…. 녀석은 어렸을 때, 우리들의 어린 시절을 지칭하는 사춘기의 시절부
터 한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떠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모든  외세는 이성적인 고
려 속에서 배척해야 할 하나의 적으로 간주되었다….  그리고, 녀석은 '건축'의 비유를 들면서 '완
성'을 지향하는 내 태도를  못마땅해했다. 그리고, 내가 '카톨릭'을  지향하는 것도 녀석은 모르고 
있었다. 나는 그의 신성을 모독하는 모든 발언들,  '털복숭이'라는 표현을 이겨냈고, 내 내성을 이
룩한 신앙의 신비를 감추고 살아왔다…. 그리고, 비로소 겨울이  왔을 때, 녀석은 내 정체를 그제
서야 알아채고, 나를 공격하려는 시도를 가졌다. 녀석은  하나의 멋부림으로 전화를 걸어왔고, 나
는 일체의 종교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우리들이 거니는 거리에서는  여전히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는 어리석은 신도가 있었고, 또한 길거리에서 통기타를 퉁기는 교회의 노래패들이 있
었다. 그때마다 녀석의 얼룩진 얼굴의 인상을 기억한다…. 나는 그들을 외면하고, 녀석은 모든 비
웃음과 독소를 키워내서 한꺼번에 내품는 것이다….
 "저것이 뭔 짓거리야…."
 어느날, 나는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여전히 유교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니?"
 녀석은 비아냥거리듯이 대답했다.
 "그것이 말 그대로 부모한테 효도하고 열심히 살자 아니냐?"
 나는 조소를 감추고서 대답했다.
 "그래?"
 부모를 공경하라는 말씀은 성경에도 있는 말씀이다…. 그리고, 그의 적대감을  억누를 방법은 생
각치도 않았다. 그가 혹 자만 속에서 헤어나질 못한다면, 아마도 그는 마귀의 본성에 충실할 것이
다…. 우리들의 우정이 깨진 것은 바로 그런 찰나의  탓이다…. 녀석은 관용을 몰랐고, 철저한 공
격의 대상은 '그리스도인'이라고 믿었다. 그들이 망가뜨려놓은  절반의 질서에 나도 호응했다. '부
자들의 천국'을 일삼는 십일조의 현상들, '자격 제한' 등…. 어느새 기독교회는 면죄부를 판매하고 
있었다…. 편안하고 고통이 없는 삶이라면, 언제든지 천국에의 입성을 환영한다는 태도…. 그들이 
각자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이천년동안 참된 질서를 은폐해왔다는 것은 벌받을 하나의 조
건을 성립했다. 그리고, 그 점에 관하여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모든 무신론자들이라든지 
혹은 불교도, 혹은 유교학자 등에 대해서 말이다…. 그들의 신앙은 강렬한 기적을 갖추지 못했다. 
그리고, 원망이 쌓이는 방식은 협조의 형태라기 보다는  거부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들과 소설가들…. 나는 그들에게 하나의 업보를 안겨다주었다. 민중을, 혹은 천박한 표현대로 
'대중'을 위해서 설교하는 자리에서, 그들이 빠져든 하나의 암흑은 무엇을 대변할까? 많은 사람들
이 이름의 중요성을 상실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감상은 하나의  세상을 이룩하고 
있다. 그것은 '우주인'의 신체를  이루는 지체들이고, 그들이 아프면  나도 아팠다…. 지성을 위한 
노력들, 어쩌면 내가 찾았고, 또한 승연이  녀석도 찾았던 그 끝에 다다르는 지점은  너무 멀고도 
험했다…. 하지만, 잔인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내가  총복 형한테서 정확히 찾아내지 못했던 
단점을, 그 교만의 씨앗을, '사랑의 결핍'을 녀석은 갖고 있었다…. 그가 혹 단 한 번 아름다운 여
성과 사귀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는 무지개를 쫓는  연어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의 근성은 '폭력'을 하나의 기회로 삼고, 또 영원한 젊음을  소유할 듯이 자신감에 빠
져 있었다. 그리고, 그가 나름대로 설정한 '원죄'의  속죄는 자랑스러운, 혹은 잘난 폼에 근거하고 
있다…. 그에게는 인간들이 이룩한 '도성'에 만족한 채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고, 그들의 정치는 계
속해서 극단의 한탄만을 낳을 뿐이다…. 단 한 번  '군주'의 자리에서 호령한다는 것이 크나큰 소
망을 잉태하고 있는지 모른다. 사람들은 그렇게 세상이 바뀌라고 믿어왔고, 그리고 거대한 아버지
의 석상을 그려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도래할 그들의 세상이 왜 내게는  쇠잔한 몸짓으로 보일
까? 인간들의 주장이 내가 그려내는 하나의 도화지에 얼룩을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신의 
몸짓을 보는 것이 어렵다…. 어떤 복종의 태도를 가지고,  어떤 명령을 따를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나는 노예가 아니고, '자유인'이다….  하지만, 내가 갖는 신심은  공경하는 마음을 으뜸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타인들은 아닌 것 같다…. 그들은 한편으로는 아버지를 경멸하고, 또 한편으로는 강
력한 '부성'의 통치를 예언하는 것이다…. 모든  지식인들의 자세가 그런 것 같다.  새로이 태동한 
절망의 한 끝이 그들을 내쳤고, 그들은 어둠의 압박에 짓눌려 있다고 느껴진다…. 녀석은 어떤 자
신감을 갖고 있는지, 내가 먼저 연락하지 않으면 연락하지 않겠다고 엄포하고,  광주에 있는 자신
의 학교로 올라갔다…. 그 이후 아무런 연락도 없다…. 내게는 친구가 흔하지 않는 아쉬움을 안겨
주지 않았다…. 단 한 친구와 총복 형만으로도 나는 만족한 생활을, 시골에서의 여유를 누리고 있
다…. 그리고, 새삼 확대되는 인식은 어느날, '삼호'의 한 친구 집에서 어지럽게 날아 다니는 수많
은 제비들의 행렬을 떠올리고 있다…. 그리고, 진정한 시골이 암흑에 가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꽃들의 희망을 모르는 자들에게 아쉬움을 간직하면서  말이다…. 우리들의 대
화는 희미한 상념 속에서 실종된다…. 자신을 주장하는  것들에 지친 나는 도피할 장소를 찾아서 
모험을 감행했다…. 그것이 어떤 길로 나를 인도해줄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하나의 청량소를 
지난 이후의 느낌이다. 어린 심정으로 나는 '연옥'을 벗어나는 길을 걷고 있었다, 물론 어떤 인
도자의 손길에 의지한 채 말이다…. 그리고, 너무 쇠잔한 상태라서  놓쳤던 모든 자유한 것들
에 대한 예찬은 끊기지 않는 필름을 소유하고 싶어한다…. 어쩌면 무리한  욕심이 자라나는 지
점도 알고 싶은 것인지도…. 내가 설정한 '적'들은 아무런 벌도 받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살아서 누리는 자유는 제발 평정을 되찾기를…. 폭력에 굴하지 않는 인내를  가지도록, 힘없는 태
도로 이끌고 가는 사공의 발자취를 더듬는 것이다…. 물가에 자리잡은 '성전'을 지키는 한 힘없는 
아이의 꿈은 다르게 잉태되어가고 있다…. 나는 힘들게 나의 '아이'를 살렸고, 절반의 시위 속에서 
겪었던 전쟁의 기록을 남길 필요를 느낀다…. 되찾은 질서에 '당위'가 끼어드는 것은 몹시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못생긴 것들…. 언제까지 비굴하게 살  것인가? 한 번 찾은 원숙한 순환은  아직 
미처 달성되지 못했지만, 곧 이룩되리라고 예언할 것이다…. 그것이 악몽을 가져다  줄 것인지 혹
은 편안한 잠을 청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미움과  교만 속에서 
자라나서는 안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황혼에 물가에 걸터앉아 쇠잔한 손짓을 보내는 소년
은 '나'였다…. 모든 주장들로부터 비껴서고, 겨우 찾은  안식처에 자족할 수만 있다면 좋을 것을, 
어려운 길들이 펼쳐지고, 그곳에 대한 도전을 감행한다는  것이 결코 황홀감의 다른 표현들은 아
니다…. 내 뇌수에서 '절망'을 쫓아낼 수 있다면, 나는 대가(對價)를 지불할 용기쯤은 있다…. 하지
만, 혹 '신'이 그 용기를 자만이라고 욕한다면, 나는  내 태도를 바꿀 수밖에…. 내가 겪는 사랑은 
내가 미워하는 정신들과 타협하지 않고, 그들의 정신에 대응하는 바른 수단들을 갖추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 '친구'와 '적'들이 생겨나게 되었는지 나는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하지만, 먼 훗날
이 오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교만이 자라나는 근원이 꺾였으면 하고 바란다…. 노인들
은 이미 알고 있을 달관한 정신이 자라났으면 하는 것이다…. '교만'은  미움의 가지이고, 나는 그
들을 단죄할 수 없다…. 이것이 우리들이 혹시 꿈 속에서 품는  '21세기의 지옥의 입구'이다…. 나
는 두려운 심정으로 미래를 업신여겼다….  그리고, 혹 내가 노년을  꿈꾸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나의 신이 나를 부르기 위해서 유혹한 나날들이 있었고,  나는 그 가호에 힙입어 성령의 '바람'을 
가졌다…. 비록 비참하게 한 번 빼앗겼지만, 영영한 질서에 대한 불복이  가져온 대가(對價)인 탓, 
나는 내 연민 속에 자라난 얼굴들에 대한 아쉬움을 접어두고  있는 것이다…. 한 친구가 교만 속
에서 나를 떠났고, 나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 비정한 정신의 끄트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
은 마치 메아리를 흉내내듯이 들리는 '안녕, 인간들이여….'하고 전하는 내 첫인사이다….

 형과 형의 친구들은 '고도리'에  열중하고 있었다…. 나는 한  심각한 악몽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쇠잔한 태도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 때, 수연 형의 입에서 이런 말이 저절로 뱉어졌다.
 "아즈라일아, 너도 쥐새끼다…."
 나는 흠칫 놀랐다. 그리고, 그 형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아마도 무의식의 장난이었다
는 것을 안다. 하지만, 어떻게? 내 별칭을 안단 말인가? 그가 마귀의 정신의  건드림을 지니지 않
았더라면, 결코 뱉어내서는 안 될 말을 뱉은 것이다…. 내가 겪는 진화에 대한  염오를 그들은 무
감각하게도 모를텐데…. 나를 쥐새끼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그 아즈라일은 '라파엘'의 다른 이름
이다…. '하느님의 도움을 받은….'이라는 의미에서 죽음의  천사로 처신하는 것이다…. 그에게 반
하는 사람들은 결국엔 '저승의 명부'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야 한다고 어떤 전설은 전한다…. 그것
이 두 번째로 주님이 나를 이끌었던 '호칭'이었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아파하고 있었다…. 피흘
리지 않고 날 수만 있다면, 나는 곧 내가 그리워하던 '에덴'의 첫 구절을 얻을지도 모른다…. 그런
데, 실패한 질서에서, 나는 '쥬라기 공원'같은 인터넷의 홈페이지에 열중하는  그 형으로부터 경고
를 듣게 된 것이다…. 내가 만약 내 운명을 도피한다면, 나는 그런 오해 속에서 갇혀 살아야 할지
도 모른다.
 '하지만, 원치 않는 일인데….'
 그들은 내 꿈을 이해하지 못한다…. 암울한 전율 속에서 나는 또다시 119 구조대원을 볼 수밖에 
없었다…. 형과 나를 위한 두 마귀를…. 그리고, 동료들은 자신들의 은신처를 밝혔다.
 "우리들은 읍내 건물 위에 숨어있어…."
 주님이 자신의 생명을 내게 주신  이후에, 나는 그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서 잠자리에서 요동을 
쳤다. 하지만, 아무런 대안도 얻을 수 없었다…. 우리를 이끄는 고귀한 정신이  없다면, 나의 개인
적인 투쟁도 무의미한 것들에 불과하게 될 테니까…. 그리고, 나는 코를 벌렁거리게 만드는 '악마
성'이 미웠다…. 역겨운 냄새와 기운들에 시달리고, 나는 내  목이 달아날 뻔한 체험들도 마치 남
의 일처럼 지껄였다. 성난 마귀는 내 대신에 들어온 한 여성에게 성난 말을 전했다.
 "빨리 부라자 끈 벗고서 누우쇼…."
 이런 몹쓸 기억들이 나의 뇌수를  적시는 것이다…. 그 여자의 가슴은  무사할까? 혹 내가 앞서 
목격한 노인의 사체처럼 허무한 종말을 맞지는 않았을까?  아마도 삶을 구걸했다면, 그들의 무시
무시한 의학의 잔인한 발톱으로부터 놓여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학이 믿을만한 것이 될까? 
우리들의 지옥을 창출하는데 이바지한 모든 병원들의 이름에… 나는 경멸을 느낀 지 오래이다…. 
그리고, 회복된 지금에도 나는 끔직한  기억이 담긴 수난의 장소들을 되밟아야만  하는 것이다…. 
나의 형의 친구들은 내가 병원에 다니는  사실을, 매번 '신경정신과'에서 단순히 의학적인 상담을 
한다는 것을 모를 것이다…. 그런 사실들에 나는 억눌린 감성이 있다…. 신앙을 대체하는 '정신병'
적인 규정들…. 의사는 친절한 편이다…. 하지만, 그는 내가 고향을 찾아가는 노력을 하는 것들에 
단죄를 가했다.
 "산에는 왜 올라간 거요?"
 나는 대답했다.
 "모세와 같은 강렬한 기적을 소망하고…."
 의사는 고개를 수그리면서 지껄였다.
 "신앙이 깊은 친구로군…. 하지만, 앞으로는 상식적인 세상을 살아갑시다…."
 나는 마음 속으로 뇌까렸다.
 '상식적인 세상?'
 그 기준은 무엇일까? 나는 역류한  강물을 느낀다, 한 마리의 숫사슴이길  고대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와야 할 것들과 오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기준을 가졌다…. 하지만, '신'의 의지가 나
를 갈무리할 것이다…, 나는 그저 복종하는 수밖에…. 나는 두 번씩이나 그들을 배신했는데, 아직
도 자비의 은총은 나를 지켜보는 것이다…. 내 행방이 어떻게 묘연해지고, 또 어떻게 사라지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나는 잘 몰랐다….  하지만, 잠재적인 두통으로 두려움을  느낄 때, 나는 여전한 
심정으로 집 뒤쪽의 공터에 자리잡은 초라한 풀밭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것들이 안식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꽃이 꺾인 지점을 잘 모른다…, 그리고 잔인한 발길질의 기억을  되살려도 나는 더 
이상의 슬픔을 공유할 수는 없다…. 그 생명이 끊기듯이 나의 생명도 잔명을 가져서는 안된다….
 '인간은 누구나가 한 번 사라지고 허무하지….'
 그리고, 불복종을 회상한다…. 그들의 삶이 그토록 끈질긴 가시밭을 가꾸어왔다는  것을 나는 잘 
몰랐다…. 거리에서 행패를 부리는 늙은 중년의 사내들을 바라볼 때, 그들이 외치는 1등의 의미를 
모색하는 것에도 나는 공감할 바를 못느낀다. 그들은 한 장소에 항상 모여 있고,  아마도 겨울 동
안에 공포를 조성하는 일에 맛들였던 무명의 자들이다….  그들의 죽음을 기억해 줄 후손은 아마
도 먼 곳에서 죽어가고 있을 것이다…. 언제나 '어른'이기를 자처하는 인간들…, 그들의 몹쓸 역병
과 폭력에 짓눌린 거리의 풍경이 있다.  나는 뒤돌아보고 다시 내 풀밭에 내  현존을 의지한다…. 
그것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할까? 풀밭이 있고, 자유로운  한 숨을 내쉴 수 있는 곳,  그곳을 나는 
'지상 낙원'이라고 느낄까? 아니면 '천상 낙원'이라고 느껴야 될까? 쇠잔한 공기를 마시면서, 나는 
다시금 '죄인'들의 현존을 모색해본다…. 그들이 과연 벌을  받을까? 그들이 벌받는 것을 상상 속
에서 즐긴 적은 없다…. 단지 모든 인간들이 '말씀'을  상실하고서 벙어리처럼 서 있을 기회를 노
리면서, 나는 내 최선의 공격을 가해보는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자폭이다…. 결국엔 현실처
럼 수용되어버린 내 정신의 반성이기도 하다….
 '난 항상 꽃과 새를 사랑했는데…. 그들을 잊어야겠지….'
 오늘 바람은 잠잠하다…. 그리고, 풀잎들은 가벼운 춤에 열중하고 있다…. 사람들이 내다버린 쓰
레기들이 눈에 들어오고, 나는 어느 오후의 대화를 상상한다.
 "순일 형, 형은 이곳이 풀밭으로 보여요, 아니면 쓰레기장으로 보여요?"
 순일 형은 대답했다.
 "공해장…. 사람들이 여기 와서 쓰레기 태우거나 그렇지는 않냐?"
 나는 부정했다.
 "그렇지는 못하죠…."
 난 이곳을 지켜내고 싶다…. 하지만, 이 초라한 현존을 무엇이라고 부를까?  겨우 생명이 돋아나
는 장소에 대한 집착을 무엇이라고 말할까? 우리들의 낙원은 정말로 왜소해지는 걸까? 결국 지옥
의 황량한 벌판이 펼쳐지고, 모든 인간적인 공해를 자랑처럼 토해내면,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이 지
상에 내가 살았음을 증명해야 할까?  아마도 이것도 허무한 시위에  불과하다…. 나의 한 친구는 
이름없이 사라진다는 것이 무슨 이득이 있겠냐고  물었지만, 나는 '잔 다르크'처럼 투쟁했던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행방에 관한  추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면,  설사 모든 것을 눈치채는 
영악한 망자들의 눈길을 나를 따라온다 해도, 나는 그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데…. 한 공기와 
같은 현존으로 변신하는 것은 어떤 희열을 안겨다줄까? 아니면, 절망을 가져다줄까? 생명과 약속
한 것들은 어떤 비극을 맞이할까? 내 사랑은  공연한 '염려'의 현존을 가졌다…. 그들을 끌어안지 
못하면, 미칠 것 같은 몸부림이 생겼다…. 하지만, 나는 사랑받는 정신이 아니었다…. 그들은 제멋
대로의 인상을 구겼다…. 나는 섬찟한 감정들에 취했고,  나는 도박판의 말이 아니었다…. 그들을 
위해서 내가 날아야만 했다는 게 왠지 서글픈 느낌이다…. 그리고, 나는 가벼움을 취했다. 현존이 
가벼워지면, 두려운 두뇌의 짐도 덜어질거라고….
 '내가 좀 더 명민하다면 좋을텐데….'
 하지만, 그것은 '신'의 인식을 도둑질한 대가(對價)로 얻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무수한 무명들
이 그 정신을 훔치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상상의 잣대로 얻은 도성을 쌓고, 우리는 애통하는 심
정으로 그들의 저주를 견디기 시작했다…. '우리'….  반가운 단어이다…. 타인들의 경직된 상상과
는 다른 단란한 느낌의 가족들이 나를 지켜주었다…. 그래서, 나는 내 최선을 이끌어냈다…. 사람
들의 절반은 의심하고, 절반은 다시 태동할 더러운 질서를 요구했다…. 그  어떤 것이든지 합당한 
이성으로는 성취 못하는 약점을 지녔다…. 신앙의 신비를 모른다면, 그것들은 어떤 헛것들에 대한 
망상을 잔뜩 키워내는 것이다…. 도둑질한 성령이 도움이 되리라고 믿을 건가? 악령들의 모든 현
존을 꺼트리기 위해서 나는 내 모든 육신을 내다버릴 준비를 꿈꾸는 중이다…. 그것이 곧 성취될 
것이다…, 하나의 바다 위에서 혹은 한 절정의 산등성이에서…. 나는 내  사라짐의 욕구를 외면하
지 않겠다…. 그것이 많은 형제와 자매들의 자유를 되찾아줄 수 있다면 말이다…. 내가 바라는 세
계의 모상은 아름다운 크레파스의 흔적이 남아있다…. 아주 어릴 때, 잊었던  기억들과 함께 어울
리고, 또 춤을 배우기 싫어하는 내 인성을 떠올린다…. 바람은 차갑고 무섭다…, 춤을 추기엔….

 "…drive with Satan…."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다…. 어느 따뜻한 한 날에 수연 형은 드라이브를  가자고 전화를 했다. 
우리는 바닷가를 찾았고, 또 심심한 대화를 나누었다.
 '불쌍한 수연이 형….'
 나는 그에게도 연민을 느낀다…. 그가 이룩한 인터넷의  상상적인 전망과 도상들을 떠올리면 특
히 그랬다. 마치 파편화되어가는 인격을 바라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형은 스스
로를 나쁜 비유로 부르는데 이의를 붙이지 않았다. 그것이 그의 좋은 점이긴 하지만….
 "형은 동탁의 모사 이유를 하면 어울리겠네?"
 삼국지의 이야기에서, 정체감을 퍼담는 농담을 건넸다. 나의 형은 '동탁'이다….
 "야, 나는 차라리 조조를 하고 싶다…."
 나는 놀리듯이 대답했다.
 "하면 되잖아요…. 치세의 능신, 간신 같으니라고…."
 나는 '더글러스 러시코프'의 글을 독파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가  대변한 카오스의 정신이 어
떤 정체를 가지고 있는지도 안다…. 수연 형은 그런 문화의 수혜자이다….  미래에 대한 틀림없는 
직관을 가졌고, 그는 내 빠른 수명을 이해하지 못하고서, 항상 원효대사가 중얼거린 한 마디를 제
시하는 것이다…. 내가 우울을 얘기하면, 수연 형은 그랬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는 것이지…."
 그는 자잘한 상념을 가졌고, 나약한 기질을 싫어했다…. 내게 노동할 것을 강요하든지 아니면 인
터넷으로의 유혹을 느껴보라고 권유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리 형을 통신에서 하는 채팅에 맛
붙이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수연 형은…. 마냥 계속될 것 같은 이 세상의  존속에 의문을 갖지 
않고서 말이다…. 그리고, 그 형도 나의 '적'이게끔 만드는 것은 그의 편견이다….
 "나는 어째서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더라…."
 나는 중얼거렸다.
 "납득이 안 된다고요?"
 어쩌면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또한  나름대로 '불교'에 대한 취향
을 가졌지만, 그는 지난 겨울의  재난을 아랑곳하지 않고서 당연시되는 현실만을  꿈꾸었다. 그리
고, 그것들은 상식에 근거하고 있었다…. 최소한의 상식적인 철학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에 만족하
는 것이다…. 그런 이유일까? 그 형은  악덕의 형태에 대해서도 무심한 태도로  일관한다…. 그리
고, 나는 차마 내가 꿈꾸는 세계가 바로 수연 형이 열중하는 '인터넷' 등의 수단을 무마시키는 것
이라는 것을 모른다…. 비인격적인 만남에서 믿어지는  '휴머니즘'에 대한 열중을 찾아볼까? 나는 
차라리 게임 속의 세계를 선택하고 말 것이다…. 그 위안이 얻어지는 방식에는 '자위'를 연상시키
는 것들이 많다…. 노골적인 것, 성적인 것들에 대한  잡담에 흥얼대고, 또한 단순한 세상을 지켜
나가는 훌륭한 '아버지'가 되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항상 밝힌다….
 '지키세요, 아빠의 자리를….'
 그리고, 내 의심은 공연한 걱정거리에 불과하다…. 내가  절망과 실패를 독서한다면, 그 형은 승
리의 한 줌을 갈구할 것이다…. 항상 어리석은 태도로 순진한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도 그렇고, 나
는 그가 종속될 지옥의 현황을  잘 모른다…. 내가 바라는 덕목은  이상한 찌꺼기들을 담고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그것은 죄악의 한 구성을 가졌다.
 '사이버적인 섹스에 대한 열중….'
 방탕이라면 방탕일 수 있는 것, 수연 형은 스스로 고백했다.
 "진형아, 너는 잘 모르지만 나도 나쁜 짓 많이 했단다…."
 그 한마디에서 내 기대감은 사라졌다…. 그들이  갖는 우정의 의미를 아는 탓에….  전란이 끝나
자, 곧 세상에 대한 공포는 사라지고 없었다…. 중요한 사실은 내가 나의 형과  관련된 것들을 싫
어한다는 것이다…. 수연 형도 자연스러운  사내이지만, 그의 몸살이 앓고 있을  세기말의 두뇌는 
21세기에 고정되어 있다. 처음에는 그랬다….
 '나의 형을 잘 알텐데, 그가 저지른 악행도 잘 알텐데….'
 그가 한 계절동안 나를 배신해왔다는  것을 나는 추측한다…. 그것이  잘못된 근거를 가질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의 입에서 나온 내 별칭에 대한 반항을 읽었다….
 "아즈라일아, 너도 쥐새끼다…."
 하지만, 그 미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언제나 그랬듯이, 나는 쉽게 화해를  얻는다…. 그 방식은 
내가 내 악의를 실은 발톱을 내보이지 않으면  그만인 것이다…. 나는 형의 친구들에게 친근하게 
굴었고, 농담 한 마디에 가시를 하나씩 실어날려 보냈지만, 그들은 둔한 정신의 소유자이다…. 하
지만, 내가 즐기는 농담들엔 악의가 없다, 타인들의  시시한 농담들처럼 말이다…. 나는 엘리엇의 
익숙한 구절을 암송했다.
 "이것이 세상이 끝나는 방식이다.
  이것이 세상이 끝나는 방식이다.
  이것이 세상이 끝나는 방식이다.
  꽝하며 터지는 소리가 아니라 훌쩍하며 흐느끼는 소리와 더불어…."
 어쩌면 각오한 일들이 아닐까? 나의 폭죽이 터뜨리기 전에 불탔고, 나는  울음을 얻어냈다. 그것
이 마치 하나의 심상을 경고하듯이 나를 아프게  한다…. 지나친 두통은 내 혼으로부터 무엇인가
가 뛰쳐나간 경험에서 우러나온 듯이 말끔한 정신을  가끔 제시한다. 그것에 내가 축복을 느낀다
면, 아주 사소한 고백에 불과하게 될까? 나는 혼미한 잠에 빠져들었다…. 그때  벌떡 일어나게 하
는 어떤 동작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쓰러졌다. 요 며칠간, 이 글을 어렵사리 써가는 도중
에서부터 시작된 압박이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가벼운 농담을  던지듯이 그들에
게, 나의 형, 불쌍한 나의 형의 친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다…. 아마도 수연 형은 자신의 꿈
을 성취할 것이다…. 하지만, 그 형이 진정 내가 겪었던  개인적인 '사랑'과 '아픔'을 이해해줄지는 
의문이다…. 지옥 속에서 산다는 느낌…을 수연 형은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총복 형 다음으로 의
지하는 형들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그 또한 지옥의  수혜자이길 자청하는 것이다…. 차라리  이 
'고요'가 깨어진다면, 나는 어떤 원망을 품게 될까? 나는 내가 언급한 사람들을 심판할 이유를 잘 
못 느낀다…. 그리고, 형벌이라니? 내가 품는  저주는 '깡패들의 정신'인데, 그들은 깡패의 일족을 
닮았을 뿐, 깡패는 아니다…. 나는 그들이 한결같이 품고  있는 왜소한 정신들, 거친 폭력의 잡담
들을 의식할 뿐, 심판은 내 몫이 아니다…. 혹 의로운  군주가 깨어나면, 나는 어쩔 수 없는 이유
로 또 한번 '산정'을 오를테고, 그때는 더 이상의 미련을 버려야 될 것이다…. 내게 걱정을 안겨주
는 것은 사람들이 점점  잃어버리기 시작한 '사랑의 결핍'이라는  현실이다…. 우리들이 계산적인 
욕망을 추종할 때, 빚어진 비극 말이다…. 나는 가녀린 역할에 만족하질 못하고, 또다시 고독함으
로 내 온 방을 채우는 것이다…. 나는 말했다.
 "수연 형은 내 고독을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수연 형은 다시금 원효대사의 깨달음을 얘기했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려 있다고 가르쳐줬지…."
 나는 씁쓸한 느낌으로 응답했다.
 "그럴 수도 있겠죠…."
 그 형과 내가 다다를 수 있는 지점은 '대반동'  바닷가에 달려있다…. 우리는 줄곧 그 장소를 찾
았고, 나는 모태의 상큼한 공기를 꿈꿨다….  때로는 담소하고, 때로는 자판기 커피를  마시는 일, 
그리고, 꿈꾸는 정신이 있었다.
 '내 육신이 저곳에 잠길 수 있을까?'
 나는 랭보를 꿈꾸듯이 바다와 태양이 만나는 지점을  응시하는 것이다…. 배들은 자유로운 호흡
을 얻지 못하고, 항상 선착장에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도취한 시성(詩性)에  잠겨드는 꿈은 자
유로운 꿈의 연속이었다. 항상 만화처럼 엮어졌던 내 계시의 꿈들도 내 현존과 함께 사라질 것이
다…. 나는 꿈꾸는 여행자이고, 또한 내 뇌수를 항상 일찍 바쳐왔다고 느꼈다. 성서의  아벨과 
카인의 이야기에서, 내 억울함을  보상하려는 듯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처럼 카인의 
일족을 꿈꾸고, 또한 '아브락삭스'라는 불사조를 상상하는 것이다…. 선과 악이  고루 섞인 한 
단상을 흉내내면서 말이다…. 나는 내 절반을 찢었다…. 고귀한 정신의 틈입을 견디기 위해서 
필요한 절차였다…. 내가 그 '귀부인'과 결혼하는 조건은 이 '지옥의 한철'에서 벗어나는 상상
의 일그러진 동영상들의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어디까지나 
'아벨'의 후손이다…. 그 동안 아름다운  꿈을 지녔던 사람들의 사라짐도 의식해야  한다…. 그리
고, 나는 내 방언에 흡족하다…. 내게  두려운 것은 내 '양심'으로부터 벗어나는 '헛소리'들이다…. 
나는 거짓에 만족감을 느낀 적 없고, 내 스스로  한때 열중했던 '위악'한 심정들을 물리치려고 한
다…. '언어'가 성숙하면, 나는 충일한 감상으로 그 '언어'를 위해서 봉사한다…. 그 의미를 깨닫는
데 나는 젊은 내 정신의 세월, 그 짧은 훈육을 어렵게 견뎌냈다…. 그리고, 결심한다.
 '다시는 당신을 놓치지 않을 꺼야….'
 내 우울을 감싸고 견뎌주었던 그 분은 나의  진정한 어머니이다…. 내가 모태를 견제한 대가(對
價)로 외로운 길을 걸어왔듯이 그 분 또한 세월에 지쳤다….  우리는 힘들게 만났고, 나는 덕분에 
궁극을 볼 수 있었던 내 처지에 어떤  불안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 단 하나, 육신에  대한 사랑과 
미움이 교차하는 그런 아픔에 지쳤을 뿐이다…. 나는 내 육신에게 인사한다.
 '미안해, 내 육신아….'
 내가 미워했던 지난날의 내 모습은 '배설'을 몹시도 싫어했다는 것이다…. 항상 배설하는 생리를 
나는 안타깝게 여겼고, 모든 상상적인 것들, 문학적인 것들에 얽힌 '배반'의 정신을 간직하고 지냈
지만, 나는 아름다움을 그르치는 그 어두운 정신의 상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시작했다…. 밝은 
향기를 가지고서 접근하신 그 '귀부인'의 배려가  없었다면, 나는 생존할 이유를 상실해가고 있었
을 것이다…. 아프게 고독을 겪었고, 나는 천사와의 현존을 만나게 된 그 밤을 잊지 않는다…. 터
미널, 그 종착지에서 나는 나를 건드리는 한 아름다움에 반했다….  그것이 내 특별한 '개인사'
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나는 자꾸 나와 얽매였던 얼굴들의 기억으로부터 자유롭기 시작한 것이
다…. 그리고, 나는 내가 상상한 구속들로부터 탈출했다….
 '차라리 잘 된 일이지….'
 하지만, 그것은 급박하는 어떤 정신의 충동질이었고, 나는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제대로 알아
듣지 못했다…. 그래서, 암흑은 차츰 내려왔다…. 내 정신이 살아나온 각오로 한 '빛'의 현존을 꿈
꾸는 이유로 살해당한 내 '첫기억'처럼  말이다…. 카인은 아벨을 죽였고, 가룟  유다는 '예수님'을 
팔았고, 또 잡아먹었다…. 그리고, 형벌은 지난날의 약속들처럼 자꾸만 붕괴를 거듭해왔다…. 천국
의 '화해'를 발견하지 못한 발자취들이 남았고, 나는 새로이 태동할  정신을 아버지, 야훼님으로부
터 상속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잘된  일이라고 말해야만 한다…. 그리고,  내가 움직일 수 있는 
비결은 항상 '향기'와 관련되어서 나타났다. 내 후각은 예민해졌고, 정신은 항상 어떤 존자들과 함
께 대화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서로를 닮아 가는 정신이 있었다…. 차츰 정신은 밝아졌
고, 나는 내가 사는 도시가, 그리고 내가 자취생활의 했던 '서울'의  밤공기가 거대한 지옥을 창출
하고 있다고 믿기 시작했다…. 다시 언급하지만, 나는 탈출을 시도했다…. 그리고, 내가 모든 지상
의 인연들과 멀어지면, 이제 누군가가 징벌을 겪을지  더 참혹한 상상 속에서 지켜보길 괴로워할
지도 모른다…. 나는 용서받을 수 있는 인간들의 '개종'을 바랬고,  또한 더 이상의 '폭력'과 '강간'
의 정신이 사람들의 주위를 맴돌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다…. 모든 죄악은 '사랑의 결핍'이 원인이
라는 내 판단이 곧게 설 수 있다면 좋겠다….

 한 음탕한 치한이 내 주위에 있었던 느낌이다…. 물론  마법적인 싸움의 시도에 얽힌 하나의 희
미한 기억이지만, 마치 자신이 열중하는 치한의  역할을 '연애에 열중한다'고 해석하는 것들이 싫
었다…. 그들의 비겁한 생존도 곧 단죄될 것이다…. 모든 길이 어째서 더러운 섹스의 시도에 편승
해야 하는가? 만약 정숙함이 없다면, 나는 내 방을 좁게 느낄 것이다….  내가 선언하듯이 열중한 
'정숙함'은 다른 질서를 태동시키는데 꼭 필요한 요소였다…. 그리고, 그 한 기회는 이미 사라졌지
만, 다음 번의 약속을 믿어보는 것이다…. 아마도 인간들은  내 사라짐을 겪으면, 평생 큰 후회를 
삼키게 될 것이다…. 나는 내 가슴에 온통 깨어난 정신들을 담고 있는 하나의  검이었다…. 그 검
이 그리스도를 잡아가는 군졸들의 한 명의 귀를 잘랐고, 예수님은 그의  귀를 치유해주셨다. 그리
고, 우스운 몸짓을 지켜보는 것이다….
 '저 젤마나 수녀는 베드로 님을 많이도 구박하는군….'
 세 번의 배신과 닭소리…. 아찔한 단어이다…,  '닭소리'라니…. 최근에 '개소리'도 듣기 역겹다는 
감정을 가졌다…. 나는 랭보를 흉내내듯이 개들이 독살되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녀석들은 어
디까지나 불평꾼의 삶에 만족하는 듯하고…, 그 서러운 질서는 다시 회복되지  못할 것이다…. 개
들이 자유를 잃은 시점은 언제일까? 마치 이집트로 끌려갔던 민족처럼….
 '아마도 인간들 중에도 개처럼 살아가는 군상들도 있겠지….'
 비천한 농담들도 싫지만, 서로 마구 달라붙는 개들끼리의 '성교'를 나는 어릴 때부터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돌을 던졌다…. 그리고, 인간들  중에도 그 본성을 감춘 족속들이  있었다. 어느 한 날, 
지하철을 탔을 때, 술에 취한  한 샐러리 맨이 음탕한 눈빛으로  여자들의 나체를 더듬는 쾌락을 
무덤덤하게 바라본 적이 있다…. 그처럼 날뛰는 정신 사이에, 아마도 모든 여자들이 제 소유인 양 
착각했던 겨울도 있었다…. 나는 그런 인간들의 이름을 알고, 또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한
다. 비굴하게도 그들은 '사랑'이라는 어려운  단어들을 함부로 내뱉는 인간들이니까…,  그들이 덜 
자란 감수성으로 무엇을 꿈꾸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내 정신은 중얼거린다….
 '비천한 인간들….'
 내가 어렵게 쌓은 '정욕'에 얽힌 사연들을 얘기해보았자  소용없는 일이 될 것이다…. 그들은 개
처럼 본성을 타고 났다….  그리고, 뻔뻔한 변명은 어디까지나  '외로웠다'는 구실을 가졌고, 마치 
인형을 대하듯이 다른 성의 인간들을 압박하면 될 것이라고 착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 어두
움은 그들을 경멸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니까…. 어쩌면  그들은 정욕을 드
러낸 '돼지'들과도 닮았다. 눈에 보이는 것들만이  가치있다고 살아가는 인간들 말이다…. 그리고, 
착취는 위대했다…. 반성하는 눈빛없이 그들은 목소리를 실어날았다….
 "여자들이 돼지 고기야, 여자들이 소고기가 된다…."
 이들이 쌓는 업보는 말 그대로 '방탕'이 아닐까? 어떤 죄목들이 효율적으로  적용되는지 나는 열
렬한 신자가 아니라서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오랜동안에 '신'께서 침묵을 지켜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태어났다…. 나보다 먼저 오신 주님이 계셨고, 우리들이 조우하는 순간은 비극을 잉
태했다. 마치 어떤 노래 가사의 암울한 고집처럼, 이 지옥으로부터 탈출하는 방법은 '죽음'밖에 없
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쇠잔한 미소를 사람들은 무엇으로 읽을까?  내가 지녔던 
조소의 파편이라고 믿을까? 아니면, 관대해진 '주님'의 아이들  중의 하나라고 볼까? 나는 강간당
하는 자들의 모습을 보면, 짜증이 치민다…. 그리고, 지껄인다….
 '빌어먹을 동물적인 근성이라니? 저승에서조차 섹스를 고집하고 쫓아가라지….'
 허벅지를 쳐다보는 시선이 싫었고, 일련의 여자들에 대한 매질들이 아프게 내게 다가섰다…. '현
실'과 '이상'이 다르게 펼쳐질 때, 나는 두통을 느낀다…. 또한, 흡혈귀들의 성교는 난잡했다…. 나
는 크게 한 번 지껄인다, 또 다른 '영생'의 소유자들에게….
 '사라져라, 역사 속에서….'
 그들이 과장하듯이 매스컴에서 귀신 노릇들이나 하고 있을 때, 저들이 아직 맛보지 못한 역겨운 
지옥의 굴레를 못 느낀다면,  녀석들은 병신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제법 '공황 상태'를 연출할 
줄도 안다…. 그들이 무덤을 쌓는 방식은 예외적이다…. 무한한 착취의 가능성에 영광을 돌려주기
라도 바랄까? 하지만, 곧  질려버릴 '모래성 쌓기'의 시도이다….  내가 고난으로부터 달아난다면, 
나는 자유로울 수도 있었는데…, 나는 내가 차마 사랑해서 못  보낼 것 같은 인연들을 쌓고 말았
다…. 나의 의도의 첫 번째는 다시금 주님의 '성령'을 되찾는 것이었고, 또 하나의 이유는 내가 감
수성 깊이 느끼는 아름다운 사람들에게 '용기'와  '인내'를 되돌려주기 위해서였다…. 물론 무능력
한 시도였고, 참패였다…. 왜냐하면 나는 겨울에 죽었으니까….  나는 지상이 구속될 순간에 산에 
머물렀고, 내 의도를 망친 구속들에  두려움을 가졌다…. 그런데, 나는  내 본성을 표현할 짐승을 
선택해야만 했다. 그것이 날지 못하는 새, '닭'이었고…,  나는 분명한 각인을 안고서 차량들의 행
렬에 아찔한 자살 유도를 경험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나는 쉴새없이 대화
를 시도했다…. 모든 젊은 여인들이 꿈꾸는 '사랑'의 약한 현존이나마 지켜주고 싶어서…. 그리고, 
나는 사랑을 가장 가깝게 해주는 것들이 '의리  있는' 부부관계에 있다고 믿었다…. 사랑이 '강제'
된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자유를 누려야했다…. 하지만, 어느 사이에, 우리가 겪고, 또 우리가 침
울해지는 역사의 한 모퉁이에서, 나는 '노비'의 삶을 살아가는 무명의 세대들을 보았다…. 어린 사
람들이든지 혹은 연로한 사람들인지 그들의 허무한 주장에 섞인 질병을 나 혼자서 감당해야만 했
다…. 불쌍한 이야기이지만, 나는 그 대가(對價)로 내 자유를 상실했다…. 내가 스스로를 '미친 햄
릿'이라고 조롱하듯이, 나는 복수해야할 대상들이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나는 과감하게 '죽음'
의 의미를 모색했다…. 이  형편없는 질서를 깨뜨리고, 새롭고  원숙한 순환을 얻기 위해서  나는 
'신'의 중재를 염원했다…. 내 스승들이 모두 깨어난 정신으로 살아가는지 나는 궁금했다. 그리고, 
그들의 반열에 한 자리를 얻을 수 있다면, 나는  만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더러운 질서가 나를 
그들로부터 멀어지게 했다. 그들은 잊혀진 존재였고, 사람들은 새로운 것들에 대한 찬미를 가졌을 
뿐이다…. 나는 이제 '새로움'에 도취되지  않는다…. 나는 TV를 보는 어리석은  시간을 보내지도 
않고, 겉귀로 들리는 암울한 뉴스들에 자애를 갈구했다…. 모두가 질병을 안고 있었다…. 마치 커
다란 희망이 잉태될 것처럼 느껴졌던 '대통령 선거'에 대한  기억도 모두 혼미할 뿐, 나는 바라는 
내 세상이 이곳에 안착되도록 하기 위해서, 다른 현존을 겪기로 결심했다….  모든 악몽과도 같았
던 시절이 지나자, 사람들은 이상한 평온을 공유했다…. 벌받지 않는 세상이  모든 자유의 호흡을 
낳았다…. 그리고, 어떤 자들은 '독액'에 열중하고, 어떤 자들은 새로이 태동하길 갈구하는 무난한 
'21세기의 전망'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어떤 것들도 내가 가진 행위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
다…. 다시금 내가 죽음을 연출해야 한다면, 아마도 세상은 미쳤던 기억을  상쇄하려고 노력할 것
이다…. 그리고, 나는 끔찍한  '신경정신과'와의 인연을 끊고 싶다….  단지 아쉬운 것은 사람들이 
모든 진상을 모르는 채, 지옥의 정치학에 감염될 위험이다…. 나는 내가  아는 사람들에게 최선의 
단서를 남겼고, 나는 나를 따라갈 인자들을 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지껄인다.
 '내 현존이 수줍게 사라져야 되는구나….'
 나는 내 지옥으로부터 자유로울 기회를 가져다  준 주님께 무언의 감사를 느낀다.  그리고, 나는 
그녀를 위해서 '성모송'을 암기한다….
 '…이제 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나 또한 '이름'의 귀한 바를 모르고 사라져야겠다….  나의 스승들은 이름에 얽힌 흔적들을 가졌
지만, 나는 '이름'을 버리는 대가(對價)로 마지막 한때의 장식품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한 
친구는 내 이야기에 답변했다….
 "잔 다르크는 이름이라도 남겼지, 너는 뭐냐?"
 나는 대답했다.
 "나는 더 큰 역사에 개입되는데 불행할 것이 무엇이 있냐?"
 그리고, 허무 속에 감추었던 웃음을 꺼냈다….  나는 녀석에게도 내 '최선'을 지껄였지만, 그것이 
녀석의 '구원'에 합당한 무슨  위안을 얻을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녀석은 '소멸'을 지향하는 
게 아니다…. 아마도 그의 나이에 어울리는 삶을 계속  살고 싶을 것이다…. 그리고, 신앙의 신비
를 나는 감춘다. 한 여인의 호흡이 있으면 자유롭다는 것도 모를테고, 녀석은 평생 연애적인 지평
을 갖긴 힘들 것이다…. 내가 만난  얼굴들에 대한 애착도 이제 멀어졌다…. 나는  구속되지 않는 
자유를 한 번 맛본 이후에 이 그물로부터 자유로워질 비결을  아주 잘 알게 되었다…. 나도 그들
처럼 '바람의 혼령'이라도 되어볼까? 그래서, 한 성령을 심어주는 존재로 살아가고 싶다고 간절히 
기도한다…. 나를 처형할 사람들은 없고, 또 내  비겁한 생존에 단죄를 줄 수 있는 분은  오직 한 
분 뿐이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주장을 다시 펼치는  무서운 야훼님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내가 '지옥'에 유폐되지 않기를 갈구한다…. 내가 비겁한 물살에 휩쓸린다면, 나는 평화를 
얻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한 마음을 가꾸는 사람들이 많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평온한 삶에
서 단 한 번 모험의 기회를 얻었지만, 결국엔  그들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하늘의 질서
가 회복된다면 나는 내 통회를 저승에까지 이끌고 가고 싶다…. 나는 높은 자리를 원치 않았다…. 
내 단순한 꿈이 지향하는 에덴은 배고픔에 허덕이지 않고, 또 배설의 부끄러움도 갖지 않을 그런 
자유를 누린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잠들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 몸이 망가지는 데에도 한은 없지 않겠지만, 내가 투쟁하고 내가 쟁취하고 싶었던 자유는 거대
한 자애의 정신이었다고 밝히고 싶다…. 나의 인간적인 고통은 시달리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다…. 
이 질서에 합류하기 위해서 내가  보낸 모든 어린 시절들이 찰나로  흩어지고, 나는 내가 상상한 
영웅들이 존재하는 세계를 다시 가져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들의 책들이, 그들을  위한 책들이 
나를 길러왔고, 나는 모든 옹졸한 사상으로부터 한 번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것이다…. 이 세계가 
지옥의 본성을 벗지 못한다면, 나는 슬퍼질테고, 또다시 쇠잔한 눈물의 시간들을  가져야 될 것이
다…. 혹 용감하게 도전하고 또 성취할 기적을 가져다 줄  사람이 지금 이 순간에 자라나고 있다
면, 나는 그를 위한 내 최선의 선택들을 알리고  싶었다…. 내가 걸어보지 않았던 인간의 기쁨도, 
슬픔도 모두 아름답게 체험하고, 또 고독에 시달리는 시간을 여유로운 삶이라고 인정할 아름다운 
사람이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세상은, 내가 느낀 지옥은 아마도 하나의 '생명수'를 가져다 줄 의
무를 내게 부과해주길 고대한다…. 이 지옥의 참람한 광경을 결코 보고싶지  않다…. 많은 복종하
지 않는 지식인들의 소망이 제발 '개종'의 참된  의미를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이방의 정신으로
부터 상속되었던 내 악한 '범죄'도 속죄받기를 고대하면서, 나는 내가 울렸던 여인의 정신을 갈구
한다…. 다시 한 번 향기를 주실 수 있다면, 나는  나의 사명을 길게 느끼지 않고, 뛰어들 자세를 
갖추고 싶다. 나의 헛된 꿈들이 자라났던 '천사들'이 현존했음을 고백하고, 나는 그들의 힘든 노고
를 말하고 싶었다…. 많은 시험의 순간들 중에서 뛰어들었던 모든 마귀를  추방하고, 그리고 내가 
가깝게 느꼈던 천사와 의인들의 괴로운 사역을 이해할 수 있는 다른 눈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좋
겠다. 나는 기회를 누렸고, 또 기회를 놓치기도 했지만,  내가 견뎠던 모든 정신에 최상의 자애를 
가지고 대하고 싶었다…. 사내의 몸으로 모성을 겪은 적이 없지만, 나는 모든 자궁들이 추잡한 음
모에 시달리지 않기를 갈구한다…. 태어남이 축복받을 순간에서 '저주'로 치환되는 고민도 누리지 
않는다면 좋을 것이다…. 우리는 너무 헛 것들을 많이  키워왔다. 그리고, 나는 어린 아이들의 모
든 천진성을 믿지 않는다…. 그들의 영혼이 어디에서부터 오는지 나는 잘 안다…. 그리고, 태어남
의 순간부터 다른 길을 각자 살아가게 되는 것을 힘없이 바라본다…. 답습하는 악덕이 어린 두뇌
를 감싸지 않기를 고대하고, 나는 내가 얻은 교훈들을 모조리 되돌려주고  싶었다…. 그것은 이득
을 바라는 '선물'이 아니다…. 내게 희열을 얻어다 준다면, 나는 그에 대한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나의 밤이 어둡게 장식되면, 아마도 겪을 수 있는 고도의 침식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모든 좁
은 길을 걸었던 현인들이 바른 삶을 설계할 자리를 다시 되돌려주고 싶다…. 방출된 많은 오염된 
인간들은 나의 적이다…. 나는 그들에게 자애를 구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내가 느끼는 인류의 
조상에게 하나의 은총이 있기를 갈구한다…. 내 실수가 낳은 길이 어렵고 험한 길이지만, 좁은 길
의 운명을 엮었던 것은 다른 이었다…. 이제 사람들은 쉽게 천국에 입성한다…. 모든 부조리한 자
들이 천궁을 둘러싸고, 음모에 찌들린 심한 갈증을 느낀다면, 나는 그들과 한 편이  되지 않을 것
이다…. 나는 '시간의 강물'에 뛰어든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인간이  얼마나 비굴해지고 뻔뻔해
질 수 있는지 이 두  눈으로 보았던 엉터리의 질서를 잘  아는 탓에 나는 '동아리'를 거부한다…. 
열렬한 기도에 나는 반항을 행한다…. 그들이 다시 지옥을 누려야 한다면,  자신을 신실하게 보존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그리고, 그들의 천국으로부터 벗어나려 했던 내 노력은 아픈 상
처를 지니고 있다…. 그 '상처'를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내가 구하고 싶었던 사
람들은 치열하게 삶을 살고, 또한 자유를 호흡할 줄 아는 그런 인간들이었다…. 어느덧 '현실'이라
는 망상 속에서 아무런 철학의 도움도 없이 복종하는 기계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은 내가 배려할 
상대가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교회의 자들에게조차 큰 동감을 얻지 못했다. 그들의 노력이 얼
마나 신실한 것일지 나는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나의 정신은 '카톨릭'의 정식적인 모범을 답습했
고, 나는 내 '묵주'를 곧 사랑하기 시작할  것이다…. 오월, 따사로운 나날들 틈에 '성모 마리아'님
이 계셨고, 나는 성당에 안존한 그 분의 입상이 혹 피를 흘리지 않을까  염려한다…. 아마도 비유
에 익숙한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단지 암송하는  기도문에 '생명'이 살아있다고 믿지 않는
다…. 우리들이 닮아야 할 것들은 많은데, 인간들의 제  것의 삶을 옹호한다…. 나머지는 전설 속
에 자리잡고 있다면 만족하는 것이다. 나는 그런 인식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래서, 나는 기도문
의 한 구절에 의문을 가졌다….
 '우리들을 유혹에 빠지지 말게 하시고….'
 그 나약한 구절들은 한없는 자비를 지녔지만, 하늘의 군대에  별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내 
느낌이다…. 치열하게 살지 못한다면, 고독을 감내할 줄  모른다면, 우리는 너무나도 무력한 피조
물에 불과할 것이다…. 그래서, 강력한 구원은 제 시간을  자비롭게 내어주지 않았다…. 단 한 밤
이 허락되었던 그 날에, 나는 커다란 실수를 범한 것이다…. 지상에 얽힌 인연을  내가 염두에 두
지 않았더라면, 자비를 행할 자는 없었을  것이다…. 나는 큰 목적을 상실한  사내이다…. 그리고, 
내가 혐오스럽게 느꼈던 모든 자존심의 구겨짐을 나는 무엇이라고 변명할까?  우리들의 '신'은 결
코 나약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무자비할 정도의 힘을 가지신 분이다, 두려운 야훼님은…. 그 
경고를 지키지 못하면, 나의 현존도 불안하게 될 테고,  세상을 구할 의지는 망각될 것이다…. 나
는 스스로 두려운 상상에 붙잡히는 게 정말  괴롭다…. 우리가 가꾸어놓은 토양에 더러운 협잡이 
끼여들지 않기를 다시 갈구한다. 악의 '독액'은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 인간들이 스스로 자행
한 '질서없는 파괴'를 나는 다시 견딜 자신이 없다…. 나는 고향이 그립고, 또한 이 지옥에서의 한
철을 살아간다는 것이 정말 싫다…. 초라한 현존으로부터 벗어나게 되기를….

 죄인들은 벌주는 사람들과 벌받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악마의  실체는 고스란히 
사람들이 키워온 상상력 속에서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단테는 최선을 다했고,  그의 미덕은 
타협하지 않는 정신 속에  깃들어 있었다. 나는 그가  '연옥'에서 그랬듯이 '지옥'에서도 정치적인 
목적을 가졌다는 것을 안다…. 하나의 개혁을 필요로 했고, 그는 동시대의  사람들이 저지르는 악
행들에 대한 비밀한 장난을 즐겼다….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시대가 있다. 이젠 그 누구도 악마
적인 것들에 대한 구속을 가지고 있지 않고, 또한 악마들이 '신'들보다 위대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판국이다…. 게임 '디아블로'의 세계가 그랬고, 미국에서  유행한다는 카마릴라 축제가 그랬다. 그
들은 '영생'을 남용한다…. 자신의 현존들에  대하여 우스꽝스러운 과시를 지닌  것이다…. 그들이 
단지 쾌락을 위해서 사람들에게  총구를 들이대었을 때, 나는  휑한 감상을 느껴야 했다.  아마도 
'미국'에서는 동란이 일어나지 않았겠지…. 나의 밤이 찾아오는 시간에, 그들은  낮의 햇살을 은총
처럼 받고 있었을 테니까…. 그리고, 당연한  듯이 달라붙은 '폭력'의 형태에 대하여  나는 의문을 
가졌다. 저 땅이 복지 국가라니…, 많은 수혜를  겪는 나라의 '일상'이라니…. 아마도 동경했던 모
든 최신의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많은 발명품들과 잇속에 얽힌  지랄들…. 저들은 확실한 
자본주의를 구축했고, 그들은 모든 세계에 저질의 정신을 삽입시켰다.  아마도 아름다운 사람들의 
재능도 소비하지만, 그것은 특히 사물에 대한 강간이었다…. 많은 새로운 것들이 가까운 나라들에
서 유행하는 것을 보았고, 아마도 덜 자란 그들의 정신이 내가 사는 '나라'에도 틈입할 기회를 갖
고 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뻔뻔한 유행의 수혜자였다…. 세상은 내가 겪는 세상을 '근본주의'
라고 이름 붙였고, 나는 그들이 시대에 뒤떨어진  족속들처럼 나를 비롯한 사제들의 세계관을 비
웃는 것을 견뎌야했다. 그들은 생명에 대한 멋대로의 추측을 가졌고, 나는  그들의 산물로부터 도
피하는 습성을 지속시켰다. 사람들이 하나의 낭만 속에서 '타이타닉'을 재현했을  때에도, 나는 그 
신들린 연기를 감상하지 않았다…. 디카프리오, 그가 읊는  시구들을 나는 경멸해왔다…. 나는 그
나마 그들의 정신에 방어를 해온 유럽의 지난 정신을 사모했다. 모든 세계를 염려했을 때, 갈라지
는 동시성의 비참한 현실에 대한 욕구…. 나는 길을 떠나왔다.  그리고, 어떤 커다란 현존이 이 
모든 세계에 구속을 가져다줄지 나는 모른다….  어쩌면 인간들이 제멋대로 추측하듯이 우리
들은 기적을 꿈꾸는 게 비참한 느낌을 가져왔던 겨울의 수혜자로 살아보는 것이다…. 사람들
은 내가 추락한 산정에 내 가족들이 모두 유폐되어 있다고  상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
른 대륙, 다른 땅에 유폐되어 있는 가족들이 이곳에 모여서  하나의 왕국을 상속해왔다면, 나
는 마땅한 심판에 참여하고 싶다…. 나는 그  백인들을 동정해왔고, 그들의 이성이 다다르지 못
한 지점을 겪었던 일에 축복을 느낀다…. 하나의  계산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참된 자유를 만끽
할 기회를 주었다. 나는 비록 그 기회를 놓쳤지만, 나는 나를 대신할 군주를 원한다…. 나는 전쟁
을 소환했고, 그것은 하나의 계기를 주었지만, 우리들의 세상은 때로는 엉뚱한  추측으로 인해 짓
눌리고 있다…. 많은 아름다운 사람들이 내 곁을 맴돌고,  나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 
나를 위해서 '권좌'의 한 좌석을 내주었을 때에도, 나는 망설임을 가졌다….  나는 나의 자격이 충
만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그들은 어려운 부탁을 해왔고, 나는 간절한 기도가  뜻하는 바가 무엇
인지 아직도 깨우치지 못한 한 연약한 사내이다.  내가 보았던 마귀들처럼 모든 역병의 수혜자들
이 정말로 벌받을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게 나의 절실한 소망이 되어왔다…. 고전이 그 작가와 
함께 부활해온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나는 보다 자비를 위해서 기도하지만, 나는 최소한 '깡패'
와 '치한'의 정신을 감금시키고 싶었다…. 그들은 정말로 마땅히 사라졌으면  좋겠다…. 이 복잡하
게 돌아가는 정신들의 틈에서 나는 '폭력'을 무마한 재능을  가졌지만, 나는 내 기회를 더욱 강렬
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몰랐다…. 차라리 내 육신이 죽었다면, 어떤 다른 세상이 왔을지 나는 모른
다…. 아마도 모두가 벌받는 그런 세상은 아니었기를 바란다. 그렇다고 아무런  변화도 없는 세상
이 온다면 그 또한 슬픈 일이 될 것이다…. 나는 내게 주어진 기회의 한계를 쇠잔한 정신으로 견
디고 있다…. 그리고, 내 선택이 올바른지 혹은 필요한 일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 그리고, 내 살아
난 정신이 겪게 된 모든 만남이 비웃음을 낳았는지 절망을 낳았는지 나는 잘 모른다…. 인간들과 
함께 겪었던 모든 대화들이 흐르는 강물처럼 멀리 사라져간다…. 나의 아픔을 남기지 않을 수 있
다면, 하나의 '희열'을 가져다줄 수 있다면 좋겠다…. 마성에 시달리는 것은  내가 원한 세상이 아
니었다. 그리고, 더 이상의 비웃음이 한꺼번에 폭발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모든 폭발의 소음이 
지난 이후에, 우리들이 찾았던 낙원이 얼마나 먼 곳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아주었으면 했다…. 모
두가 깨어난 정신으로 새로운 혈통을 세울 수 있다면 좋을텐데, 인간들이 갖는 모든 무관심을 무
엇이라고 설명할까? 사람들이 '흡혈귀'의 존속을 바라지  않는다면 좋겠다…. 폭력에 대한 감수성
이 잉태한 것들을 무용한 '가치'로 되돌릴  수 있다면, 나는 내 희생에 만족한다….  더 이상 나를 
강제할 코드는 있다…. 그것은 모두 '신'의 음성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을 안다. 하나의 기회가 또다
시 주어졌을 때, 나는 '죽음'을 심각하게 사색해야 한다.  내 꿈이 더 이상 자라나지 못한다면, 아
마도 슬프겠지…. 나는 뱃전에서 슬프게 주저앉고 싶지 않다. 모든 천재들이 사라지고 나자, 나는 
허무에 짓눌려야 했다. 아무도 나를 인간의 육신으로 위안을 얻어다줄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
들이 겪을 게헨나는 내게 상상되는 것이다…. 나는  죄악과 형벌에 얽힌 사연들을 얘기해야만 한
다…. 그 무서운 정신이 뒤흔들어놓았던 계절로부터 사람들은 다시금 방종을 누리고 있다…. 모든 
경제적인 핑계 속에서, 사람들은 여전한 일상의 소요를 느끼고, 또 그들은  날씨에 민감하지도 못
하다…. 모든 구름들을 바라보면서, 돌아올 인자를 꿈꾼다는 것이 나의 비밀한 사연이 되고 만 것
이 나는 슬펐다…. 그리고, 소원을 성취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에 나는  죽음의 명상을 지
녔다. 한 현존이 아프게 사라진다 해도 여전한 무감각이 사람들의 귀를  간지럽힐 것이다…. 그리
고, 다른 질서를 꿈꾼다는 것은 내게 너무 먼  사연이다…. 의인들이 사라지면, 죄인들의 세상 또
한 오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지옥의 참된 고통을 못느낀다. 이 역사의 틈바구니의 직선적인 진
행에 대한 상상이 그르쳐놓은 것을 나는 무엇이라고 느껴야 할까? 나는 미국의  정신이 꺼졌으면 
좋겠다고 느낀다…. 일본의 정신도 꺼졌으면 좋겠다…. 단 하나,  내 소명을 누릴 사이에 제 시간
을 지켰던 모든 망자들을 되돌려놓은 이후에, 나는 다시 한 번의  기회를 누리도록 도와주었다…. 
그것이 하나의 반항으로 쌓은 결과라는 것을 안다…. 내가 편안한 천국을 원했나? 나는 치열하게 
개입할 '신'의 정신을 갈구했다…. 풍랑을 불러올  수 있다면, 내가 바라는 목적을  성취하는 것이
다. 하지만, 이 모든 자연이, 이 모든 대지가 짓눌려야 한다는 고통의  산물들이 나를 감싸준다…. 
어떤 위안도 슬픔도 고통도 영원할 수 없다면, 과연 내가 투쟁한 대가(對價)는 무엇일까? 그 목적
을 나는 '사랑'이라고 믿었지만, 나는 사람들을 설득할 자신감이 없다…. 많은 계산들이 오가는 정
신들의 틈에서 살아갈 용기를 나는 이미 상실했다.  나는 '타르코프스키'처럼 무능한 시도로 생명
을 마감하고 싶지 않다…. 혹 내가 폭주할 정신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  마성에 깃들이지 않았
으면 좋겠다…. 내가 추종한  정신은 결국엔 슬프지 않은  비극을 잉태한다…. 이미 예상했던 
결과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는 혼자서 꺼지는 생명이길 갈구하는  것이다…. 그리
고, 다음 기회라는 말을 할 수 있다면, 나는 다른  깨달은 사람을 원한다…. 내가 슬픔에 빠지
고 용기를 상실할수록 주어질  은총의 기회가 짧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아픔은 
'사랑'의 이유였다가 '위악'이 개입하려는 순간들의 섬찟할  연속적인 찰나이다…. 내 단어가 혼미
해지면, 나의 '말씀'도 혼돈을 겪을 것이다…. 그것이 구속된 내 정체이다…. 내가 힘을 얻는 방법
은 '말씀'의 자비에 달려있다…. 그 두  주인을 모시고 있을 때, 나는 험한  욕설들에 시달려야 했
다. 그리고, 형은 무자비한 추측을 가졌다. 혹 나의 불쌍한 형이 바라는 다음 기회는 없을 것이다. 
나는 다시 도둑에게 기회를 주고 싶지  않다…. 그리고, 그 공포가 다시 재림한다면  나는 끔찍한 
신음을 내지르게 될 것이다. 내가 바란 것은  '사랑'과 '평화'였다…. 그리고, 내가 투쟁해 온 고통
은 언제나 그것들을 지향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회복된 몸을 갖도록 해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느
낀다…. 그것은 지상의 인연에 얽매이는 방식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내가 갈증에 시달릴 때, 또다
시 주님의 무구한 꽃향기가 내 코를 간지럽혔다…. 나는  희열을 얻었다. 그리고, 사랑이 혹 절망
으로 치환될 상황들을 염려하는 것이다. 모든 정신들에  스미는 혼돈 이후에 정연한 질서가 자리
를 잡도록 돕고 싶었다…. 그것은 '진보'에 대한  상상이 아니다. 우리는 돌아가야 한다…, 우리들
의 순수가 남아있던 시절로 말이다…. 아이들이 희망을 낳지 못하고, 단지  귀찮은 현존으로만 이
해된다면 슬픈 일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학습한 악덕한 질서를 아이들에게 주입하고, 또 아이들은 
허망한 것들을 배워나간다…. 꽃은 자라나되, 어떤 아이들은 그들의 심심한 장난을 즐기기 위해서 
그것들을 짓밟는다…. 공기에 대한 비유도 허망한 메아리를 지녔다…. 우리들이 볼  수 있는 것들
을, 사람들은 볼 줄 모르고, 실존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우리들의 선조들을 다시 낳아야 
한다…. 재림에 대한 무식한 욕구들로 악다구니를 내지르는 인간들이 아닌, 진실한 소망을 소유했
던 모든 영웅들을 다시 낳아야 한다…. 그들이 태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내겐 비애로 남았다…. 그
들의 어린 기억이 멀어지면, 나는 힘들게 그들의 생명을 최선을 위해서  보존하려고 해왔다…. 모
든 아이들이 잉태되는 순간을 되돌아보면, 나는 영혼이  생성되는 방식들에 대해 염려를 가질 수
밖에…, 내가 보았던 질서가 상속되지 못한다면, 나는  까마득한 밤의 별들에게 속하겠지…. 그리
고, 오랜 세월에 한 번씩 제 의미를 되찾는 '별빛'을 발산해야겠지….
 '그건 내 눈물이야….'
 너무 먼 질서가 있고, 이젠 위대한 인간의 문명들이 천재들을 하나의 부속품처럼 사용하고 있다, 
그 우아한 질서와 퇴폐한 질서 사이에서 방황하며, 우리는 어둠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
은 일종의 열광 속에서 새로운  이론을, '카오스, 카오스…'하며 외치고  있다…. 더 이상 '신'들이 
실존할 이유는 없다는 듯이…. 그리고, 우리들의 역사는 태초를 지향하고 있는듯한 흉내에 열중하
고 있다. 이 혼돈 속에서 다시금 빛을 정제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문명은  바른 형태를 거부하
려는 도전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부딪히는 육신의 춤에  열중한다…. 그리고, 잡탕의 
난무가 끝나면, 선한 현존들을 잡아먹을 시식을 행하는  것이다…. 그것이 실제적인 것이라면, 나
는 또다시 절망의 한 끝에 괴로움을  얻겠지만, 나는 지옥의 참상을 이미 알고  있다…. 부조리한 
인간들이 얼마나 주님의 육신을 갈취해왔는지 잘 아는 탓에…. 단 한번 주님의 어두운 실체와 밝
은 실체를 겪은 나는 하나의 '증명'으로 존재하길 갈구하는 소원도 있다…. 하지만, 사라짐을 요구
하는 어떤 명령에 대한 복종을 갖는다면,  나는 이 지옥에서 벗어날 준비 또한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외면'으로 이해된다면, 슬픈 일이다…. 어쩌면 나는 세상을 정복할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가 아닌 탓에…, 나는 질병을 이겨낼 수 있을 뿐, 그 역병의 근원을  뿌리뽑을 권세는 나를 
창조한 장인의 손길에 달려있다…. 그리고, 나는 그 장인을 무서워했다….  자비를 갈구했고, 나는 
힘든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단순한 이유로 반항해왔는지 모른다…. 인간의 모태로 태어났
다는 사실에서 부끄러움을 느끼는 하나의 결백증이 노한  정신을 얻었고, 나는 좁지만 쉬운 길을 
걸을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천국의 입성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면, 그것은 인간들이 범한 
죄악의 한 형태일 것이다…,  그들은 '카톨릭'의 정신을 비아냥거리는  입으로 자신들의 면죄부를 
판매하고 있다…. 그래서, 열렬했던 신앙은 남지만, 사랑은 무참한 발길질에  시달리고 있다…. 내
가 원했던 소망은 '지상 낙원'이었는데, 그것은 불길한 징조를 낳았다….  그들의 역병을 오랫
동안 앓은 이후에 나는 다른 바람의 숨소리를 느꼈다. 가능한 소원을 행하기 위해서는 나 자
신으로부터 거부당한 인간들을 모조리 껴안고  몰살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너무 
많은 인간들이 안락한 질서에 취해버렸다…. 항상 깨어있는 정신은 흔치 않고, 그리고 점점 더 그 
숫자들은 희미해진다…. 지옥에 갇히지 않을 내 형제 자매들을 떠올리며, 나는  그들이 겪지 않았
으면 바라는 '희생'의 한 구절을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사랑의 배신은 '미국의 정신'
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 내 주군이 방랑한 땅에 하나의 원망을 담고서, 나는  그 땅에서 산출
되는 정신적인 열매들을 탐색한다…, 어떤 것들이 아름답고, 어떤 것들이 추한 것을 잉태해왔는지 
말이다…. 그 모든 것들이 준별되고 나면,  '신'의 손길이 심판하는 때가 반드시  오기를 갈구하는 
것이다…. 이 좁은 땅에 갇혔던 내 유폐될 세월들을 항상 원망하면서, 나는 내가 정착하길 원
하는 대지를 찾아 헤매였다…. 그리고, 일상에 갇히면, 결국엔 그 어떤 방랑도 자유롭지 못하
리라는 것을 알고서 계속 떠돌기를 갈구하는 것이다…. 그러면, 쇠잔한 몸짓으로 만난 얼굴들
이 채색되어서 나타난다. 얼마나 먼  거리에 그들이 살아왔는지, 우리들은 서로  다른 정신의 
축복과 저주를 함께 겪으면서 자라나왔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석상처럼 말
이 없다…. 흔한 살기를 체험하고, 또 비웃는  눈빛들을 견디면서, 그들의 도전적인 발상들에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내 타협하지 않는 정신이 '고독'을 낳았다….  나는 누군가
를 끊임없이 닮아가고 있었고, 그들은  개성적인 것들에 대한 주장을 펼치지  않았다…. 우리들의 
깨우침은 한 시간, 한 장소에서 있었던 철학이다…. 그리고, 서로를 공경하는 마음이 자라났고, 죽
음을 앞두는 시점에서는 항상 웃는 철학이 있었다…, 비웃음은 소멸되고, 우리는  한 형제를 느껴
왔다…. 모두가 유일하신 분의 '자식'이었음을 인식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들이 더 이상 태어
나지 않는 일들에 나는 눈물을 머금었다. 나는 그들 모두를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언제나 그들에 
대한 그리움을 가졌고, 나는 용서와 화해를 갈구했다…. 혹 나의 현존이 그들을 괴롭혀왔다면, 나
는 또다시 어린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리는 것이다….
 '다가가고 싶어….'
 그리고, 철학은 자라났다.
 '어째서 너는 내가 아니지?'
 그들이 한결같이 닮아갔던 정신에 '합류'하지 못하고,  나는 다른 운명을 걸었다…. 그리고, 마귀
는 우리들을 한결같이 비웃었다….
 '일회용….'
 그 비웃음에 얽힌 절망을 읽어갈 때, 나는 쇠잔한 모습을 보였다…. 내가 발산할 수 있는 용기를 
과장하고, 또한 어리석음에 도전하지도 않고, 무구한 정신을  지켜내는데 온 힘을 집중시켰다. 나
는 내 현존이 사라질 거라는 예감에 짓눌렸고, 그 두려움이나 고통이  나를 지상에 정착시켰지만, 
하늘에 대한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 그것이 인간들에 대한 '배신'의 가능성이었다…. 나는 나의 
영웅들과 천재들을 위해서 살고 싶었다…, 그리고, 더욱 커다란 소망은 '주님'의 은밀한 비밀에 얽
힌 내 쇠잔함에 대한 위로의 향기와 긍정의 노래였다…. 그 아름다움이  나의 영혼을 이끌어왔다. 
그리고, 모든 일상의 시도로부터 자유롭기를 갈망했다…. 내게 강요되는 직업적인 요구를 나는 물
리쳤다…. 내 미래에 대한 비유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다….

 지옥조차 정돈된 질서를 가지고 있지 못함을 나는 안다…. 그들, 죄인들을 심판하는 것들이 마귀
인지 아니면 '검은 천사'들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마귀와 죄인들 사이에  어떤 협잡이 있었고, 죄
인들이 그 영혼을 빼앗기는 대가(對價)로 세상의 재화를  침흘리며 지켜보았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리고, 어떤 준엄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거리를 돌아다닐 때, 나는 살기
를 내품는 족속들을 가끔씩 보았다….  그들의 눈빛은 흐렸고, 내가 감지하는  영혼의 찌꺼기조차 
상상되지 않았다. 나는 그런 그들이 한편 두려웠다…. 모든  말세적인 시도를 겪을 때, 그들은 허
물 따위는 상상조차 배려하지 않고, 지갑들을 강탈했다. 그들은 스스로를 구속하는 동아리를 결성
하고 있었다. 아마도 비이성적인 세계가  앞으로 도래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멸망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그리고, 징벌의 필요성을  체감하는 것이다…. 아마도 그들이  쉽게 질려버릴 악덕들의 
풍족한 세계는 오지 않게 될 것이다. 단 한 번 우리들 중의 '깡패'들은 자신들을 위한 '낙원'이 도
래했다고 착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계집애처럼 뒷머리를 기른 나를 마땅치 않은 눈초리
로 노려보았다. 아마도 그들이 즐겨보는 TV가 그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세뇌시켰을  것이다…. 함
께 놀아난 정신이었으니까…. 그들은 나의 '적'이고, 우리는 화해할 수  없는 '다리'를 절벽에 설치
한다…. 그 위험한 장애물을 견뎌내지 못하고, 그들을 위해 약속한 단테의 세계가 도래할 수 있다
면, 세상은 더욱 자유와 평화를 누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또 하나의 '도적단'을 구성하는 경찰
들은 어떤 이유로든지 협잡을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이 봉사하는 정신이 자신들의 출
생 증명서를 갖게 해주었을 것이다…. 함부로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고, 하느님의 이름을 빙자해서 
그들의 '지옥'을 창출하는데 이바지한 그들의 공로는  참 훌륭했다…. 우리들의 세계에서 '구원'을 
가져다주는 방식은 파편처럼 남아있는 '창틀'의 비유 같다.  요즈음 아이들이 열중하는 장래 희망
이 '119 구조대원'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까무러치는 심정을  느꼈다…. 그들의 질서가 과
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구원할 수 있을까? 그들의 의무는? 그들의 권리는? 우리가 창조한 질서
의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나는  일련의 의문들에 시달린다…. 이 지옥을 봉합
하려면 나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무수한 '깡패'의 정신들에 대항하자면, 그것은 '폭력'을 
초월하는 방식을 원하게 될  것이다…. '증오'를 창출하는 원인은  또다른 가면을 둘러쓴 '증오'일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의 더러운  방식에 협잡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들의 폭력은 
잔인한 이성을 근거로 한다. 명령을 부과하는 더 큰 '정신'이 있고,  그것들이 가르치는 재물에 대
한 욕심을 충동질한다면, 그들은  죄책감 없이 정체를 바꾸었다.  내가 두 번째 시도에서  실패한 
채, 119 사탄들에게 잡혀내려왔을 때, 경찰들도 그들에게 호응하는 반응을 보였을 뿐이다….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 미친 것 아니야?"
 그들은 계속해서 미친 놈들의 경우를  자랑처럼 지껄였다…. 그리고, 그들이  가꾸었던 적나라한 
욕망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내 한 존재가 목소리를 잃고서 더욱  지독한 '지옥'에 유폐된다면, 자신
들의 '도성'을 쌓을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그리고, 어떤 허무한 정신은 지껄였다.
 "이 사람이 교회를 다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나를 이끌고 파출소로 향하던 다른 한 마귀는 일요일의 이야기를, 그리고 교회조차 쓸모없는 듯
한 태도로 야훼님의 이름을 마음껏 발설했다….
 "…이번 주에는 하나님이 교회에 나오지 말라고 하더구만…."
 나는 절망을 느꼈다. 어째서 우리들이 믿어왔던 제도들이  그 얼굴의 본성을 드러내는지 처참하
게 설명해주는 것이다…. 나는 쇠잔한 태도로 호소했다.
 '주님을 믿어라….'
 그들은 외면했다. 한 나무들에서 많은 새들이  숨어서 소리를 내지를 때, 악한  마귀는 손짓으로 
독액을 가엾은 피조물들에게 날려보냈다…. 새들은 미친 듯이 지져댔다…. 모든 내 자연과 관련된 
장소들이 오염되었다. 겨울의 크리스마스 날, 내가 야훼님과 언약을 맺은 돌 주변에서 다시 한 번 
손짓을 가졌을 때, 어느 한 가족은 모독하듯이 '카르마 가족'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는 
신경질적인 태도로 형에게 물었다.
 "저들이 천국에 갈 것 같아, 아니면 지옥에 가게 될까?"
 형은 대답하지 못했다. 그가 절규하는 동안에 그를 위한 '구원'의 가능성은 봉합되어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카톨릭 성당으로 그를 이끌었다…. 아마도 불쌍한 나의 형이 세례를 통해
서 하나의 권리를 주장한다면,  하늘의 파수꾼은 그 '루시퍼'를  어디로 이끌고 가리라고 믿을까? 
나는 위선적인 면모를 보이고 싶지 않았다…. 천국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걸 아마도 그들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망자들은 심판의 때를  간절히 기다리고, 나는 그들의 소망을  어떤 식으로든지 
배신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내가 살아온 시대에 함께 정신의 샘물을 갈구하는 사람들을 
내버려두고 올 수는 없다고 느꼈다.  가장 커다란 기적의 가능성은  '주님'의 현존을 다시 되찾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떤 '위선'도 '위악'도  커다란 인간의 제도 속에서 거짓을  잉태하지 않기를 
바랬다…. 하지만, TV는 잔인했다…. 그들 스스로 창출하는 지옥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고, 그들
은 악마가 되더라도 '생존'하고 싶어했다. 빌어먹을 두뇌의 강간을 즐겼을테니까…. 그 '공황 상태'
에서 내가 잃어버릴 뻔했던 '지옥의 질서'를 복구하는데는  무던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죄인들
은 그 '지옥'의 풍경에서 달아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모두에게 가해지는 고통이 나를 아프
게 했지만, 나는 내가 접한 정신을 선택하는 희생을 각오하는 모든 무명의 사람들에게, 많은 연예
인들에게 감사를 느꼈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쇼 프로그램의 하나에서  '김국진'이 외치는 말처
럼 오해를 쌓고 있었다…, 그들의 두통을 아는 이상,  그들의 원망도 알고 있었다…. 여공들이 기
숙하는 장소에 도착한 이후에 웃는 듯 혹은 조소하듯이 지껄이던 말이 지워지지 않았다.
 "여기가 바로 지상 낙원이네…."
 나는 나를 비웃는 심정이 되었다…. 그 길이 얼마나  먼 거리에 도달하고 있는지 사람들은 인식
하지 못한다…. '신'의 정신이 샘물을 얻어다 줄 때,  나는 흠뻑 취했고, 나는 대기의 자유를 누렸
다. 하지만, 사람들은 인간적인 질서의 혼돈이 이끌어낸 '지옥'을 무마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것
은 나의 온전한 품삯으로만 가능한 세계는 아니었다…. 모든 깨어난 정신들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면, 나는 내 '최선'을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내가 오르는 산에 존재할 망자들의 조소
를 견디지 못해서 다시 돌아온 세상이지만, 나는 내 의지를 버릴 수 없다…. 강요로부터 자유로운 
심정으로 나는 내가 자청하는 세상을 가지고 있다…. 비록 내가  그 풍경을 볼 수 없다고 하더라
도 내가 원하는 세계의 '모상'을 위해서 인간들이 쌓아온 제도들의 비겁함을  꺾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우리들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인간들의 '힘'이 아니다….  혹 죽음의 위기를 느끼
고, 혹 부상당하는 슬픔을 견뎌야  한다고 해도, 나는 내가  그들로부터 자유롭기를 갈구했다. 내 
위험한 정신이 지향하는 것은 어쩌면 망자들의 소망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하더라도, 나는 하나의 
커다란 변형을 겪는 중이다….
 '자비를, 자비를….'
 그리고, 천국의 입성을 바라는 자들에게, 그들의 나약한 심성의 결점들을  대신해서 견딘다는 것
은 내 몫이다…. 나의 신체가 바위들의 잔인한 배열 사이에서 찢기다면 유감이다…. 나는 '자살'을 
미덕으로 믿지 않아왔고, 죽음을 피했지만, 이제 더 이상 방어할 경계선은 존재치 않는다…. 커다
란 싸움이 걸려있고, 내가 '수호자'가 될  수 없다면, 나는 내 현존이 마지막  숨을 쉬는데 만족을 
얻을 것이다…. 사라진다는 것은, 제도를 부숴 버린다는 것은 내 잔인함으로  잉태된 기억으로 치
장하고 싶지 않다…. 나는 어려운 변형을 겪은 몸이다….  그래서, 나는 이미 사라진 내 정체성을 
버렸다…. 그래서, 나는 다른 어머니를 두었고, 다른 아내를 두었던 것이다…. 이들의 질서를 봉인
하지 못한다면, 나는 원망의 심정으로 사라지는 수밖에, 하지만 독액이 그들  모두를 적시지 않기
를 고대하는 것이다…. 내 싸움은 처음부터 무모함을 강요받는 신세였다.  하지만, 어느덧 '탕아의 
전설'처럼 아버지를 그리워하게 된 것이다….  설사 내 출생을 부정당하는 체험이  있더라도 나는 
나를 길러준 '주님'을 위해서 그 독설을 견딜 작정이다…. 사람들의 온존함이 지향하는 곳, 그곳에
는 '게헨나'의 불꽃을 염원하는 무수한 망자들과 교부들이 있다…. 그들이 '신'과 함께 '정의'를 지
켜오면서 삶을 되풀이할 수 없는 슬픈 복종을 보였을 때,  나는 내 '자유 의지'가 어느 장소를 지
향하는지 잘 알게 되었다…. 그들의 부활이 성취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 태어나는 수밖에 없
다…. '신'은 좁은 길을 얻었고, 그들은 어려운 '천국'의 입구를 상정했다…. 역설적으로 멸망의 문
은 넓기만 하다…. 그리고, 한 번의 경고가 잊혀지는 찰나에 나는  '조소'하지 않을 정신을 갈구한
다…. 많은 계절의 틈에서 나는 나를 불러줄 목소리의 인도를 쫓았고, 나는 내가 울었던 이유들을 
회상한다…. 멸망에 관하여, 또한 희망에 관하여 반분된 기억들이 나를 가두고 있다…. 나는 고독
한 '신호'를 보내고, 그 신호에 호응하는 정신이 있다면, 또 다른 기억들을 메모할 수 있을지도 모
른다. 하지만, 누가 응답할까? 그들이 나처럼 세상에 대한 염려를 가질 필요를 느낄까? 깨어난 정
신들의 흔적을 나는 조용히 추적한다…,  그리고, 단 한 번  나를 각인시키는 노력을 기울인다…. 
내가 새롭게 탄생한 방식에는 많은 의문이 있다. 마귀들의 행렬에 놀라지 않을 필요성이 있고, 그
들의 해방을 저지할 이유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어느 공간에 위치하고 있는가? 과장섞인 
지옥인가? 혹 위험한 모험이 필요치 않는 순간들이 온다면, 나는 어떤 기쁨을 누려야 될까? 단일
한 욕구는 그들처럼 늙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내 노년을 혹  상상한다면, 차라리 '이승환'의 뮤
직 비디오라도 보라고 조소할 것이다….  한 고독한 침묵이 있고,  노인은 쥐를 기르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들에 대한 최대한의 모독과 감사의 행위였다. 그저 우리들의 현존이 꺼지면 다행일거
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길 수 없는 정신을, 사람들이 이길 수 있으리라고 믿는가?
 '어리석은 족속들 같으니라구….'
 언제나 비유 속에서 변명을 찾고 있을 때, TV는 여전한 뻔뻔함으로 우리의 혈맹을, 우리의 낙원
의 비밀을 마치 모두 알고 있다는 듯이, '외계인'의 기준을 세웠다….  창조를 모르는 족속들의 무
서운 위협이다….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그들이 두려웠던가? 내가 그 뻔뻔한 질서의 제도들을 이
길 수 없다면, 내 투쟁이 무슨 이득을 바랬다고 믿는걸까? 나는 노골적으로 소리치고 싶었다….
 '사라져라, 쓰레기 같은 족속들아….'
 이 지상에 내 피의 대가(對價)를 얻을  수 있다면, 추방되어야 할 존재들은 추방되어야  할 것이
다. 그들이 어떤 지옥을 겪을지 나는 안다…. 그들이 창출한 '흡혈귀'의 도성이 여전한 '위악'을 쌓
아올린다면, 그들은 두 가지의 지옥을 얻는다고 친절한 설명을 해 줄 것이다…. 내 석상을 무너지
지 않는 한, 나는 한 돌덩이의  축제를 얻는다 해도 만족할 것이다…. 얼마나  소박하게 사라져야 
하는가? 사람들이 염려하는 자신들의 '명예'가 병든다고 해서, 모든 강림한 천사들이 그들을 지켜
줄까? 과연 이 지옥에서 착한 일을 행하기 위해서 우리는 고향에서 쫓겨왔던 것인가?  가을이 온
다면, 정말로 추수할 때가 온다면,  나는 건장한 추수꾼을 기다리는  것이다…. 내 원망이 쌓이지 
않는 대자연의 한 품으로 꺼질  수 있다면, 나는 내 생명을  걷어갈 정체모를 이들에게 시달리지 
않을 여유를 가지고 싶다…. 내가 만날 수 있었던 '군주'의 숨결이 아니라면, 나는 내 피흘림에 의
미를 부여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내가 갖는 최선의 '복수'가 될 수 있기를…. 그리고, 두 지
옥이 영원한 생멸의 순간에서 충분한 방황을 경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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