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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영화,리뷰,

춘향전

by Casey,Riley 2021.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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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금동이의 아름다운 술은 일만 백성의 피요,
옥소반의 아름다운 안주는
일만 백성의 기름이라.
촛불눈물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
노래소리 놓은 곳에 원망소리 높았더라!
춘향전 공연 장면


춘향전
작자 미상
오랜 세월 다듬어지고 살을 붙인 백성들의 이야기
『춘향전』은 대표적인 판소리계 소설이다. 판소리계 소설이란 처음부터 소설의 형태로 유통된 것이
아니라 설화의 형태로 먼저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실제의 판소리로 연행된 후 완전한 한편의
소설 구성을 지닌 작품으로 정착된 소설들을 가리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판소리계 소설에는
『춘향전』『심청전』『흥부전』『토끼전』『배비장전』『옹고집전』『장끼전』등이 있다. 이들 판소
리계 소설들은 설화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지은이를 알 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춘향전』을 형성하게 된 근원설화는 대개 암행어사설화, 열녀설화, 신원설화, 관탈민녀설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설화들 중 어느 하나가 『춘향전』을 형성하게 하게 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설화
가 복합적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로 작용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먼저 『춘향전』 형성에 영향을 주었다는 암행어사설화로는 이시발의 실제담과 암행어사 박문수설화,
성이성설화가 있다. 이 암행어사설화는 모두 암행어사 직책을 맡은 인물이 민정을 살피고 평민으로
행세하다가 백성을 괴롭히는 탐관오리를 징치한다는 내용이다. 곧 『춘향전』에서 이도령이 암행어사
가 되어 남원으로 내려와 변학도의 학정을 살펴본 후 변학도를 징치하는 내용이 암행어사설화의 수용
양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열녀설화는 한 남자에 대해 정조를 지키는 이야기를 내용으로 한 설화이다. 대표적인 설화가 지리산
녀설화와 도미설화가 있다. 지리산녀 설화의 경우는 구례의 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어떤 여인이 구례
의 지리산밑에 살고 있었는데, 용모가 아름답고 부덕이 뛰어났다. 이 여인의 아름다움에 대한 소문은
이웃마을에 퍼지고 급기야는 백제의 왕에게까지 퍼졌다. 왕은 이 소문을 듣고 그녀를 왕궁으로 데리
고 가려고 했다. 그녀는 지리산가라는 노래를 부르고 죽음으로 따르지 않았다. 이런 열녀의 이야기는
춘향이 이도령에 대한 신의와 절개를 지키기 위해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하는 부분과 매우 유사하다.
열녀설화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것이 관탈민녀(官奪民女)설화이다. 권력을 지닌 관리가 평민의 여자를
빼앗으려는 사건을 담은 설화이다. 그 이야기는 대부분 어느 고을에 절개가 굳은 미녀가 있는데, 임금
이나 관리가 이 소문을 듣고 범하려한다. 미녀는 관리의 청을 거절한다. 왕이나 관리의 위협을 모면하
고 탈출하여 남편과 행복하게 살게 된다. 도미설화, 도화녀설화, 산방덕설화가 대표적인 관탈민녀형
설화이다. 『춘향전』에서 민녀는 춘향이라고 할 수 있으며, 민녀를 빼앗으려는 권력의 상징인 관은
곧 변학도이고, 이몽룡은 민녀의 남편이나 약혼자라고 할 수 있다.
신원(伸寃)설화는 억울하게 죽은 혼의 원한풀이를 내용으로 하는 설화이다. 남원추녀설화, 박색터설화,
아랑설화 등이 그것이다. 남원추녀설화나 박색터설화는 대개 추녀의 한을 담은 설화이다. 관기월매의
딸이자 천하박색인 춘향이 이도령을 사모하여 병이 든 것을 월매의 계교로 이도령이 술이 취해 하룻
밤 인연을 맺었지만 이튿날 술이 깬 이도령은 춘향의 얼굴을 보고 놀라 상경해버리고 춘향은 자결하
고 만다. 박색고개에 묻힌 춘향의 원혼으로 인해 신관마다 부임하는 길로 죽게되자 장원급제한 이도
령이 내려와 춘향의 전기를 잇고 제사를 지낸뒤 광대로 하여금 춘향가를 불러 죽은 혼을 달랬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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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다. 이 이야기에서는 춘향이 기생딸이라는 설정과 이도령이 춘향이라는 월매의 딸과 사랑을 나
눈다는 설정이 『춘향전』에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춘향전』은 오랜 세월 이야기를 향유하고 수용했던 향유층의 의도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오늘날의 『춘향전』의 모습을 지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문학을 우리는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고 그 과정에서 덧붙여지는 형태를 지니는 적층문학(積層文學)이라고 부른다. 이
런 적층문학의 경우는 독자가 곧 작자가 될 수 있고 작자가 곧 독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가 읽고 있는 춘향전들의 이본(異本)만 해도 수십 종이 넘는다는 것도 바로 독자들이 『춘향전』의 작
자가 되기 때문이다.

▣ S ho rt S umma ry
숙종대왕 즉위 초에 퇴기 월매는 자식이 없어 매일 기도를 하여 성참판과의 사이에서 딸 춘향을 낳는
다. 춘향은 어릴 때부터 용모가 아름답고 시와 그림에 능하여 온 고을이 춘향을 칭송했다. 어느 봄날
사또 자제 이도령이 광한루에 봄구경 갔다가 그 곳에서 그네를 타는 춘향을 보고 춘향의 아름다움에
반해 방자를 시켜 춘향을 광한루로 불러온다. 이도령은 춘향을 만나보고는 그날 밤 춘향의 집으로 찾
아간다. 첫날밤에 이도령은 신의를 맹세하고 춘향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그 후 이몽룡은 날마다 춘향
을 찾아와 사랑을 나눈다. 얼마 후 부친의 남원부사 임기가 끝나자 이도령과 춘향은 이별을 맞이한다.
이도령과 춘향은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고 이도령은 서울로 떠난다. 이때 성격이 포악하고 미색을 밝
히는 변학도가 남원의 신관사또로 내려와 춘향이 아름답다는 소문을 듣고 수청을 요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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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전
작자 미상
▣ 어떤 사람들? 무슨 이야기?
춘향

성참판과 퇴기월매의 딸로 신분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성취하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성
격의 소유자. 이도령에게는 순종하고 유순하지만 변학도에게는 저항한다.

이도령

남원의 사또 아들로 호탕하고 풍류적이며 춘향과 사랑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물. 암행어사
가 되고 나서는 백성을 염려하는 사려깊은 인물로 변한다.

월매

현실적이고 이해타산에 밝으며 상황에 따라 변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빈틈
없이 행동하는 인물

변사또

부패한 지방 수령의 전형적인 인물. 고을의 통치자로서 고을을 다스리는 것은 안중에도 없
으며 백성을 착취하고 괴롭히며 자신의 향락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방자

겉으로 보기에는 이도령에게 복종하는 충직한 하인으로 행동하지만 한편으로는 양반을 풍자
하고 조롱한다.

춘향과 이도령이 만나 백년가약을 맺음
춘향과 도련님이 마주 앉아 놓았으니, 그 일이 어찌 되겠느냐. 사양(斜陽)을 받으면서 삼각
산 제일봉에 봉학앉아 춤추는 듯, 두 활개를 구부려 들고 춘향의 섬섬옥수 바드듯이 검쳐
잡고 의복을 공교하게 벗기는데⋯,
숙종대왕 즉위 초에 전라도 남원부에 월매라는 기생이 있었는데 삼남(三南)의 명기로서 일찍 퇴기하여
성(成)가라 하는 양반을 데리고 세월을 보냈다. 월매는 나이 사십이 다 되도록 일점혈육이 없어 이것
이 한이 되어 길게 탄식하고 걱정해 병이 되었다. 월매가 성참판과 의논하여 하늘에 빌어 자식을 보
기 위해 목욕재계하고 지리산으로 들어간다. 월매는 상봉에 단을 쌓아 제물을 진설하고 단하에 엎드
리어 천신만고 빌었더니 산신님의 덕이신지, 선녀가 나타나는 꿈을 꾸었다. 과연 그달부터 태기가 있
어 열 달이 되니, 일일은 향기가 방에 가득하고 채색 구름이 영롱하더니 한 옥녀(玉女)를 낳았는데 그
사랑함은 형언할 수가 없었다. 이름을 춘향이라 부르면서 손안의 보옥(寶玉)같이 길러내니, 칠팔세가
되자 서책에 재미를 붙여 예의와 정절을 일삼으니 효행을 온 고을에서 칭송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이때, 사또 자제 이도령은 나이는 십육이요, 풍채는 두목지이며, 도량은 창해같고 지혜 활달하고 문장
은 이백이요, 필법은 왕희지였다. 이도령은 방자에게 절승의 경치 좋은 곳을 말하라 하니 광한루 오작
교가 절승이라고 한다. 나귀를 치레하여 이도령이 광한루에 성큼 올라 사면을 살펴보니, 경치가 매우
좋았다. 가지고 온 술을 먹은 후에 취흥이 넘쳐서 담배를 피워 입에다 물고 이리저리 거닌다.
이때는 오월 단오일이었다. 월매 딸 춘향이도 그네를 타려고 향단이를 앞세우고 내려올 때, 난초같이
고운 머리 두 귀를 눌러 곱게 땋아 금봉채를 가지런히 하고 비단 치마 두른 허리 미앙궁(장안현에 있
는 한나라 궁궐)의 가는 버들이 힘이 없어 드리운 듯, 아름답고 고운 태도 아장거리며 그네를 탄다.
춘향이 그네에 올라 한번 굴러 힘을 주며 두 번 굴러 힘을 주니, 발 밑에 가는 티끌 바람 좇아 펄펄,
앞뒤 점점 멀어가니 머리 위의 나뭇잎은 몸을 따라 흐늘흐늘 오고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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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습을 멀리에서 지켜본 이도령은 정신이 중천에 날아올라 온몸이 고단했다. 진실로 넋빠진 사람
같았다. 방자를 불러 그네타는 여인을 물으니 이 고을 기생 월매의 딸 춘향이란다. 이도령은 춘향을
급히 광한루로 불러오라고 한다. 방자가 이도령의 명령을 전하나 춘향은 지금은 관(官)에 딸린 몸이
아니고 여염집 처자이므로 가지 않겠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가 버린다. 방자가 또 춘향의 집으로 찾아
오자 월매가 이도령을 만날 것을 허락한다.
춘향이가 그제서야 못 이기는 채로 겨우 일어나 광한루로 건너간다. 이도령이 춘향의 자태를 바라보
니 별로 꾸민 일 없이 천연한 국색(國色)이었다. 옥안(玉顔)을 바라보니 구름사이 달빛 같고, 붉은 입술
을 반쯤 여니 물 속에 핀 연꽃 같았다. 춘향도 은근한 정을 품고 고개를 잠깐 들어 이도령을 살펴보
니 금세의 호걸이요, 진실로 세상에 빼어난 남자(奇男子)였다. 마음 속으로 흠모하고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이도령은 오늘밤에 춘향의 집을 방문할 것을 약속하고 이별했다.
이도령은 책방에 돌아와 해가 지기만을 기다리며 서책을 엉터리로 읽고, 천자문도 건성으로 읽으며
애고애고 보고지고를 연발한다. 건넌방에서 이 소리를 들은 이도령의 아버지는 깜짝 놀라 통인을 보
내어 이것이 무슨 일인지 알아오게 한다. 그때 이도령은 옛 명인과 성인을 본받고 싶어 보고지고 소
리를 했다는 거짓말을 늘어놓는다. 그 말을 전해들은 사또는 대단히 기뻐하며 책방의 목낭청을 불러
들여 자기 아들이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한다고 자랑을 한바탕 늘어놓았다.
날이 저물자 이도령은 방자에게 등롱을 밝히게 하여 춘향의 집으로 향한다. 이도령은 월매와 춘향을
보고 오늘밤 춘향과 백년언약을 맺고자 한다고 말한다. 그러자 월매는 춘향은 귀한 딸이므로 양반과
상사람의 지체가 다른데 부모 몰래 깊은 사랑을 맺었다가 소문이 어려워서 버리게 되면 딸 신세가 불
쌍하게 될 것이라 하며 좋은 말로 거절한다. 이도령은 애간장이 닳아 춘향을 아내로 맞을 터이니 염
려말라고 하며 거듭 간청하고 일구이언하지 않겠다고 하며 언약을 한다. 이에 월매는 지난밤의 꿈 생
각을 하면서 이도령의 청을 받아들이고 향단이에게 술상을 차려오게 한다. 월매와 이도령, 춘향이 돌
아가며 술잔을 돌리고 술자리의 분위기가 익어갔다. 월매가 서너 잔 술을 먹은 후에 향단을 불러 원
앙금침 잣베개와 샛별 같은 요강 대야를 마련하고 잠자리를 마련하게 하고 이도령에게 인사하고 춘향
의 방을 나갔다.
춘향과 이도령이 마주 앉아 이도령은 춘향의 옷을 하나하나 벗긴다. 춘향이가 처음 일일 뿐 아니라,
부끄러워 고개를 숙여 몸을 틀 때, 이리 곰실 저리 곰실 녹수(綠水)에 붉은 연꽃이 미풍을 만나 흔들
리듯, 이도령이 치마를 벗겨 제쳐놓고 바지 속옷 벗길 때에 무한히 승강이를 벌인다. 힐난하던 중 옷
끈 끌려, 발가락에 딱 걸고서 끼어안고 진득하게 누르며 기지개 쓰니, 발길 아래 옷이 떨어진다. 옷이
활짝 벗겨지니 형산의 백옥덩이도 춘향의 살결에 비할 것이 아니었다. 춘향이가 이불 속으로 달려들
자 이도령도 왈칵 쫓아 드러누워 저고리를 벗겨내어, 이도령의 옷과 모두 한데다 둘둘 뭉쳐 한편 구
석에 던져두고, 둘이 안고 마주 누웠으니 그대로 잘 리가 있겠는가. 골즙(骨汁)(남성 성기에서 나오는
즙. 남자의 사정액)낼 때 이불이 춤을 추고, 샛별 요강은 장단을 맞추어 청그렁 쟁쟁, 문고리는 달랑달
랑, 등잔불은 가물가물, 맛이 있게 잘 자고 일어난다. 춘향과 이도령은 이렇듯이 밤마다 온갖 장난과
놀이로 세월을 보낸다.

- 5 -

춘향과 이도령이 이별하고 춘향이 옥에 갇힘
촛불을 돋워켜고 둘이 서로 마주앉아 갈 일을 생각하고 보낼 일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
한숨질 눈물겨워 목이 메어 흐느껴 울며 얼굴도 대어보고, 수족도 만져보며 슬퍼한다.
이때 뜻밖에 방자가 와서 사또가 부른다고 소식을 전한다. 이도령이 집으로 들어가니 사또가 서울서
동부승지 교지가 내려왔으니 내일 서울로 떠날 채비를 하라고 말했다. 이도령은 눈물을 흘리고 겨우
대답하고 나와 어떻게 하든 춘향이를 데리고 갈 생각으로 어머니에게만 춘향의 이야기를 했다. 어머
니는 양반의 자식이 부형따라 시골에 내려왔다가 기생의 딸을 몰래 아내로 맞았다는 말이 나가기만
하면 장가 못드는 것은 물론이요, 벼슬도 못한다고 호되게 꾸중을 한다. 이도령은 하는 수 없이 춘향
의 집으로 향할 뿐이다.
춘향의 집으로 들어가 이도령이 계속해서 눈물만 흘리자 춘향은 깜짝 놀라 자초지종을 물었다. 이도
령이 이별소식을 전하자 춘향은 갑자기 낯빛이 변하여 머리를 흔들고 눈을 씰룩대며 붉으락 푸르락
눈을 간잔조롬하게 뜨고, 눈썹이 꼿꼿하여지면서 코가 발심발심하며, 이를 뽀드득 뽀드득 갈며, 온몸
을 수숫잎 틀 듯하며, 매 꿩채는 듯하고 앉더니, 허허! 이게 웬말이오! 하고 이도령에게 왈칵 뛰어 달
려들며, 치맛자락도 와드득 좌르륵 찢어버리며, 머리도 와드득 쥐어뜯어 싹싹 비벼 이도령 앞에다 던
지면서, 발악한다.
밖에서 이도령의 이별소식을 들은 월매는 두 칸 마루로 올라 영창문을 두드리며 우루룩 달려들어 주
먹으로 겨누면서 이도령을 원망하며 춘향의 신세한탄을 한다. 이도령은 몹시 민망하여 내일 길을 떠
날 때 신주(神主)는 모셔내어 제 장옷 소매에 모시고 춘향은 요여(腰輿, 영혼이나 혼백을 모시는 작은
가마)에다 태워가겠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춘향은 자신과 월매가 이도령에게 너무 지나치게 행동
하였음을 깨닫고 어머니를 진정시켜 돌려보낸 후 자신의 이별의 슬픈 심정을 이도령에게 한탄한다.
춘향과 이도령은 피차 기가 막혀 이별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럴 때 이도령을 데리고 갈 후배사령이
달려와서 사또가 도령은 어데 갔는가하고 찾으며 빨리 길을 떠나자고 재촉했다. 춘향은 후배사령의
그 말을 듣고서는 이도령의 다리를 부여잡고 자신을 죽이고 떠나라고 하며 기절한다. 얼마 후에 깨어
나 마지막으로 이도령에게 이별주를 건넨다. 이도령을 향하여 몸조심하고 부디 자기 모녀를 잊지 말
라고 부탁하며 눈물을 흘린다.
이도령을 떠나보낸 후 춘향은 그리움에 애간장을 태우며 자탄가로 세월을 보낸다. 떠나는 숙소마다
자리를 펴고 누워도 잠못 이룬 이도령 역시 춘향을 잊지 못하고 보고지고 나의 사랑하면서 날이 가
고 달이 갈수록 과거에 급제하기를 바랄 뿐이다.
그 후 몇 달이 지나자 자하골 변학도라는 양반이 신관사또로 내려오게 되었다. 문필도 넉넉하고 인물
과 풍채도 활달하고 풍류 속에 달통하여 오입 속이 넉넉하나 흠이 있다면 성정이 괴팍한 중에 가끔
실성한 짓을 겸하여 혹시 실덕(失德)도 하고, 잘못 결정하는 일이 간간이 많기에 세상 사람들이 다 고
집불통이라고 말했다.
변사또는 남원에 사는 춘향이 미인이라는 소문을 듣고 부사로 임명되자마자 부랴부랴 남원에 내려왔
다. 신관사또 변학도는 남원에 틀고 앉은 지 삼일만에 기생점고부터 했다. 기생들을 하나하나 살펴보

- 6 -

니 젊고 연연히 고운 기생들도 없지 않았으나 여느 여색에는 생각이 없고 우두머리 수노를 불러 춘향
이는 왜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수노가 아뢰기를 춘향의 어머니는 기생이지만 춘향이 기생이 아니며
이미 구관사또의 아들 이몽룡과 백년가약을 맺고 수절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변학도는 벌
컥 화를 내며 어느 양반자식이 엄한 아버지 밑에서 기생을 첩으로 삼아 살겠는가 하며 그런 말을 하
면 죄를 면치 못한다고 하며 빨리 춘향이를 불러오라고 한다. 춘향을 부르라는 소리가 나자 이방이
또 나서서 춘향은 기생이 아닐 뿐 아니라 구관사또 이몽룡과 맹약이 중하므로 사또의 체면에 손상이
될까 두렵다고 아뢰었다. 그 말에 대노한 변학도는 만일 시각을 지체하면 관가의 우두머리들을 파면
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육방이 소동하고 각청의 두목이 넋을 잃고 관노와 사령들에게 어서 춘
향을 찾아갈 것을 독촉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사령 관노들이 뒤섞여 춘향의 집을 찾아갔다. 이때 이도령을 보내고 수심에 잠겨 있던 춘향은
자신을 잡으러 온 사령 관노들에게 술대접을 하고 돈 닷 냥을 내놓으며 뒷말 없게 하여달라고 부탁한
다. 그들이 물러가자마자 이번에는 행수기생이 나타나 너 때문에 육방에 소동이 일어나서 각 청의 두
목들이 다 죽어난다며 어서 가자고 재촉했다.
춘향이 하는 수 없어 수절하던 그 태로 대문을 나와 동헌으로 들어갔다. 그리하여 춘향의 아리따운
용모를 보게 된 변학도는 기쁨을 금치 못하며 수청들 것을 강요했다. 하지만 춘향은 충신불사이군이
며 열녀불경이부를 본받고자 한다며 변학도의 수청을 완강하게 거절한다. 변학도는 춘향을 비웃으며
기생 주제에 수절이 무엇이며 정절이 무엇인가 하며 거듭 수청들기를 요구한다. 그러자 춘향은 지지
않고 아내가 남편을 배반하는 것이나 당신들 같은 고을원님이 나라가 망하게 될 지경에 이르면 임금
을 등지는 것이나 꼭 같으니 처분대로 하라고 한다. 그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변학도는 펄펄 뛰며
법전에 반역죄는 사지를 찢어 죽이고 관장의 명을 거역하는 죄는 엄한 형별을 적용한 후에 귀양보내
야 한다며 위협한다. 그래도 춘향은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유부녀 겁탈하는 것은 죄 아니고
무엇이오? 하며 따진다. 변학도는 이 말을 듣고 어찌 분하던지 연상을 두드릴 제, 탕건이 벗겨지고 상
투고가 탁 풀리고 목이 쉬어 춘향을 끌어내려 형틀에 올려매게 했다. 그리고 집장 사령들에게 춘향의
정갱이를 부수고 물고장을 올리라고 호령했다. 집장사령은 춘향이가 불쌍하였으나 할 수 없이 다가
들어 매를 쳤다.
춘향은 매가 내려칠 때마다 입을 열어 항거하다가 마침내 기절하고 말았다. 춘향이가 정신을 잃고 기
절하니 엎드려 있던 형방통인도 고개를 들어 눈물을 씻고 매질하던 집장사령도 모질도다! 모질도다
모질도다. 춘향이 정절이 모질도다! 하늘이 낸 열녀로다! 라고 하며 눈물을 흘렸다. 남녀노소 없이 서
로 눈물을 흘렀다. 변학도는 춘향이 깨어나자 큰칼을 씌워 옥에 가두게 했다.

춘향이 옥중에서 자신의 운명을 한탄함
답답하고 원통하다! 날 살릴 이 뉘 있을까! 서울 계신 우리 낭군 벼슬길로 내려와 이렇듯
이 죽어갈 적에 내 목숨을 못 살린가? 하운은 다기봉하니 산이 높아 못 오던가? 금강산
상상봉이 평지되거든 오려신가? 병풍에 그린 황학 두 날개를 툭툭 치며 사경 일점에 날
새라고 울거든 오려신가? 애고애고 내일이야!
옥에 갖힌 춘향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이도령을 그리워하며 장탄가를 부른다. 비몽사몽간에 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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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꿈속에서 춘향은 진주 기생 논개와 평양 기생 월선의 안내를 받아 내당으로 들어간다. 상군부인
(순임금의 두 부인인 아황과 여영. 절개있는 부인들이다)과 소사의 아내 농옥(선인(仙人) 소사의 아내.
유황이라는 사람의 〈열녀전〉에 농옥이 피리를 풀면 학이 와서 울고 와서 그 옥상에 앉기 때문에 소
사가 학이 앉는 봉대를 지었는데, 후에 농옥은 학을 타고 소사는 용을 타고 하늘을 승천했다)과 한고
조의 척부인(한고조의 총애를 받은 여인. 한고조가 죽자 여후는 척부인을 곧 감금하고 나중에는 척부
인의 아들 여의를 죽이고 척부인의 수족을 자르고 눈을 빼고 귀를 불지르고 벙어리되는 약을 먹이고
변소에 두어, 사람돼지라고 함)을 만나 그들의 한을 듣고 꿈에서 깨어난다. 감옥의 창에 앵도화가 떨
어지고 거울이 깨지고 문 위에 허수아비가 매달려있는 것을 보고 자신이 죽을 꿈이라고 불안해한다.
춘향은 수심과 걱정으로 밤을 세우고 아침이 되자 옥 밖으로 봉사 하나가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봉사
를 불러들인다. 봉사는 옥중에 춘향이 찾는다는 말을 듣고 앞의 개천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개천
물에 빠진다. 기어나오려고 짚은 것이 개똥인 줄도 모르고 개똥을 짚는다. 손에 묻은 똥을 내뿌린다는
것이 모진 돌에다가 부딪치니 어찌 아프던지 입에다가 훌 쓸어넣고 우는데 먼 눈에서 눈물을 뚝뚝 떨
어뜨리며 자신의 눈먼 신세를 한탄한다. 월매가 봉사를 목욕시켜 옥으로 데리고 가니 춘향은 간밤의
꿈 이야기를 하며 봉사에게 해몽을 부탁한다. 봉사는 한참 점을 치다가 꽃이 떨어지니 능히 열매를
맺을 것이요, 거울이 깨어지니 어찌 소리가 없을손가? 문 위에 허수아비가 달렸으니 만인이 모두 우
러러 볼 것이라하며 좋은 징조라고 해몽한다. 춘향은 봉사와 작별하고 긴 한숨으로 세월을 보냈다.
이때 한양성의 이도령은 주야로 시서 백가어를 열심히 읽었으니 글로는 이백이요, 글씨는 왕희지와
같았다. 나라에서 태평과를 치르니 이도령이 과거에 응시한다. 과거시제는 춘당춘색이 고금동이었는
데 이도령은 익히 보았던 것이라 왕희지 필법과 조맹부체를 본받아 일필휘지로 써서 내니 장원급제였
다. 임금이 전라도 어사를 제수하니 임금께 하직하고 본댁으로 나아가 부모께 하직하고 전라도로 향
했다.
이도령은 전라도의 첫 어구에 있는 고을인 여산에 이르렀다. 여기서 이도령은 데리고 온 중방과 역졸
들에게 각 고을의 민심과 실정을 낱낱이 살펴서 아무 날 아무 일에 남원에 모이라고 지시했다. 그런
다음 자신은 뭇사람을 속이려고 모자 없는 헌 파립에 헌 갓에 허줄한 초삿갓끈을 달아 쓰고 헌 도포
에 무명실띠를 위에 둘러매고 실만 남은 헌 부채로 일광을 가리우고 한심한 차림새로 남원을 향하여
길을 떠났다.
얼마 후에 임실 구화 들에 이른 이도령은 일손을 잠시 놓고 쉬고 있는 농군들에게 이 고을의 춘향이
가 사또에게 수청들어 뇌물을 많이 받아먹고 못된 짓만 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게 옳은가 하고 물어본
다. 그 말에 한 농부는 화를 내며 지금 춘향이는 수청들지 않는다 하여 형장 맞고 갇혔으니, 그런 열
녀는 세상에 드물며 이도령인가 삼도령인지, 그 놈의 자식은 한번 간 후에 소식이 없으니 사람이 그
렇게 하면 벼슬은커녕 내좆도 못하제 하며 이도령을 욕했다.
이도령은 농부를 하직하고 한 모롱이를 돌아가다 한양으로 춘향의 편지를 전하러 가는 한 아이를 만
난다. 이도령은 그 아이에게 편지 한번 읽어보자고 애걸하여 춘향의 편지를 읽는다. 그 편에는 자신은
앞으로 죽을 것이며 이도령은 몸 조심히 잘 있으라는 눈물겨운 사연이 적혀 있었다. 웬 거지가 남의
편지를 보고 우는 것을 본 아이는 수상하게 여겨 차림새를 살펴보던 중 이도령이 마패를 차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에게 제 신분이 탄로난 이도령은 비밀이 누설되지 않도록 아이를 단속하고 남원

- 8 -

으로 들어갔다.
이도령은 저녁에 춘향의 집을 찾아갔다. 안에 들어서니 마침 춘향의 어미 월매가 단을 몰래놓고 사위
이도령이 벼슬하여 춘향을 살려주게 하여 주십사하고 신령에게 빌고 있는 중이었다. 월매는 이도령이
돌아온 줄을 알자 기쁨에 겨워 그의 손을 잡고 방안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촛불 앞에 세워놓고 보니
이도령은 거지 중에서도 상거지 꼴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도령은 월매가 기가 막혀 하는 것을
못 본 체하며 시치미를 떼고 자기 집이 몰락하여 춘향에게 돈냥이나 얻어볼까 하여 찾아왔다고 말했
다. 이도령은 한술 더 떠서 향단이 이도령을 알아보고 인사하자 시장하니 밥을 달라고 하자 월매는
홧김에 밥이 없다고 쏘아붙인다. 향단이 이런 월매를 보고 이도령을 너무 괄시하지 말라고 하며 상을
차려준다. 이도령은 정말로 몇 끼 굶은 거지 마냥 숟가락 댈 것 없이 손으로 뒤져서 한편으로 몰아치
더니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다 먹어치운다.
그런 다음 파루(야간통행금지를 알리는 종) 치는 소리가 나자 향단과 월매를 앞세우고 춘향이 갇혀 있
는 옥으로 갔다. 이도령이 옥에 다가가서 가만히 춘향의 이름을 부르자 오매불망에도 그리는 임을 뜻
밖에 만나게 된 춘향은 기쁨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이도령의 거지몰골을 알아보고는 놀라며 제 몸
하나 죽는 것은 섧지 않으나 낭군이 거지꼴을 하고 온 것이 가슴 아프다며 서러워한다. 춘향은 어머
니를 향하여 자기가 죽은 후에 원이나 없게 하여달라고 하면서 제가 입던 옷을 팔아 이도령의 도포를
짓고 찬거리도 잘 대접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는 이도령에게는 내일 본관 사또 생신날에 자기가
매맞아 죽으면 삯군인 체하고 업어다가 손수 염습하여 둘이 같이 놀던 부용당 양지쪽에 수절원사 춘
향지묘라는 글 여덟 자만 새겨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이도령은 춘향에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위로하고 밖으로 나갔다.
이도령은 그날 밤을 새려고 길청(아전들이 일을 보는 것)에 몰래 들어갔다. 그 곳에서는 이방이 아랫
사람을 불러 어사가 났다는 소문이 있으니 뒤탈 없이 하라고 단속하고 있었다. 또 장교들이 일을 보
는 장청에 슬그머니 가보니 역시 어사소리를 하며 수군거리고 있었다.

이도령의 어사출도와 변사또의 봉고파직
암행어사 출도소리에 좌수별감 넋을 잃고, 이방 호장 실혼하고 삼색 나졸 분주하네. 모든
수령 도망할 제 거동보소. 인궤잃고 과줄들고 병부(兵符)잃고 송편들고, 탕건잃고 용수쓰
고, 갓잃고 소반쓰고, 칼집쥐고 오줌누기, 부서지니 거문고요 깨어나니 북장고라. 본관이
똥을 싸고 멍석 구멍 새앙쥐 눈뜨듯 하고, 내아로 들어가서 어 추워라! 문 들어온다 바람
닫아라! 물마르다, 목들여라!
이튿날 변학도의 생일잔치가 요란하게 벌어졌다. 가까운 고을의 운봉영장, 구례, 곡성,순창, 옥과,진안,
장수 원님이 차례로 모여들었다. 풍성한 음식과 화려한 풍악이 진동했다. 이도령도 잔치에 참석하려고
하나 사령들이 이도령의 몰골을 보고 등을 밀쳐냈다. 운봉영장이 그 거동을 보고 저 사람의 차림새는
비록 거지꼴이나 양반의 후손인 듯하니 말석에 앉히자고 말했다. 그렇게 하여 이도령은 잔치연에 들
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말석에 앉아 상을 받아보니 모 떨어진 개상판에 닥채젓가락, 콩나물, 깍두기,
막걸리 한 사발이 다였다. 이도령은 상을 발로 탁 차 던지고 운봉의 옆구리를 쿡 찌르면서 나도 갈비
한 대 먹어보자고 하며 농짓거리를 한다. 이 무례한 행동을 보고 좌중이 웅성거렸지만 이도령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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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도 아니하고 이것도 덥석 저것도 덥석 집었다. 이럴 때 운봉은 좋은 잔치에 풍류만 하여서는 재미
가 적으니 시 한 수씩 짓자고 운을 뗐다. 모두들 시를 짓느라고 끙끙거린다.
이도령이 자신도 어릴 때 명구를 뽑아 적은 추구권을 읽었다고 하며 자신도 시를 지어보겠다고 한다.
운봉이 반겨듣고 붓과 벼루를 내어주자 민정을 생각하고 본관정체를 생각하여 시 한 수를 지었다.
금동이의 아름다운 술은 일만백성의 피요
옥소반의 아름다운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불눈물 떨어질 때 백성의 눈물 떨어지고
노래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또한 높더라
운봉은 이 시를 보고 마음속으로 큰일 났다. 하고 이도령이 어사임을 알고 얼른 일어나 가버렸다. 그
러나 거나하게 술에 취한 변학도는 아무것도 모르고 춘향을 급히 잡아올리라는 명을 내렸다. 이때 어
사또 신호를 하여 서리를 보고 눈짓을 하니, 서리와 중방이 역졸들을 불러 단속하는데 이리저리 수군
댄다. 외올망건, 공단쐐기 새 패랭이 눌러쓰고 석자 감발 새 짚신에 한삼, 고의 산뜻 입고 육모방치
녹피끈을 손목에 걸어쥐고 예서 번뜻, 남원읍이 우군우군, 청파역졸이 달 같은 마패를 햇빛같이 번듯
들어 암행어사 출도야 하고 외치니 강산이 무너지고 천지가 뒤로 눕는 듯했다.
암행어사 출도야 소리를 들은 모든 수령들은 넋을 잃고, 이방 호장 실혼하고 삼색 나졸 분주했다. 모
든 수령이 도망갈 때 인궤잃고 과줄들고 병부(兵符)잃고 송편들고, 탕건잃고 용수쓰고, 갓잃고 소반쓰
고, 칼집쥐고 오줌누기, 부서지니 거문고요 깨어나니 북장고였다. 본관이 똥을 싸고 멍석 구멍 새앙쥐
눈뜨듯 하고, 내아로 들어가서 어 추워라! 문 들어온다 바람닫아라! 물마르다, 목들여라! 하고 어쩔 줄
을 몰라한다. 이때 어사또는 자리를 정리하고 앉은 후에 본관사또 변학도를 봉고파직시킨다. 죄없이
옥에 갖힌 죄인을 살펴서 놓아보내 준다.

춘향과 이도령 해후와 완전한 결연
어사또는 좌우도 여러 고을을 두루 돌며 민정을 살핀 후에, 서울로 올라가 어전(御前)에
숙배하고 삼당상(三堂上) 입시하사 문부(文簿)를 사정(査定) 후에 임금께서 크게 칭찬하시
고, 즉시 이조참의 대사성을 봉하시고 춘향에게 정렬부인을 봉하시니, 사은숙배하고 물러
나와 부모 전에 뵈오니 성은을 축수하시더라.
이도령은 춘향을 불러들이도록 했다. 그리고는 끌려나온 춘향을 향하여 너만한 년이 수절한다고 관정
포악하였으니 살기를 바라겠는가, 죽어 마땅한데 나의 수청도 거절할 것인가? 하고 춘향을 시험한다.
그러자 어사또가 이몽룡이라는 것을 모르는 춘향은 고개를 숙인 채 그런 분부는 말고 어서 바삐 죽
여달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제야 어사또가 얼굴을 들어 자기를 보라고 한다. 그 순간 춘향은 어사
또를 바라보았다. 뜻밖에도 걸객으로 왔던 자신의 낭군 이도령이었다. 춘향은 반웃음 반울음을 지으며
기뻐한다. 월매도 이도령이 어사출도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서 기뻐 어쩔 줄 몰라했다.
어사또는 남원의 공무를 다 처리한 후에 춘향모녀와 향단이를 서울로 데리고 갈 때 위의가 찬란하니
세상 사람들이 모두들 칭찬했다. 어사또는 전라도의 동쪽과 서쪽 각 고을을 돌아다니며 민정을 살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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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서울로 올라가 임금님 앞에 삼가 공손히 절하고 문서와 장부를 올렸다. 임금이 그 문서와 장부
를 보고 크게 칭찬하시어 즉시 이조참의 대사성을 봉하시고, 춘향은 정렬부인을 봉하셨다.
이후에 어사또는 이판, 호판, 좌우영상 다 지내고, 벼슬을 물러난 후에 정렬부인인 춘향과 더불어 백
년동안 함께 즐거움을 나누면서 춘향에게서 삼남이녀를 두었다. 자녀들 모두가 총명하여 그 부친을
능가하고 자손대대로 관직이 일품벼슬에 있으면서 자자손손으로 이어져갔다.

▣ 더 재미있게 읽기 위하여
『춘향전』의 다양한 이본(異本)과 다기한 내용들
『춘향전』은 개인이 창작한 작품이 아닌 적층문학이기 때문에 그 유동성으로 인해 많은 이본들을 지
니고 있다. 이본이란 비슷한 내용을 가진 이야기로 약간씩의 차이를 보이는 작품들을 지칭한다. 이
『춘향전』의 여러 이본들의 내용은 이본에 따라 인물의 성격형성을 비롯하여 구성조직 등에서 일련
의 차이점을 지니고 있는 것도 있다.
현재까지 나와있는 『춘향전』은 약 100여 종이나 된다. 그러나 20세기 이전의 이루어진 『춘향전』
은 크게 필사본과 완판본, 경판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현재 전하는 가장 오래된 『춘향전』은 1754
년 영조 30년에 이루어진 유진한의 『만화본 춘향가』이다. 이 『만화본 춘향가』는 충청도 목천 땅
에 사는 만화옹 유진한이 호남일대를 유람하면서 남원 등지에서 판소리 『춘향가』를 듣고, 그것을 7
언 한시 200구로 재창작한 것이다. 이 작품의 형태는 필사본으로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베껴쓴 것이
다.
필사본(筆寫本)이란 나무나 어떤 다른 물건에 새겨 글자를 인쇄한 것이 아니라 일일이 사람이 손으로
베껴써서 유통된 작품들을 일컫는 것이다. 대표적인 필사본『춘향전』은 남원고사, 동양문고본 춘향
전, 나손본 열녀춘향수절가, 이고본, 고대본, 신재효의 남창과 동창 등 수십 종에 이른다.
경판본(京板本)이란 우리나라 상업활동의 중심지 서울에서 간행된 판본으로 서울이라는 지명을 붙여
경판본이라 했다. 경판본은 모두 나무에 글씨를 새겨 인쇄한 것으로 경판본 『춘향전』의 장수에 따
라 35장본, 30장본, 23장본, 17장본, 16장본 등의 5종이 있고, 경판과 동일한 계열로 볼 수 있는 안성
판 20장본을 포함시켜, 모두 6종으로 확인된다. 주로 산문체로 되어 있는 것이 특색이다.
완판본(完板本)은 전라북도 전주지방에서 간행된 판본으로서, 전주의 옛지명이 완산이었으므로 완판본
이라 했다. 전주는 호남지방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었으며, 호남의 관찰영이 있었던 곳으로서
정치적인 필요에 따라 많은 전적을 간행하였는데, 완판본 『춘향전』도 역시 이런 배경에서 판각되었
다. 완판본 『춘향전』은 현재까지 4종이 존재한다. 그 장수에 따라 26장본, 29장본, 33장본, 84장본이
그것인데 판소리의 대본이 되는 판소리 사설과 비슷한 성격을 지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이본의 다양성으로 말미암아 『춘향전』의 내용도 약간씩 다르다. 시대적 배경을 각각 숙종시절
과 인조시기로 전혀 다르게 설정한 작품들이 있다. 춘향의 신분도 다양하다. 춘향이 처음부터 기생으
로 나타나 결말에서는 이도령의 정실부인이 되는 작품이 있으며, 퇴기월매와 성참판의 서녀로 태어나
서 이도령의 정실부인이 되는 경우와 이도령의 첩으로 결말을 맺는 작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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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춘향전』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있지만 어떤 작품은 춘향을 비롯한 인물들이 시종일관 진지
하고 위엄을 지키면서 비장미를 보여주는 공식문화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작품군이 있는 것도 있다.
한편으로는 춘향과 방자, 월매 등이 고상한 말을 사용하기도 하고 상스럽고 비속한 언어를 사용하면
서 해학적이고 풍자적인 골계미를 중심으로 하는 민중해학적인 세계관를 보여주는 작품군도 있다. 이
런 양상은 똑같은 『춘향전』을 읽더라도 다양한 재미를 독자에게 부여해주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춘향전』의 다양한 주제와 그 의미
『춘향전』의 주제는 어느 한 면으로 고정해서 말할 수는 없다. 『춘향전』은 어느 한 개인이 창작한
작품이 아니며, 그 향유계층 역시 양반층이나 평민층 중 어느 한 계층이 아니라 양반층과 평민층 모
두가 『춘향전』을 읽고 감상했다. 그러므로 『춘향전』에는 몇 가지의 주제들이 구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춘향전』의 주제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나타난다. 첫째는 불의한 지배계층에 대한 서민
의 저항으로 보는 견해이며, 둘째는 한 남자에 대한 한 여인의 저항으로 보는 견해이고, 둘째는 한 남
자에 대한 한 여인의 숭고한 사랑으로 보는 견해이며, 셋째는 사랑과 항거의 두 가지 요소를 동시에
고려하여 이원적 주제를 설정하는 견해이다.
『춘향전』의 주제에 대해서 이 같은 상이한 견해들이 나오게 된 것은 작품 안에 내포되어 있는 사
랑과 항거의 두 가지 요소들에 대한 이해와 평가가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춘향전』에서 이
야기하고 있는 것은 춘향과 이도령 사이의 사랑이지만 그 사랑은 예사 사람들의 사랑이 아니고, 신
분적 차이를 가진 두 사람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사랑이다. 신분적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주로 춘향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춘향은 자신을 무시하고 자기 주장을 꺾으려
드는 양반관료에게 목숨을 걸고 항거한다. 이때 춘향의 항거는 서민계층의 의식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강한 사회성을 띠게된다. 그리하여 항거는 『춘향전』 안에서 사랑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의미
를 띠게되었다. 사랑과 항거 사이의 상관관계는 이미 『춘향전』의 개작들이나 독자들에게 있어서도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었다. 이본들 가운데 어떤 것은 사랑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가
하면 어떤 것은 항거의 문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따라서 주제에 대한 견해차는 『춘향전』의 이
본군에서부터 어느 정도 분명하게 드러나 보인다. 초기 이본에서는 사랑과 항거의 두 가지 요소가
질서있는 조화를 이루면서 존재하고 있으나, 후대의 이본에 오면 이들이 각기 독자적으로 발전하면서
서로 별개의 의미와 기능을 가지는 경향을 보인다.
『춘향전』의 첫번째 주제인 서민적 항거는 초창기 일제하의 연구자들에 의해 제시된 이래 근래에 이
르기까지 계속해서 설득력있는 주장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기생의 신분으로 태어난 춘향이 기생노릇
을 거부하고 사또 자제 이도령과 사랑을 맺으려한다는 것부터가 서민의 저항의식이 드러난 부분이다.
춘향이 이도령을 선택한 것은 몽룡이가 장래에 변부사같은 악인이 아니고 민중의 보호가 될 어사라
도 될만한 인격을 간파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반해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주장하는 춘향을 억압하고
그녀에게 폭력을 가하는 변부사는 서민의 적이다. 따라서 변부사에 대한 춘향의 항거는 곧 서민을 억
압하는 지배자층에 대한 서민의 항거를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방향으로 『춘향전』의 인물
과 사건을 확대해석할 때, 『춘향전』은 신흥계층의 승리를 대변하는 작품이며, 그 주제는 신분적 제
재를 벗어나 인간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서민정신을 표현한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 같은 견
해는 『춘향전』의 이본들 가운데 비교적 후대에 속하는 판소리계 또는 완판계 작품들의 경우에 타당
한 것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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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주제는 『춘향전』을 남녀간의 사랑으로 보려는 견해인데, 이는 『춘향전』의 내면적 구조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추출된 것이다. 『춘향전』은 조선후기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생과 선비의
연애담에서 유래된 것이며, 그 기본 골격은 후대의 이본에 와서는 그대로 유지된다. 춘향이 처음에는
이도령이 양반자제라는 위세에 이끌려 그의 요구에 순응하지만, 서로 사귀게 되면서부터 그에게 인간
적 사랑을 느낀다. 변부사에 대한 춘향의 항거는 이도령과의 사랑을 유지하고 성취하기 위해서 겪는
과정이었다. 변부사는 참관오리이기 이전에 춘향의 사랑을 방해하는 인물이다. 변부사에 대한 춘향의
항거는 평민의 항거로보다는 사랑에 충실하려고 하는 여인이 이를 방해하는 다른 남자에 대한 항거로
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랑의 성취과정에서 사랑의 힘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서 설정된 춘향의
항거장면이 독자계층의 열띤 호응을 받게되면서, 이것이 의미상으로 중요한 비중을 갖게되었다. 그러
나 항거는 그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고, 사랑의 성취라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며 과정이었다. 춘향전의
결말이 사랑의 실현으로 끝난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처럼 『춘향전』의 주제를 사랑으로 보
는 견해는 『춘향전』의 초기이본인 『만화본 춘향가』나 경판본의 경우에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춘향전』의 주제를 이원적, 또는 다원적인 것으로 파악하려는 견해는 앞의 두 가지 극단적 주
장을 동시에 수용하는 절충적 성격을 가진다. 『춘향전』의 주제로 제시된 서민적 저항과 남녀간의
사랑은 작품안에서 서로 비슷한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이 두 가지 요소는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니고,
상호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를 취하고 다른 것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춘향전』의 갈등은 기생이 아니고자 하는 춘향과 기생신분으로 고정시키려는 타인들 사이에서 빚어
지는 갈등이다. 기생춘향과 기생 아닌 춘향의 갈등은 신분적 제약과 이를 벗어나려는 인간적 해방의
갈등이고, 이는 나아가서 조선시대 후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사회적 갈등이다. 열녀춘향이라는 유
교적 교훈이 표면적 주제라면, 신분적 갈등을 통한 인간적 해방의 사상은 이면적 주제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표면적 주제와 이면적 주제의 대립에서 보다 우세하고 가치가 있는 것은 이면적 주제이다. 이
러한 현상은 판소리계 소설전반에 걸쳐 파악되는 공통적 특징이다.
이와 같은 견해는 주제를 다원적인 것으로 이해함으로써 『춘향전』이 가진 복합적 의미를 남김없이
수용하고자 했다는 의의가 있다. 또한 작품이 가진 몇 가지 중요한 요소들을 상호연관적인 것으로 파
악하고, 그것들 사이의 질서를 밝히기 위해서 각자 나름대로의 논리와 근거를 내세운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부분의 독자성과 장면의 극대화가 나타나는 『춘향전』
판소리계 소설에서 부분들간의 내용은 유기적인 관련성을 지니지 못하고 서로 상반되는 현상이 종종
발견되는데, 부분이 독자적인 존재 이유를 갖는다는 점에서 이러한 현상을 부분의 독자성이라 한다.
판소리 사설은 부분대로 창작되거나 개작되고, 여러 사람이 창작에 참여했고, 다양하고 이질적인 청중
의 요구를 반영해야 했고, 여러 사람의 더늠을 취합해서 이루어졌으며, 또 부분창으로 불리기 때문에
이러한 여러 성격들이 판소리 소설에도 반영된다.
청중과 만나는 현장에서 부르던 판소리는 작품 전편이 아니다. 전편을 한꺼번에 부를 수는 없고 한대
목씩 잘라서 불렀다. 한 대목씩 잘라서 불렀다기보다 한 대목씩 부르던 것이 모여서 작품 전편을 이
루었다. 판소리 단계에서는 작품 전편이 광대나 청중의 머리 속에서 엉성하게 얽혀있는 연결에 지나
지 않았을 것이다. 판소리를 글로 쓸 때 엉성한 연결이 비로소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판소리를 글로
쓰다가 판소리계 소설이 출현하게 되면서 작품이 전편으로 정착되게 얽혔다. 그러나 판소리계 소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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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을 여러모로 손질했어도, 부분의 독자성을 구조적인 특징으로 지니고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부분의 독자성과 함께 이야기되는 것이 판소리계 소설의 장면의 극대화이다. 장면의 극대화
역시 판소리계 소설이 판소리를 바탕으로 창작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장면의 극대화란 주
어진 장면에서 기대되는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하여 할 수 있는 문학적 장치를 극대화하는 현상을 말
한다. 주어진 장면에서 기대되는 효과를 최대화한다는 것은 서술자의 의도에 관계되는 것이다. 슬픈
장면이라면 그 슬픔을 최대화하고, 열등한 인물을 묘사하기 위해서라면 앞뒤의 행동에 상관하지 않고,
그 주어진 장면에서 열등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조작하는 현상이다. 장면의 극대화라는 판짜기의 원
리로 춘향을 이해할 때, 춘향의 행위가 일관성 왜 일관성을 잃은 것처럼 보이도록 묘사 또는 서술되
고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다분히 오락지향이며 흥미 본위이기에 기이한 이야기
이면서 동시에 장면마다 강렬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판소리 소설에 나타나는 부분의 독자성은 작품 전체의 일관성을 해치기도 한다. 그러나
판소리계 소설이 부분의 독자성은 그 나름대로 중요한 구실을 하기도 한다. 작품 전개에 구애되지 않
는 부분에서는 삶의 발랄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도 함으로써 소설에서는 볼 수 없는 생동감
을 주게된다. 이런 부분의 독자성은 『춘향전』에서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춘향과 이도령의 첫날밤 장
면이라든지, 이도령의 남행대목이라든지 또는 암행어사 출도 대목에서 이야기를 계속해서 늘이고 있
으며 이를 통해 삶의 발랄함과 해학성을 함께 드러낸다.
이처럼 부분의 독자성 때문에 판소리계 소설에는 당착도 더러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의 독자성이
당착만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춘향전』의 갈등을 갈등답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부분의 독자성
이 부정된다면 작품전체는 관념적인 논리가 지배할 염려가 있다. 춘향은 만고의 열녀였으므로 모든
고난을 물리치고 마침내 정열부인의 영광을 누리게 된다든가, 춘향과 이몽룡은 천생연분이었기 때문
에 어떤 난관이라도 물리치고 다시 결합될 수 있다는 설명은 관념적인 인과관계에 근거를 둔 것인데,
이러한 논리가 작품을 완전히 지배하지 않고, 갈등이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은 부분의 독자성
에 의한 차단 때문이다. 그래서 『춘향전』은 낡은 관념에 어느 정도 지배되면서도, 낡은 관념과는 어
긋나는 새로운 경험과 주장을 생생하고 거친 양상 그대로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이다. 『춘향전』이 합
리적이고 유기적이지 않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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