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팅랩 지음 / 비즈니스북스
이 책은 금융, 유통, IoT, 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급속도로 발전한 블록체인 산업 현황을 상세하게 소개
한다. 저자들은 초보자의 시선에서 블록체인의 개념, 암호화폐의 발전과 가능성 등 기초적인 사항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의 생생한 사례, 탄탄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 미래 예측, 어
떻게 블록체인이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지 등등 블록체인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준다.
블록체인 2022-2023
커넥팅랩 지음
▣ 저자 커넥팅랩
대한민국 혁신기술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실무자들로 구성된 IT 전문 포럼. 통신, 포럼, 전자, 금융, 스
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40여 명의 멤버들이 정기적인 세미나를 진행하며
출판ㆍ강연ㆍ칼럼ㆍ방송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커넥팅랩에서는 지난 5년간 미래를 선도할 블
록체인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고 이를 주제로 수차례 세미나를 진행했는데, 이 책은 커넥팅랩이
살펴본 그동안의 블록체인 트렌드 및 미래 전망을 한데 모은 결과물이다. 블록체인에 대한 기초 개념
부터 국내외 블록체인 산업의 최신 동향까지 함께 다룬 책으로 계속해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 한 권이면 블록체인의 세계적 흐름은 물론 IT 강국 대한민국이 어떻게 블록체인 산업을 주
도하는지 낱낱이 파악할 수 있다. 커넥팅랩은 ICT 분야 최고의 트렌드서 『모바일 미래보고서』시리즈
를 매년 집필해오며 혁신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탁월한 인사이트를 제공했다. 저서로는 『왜 지금
핀테크인가』, 『사물인터넷』, 『Lte 신세계』 등이 있고, 번역서로는 『증강현실』이 있다.
▣ Short Summary
드디어 블록체인 시대가 도래 했다. 코로나19 이후 메타버스, NFT 등 비접촉 관련 기술들이 발전하면
서 블록체인 기술도 급속도로 고도화되고 현실화되었는데, 이러한 변화의 선두주자가 바로 카카오의
‘그라운드X’와 네이버의 ‘라인플러스’다. 이 두 기업은 펜데믹 이전부터 블록체인이 미래 핵심이 될 것
을 예상하고 블록체인 자회사에 수십억 대에 달하는 투자를 감행했다. 그 결과 전 세계 2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한 네이버 제페토의 성공, 한국은행과 카카오의 CBDC 시범 사업 등 블록체인 관련 서
비스들이 구체화되면서 블록체인 시대의 서막이 열렸다.
블록체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불리는 익명의 프로그래머가 2009년에 만든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인데,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블록체인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거래를 구현하기 때문이다. 분산원장은 중앙 서버가 아닌
사용자들의 저장 공간에 보관되고 사용자들에 의해 관리된다. 거래 내역 검증과 부정 거래 탐지 역할
도 사용자 간 합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수행한다. 한마디로 일반 사용자의 상위에 존재했던 중앙기관,
규제기관, 중개기관 같은 제3자가 필요 없다. 이것이 블록체인의 대표적인 특징인 탈(脫)중앙화다.
이 책은 금융, 유통, IoT, 콘텐츠 등의 분야에서 급속도로 발전한 블록체인 산업 현황을 상세하게 소개
한다. 저자들은 초보자의 시선에서 블록체인의 개념, 암호화폐의 발전과 가능성 등 기초적인 사항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의 생생한 사례, 탄탄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 미래 예측, 어
떻게 블록체인이 우리의 일상을 바꾸는지 등등 블록체인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준다. 구체적으로 제1
장에서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블록체인의 기초에 대해 간결하게 설명하고, 제2장에서는 국
내부터 글로벌까지 CBDC의 진행 현황, 핀테크 산업의 완성 등 디지털 자산 혁명에 대해 다룬다. 제3
장에서는 아마존, 월마트, 삼성 등 유통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블록체인을 접목한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제4장에서는 블록체인과 IoT와의 만남을, 제5장에서는 블록체인과 콘텐츠의 만남을 다룬다.
제6장에서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블록체인이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할지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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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2022-2023
▣ 차례
프롤로그 - 부의 대격변, 블록체인이 주도한다
들어가며 - 누가 블록체인 왕좌를 차지할 것인가
블록체인 전망 개요
제1장 블록체인이 미래다
1. 블록체인, 한 번에 이해하기
2. 암호화폐란 무엇인가
제2장 금융, 블록체인을 만나다 : 비트코인부터 CBDC까지, 금융 산업이 완전히 재편된다
1. 디지털 금융, 일상이 되다
2. 암호화폐의 재발견
3. 블록체인이 바꿔놓을 금융의 신세계
4. 블록체인, 핀테크를 완성하다
5. 프로그래밍 금융, 디파이가 온다
제3장 유통, 블록체인을 만나다 : 식품부터 부동산까지, 모든 것이 기록되는 세상이 찾아온다
1. 블록체인이 유통에 적격인 이유
2. 더 안전해지고 더 단순해지다
3. 블록체인은 모든 것을 기록한다
4. 착한 소비가 트렌드다
5. ESG에도 블록체인이 필요하다
6. 블록체인 유통의 미래
제4장 IoT, 블록체인을 만나다 :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 스마트 시티가 현실화된다
1. 블록체인이 만든 IoT 혁명
2. 블록체인과 IoT가 만나면
3. 공유경제와 블록체인
4. 스마트 시티 만들기 프로젝트
5. IoT의 잠재력이 극대화되다
6. 블록체인 IoT의 미래 가치
제5장 콘텐츠, 블록체인을 만나다 : NFT부터 메타버스까지, 콘텐츠 생태계의 새로운 법칙이 탄생한다
1. 중개자보다 창작자들이 우선인 세상
2. 저작권과 블록체인
3. 디앱과 메타버스의 등장
4. 소셜미디어의 새 막이 열리다
5. 블록체인 저널리즘
6. 콘텐츠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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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꾸는 방식
1. 모든 산업을 재정의하다
2. 로봇과 더불어 잘사는 방법
3. 새로운 민주주의의 탄생
에필로그 - 디지털 시대의 갈림길에서 블록체인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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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2022-2023
커넥팅랩 지음
블록체인이 미래다
블록체인, 한 번에 이해하기
블록체인의 핵심 원리: 2010년 5월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재미있는 이벤트가 있었다. 미국 플
로리다에서 한 프로그래머가 암호화폐 비트코인으로 피자 2판을 사고 싶다는 글을 올린 것이다. 피자
2판의 가격으로 제안한 것은 1만 비트코인이었다. 당시 피자 2판의 가격은 약 30달러였고, 1만 비트코
인의 가격이 41달러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수지타산에 맞지 않는 거래였다. 하지만, 그의 목적은 비트
코인이 실제 생활에 사용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이었다. 며칠 뒤인 2010년 5월 22일, 그는 피
자 2판이 담긴 인증샷과 함께 거래가 성공되었음을 공개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비트코인으로 상품을 결제해 화폐로서의 가치가 입증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5
월 22일을 ‘비트코인 피자데이’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후 비트코인은 투기세력들이 몰리면서 등락을
거듭한다. 국내 비트코인 시세는 2021년 4월, 약 8,000만 원에 달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당시 시세
를 반영하여 2010년에 비트코인으로 결제했던 피자 1판의 가격을 계산하면 4,000억 원이나 된다.
블록체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라고 불리는 익명의 프로그래머가 2009년에 만든 암호화폐 비트코인의
핵심 기술이다. 비트코인이라는 암호화폐 열풍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블록체인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거래를 구현하기 때문이다. 원장(ledger)은 거래를 기록하고 확인할 목적으로 보관하는 거래 내역 장부
를 말한다. 기존에는 보안을 위해 정부나 기업 같은 관리 주체의 중앙 서버에 원장을 보관했다.
하지만 분산원장은 중앙 서버가 아닌 사용자들의 저장 공간에 보관되고 사용자들에 의해 관리된다. 관
리 주체가 담당하던 거래 내역 검증과 부정 거래 탐지 역할도 사용자 간 합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수행
한다. 한마디로 일반 사용자의 상위에 존재했던 중앙기관, 규제기관, 중개기관 같은 제3자가 필요 없
다. 이것이 블록체인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인 탈(脫)중앙화다.
블록체인의 4가지 특징: 기존 원장 기반의 중앙집권형 시스템은 금융, 유통의 민간 분야부터 교육, 행
정의 공공 분야에 이르기까지 널리 이용되고 있는데, 현재 광범위하게 이용되는 시스템이라고 해서 문
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앙집권형 시스템이 가진 본질적인 문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데이터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데이터들이 모여 있는 중앙 서버만 해킹당하면 정보들이
유출될 수 있다. 둘째, 관리자에 의해 데이터가 조작되어 부정부패에 악용될 수도 있다. 뉴스로 등장하
는 기업 자금의 횡령이나 배임 같은 사건이 여기에 해당한다. 셋째, 거래의 시간과 비용이 증가된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은 11번가 같은 오픈마켓에서 ‘에스크로(구매자와 판매자의
신뢰 관계가 불확실할 때 믿을 만한 제3자가 거래를 중개하는 안전거래)’를 통해 거래를 중개해 주기
때문인데, 에스크로는 직거래 방식이 아니어서 배송 시간과 수수료라는 비용을 증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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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집권형 시스템이 가진 이런 문제들은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원장으로 해결할 수 있다. 분산원장은
거래 내용을 기록해 모든 참여자에게 공유한다. 중앙집권형 시스템은 중앙에서 보유한 하나의 원장만
존재하지만, 분산원장에서는 사용자의 수만큼 원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하나의 원장을 해킹하는 것만으
로 정보를 조작할 수 없다. 그리고 관리자에 의한 데이터 조작도 불가능하다.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원
장에서는 참여자가 모두 동등한 원장을 보유하고 관리하기 때문에 관리자 자체가 없다. 악의적 목적으
로 정보를 조작하려 해도 참여자 중 50퍼센트 이상을 설득해야 하므로 불가능에 가깝다. 또 블록체인
분산원장에는 개인정보를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개개인을 찾아 설득하는 작업도 할 수 없다.
한편 거래 시간과 비용은 축소하거나 생략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에서는 참여자들이 중개
자를 배제한 채 직접 거래할 수 있고, 분산원장으로 부정 거래를 판단할 수 있어 신뢰를 증명해 줄 제
3자가 불필요하다. 그 결과 중개자로 인해 투입되었던 처리시간과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그리고 무
엇보다 블록체인은 중개기관을 배제하고도 보안성을 갖추었고, 참여자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
는 투명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한 번 확정된 블록체인 원장은 참여자 모두에게 공유되기 때문에 늘 최
신화된 정보를 유지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로 연결해 활용할 수 있다.
금융, 블록체인을 만나다 : 비트코인부터 CBDC까지, 금융 산업이 완전히 재편된다
디지털 금융, 일상이 되다
핀테크, 돈을 혁신하다: 금융(financing)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핀테크(fintech)가 우리 생활에
스며들고 있고, 핀테크 시대에 진입하면서 금융 서비스의 주체가 금융기관에서 개인으로 이동하기 시
작했다. 그러나 아직 핀테크 서비스는 금융사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토스, 뱅크샐러드, 렌딧
같은 국내 대표 핀테크 서비스 뒤에는 여전히 기존 금융 세력인 은행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
기업들이 기존 금융사와 협업 없이 독자적인 서비스를 구현하기란 아직까지는 거의 불가능하다. 서비
스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와 인프라를 금융사에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핀테크 산업에서
기존 금융사를 위협할 만한 서비스가 많이 등장하지 못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렌딧, 8퍼센트와 같은 국내 P2P대출 서비스는 은행 없이 독자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
다. P2P대출 기업은 2020년 8월에 시행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에 따라 유치한 투자금을 반드시 은
행에 예치 또는 신탁해야 한다. 즉 P2P대출 플랫폼은 단순히 투자자와 대출자의 정보만 중개하는 역
할에 한정되기 때문에 은행의 입출금 계좌를 기반으로 투자금을 유치해서 차입자에게 전달해야 한다.
핀테크 서비스의 핵심인 자금관리 영역은 고스란히 은행의 몫이다. 그러나 핀테크에 블록체인이 더해
진 ‘핀테크 2.0’ 시대에서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로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법정화폐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은행은 필요 없다.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계약을 통해 은행과 같은 제3자의 중개자를
통한 투자금 예치를 생략하고, 차입자와 투자자 간 직접 거래가 가능하다.
예로 중소기업인 A사는 운영자금으로 2억 원이 필요한데, 이를 블록체인 기반 P2P대출 전문 핀테크
기업인 B사를 통해 차입한다고 가정해보자. B사는 A사와 대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 내용을 온라인
상에 코드화시켜 놓는다. “2억 원의 투자금이 약정된 기간까지 모두 펀딩이 완료되면 A사 법인계좌에
입금을 실행한다. 만약 목표 모금액인 2억 원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전액 환불조치한다.”라는 내용을
프로그램으로 짜 놓고 대출을 실행하게 된다. 암호화된 코드는 블록체인 상에 기록되기 때문에 위ㆍ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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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가 불가하며 최초 계약대로 실행하게 된다. 물론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가 실생활에 사용되고,
블록체인 인프라 확보 같은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이는 먼 미래가 아니다. 아무튼 핀테크 기업과 기존
금융기관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시점은 앞당겨질 것이다. 핀테크 경영자가 다양해지고 핀테크 산업이
활성화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는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은 원화 거래만 지원하는 단순 중개기관으로 전
락할지도 모른다. 기존 금융권에서도 제공하지 못했던 P2P 전자결제, 스마트 계약 같은 서비스와 융합
도 쉬워진다. 이는 핀테크 생태계가 더욱 풍성해지는 효과를 낳는다.
블록체인 기술의 높은 안정성과 무결성을 고려할 때 블록체인이 더해진 핀테크 서비스는 금융업의 효
율성을 높이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등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이 정보 전달의 신세계를 열었다면 블록체인은 신뢰 구축 방식을 새롭게 정의할 것이다. 신뢰의
업이라는 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다.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글로벌 화폐전쟁: 각국의 중앙은행도 디지털금융 시대로 변모하
기 위한 작업을 하나씩 준비하고 있다.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를 CBDC라고 하는데, 이는
전통적인 지급준비금이나 예치금과 다른 전자형태로서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를 의미한
다. CBDC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CBDC를 DCEP(Digital Currency Electronic
Payment)로 칭하며, 디지털 위안화 발행 유통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는 인터넷과
암호기술을 기반으로 플랫폼 환경 하에서 중국인민은행이 법정통화로 발행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다.
중국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의 발행, 유통 시스템을 통해 위안화 지급결제 체계의 효율성과 보안성
을 제고하고, 미국 달러 기반의 국제결제 시스템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키워갈 예정이다.
CBDC는 현금과 같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지급결제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높이며 거래추적이 용이
하여 불법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은행 접근성이 떨어져 계좌를 보유하지 않거나 거리 문제로
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금융포용성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코로
나19와 같은 위기상황 시 중앙은행이 민간에게 직접 화폐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고, 경기부양을 위해
실시하는 마이너스 금리정책 또한 이론상 적용이 가능하여 통화정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CBDC의 장점 중 하나인 투명성 강화는 아이러니하게 국가가 국민 개개인의 자금흐름을 들여
다볼 수 있어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또 은행 예금 대신 CBDC가 활성화되면 은
행의 금융 중개 기능이 약화되어 예금감소, 대출여력 하락, 자금조달 비용 증가, 대출금리 상승 등 금
융 불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또 주요국가들의 CBDC 선점 경쟁으로 인해 개발도상국의
화폐가치, 활용가치가 떨어져 기축통화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심해질 수도 있다. 결국 성공적인
도입과 확산을 위해서는 공공정책 달성, 금융과 통화 안정이라는 대의적 목표 하에 운영되어야 한다.
유통, 블록체인을 만나다 : 식품부터 부동산까지, 모든 것이 기록되는 세상이 찾아온다
블록체인이 유통에 적격인 이유
블록체인과 신선한 달걀의 상관관계: 탈중앙화, 보안성, 확장성, 투명성으로 대표되는 블록체인의 유용
성은 유통과 접목되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을 블록체인에 적재한
다면, 제품의 출처, 배송 과정, 보관 상태 등의 다양한 정보들을 순차적으로 추적할 수 있어 제품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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뢰도를 높일 수 있다. 참고로 대표적인 유통 관련 사고로 2017년 8월에 있었던 국내 살충제 달걀 파
동을 들 수 있는데, 만약 달걀 유통 과정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었다면 파장이 작았을 수도 있었다.
당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이 발견되자 국내 주요 마트에서는 달걀과 달걀을 사용하
는 제품의 판매를 잠정 중단했었다. 그리고 농림축산식품부는 3,000마리 이상의 산란계를 사육하는 모
든 농장에 대해 조사를 착수해, 일주일 만에 1,239곳의 농장 중 49곳의 농장에서 오염된 달걀을 발견
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친환경 농장으로 분류된 곳에서 살충제에 오염된 달걀이 발견되어 신뢰도가 많
이 하락했다. 또한 파동이 일어나고 1년 뒤인 2018년 9월에 강원 철원군의 농장에서 살충제 달걀이
또다시 발견되어 해당 달걀이 전량 폐기되기도 했다.
살충제 달걀 파동을 통해 유통 이력 관리의 허술함이 도마에 올랐는데, 달걀에 생산 정보를 표기하는
방식인 ‘난각코드’는 전산 시스템으로 관리되지 않았다. 그래서 생산 농가를 추적하는 것이 어려울 뿐
만 아니라 유통 경로를 찾기는 더욱 힘들었다. 심지어 난각코드의 형식도 전혀 통일되어 있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살충제 달걀 파동이 일어나고 나서야 농가나 달걀 수집업체들이 각자의 방식
으로 난각코드를 새기고 같은 농가에서도 여러 종류의 코드를 쓰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을 정도였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달걀의 유통 경로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전체 달걀 유통량 중 세
척과 선별 기능이 있는 달걀 공식 집하장(GP 센터)에서 55퍼센트, 영세한 식용란 수집판매 업체에서
18퍼센트, 브랜드를 붙여 파는 식품유통업체에서 17퍼센트, 직접 공급하는 방식이 10퍼센트 정도인데,
정부에서는 달걀 GP 센터 유통 의무화, 이력 추적제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2019년 2월부터는
달걀의 산란일자 표기를 의무화했다. 달걀 껍데기에 생산자 고유번호와 사육환경번호를 나타내는 여섯
자리 외에 산란일자를 뜻하는 네 자리를 추가해 달걀의 신선도 확인을 용이하게 한 것이다. 정부의 달
걀 GP 센터 인프라 구축은 2022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달걀의 안전을 위해서는 산란일뿐 아니라 저장 및 유통 온도도 중요하다.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안
전관리인증(HACCP)이 접목된다면 살충제 달걀 파동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오염되거나 상한 달걀
이 다시 발견되더라도 좀 더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블록체인을 통해 유통 경로를
추적하면 공급망 관리의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공급업체나 관리자에게 암호화된 허가권을 할당해
상호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또 블록체인에 기록된 유통 정보를 공급망 참여자들이 확인하면, 오염된
달걀이 소매점에 도달하기 전에 중간 유통 과정에서 회수해 사고의 사전 방지도 가능하다.
블록체인 유통의 미래
앞으로 다가올 다섯 가지 혁신: 블록체인 기술의 탈중앙화, 보안성, 확장성, 투명성이라는 특징이 유통
과정에 적용되면 상품의 신뢰와 소비자의 안전 보장에 기여할 수 있고,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블록체인이 유통 산업에 가져올 다섯 가지 혁신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블록체인은 유통 과정의 신뢰를 확보해 준다.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을 블
록체인에 기록해 두면, 제품의 원산지, 배송 과정, 보관 상태를 비롯한 정보들을 추적할 수 있어 제품
의 안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이 진품 여부 확인, 유통 이력 추적과 상호 모니터링
등에 활용되면 식품과 의약품을 안전하게 유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둘째, 블록체인은 중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는 유통 산업의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 만
한 부분이다. 블록체인 기술만 있다면 중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거대 플랫폼 없이도 거래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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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 그런데 글로벌 이커머스 대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력 추적이나 부가 수입원 같은 보완재로
만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기존의 플랫폼 거래 수수료 구조를 건드릴 경우 핵심 매출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신생 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거래 수수료를 아예 없애거나
낮추는 등 중개 비용 절감을 전면에 내세우는 편이다.
셋째, 블록체인은 기록을 유지시켜 준다. 정보 기록의 유지와 업데이트의 신속성이 중요한 거래에서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대표 분야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사기가 일어날 수 있는 부
동산이나 중고품 거래 시장이다. 블록체인 기록을 통해 이력을 추적하면 현재의 소유권 상태와 거래
내역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관리 비용이나 검증 수수료를 내지 않고도 사기를 방지할 수 있다. 허
위 매물 등록이나 거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유권 이전 비용의 절감도 가능해진다.
넷째, 블록체인은 윤리적인 소비와 지속 가능한 생산, 환경 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다. 앞으로 기업과
소비자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질 것인데, 책임 있는 소비를 위한 수단으로 블록체인 기
술을 활용할 수 있다. 현재도 부도덕한 방식으로 채굴되는 ‘블러드 다이아몬드’의 유통을 방지하고, 코
발트 채굴 노동에 아이들이 착취되지 않도록 블록체인이 경계병 역할을 하고 있다.
다섯째, 블록체인 기술이 산업 성장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중고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신뢰가 형성되면 중고품 구매자가 전보다 늘어나 시장의 규모가 더욱 커질 수 있다. 그리고 글로벌 탄
소배출권 거래 시장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거래가 활성화되고 산업화될 수 있다. 또한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재산권이 블록체인 기록 작업을 통해 경제학자 데 소토가 이야기하는 ‘죽은 자산의 살아 있
는 자본으로의 전환’이 일어난다면 세계 경제의 성장도 촉진될 전망이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이 유통 분야에 적용되더라도 한계는 존재한다. 유형 자산을 유통하는 과정에서 생
길 수 있는 ‘최초 1마일’ 문제가 대표적이다. 유통 과정에는 블록체인에 기록이 제대로 남더라도 블록
체인이 사람과 접촉하는 지점에서는 허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의 입력 상황에서 오류가 생
기거나 신뢰의 문제가 생긴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정보의 블록체인 입력 과정에서 정
보 입력자에 대한 감시와 관리가 중요하며, 이는 IoT기술과의 연계를 통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IoT, 블록체인을 만나다 :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 스마트 시티가 현실화된다
블록체인이 만든 IoT(Internet of things) 혁명
IoT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다: IoT는 초연결 사회를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처음부터 중앙화 시스
템을 적용해 왔다. 정중앙에 구심점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있고, 플랫폼에서 뻗어 나온 여러 갈래의
선들이 다양한 사물과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 일장일단이 있듯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IoT
의 중앙화 구조가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비용과 보안 문제가 손꼽힌다. 비용
문제는 IoT에 연결되는 사물들의 기하급수적인 양적 확대에서 비롯된다. 참고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인 마켓앤마켓은 IoT기기 수가 2025년까지 250억 개로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IoT 중앙화 시스템의 경우, 비용 다음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보안이다. 중앙화 시스템은 보안이 한
번 뚫리면 돌이키기 힘들다. 플랫폼에 연결한 디바이스의 숫자가 적으면 무리가 없겠지만, 디바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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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 폭증하면 해커들이 중앙화 시스템에 들어올 수 있는 길목이 많아진다. 자연스레 보안을 신경 써
야 하는 범위는 넓어지고, 보안 위험도 커진다. 이처럼 디바이스에서 해킹을 시작해 플랫폼을 장악하
는 방법도 있지만, 역으로 해킹하는 방법도 있다. 마치 체스 게임에서 킹을 잡음으로써 승리를 가져가
는 체크메이트처럼 모든 디바이스가 연결되어 있는 플랫폼 하나만 공략함으로써 시스템 전체를 장악하
는 방법이다. 전문용어로는 ‘단일 장애 지점’이라고 부르는데, 단일 장애 지점이란 한 곳의 장애가 전
체 시스템의 장애로 직결될 수 있는 핵심적인 부분을 의미한다. IoT 분야에서는 플랫폼이 당일 장애 지
점이기 때문에 IoT플랫폼의 장애는 곧 전체 IoT서비스의 장애로 직결된다.
한편 많은 IT기술 중 IoT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로 각광받고 있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
이 집중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앙집중형 IoT가 가진 구조적 문제점을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특성으
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중앙 서버나 플랫폼의 일방적인 명령보
다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각각의 참여자들의 의견을 듣고 해결하는 방식을 중시한다. 의사
결정 방법이 변하는 것이며, 이를 전문적인 용어로는 ‘합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고 표현한다.
그렇다면 합의 구조가 플랫폼 왕정에서 모든 참여자의 의견을 듣는 일종의 사물 민주주의로 바뀐다면
가장 먼저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가장 먼저 IoT플랫폼에 연결된 디바이스들이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그동안 IoT플랫폼은 이용자가 여러 가지 명령을 입력할 경우 이를 순차적으로 처리했
다. 플랫폼이 하나의 명령을 디바이스에게 전달하면, 디바이스는 명령을 수행하고 완료했음을 플랫폼
에게 알린다. 그러고 나서야 플랫폼은 다음 명령을 내릴 수 있어 이용자가 결과를 확인하는 데까지 시
간이 오래 걸렸다. 즉 주문 후 공정이 완료되는 시간을 의미하는 리드타임이 길었다.
하지만 IoT 구조가 분산형으로 바뀌면 여러 가지 명령을 병렬적으로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
어 이전에는 TV를 켜고, 에어컨의 온도를 22도로 설정하라고 요청하면, 명령이 입력된 순서에 따라
TV를 켜는 명령을 먼저 수행한 후 에어컨의 온도를 22도로 맞추는 작업을 수행했다. 우선순위에 따라
일을 진행했던 것이다. 하지만 분산형 시스템에서는 TV를 켜는 명령과 에어컨 온도를 설정하는 업무가
동시에 진행된다. IoT기기의 반응속도가 더 빨라진 것이다. 이러한 리드타임의 혁신은 곧 IoT 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고,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편익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 분산형으로 바뀐다고 해도 플랫폼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이용자의 명령을 받고
모든 기기에 명령을 전달하는 허브의 역할은 분산형 IoT 구조에서도 필요하다. 하지만 IoT의 이미지는
더 독립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그리고 종국에는 항상 중앙에 자리 잡고 있던 플랫폼의 영역은 점차 희
미해질 것이고, 명령을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하는 각각의 사물들이 중요한 구조로 진화할 것이다.
블록체인 IoT의 미래 가치
블록체인 기술은 진화한다: IoT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최적의 블록체인은 블록과 체인이 없는 블록체
인인데, 이러한 발칙한 상상을 하고 있는 기업이 독일의 스타트업 ‘아이오타’(IoTA)다. 아이오타는 기
존의 블록체인의 시스템을 구성하는 블록과 체인 때문에 수수료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트랜잭션의 속
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즉 수수료가 발생하고 트랜잭션 속도가 느린 전통적인 블록체인의
구조적 비효율성은 IoT서비스에 적합하지 않다고 인식한 것이다. 수수료가 발생하면 블록체인이 주장
하는 탈중앙화와 P2P 거래의 장점은 일부 상쇄된다. 현재의 수수료는 제3의 공인된 기관이 중앙기관
의 역할을 하면서 트랜잭션에 대해 안정성을 보장함으로써 받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중앙기관을 없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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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에서 수수료가 발생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그리고 느린 트랜잭션은 사물 간 거래의
완결성을 방해한다. 참고로 비트코인은 10분마다 한 개의 블록, 이더리움은 14초마다 한 개의 블록이
블록체인상에 연결된다. 초당 트랜잭션 건수는 비트코인이 2.7건, 이더리움이 15건 수준이다. 이 정도
의 초당 트랜잭션 속도(TPS)가 유지된다면, 200~530억 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IoT디바이스가
활발하게 상호 트랜잭션을 시작할 경우 실시간 거래가 어려워질 수 있다.
아이오타는 수수료와 트랜잭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탱글(tangle)이라는 구조를 도입했다. 우선 탱글
은 블록이 없다. 전통적인 블록체인은 일정 거래 내역을 블록에 담기 때문에 블록이 만들어지는 시간
과 거래 내역이 블록에 담기기까지의 대기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탱글은 개별 거래 내역이 네트워
크에 기록되고 기존의 블록 역할을 한다. 블록이 없어지다 보니 블록을 생성할 때 필요한 채굴자가 필
요 없고, 채굴자가 필요 없다 보니 수수료도 없어졌다. 수수료가 0원이 되면서 IoT 디바이스의 상시적
인 트랜잭션에 대한 부담도 없어질 것이다.
탱글에는 체인도 없다. 블록체인은 정합성과 무결성을 위해 블록에 연결되는 체인의 개수가 한 개였다.
하지만 탱글은 다수의 거래 내역이 서로 뒤엉켜 상호 인증하고 검증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체인보다는
그물에 가깝다. 그물로 엮이다 보니 전통적인 블록체인처럼 트랜잭션을 위한 대기 시간은 필요하지 않
고, 확장성을 늘릴 수 있다. 네트워크 확장성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사용량이 증
가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오타는 블록체인의 개선 방안을 찾아 나선 첫 번째 프로젝트라고 불린다. 블록체인도 완벽한 기술
은 아니다. 하지만 미래에 더 나은 기술을 이용해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준 기
술이다. 아이오타의 케이스처럼 블록체인은 점차 진화할 것이다. 미래에 우리 앞에 다가올 블록체인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게 될지 기대가 된다.
콘텐츠, 블록체인을 만나다 : NFT부터 메타버스까지, 콘텐츠 생태계의 새로운 법칙 탄생
중개자보다 창작자들이 우선인 세상
콘텐츠 생태계의 현실: 오늘날의 콘텐츠 생태계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중개자들이 사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 공급이 활발하게 확장되는 시장에서는 플랫폼 사업자의 유통 여부 결정이 중요해질 것이
고, 시장은 자연히 그를 중심으로 발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배경을 증명하듯 음악과 영화를 중심으
로 한 콘텐츠 유통 플랫폼 사업자들이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경향이 관찰된다.
참고로 오늘날의 고도화된 시장에서 고객은 다양한 방법으로 음악을 소비한다. 그래서 음악이 원활히
생산 및 유통되거나 일일이 저작권료를 징수해 가수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중개업자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의 힘이 커지며 창작자들의 창작물 또는 생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권
을 제한할 수 있는 ‘중개자들이 사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결국 콘텐츠 제작자들은 자기 몫을 온전하게 받지 못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실질적으로 저작권자를
돕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은 결국 양질의 콘텐츠 공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창작자는 ‘팔리기 위해
서’ 다양성과 작가정신이 배제된 콘텐츠를 제작할 수밖에 없고, 대형 유통업체를 등에 업은 작품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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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세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콘텐츠를 위한 생태계가 오히려 콘텐츠의 목을 죄고 있는 셈이다.
소규모 창작자의 숨통이 트이다: 콘텐츠 분야에서 블록체인은 스마트폰과 같은 혁신을 일으켰다. 음식
배달, 택시 호출,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처럼 콘텐츠 생태계의 참여자들이 중개자를 통하지 않고도
거래할 수 있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콘텐츠와 관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중계자가 사라지자 기존
시스템이 가진 비민주적인 방식의 문제들이 해결되고, 효율성도 개선된 신규 서비스들이 서서히 등장
했다. 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형태의 서비스 아이디어가 블록체인을 통해 탄생한 경우도 있다.
블록체인이 콘텐츠 분야에 불러온 혁신은 크게 콘텐츠 유통 플랫폼과 콘텐츠 저작권에서의 혁신, 새로
운 형태의 콘텐츠 또는 생태계에 대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콘텐츠 유통 플랫폼의 경우 기존 산업의
중개자들이 사라지며 수익과 공정성 면에서 개선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저작권의 경우에는 블록체인의
신뢰 기술을 이용해 강력하게 보호할 수 있다. 또 콘텐츠 사용자가 자동으로 저작권자에게 사용료를
지불하는 시스템도 만들 수 있고, 분할 저작권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해 일종의 콘텐츠 크라우드
펀딩도 진행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콘텐츠와 미디어 간 경제구조를 연결해 수익을 창출하는 형태처럼
블록체인으로 인해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가 등장하는 것이다.
한편 영화, 음악, 사진처럼 완결된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 중 블록체인에 대한 논의가 가장 활발한
곳은 디지털 음원 유통 시장이다. 이더리움 기반 음원 직거래 플랫폼 ‘우조 뮤직’(Ujo Music)은 그 시효
격이었다. 우조 뮤직은 음악 산업의 불필요한 중개자들을 없애 아티스트들의 수익과 권리를 보호하자
는 취지로 설립되었다. 이 플랫폼에서는 이용자가 음원을 구매하면 수익의 대부분이 아티스트에게 48
시간 안에 자동적으로 배분된다.
누구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 것인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음원 서비스들은 본질적으로 저작권 정
보를 기록해 불법 음원 유통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또 P2P 방식의 제작자 소비자간 직거래를 통
해 거래 비용을 낮춰 많은 음원 공급자를 유치함으로써 음악 유통 사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아무튼 사업자가 꿈꾸는 가능성과 의도가 무엇이든 수익 배분 면에서는 콘텐츠 제작자들, 특히 소규모
창작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생태계가 열릴 것이다.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꾸는 방식
모든 산업을 재정의하다
단순 노동의 종말: 10년 뒤 미래의 블록체인 사회를 조금이라도 더 근접하게 그려 내려면 무엇을 고려
해야 할까? 여기서 기술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인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 사회적으로는 디지털
과 문화의 힘을 입어 점점 다양한 영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시민운동의 차원에서 논하고자 한다.
단순노무직과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는 이미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효율성 도모와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무인 기기들이 빠르게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고도화되면 전문
직들 역시 대체될 것이다. 원격 의료 로봇에 대한 연구가 진행하고 있고, 로봇에 세금을 매겨 일자리
가 없는 이들의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로봇세’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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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우리 사회는 대부분의 구성원이 일하지 않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할 사회
구조의 변화는 이전의 역사에서 새로운 산업이 등장할 때마다 일어났던 것들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그간의 새로운 산업들은 기존의 산업을 대체하는 형태로 나타났고, 아직 전문기술을 익히지 못한 젊은
이들은 산업의 흥망을 물결처럼 타고 생계를 유지하며 내일을 꿈꿀 수 있었다. 예로 볼링장이 등장했
던 1950년대에는 볼링핀을 세우는 아르바이트가 있었고, 1980년대에는 엘리베이터 안내원이 있었다.
그러나 AI와 로봇으로 인해 도래할 새로운 사회에는 그 어떤 소일거리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완전히 새로운 제도와 의식이 정립되기 전까지 과도기를 겪어야 하는 젊은이들은 사상 최악
의 구조적 실업에 시달릴 수도 있는데,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해결책 중 하나는 아직까지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할 수 없고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작업을 찾는 것이다. 암호화폐 경제를 기반으로 한 블록
체인 서비스들 중 일부에 참여하는 것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 시대의 시민혁명: 디지털 시대 이전의 혁명은 특정 지식인층에서 모든 시민으로 퍼져 나가면
서 촉발한 위로부터의 혁명(top-down)이었다. 예로 개화기의 독립운동이나 20세기 후반의 민주화 운
동들은 주로 대학가와 고등교육을 받은 지식인 커뮤니티가 주도했다. 그런데 2010년 이후 모바일과
SNS 시대가 열리면서 시민혁명의 양상은 조금 바뀌었다. 누구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의 특성과 파급력을 바탕으로 아래로부터의 혁명(bottom-up)이 일어났다. 대표적인 예가 북아프리카
와 중동을 비롯해 아랍권 전반을 휩쓸었던 반정부, 민주화 시위인 ‘아랍의 봄’이다.
그런데 이는 분명 기념비적인 사건이었으나 디지털 시대 혁명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 주는 예시기도 했
다. 부패한 기성정권은 축출되었으나 곧 ‘아랍의 겨울’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아랍의 봄이 주도한 시민
혁명은 기존의 부조리를 지적하는 데만 뜻을 모았을 뿐 이후의 새로운 체제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고,
다수 시민의 어려운 민생에 대한 해결방안을 고안하는 데 실패했다.
이제는 부조리와 불평등에 대해 막연히 저항하기보다는 세부적인 문제점들의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목
표를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시민운동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NGO와 이익단체들은 분명한 목
표를 제시하고, 일종의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들에게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인지시킬 뿐만 아니
라 특정한 행동을 촉구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채택할 수 있겠지만, 블록체인 보
상 시스템도 하나의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여성인권 신장을 목표로 하는 단체를 예로 들어 가상의 시스템을 구축해 보자. 이들 단체는 인터넷상
에서 여성인권 침해 사례를 수집하고 정정하거나 특정 사이트의 성평등 지수를 선정하는 블록체인 생
태계를 만들 수 있다. 트라이브에서 그러하듯이 참여자들은 각각의 사례를 신고하고, 때로는 여성인권
침해 사례로 잘못 신고된 사례를 정정하며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이러한 생태계에서는 암호화폐 기
반으로 의결권과 지분을 주어 충성도가 높은 사용자에 대해 더 큰 보상을 제공할 수도 있는데, 여성인
권에 대한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거나 여성인권을 마치 주식이나 펀드처럼 받아들여 향후 여성인권 전
반에 대한 성장에 투자하고 보상을 받고 싶다면 열심히 참여하면 된다.
다가올 몇 십 년 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블록체인은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될까? 먼저, 인공지능과 로
봇 기술의 발달로 크게 변화할 과도기의 사회에서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을 이들의 소득 창출원이 될
것이다. 대부분의 구성원이 일하지 않는 사회로 접어드는 것은 필연적인 수순이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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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시스템으로 빠르게 대체하기 어려워 사람이 할 일들이 존재하고, 여기에 블록체인 생태계의 암호
화폐 보상 방식이 적용된다면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문화가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형태의 사회로 변모하면서 구성원들은 더욱 다양한 가치 충돌 현상을 겪
을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운동이 자주 촉발하겠지만 이전 시대의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다양
한 문제점만 남을 뿐 갈등을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러므로 대중에게 문제점을 인지시키
는 동시에 보다 분명한 결론을 향한 행동을 촉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보상 체계를 활용해 대중들이 정의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또 블록체인상에 정보를 기록해 투명하
게 공개하고 함부로 위ㆍ변조할 수 없다는 점을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보존하고 그로 인해 정의를 구
현할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블록체인이 미래 사회에 마주하게 될 모든 것의 답이 될 수
는 없다. 하지만 그 특성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문제에 대해 하나의 해결책으로서 제시될 수 있을 것
이다. 미래에 대한 인류의 다양한 고민의 연장선에 블록체인이 새로운 길을 제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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