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가 지난 1년 동안 보고 발견한 고령화 트렌드와 시장과 기
업의 기회를 담고 있다. 우선 향후 몇 년간 우리 사회를 강타할 시니어 트렌드 9가지를 구체적으
로 소개하고 미국, 유럽, 일본, 중국 시장에서 포착한 시니어 비즈니스 아이템 100개를 소개한다.
‘대한민국 최초의 시니어 트렌드 분석서’이자 5070의 욕망과 취향을 제대로 읽어 새로운 비즈니
스 활로를 모색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 Short Summary
이제 막 전 세계 몇몇 국가들이 고령사회에 도달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사회학이나 의학 분야에서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기업의 준비 역시 거의 전무하다.
고령사회를 연구하는 우리 센터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다. 위기의 시대에
는 발 빠른 융합 학문적 시각으로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분석하고 예측해야 한다. 이 책은 고려
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가 지난 1년 동안 보고 발견한 고령화 트렌드와 시장과 기업의 기회를 담은
첫 보고서다. 우리는 첫 보고서의 테마로 ‘에이지 프렌들리’를 꼽았다.
우리는 에이지 프렌들리라는 대전제 하에 향후 몇 년간 우리 사회를 강타할 시니어 트렌드 9가지를 추
렸다. 모두 우리가 현장에서 듣고 보고 공감하며 취합한 시니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따로 있다, 새로운 금융시스템이 필요하다, 걷기와 운동을 비롯한 취미시장이 커
진다, 이젠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다, 나도 영원한 팬으로 살고 싶다, 시설이 아닌 집에서 늙고 싶
다, 더 젊고 더 오래 산다, 남들처럼 죽고 싶지 않다, 에이지 프렌들리 준비하는 세계…. 우리가 모은
시니어 트렌드는 모두 매우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이었다.
또한 우리는 책에 100가지 ‘에이즈 프렌들리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다. 전 세계 유력 기업 혹은 스
타트업의 사업 아이템 중에서 에이지 프렌들리를 지향하는 주요 비즈니스 모델만을 취합해 정리했다.
첨단의 새로운 분야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이들이 만들어가는 이들 아이템은 우리 기업과 국가가 벤치
마킹해야 할 대상이다. 본래 더 방대하게 조사되었지만 경쟁력이 있고 향후 전망이 밝은 모델만 추려
서 100개를 선별했다.
수많은 시니어 소비자들은 스스로가 시장과 기업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고 느낀다. 필요한 제품과 서
비스가 있고 지갑을 열 의향도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 시니어 시장에 무지한 기업들은 그런 제품과 서
비스를 만들 역량이 없다. 정부 역시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는 시니어들을 위해 어떤 정책과 제도를 만
들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런 와중에 이들의 필요를 읽는 에이지 프렌들리 기업과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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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모델은 시장의 환영을 받고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도 소개할 것이다.
우리는 설문조사와 통계 분석, 인구학적 연구방법과 추계 방법을 기초로 가까운 미래의 고령사회 트렌
드를 예측해볼 수 있었다. 이러한 노력이 혼돈 속에 있는 기업과 정부, 고령사회를 향해 가는 개인 모
두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샤넬의 창업자인 코코 샤넬은 이런 말을 남겼다. “40세가 지나면 결코 젊다고 할 순 없다. 그러나 나이
에 상관없이 누구나 아름다워질 권리가 있다!” 누구나 젊은 시기가 있고 나이 듦을 인정해야 하는 시
기가 있다. 5개 세대가 공존하는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세계가 시니어 시장을 향해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가? 시장과 기업은 에이지 프렌들리 시대에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향후 몇 년 이내
에 모든 것이 바뀌게 될 것이다.
▣ 차례
저자의 글_ 새로운 시장, 에이지 프렌들리가 뜬다!
제1장 시니어가 원하는 것은 따로 있다
제2장 부자 노인들은 전혀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원한다
제3장 나이가 들면서 운동과 취미에 빠져든다
제4장 혼자도 좋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고 싶다
제5장 시니어 팬덤 시대, 영향력 있는 팬이고 싶다
제6장 에이징 인 플레이스, 시설이 아니라 내 집에서 늙고 싶다
제7장 더 젊어지고 오래 사는 시대, 에이징 테크의 미래
제8장 웰빙보다 웰다잉, 남들처럼 죽고 싶지 않다
제9장 에이지 프렌들리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
감사의 글_ 새로운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부록1_ 통계로 보는 대한민국 고령사회 현황 분석
부록2_ 에이지 프렌들리 비즈니스 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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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 에이지 프렌들리
고려대학교 고령사회연구센터 지음
시니어가 원하는 것은 따로 있다
세상이 상식처럼 여기는 ‘노령담론’의 함정: 노령담론이란 나이 드는 것에 대한 인식과 표현의 총칭이
다. 오랜 기간 노인은 ‘단일한 동질 특성을 가진 인간 집단’으로 인식되었다. ‘노인은 OO하다’에 해당
하는 모든 상식, 편견, 인식, 선입견이 바로 노령담론이다. 노인은 가련하다. 일을 잘 못하고 몸도 아
프다. 나이 든다는 것은 문제투성이의 세계로 들어선다는 의미다. 65세 전후로는 은퇴하고 연금이나
받으며 근근이 살아야 한다. 세계적으로 65세 이후의 삶에 대한 그림은 매우 정형화되어 있다.
실제로 노인은 신체능력이 떨어지고 질병에 취약하며 경제력이 줄어든다. 컴퓨터나 모바일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흡수도 느리다. 답답하고 굼뜬 부적응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노령담론은 여기에 2가지 개
념을 포함시키며 더욱 공고해졌다. ‘실업’과 ‘능률주의’가 그것이다. ‘실업’이라는 개념은 1887년 처음
등장했다. ‘실업=빈민 구호소=국가 구제’ 개념이 만들어졌다. 유능하던 사람도 하루아침에 직업을 잃을
수 있다. 실직은 재난이며 노인은 영구적 실직의 운명을 맞는다. 나이가 들면 직업세계에서 밀려나 ‘은
퇴’한다는 공식도 이때 생겨났다.
또 하나 비즈니스에서 나이든 사람들을 몰아낸 논리는 ‘능률주의 복음’이다. 산업계는 능률에 집착한다.
그런데 노인은 능률적이지 못하다. 역사적으로 노인은 경험과 지혜의 상징이었지만 능률주의가 본격화
하면서 모든 분야에서 고령층은 배척되었다. 나이든 사람은 젊은이들에게 자리를 비켜주는 게 더 이롭
다는 인식이 만연하기 시작했다. 특히, 노동시장에는 능률주의가 팽배해 있다. 1920~1930년대 미국
기업들 중 30~40퍼센트 이상이 신규 채용에 나이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사무직, 기술직을 막론하고
45세 이상은 뽑지 않았다. 이러한 능률주의는 현대에 들어올수록 더 공고해졌다.
노인은 사회가 감당해야 할 골칫거리이자 나약하고 무능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노령담론은 태생부터 잘
못되었다. 노령담론에서는 노인을 인간이 아니라 고장 난 존재로 여긴다. 이런 사고방식 하에서 만들
어진 상품과 서비스가 노인에게 맞을 수 없다. 오늘날 전 세계에서 60세 이상 시니어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들이 사회의 주류다. 따라서 그들을 위해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 것인가가 산
업계의 화두다. 지금이라도 인식을 바꾸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시장이다.
시니어 비즈니스를 이해하기 위한 3가지 키워드: 노인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면 노인이 ‘원할 것이라고
여기고’ 만든 서비스와 상품도 시장에서 버림받을 수밖에 없다. 산업 첨단에 있는 비즈니스 전문가들
의 사고방식 역시 노령담론의 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 ‘노인의 욕망은 생존, 건강, 안전 등 기
초적인 것에만 국한된다!’ 이러한 선입견 하에서 노인은 독립적인 인간이나 소비자로 존중받지 못한다.
비즈니스 역사상 이런 편견으로 인한 실패 사례는 숱하게 많다.
①시니어 비즈니스 키워드 1. 노인도 노인 취급은 싫어! - 하인즈는 긴 연구개발 끝에 1955년에 드디
어 노인식을 시장에 선보였다. 당시 고령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었기에 노다지 시장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점포 선반에 진열된 하인즈의 노인식 통조림에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았다. 노
인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두루 갖춘 값싸고 편리한 제품임에 분명했는데 노인들은 왜 싫어했을까?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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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의하면 죽 형태의 모양이 일단 보기 좋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그게 아니었을
것이다. 유아식 브랜드 거버 역시 1974년에 노인식을 선보였다. 하인즈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상품
명에서 ‘노인식’이라는 명칭을 뺐지만 이들 역시 실패했다.
②시니어 비즈니스 키워드 2. 노인도 욕망이 모두 달라! - 크라이슬러는 한때 이른바 ‘노땅차’라고 불
리는 자동차를 선보였다. 노인 고객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기능만 제공하는 연료도 절약되며 운전도
편리한 자동차였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노인 고객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으
니 기본 사양만 갖춘 보급형 차를 좋아할 것이라고 판단한 그들의 분석이 잘못된 것이다. 노인은 다른
사항들은 고려할 필요 없고 기초적 생리 욕구만 해결해주면 그만이라는 태도로 형편없는 상품을 만든
것이다. 크라이슬러는 뒤늦게 자신들의 실수를 깨닫고 이를 개선하자 판매량이 올라갔다.
③시니어 비즈니스 키워드 3. 노인은 애완견, 어린애가 아냐! - 라이프 얼럿이라는 회사는 개인용 응급
호출 시스템을 개발했다. 노인들이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를 차고 다니다가 응급 상황에 버튼을 누르면
구조대를 호출할 수 있는 제품이었다. 1974년에 미국에 소개되었지만 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노인들은
이 제품을 보청기나 미아 방지 펜던트, 애견용 목걸이처럼 불쾌하게 여겼다. 노인들은 청력이 떨어져
도 여간해서 보청기를 사용하려 하지 않는다. 미국 퓨리서치센터는 7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35퍼센트만 ‘나는 늙었다’고 인정했다. 노인들 상당수는 자신이 늙었
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누구나 늙는다. 그러나 동시에 늙고 싶지 않다.
부자 노인들은 전혀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원한다
부자 노인들을 겨냥한 자산관리 전쟁이 시작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3월말 기준 가구당 평균
자산은 4억 4,543만 원이다.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은 3억 5,281만 원이며 전체 가구의 62.3퍼센트는
순자산 보유액이 3억 원 미만이다. 연령대 별 순자산액은 50대가 4억 987만 원으로 가장 높고, 그 다
음은 60세 이상으로 3억 7,422만 원이었다. 결국 50대와 60대가 돈이 가장 많은 세대인 셈이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들은 5060세대의 자산을 유치하기 위해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니어 세대는 재테크보다 자산관리에 관심이 더 많다. 재테크의 주목적은 보유한 자산으로 수익을 창
출해내는 데 집중한다. 반면 자산관리는 현재의 수익성뿐 아니라 미래를 위한 안정성과 지속성을 추구
한다. 보유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 장기적으로 꾸준히 수익이 나게 운용하는 것, 생애주기에 맞
춘 필요자금 소요 시기와 규모에 따라 다양한 전략으로 안배하는 것을 모두 포괄한다. 안정성과 수익
성을 추구하기 위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매우 섬세하며 체계적인 계획과 전략이
필요하다.
건물주가 되면 노후 걱정 없던 세상은 끝났다!: 시니어들은 대체로 위험을 감수하는 재테크에 의한 자
산 증식보다는 안정적 자산유지 쪽에 더 관심을 가져왔다. 따라서 이른바 ‘2대8 가르마’라 불리는 현상
이 존재해왔다. 즉, 가계자산 중 금융자산과 부동산(실물자산 포함)의 비율이 2:8가량을 차지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6.4퍼센트에 달한다. 나머지 20퍼센트의 금융자산 역
시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보다는 예ㆍ적금 등을 택해 안정지향을 선호해왔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여기에는 큰 문제점이 있다. 자산 비중의 80퍼센트에 달하는 부동산 자산은 실제 현금창출 기
능이 현저히 떨어진다. 통상 상가나 오피스텔 등의 투자수익률은 4퍼센트 전후다. 물가상승률을 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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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하면 실질수익률이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면 실질수익률은 마
이너스가 된다. 게다가 대다수의 부동산 자산은 임대료 등 수익이 나오지 않는 주거 용도다. 결국 안
정적이라는 이유로 선택한 부동산 자산이 은퇴 후 현금흐름의 독이 될 수 있다. 또한 부동산 시장은
향후 고령화와 인구 감소, 정부 정책 등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결코 안정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도시 주요 상권의 상가 공실 문제는 심각해졌다. 실제 부동산 자산가들 중
에는 이러한 현실에 불안감을 느끼며 자산 비중을 조절할 필요성을 절감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우리 금융시장의 시니어 관련 상품은 어떤 수준인가?: 한국의 금융산업은 아직도 시니어를 다분히 ‘돈
많은 타깃’이라는 인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도 2022년 초반 고
령층 대상의 금융착취 방지를 위한 법안 제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가 현재 미국의 ‘시니어
세이프 특별법’의 한국형 모델로 가칭 ‘노인금융피해방지법’을 추진 중이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금
융상품 불완전판매, 보이스피싱, 금융사기 등을 방지하는 취지다. 또한 보호자나 지인이 노인의 재산
을 편취하는 것을 막고 치매 노인의 후견인 역할을 지원하는 ‘치매 신탁’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시
니어들이 원하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효율적인 투자 상품의 개발, 고령화에 발맞춘 저
렴하면서도 구체적 혜택이 설계된 보험 상품, 일상의 편리함과 안전을 담보해줄 수 있는 다양하고 손
쉬운 금융서비스들이 속속 선보여야 할 것이다. 시니어의 자산을 지켜줄 믿을 만한 파트너가 되는 일.
지금 우리 금융 산업이 안고 있는 과제라 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운동과 취미에 빠져든다
나이가 들어도 몸은 젊게 유지할 수 있다!: 나이 들어 피할 수 없는 고충 중 하나는 ‘질병’이다. 그래서
노년에 들어서면 경제적 여유만이 아니라 ‘건강’을 행복의 핵심 요건으로 꼽게 된다. 그만큼 몸의 건강
은 노인의 삶에서 중요한 요소다. 우리 시대의 5060세대는 액티브 시니어라 불리며 매우 왕성한 활동
을 즐긴다. ‘해야 하는 일’에서 ‘하고 싶은 일’로 삶의 방향이 바뀌는 시기다. 그러나 건강이 허락되지
않으면 하고 싶은 일도 마음껏 할 수 없다. 이 시기에 권장되는 것이 걷기다. 걷기는 건강 유지라는 거
시적 목표를 충족시키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 생활습관 병을 예방하고 치매를 억제하는 등 예방적 효
과가 뛰어나다. 따라서 정부 기관과 지자체, 여러 민간단체들이 걷기, 트레킹, 산행 등을 권장하며 다
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 코어 기능이 약해지면 낙상 등 고령 건강에 적신호 - 주변의 어르신들로부터 종종 ‘기력이 없다’는
말을 듣곤 한다. 이는 팔 다리의 근육 양이 감소하는 근감소증으로 노화에 따라 근육 양, 근력, 근 기
능 등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이다. 모든 활동의 중심축인 척추를 비롯해, 골반, 복부에 해당되는
근육을 코어 근육이라고 하는데 코어 근육이 약해지면 앉고 일어서고 걷는 일상의 동작이 힘겨워지며
낙상 위험도 커진다. 노년기에 낙상은 골절 등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골절 등으로 아파서 누워
지내게 되면 근육은 더욱 퇴화해서 악순환이 반복된다. 근육이 줄면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관절에 무리
가 가게 되어 노인 특유의 구부정한 체형과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서도 근
력 운동을 충분히 하면 근육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 코어 운동은 몸의 중심을 지탱해주고 바르
게 서고 걸을 수 있도록 균형과 안전성을 책임지는 막중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코어 강화 운동은 고
령자에게는 최고의 건강지킴이가 되어줄 것이다.
▲ 심박 기능을 강화해주는 조깅 등 유산소 인터벌 운동 - KBS가 2018년 5월 <생로병사의 비밀> ‘달
리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 제대로 배워 제대로 달리자’ 편을 통해 60대 이상 노년층에게 달리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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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법을 활용한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소개했다. 정리하자면 ‘건강한 달리기는 건강한 노년을 보장해준다’
는 것이다. 실제로 주 2~3회 정도 6킬로미터 미만으로 달리기를 한 고령자는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노화를 촉진하는 백혈구 텔로미어의 길이가 더 길었다. 텔로미어란 염색체 말단의 염기서열로 이
길이가 짧아질수록 노화가 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리기를 한 실험군의 텔로미어 길이가 더 길었
다는 것은 달리기가 어느 정도 노화 속도를 늦춰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달리기를 많이 하면 무릎 관절이 닳는다는 식의 통념은 잘못된 상식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달리기
는 건강을 유지해주고 노화의 속도를 늦추는 장점이 뛰어난 운동이다. 다만 무작정 뛰기만 해선 안 되
고 자신의 체력에 맞춰 올바른 자세로 뛰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노년에는 자전거 운동도 무릎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 하체근력을 강화하는데 매우 유용하다. 동시에 유산소 운동으로 심폐기능이 좋
아지고 모세혈관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노년의 질환은 대부분 생활습관 병이다.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개선할 필
요가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성인들의 유병 기간은 평균 약 17년이라고 한다. 절대 짧은 기간이
아니다. 평균수명은 증가했지만 그에 동반해 유병 기간도 길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생활습관을 ‘새
로 고침’함으로써 노년의 질병을 상당수 예방할 수 있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하는 것이
야말로 건강하게 나이 드는 최선의 방법이다.
시니어들의 취미 시장, 잠재력 큰 새로운 산업: 오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려면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조화롭게 추구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헬스테크이자 웰니스다. 웰니스란 웰빙과 행복
혹은 건강과의 합성어로 신체ㆍ정신ㆍ사회적으로 조화를 이룬 최상의 상태를 말한다.
나이가 들면 근심 걱정이 많아진다. 경제적 어려움과 더불어 외로움도 큰 문제다. 통계청의 2021년 고
령자 통계에 따르면 고령자 1인 가구는 166만 가구로 전체 고령자 가구의 35.1퍼센트에 달한다. 또한
고령자의 67퍼센트가 ‘노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다. 노인 고립 현상은 사회적 돌봄과 의료
부담의 가중으로 이어진다. 시니어들에게는 외로움을 얼마나 잘 달랠 수 있느냐가 매우 중대한 문제다.
나이가 들면 경제적으로 빠듯할지 몰라도 시간적 여유만큼은 많아진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수록 인생
을 조금 여유 있는 템포로 설계해보는 것도 좋다. 팬데믹 이후 보편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자칫 관계
의 단절로 이어질 수도 있다. 관계가 단절되면 고독해지고 고독은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노년 고
독이야말로 사회적 해결과제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악기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특유의 흥이 많은 기질 덕인 듯하다.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통기타는 추억의 악기다. 다른 악기보다 상대적으로 배우기 쉽고 흔히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의 이유인 듯하다. 색소폰 역시 고령자에게 인기가 높다.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남들 앞에서도 멋들어진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폐활량을 최대로 이용하고 악보를
보며 손가락을 움직여 두뇌를 활성화하기에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은퇴 후
가장 하고 싶은 여가활동으로 여행이 꼽힌다. 대구광역시는 ‘꿈꾸는 시니어 여행자 교육과정’을 운영한
다. ‘60세는 여행을 시작할 나이’라는 콘셉트로 교육비가 전액 무료이며 여행경비 일부도 지원한다. 여
행으로 식견과 노하우를 쌓은 액티브 시니어라면 적극적인 여행 컨설턴트로 새로운 커리어를 설계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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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혼자도 좋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고 싶다
3인 가족은 옛말, 1인 가구가 폭증한다: 통계청에 의하면 2020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의 15.7
퍼센트인 812만 5천 명으로 조사됐다. 2025년에는 고령인구가 20.3퍼센트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인
구 5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다. 고령인구는 계속 증가해 2036년에는 30퍼센트를 넘기고 2060년에는
43.9퍼센트에 달하게 된다. 대략 2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들 늘어나는 시니어는 어떤 주거 형태를 보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1인 가구가 대폭 늘게
된다. 지금까지는 시장이 가장 주목한 가구 유형은 3인 이상의 다인 가구였다. 주택 설계에서부터 입
고 먹고 즐기는 상품의 타깃이 3인 가족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3인 이상 가구’의 시장 세그먼트는 크
게 줄어든다. 그리고 2030년부터는 그 자리를 1인 가구가 차지하게 되고 그중 시니어들의 1인 가구
비중 역시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소비재는 물론 주거 형태, 식재료 등이 모두 1인 가구를 겨냥
해 바뀌고 있다. 실제 1인 가구가 소비의 주체가 되면서 이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시니어 1인 가구 증가와 동반할 사회현상들: 2021년 6월 보건복지부는 ‘2020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홀로 생활하거나 노인 부부만 생활하는 이른바 ‘노인 단독 가구’ 비율은
78.2퍼센트(2008년 66.8퍼센트)로 크게 늘었다. 결과적으로 자녀와 동거하는 비율은 2017년 23.7퍼
센트에서 2020년 20.1퍼센트로 줄었다. 따로 사는 자녀들과의 연락 빈도 역시 줄었다. 주 1회 이상
연락한다는 답변은 2017년 81.0퍼센트에서 2020년 63.5퍼센트로 줄었다. 그보다는 친구나 이웃과 연
락 빈도가 오히려 2017년 64.2퍼센트에서 2020년 71.0퍼센트로 더 높아졌다. 주 1회 이상 자녀와 왕
래한다는 답변 역시 16.9퍼센트에 그쳤다. 결국 노인들이 자녀와 동거하지도 않고 자주 연락하거나 방
문하지도 않는 양상으로 변해간다는 말이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독립적인 노인 가구가 느는 것이고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고독한 노인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모든 것을 노인 가구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대처해야 한다. 최후의 순간까지도 도움 받지 않고 자립적으로 살고 싶다는 것이 많은 노인들의 열망
이기도 하다.
시니어 팬덤 시대, 영향력 있는 팬이고 싶다
유튜브, 너 딱 내 스타일이야!: 전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95퍼센트가 유튜브에 접속하고 하루 10억 시
간 이상을 유튜브에서 소비한다. 유튜브는 바야흐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있다. 게다가 기존의 세상
을 파괴한다. 전통적인 미디어조차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구독자를 확보하는 현실이다. 유튜브 콘텐츠
는 예능, 드라마, 토크쇼 등 기존 TV 프로그램까지 점령했다. TV나 영화에만 나오던 A급 스타가 유튜
버로 활동한다. 가히 유튜브 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지 모른다.
주목할 점은 유튜브 내에서 시니어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대별 유튜브 이용비율
중 50대 이상이 1위이다. 많은 이들이 시니어 세대는 첨단기술에 뒤쳐져 있고 SNS를 비롯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의 시니어들은 그렇지 않다. 시니어는 유튜브를 좋아하
며 앞으로 그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다.
★ <에이지 프렌들리 비즈니스 모델 67 - 클래시레이디>
패션을 즐기는 은발의 시니어 여성들의 일상을 영상으로 만들어서 소셜 미디어에서 입소문을 유발한다.
개성 있는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을 만들어 중독성 있는 콘텐츠를 구성한다. 리듬감 있는 짧은 영상으로
패션을 즐기고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시니어 여성들에 관한 콘텐츠를 생산한다. 영상 속 시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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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여성들이 실제 아이돌처럼 인플루언서가 되어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위챗 계정으로 영상을 노
출하고 소통을 하여 팬들을 키워나가는 구조다.
인터넷과 디지털 친화적인 실버 서퍼의 등장: 실버 서퍼란 디지털 기기와 웹사이트 서핑에 능숙한 실
버 세대를 실버 서퍼라고 부르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 인터넷 실태 이용 조사’에 따르
면 시니어들은 인터넷 사용에 점점 더 능숙해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 사용자 증가 속도는 매우 빠르
다. 60대의 인터넷 뱅킹 이용률은 50.5퍼센트로 급증했다. 60대 2명 중 1명은 스마트 금융을 이용한다
는 의미다. 전년도에 비해 23.6퍼센트 늘어난 수치다. 은행에 방문해 거래하던 패턴도 팬데믹으로 더
욱 빨리 바뀌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인터넷 쇼핑 이용률도 급증했다. 50대의 경우 전년보다 16.1퍼
센트 늘어 60.2퍼센트를 기록했다. 전 세대 중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이다. 이렇듯 인터넷에 익숙해지면
서 시니어들의 활동 영역도 대폭 넓어졌다. 시니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가 광고하는 제품을 인터
넷으로 구매하고 팬 카페에 가서 구매 인증을 한다. 시간과 경제력까지 갖춘 시니어들이 인터넷 사용
에 익숙해지면서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도 큰손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 시설이 아니라 내 집에서 늙고 싶다
시니어가 내 집에서 살도록 돕는 첨단 서비스: 전 세계 첨단기술은 늙고 싶어 하지 않는 소비자의 삶
과 일상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내 집에서 편안히
지내고 싶다는 욕망은 기술과 서비스의 발전으로 점차 충족되어갈 것으로 보인다.
도쿄대학교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의 히야마 아츠시는 가상현실, IoT 등 정보 미디어 기술을 적용해서
사이버 공간과 개인ㆍ사회를 융합함으로써 초고령사회의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사회가 받
게 될 초고령화에 따른 충격을 첨단기술의 도움으로 완화하겠다는 의지다. 고령자들은 4가지 측면의
욕구를 호소한다. 사회, 개인, 심리, 신체적 필요에 의한 욕구로 각각 ‘사회참여의 욕구’, ‘건강하고자
하는 욕구’, ‘삶의 보람을 찾고자 하는 욕구’, ‘행동 관련 기능 충족의 욕구’다. 즉, 첨단기술의 개발 방
향은 고령자들의 이 4가지 욕구 측면을 골고루 고려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시니어의 모든 필요에
답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 진화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보도록 하자.
간병 로봇이 바꿔갈 시니어 가정의 풍경: 일본에서는 실제로 로봇이 간병인 역할을 하고 있다. 간호
로봇 ‘소완’이 주인공이다. 소완은 평소에는 한곳에 얌전히 서 있다가 고령자에게 무슨 일이 생길 때만
작동한다. 고령자는 손목에 맥박 등을 측정하는 장치만 착용하면 된다. 맥박이 정상범위를 벗어나 위
급상황이라고 판단됐을 때 소완이 작동된다. 소완은 비상시에 보호자나 자녀에게 알리고 이마에 장착
된 카메라로 고령자를 비춰 현재 상태를 전송해준다. 보호자는 테블릿을 통해 고령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연결된 마이크로 대화할 수도 있다. 또한 고령자가 소완을 통해 직원을 호출해 요청사항 등을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소완은 일본에서 월 임대 형식으로 실제 보급되고 임대료는 월 6만 6천 엔
(약 66만 원) 수준이다. 여기에는 소완 본체 이외에 맥박 측정 장치와 소완이 실내를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도록 10개까지 자동 미닫이문 개폐장치를 설치하는 비용이 포함된다.
더 젊어지고 오래 사는 시대, 에이징 테크의 미래
자칫하면 120세까지 사는 시대가 되었다: 몇 년 전부터 미디어에서는 인간이 자칫하면 12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다수 선진국은 인간의 기대수명을 80세 남짓으로
설정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120세까지 살게 된다면 이것은 매우 중차대한 사회문제가 되어 사회의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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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든 시스템이 재구성되어야 한다.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블라바트닉 연구소 데이비드 싱클레어 유전학
교수의 논거에 따라 보수적인 관점으로 하나하나 짚어보자.
첫째, 향후 50년 이내에 수명과 관련된 첨단기술의 발전 추이는 장수의 주요 인자다. 가까운 미래에
인간은 게놈 분석을 바탕으로 유전자 차원의 치료를 시도할 것이다. 현재는 윤리적 문제 때문에 금지
되어 있지만 종국에는 질병 치료 등을 유전자 조작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술진보의 결과로
수명이 얼마나 늘어나게 될까? 보수적으로 추정해서 10년이라고 가정하자.
둘째, 사람들 스스로 건강하고자 하는 노력 역시 장수 인자 중 하나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열량을 낮
춘 음식을 소식하고, 술을 멀리하고 운동을 하는 등 건강한 생활을 하려 한다. 이렇게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운동함으로써 얼마나 수명이 늘어나게 될까? 이번에도 보수적으로 5년이라고 가정하자.
셋째, 장수유전자 관련 연구 역시 수명 연장 효과를 발휘한다. 동물을 이용해 장수유전자를 가동하고
생존회로를 보강하는 분자를 활성화하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이 연구로 건강하게 사는 생애주기를
최대 40퍼센트까지 늘릴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그러나 이 역시 보수적으로 10퍼센트 정도만 효과
가 있다고 가정하자. 현재의 기대수명인 80세에서 8년 정도가 더 늘게 된다.
넷째, 의학 분야의 연구 추이도 고려 대상이다. 현재 약물이나 백신 접종 등으로 노화세포를 파괴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3D 프린터로 만든 인공장기 이식도 20~30년 내에 일반화될 것이다. 이러한 첨
단 의학기술로 인해 얼마나 더 수명이 연장될까? 여기서도 보수적으로 10년 정도만 가정해보자.
이렇듯 장수와 관련이 있는 4가지 분야의 변화를 모두 더하면 인간 수명이 33년 늘어난다. 따라서 현
행 80세 기대수명에 33년을 더하면 113세가 된다. 이것도 매우 보수적으로 설정한 수치다.
수명 150세가 당연한 것이 되는 미래: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가 쓴 『노화의 종말』에 의하면 장수국
가 중 하나인 일본에서 최근 태어난 아이들 중 절반은 107년 넘게 살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에서 태어
난 아이들은 104년 넘게 살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역시 매우 보수적으로 설정한 수치다. 금세기 말에
이르면 인간의 평균 수명이 150세에 달할 것이라는 관점도 있다.
인류가 현대사회에 접어들어 각종 제도와 기술을 정비하기 시작한 것은 고작 100년 남짓이다. 현대적
의미의 의학이나 과학기술의 진전은 역사가 오래지 않았다. 게놈 지도나 장수 유전자 같은 인간 수명
과 관련된 첨단 연구의 역사는 수십 년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제껏 살았던 100여 년의 역사적 데이
터만으로 앞으로의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도 빠르기 때문이다. 인간 수명이 100
년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수명이 더 길어지는 것은 그야말로 삽시간에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
제부터라도 사회의 운영 시스템을 비롯한 각 분야에서 전면적인 대응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웰빙보다 웰다잉, 남들처럼 죽고 싶지 않다
이제 웰빙을 넘어서 웰다잉을 고민할 때: 2000년대 초반 웰빙 열풍이 불었다. ‘웰빙’이라는 용어가 처
음에는 유기농 채소, 기능성 음료, 건강보조식품 등 영양 분야에서 사용되다가 마라톤, 헬스클럽, 스포
츠웨어 등 운동 쪽으로 옮겨가더니 리조트, 요가, 명상, 심리치료 등 건강 영역으로 확산됐다. 이제 웰
빙이라는 개념은 특별히 강조하지 않아도 모두가 지향하는 보편적 개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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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최근 이 자리를 ‘웰다잉’이 차지하고 있는 듯 보인다. 말 그대로 ‘잘 죽는 것’이다. 죽는다는 말은 본래
좋은 뉘앙스로 쓰이지 않는다. 죽음에 대해서는 누구나 두렵고 막막하다. 그런데 최근 시니어들을 중
심으로 죽음을 유쾌하고 의미 있게 맞이하는 웰다잉 활동이 각광받기 시작하고 있다. 두렵지만 무작정
피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죽음을 대비한다. 더 나아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정리할지 스스
로 결정한다. 죽음을 ‘삶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고고한 행위’로 규정한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내가 원
하는 대로 죽고 싶다는 열망도 담겨 있다. 웰다잉에는 불필요한 연명치료나 심폐소생 거부함으로써 존
엄한 죽음을 선택하는 일이 포함된다. 생전 유서를 작성하거나 임종할 곳을 정하고, 생전 장례식이나
기부의향서 작성 등 원하는 죽음을 맞이하고 삶을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 싶어 한다.
웰다잉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세대는 바로 오팔 혹은 베이비부머 세대로 지칭되는 시니어들이다. 한국
전체 인구 중 약 30퍼센트를 차지하며 경제력을 갖추고 인터넷에도 익숙한 이들이 이 문화를 선도한
다. 산업계 역시 이런 트렌드를 호재로 받아들인다.
죽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2012년 예일대학교 철학 교수인 셸리 케이건은 『죽음이란 무엇인
가』에서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죽음을 유쾌하게 다뤘다. 이 책은 1995년부터 예일대학교에서 진행된
교양철학 강좌 ‘DEATH’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강좌는 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 중 하나로 꼽혔던
인기 클래스였다. 케이건은 이 책에서 사후 세계는 존재하는가? 영혼을 실재하는가? 죽음은 과연 나쁜
가? 영원히 산다는 것은 좋은가? 자살은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가? 인간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
가?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뤘다. 이를 통해 많은 이들이 ‘죽음’의 실체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접근하게
되었다. 본래 죽음은 편히 언급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기에 사회적으로 죽음에 대해 말하는 것은 금기
시되었다. 그런데 이제 사회는 죽음에 대해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첫째, 우리 일상에 존엄사의 개념이 들어왔다. 이제껏 죽음은 자연적인 것만을 의미했다. 사고나 질병
등 비극적인 원인으로도 발생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끝까지 죽음을 막아야 한다. 더군다나 죽음
에 인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비윤리적이다. 그런데 그런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나의 죽음은
내가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 한국에서도 2018년 2월 4일부터 ‘연명의료
결정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이제 우리도 죽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토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둘째, 팬데믹으로 죽음이 우리 일상에 성큼 다가왔다.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질병 앞에서 우리는
죽음이 가까이 있으며 누구나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절감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온 것과 살아갈 방향
에 대해 숙고하는 계기가 되었다. 웰다잉 논의의 공감대와 사회적 바탕이 마련된 셈이다.
사람들은 무작정 오래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행복하고 보람되게 살고 때가 되면 아름답게 마무리
하고 싶어 한다. 사는 것은 크게 만족스럽지 못해도 죽음만큼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맞고 싶은 것인
지도 모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조사 결과도 있다. 전국 만 40세 이상 79세 이하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로, 응답자 중 95퍼센트가 좋은 죽음이란 ‘나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
죽음’이라고 답했다. 85퍼센트가 ‘주변 사람들과 함께 준비하는 죽음’이라고 답했다. 죽는 순간에 인간
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고 싶다는 응답자는 88퍼센트에 달했다. 온갖 기계에 둘러싸여 연명하는
것을 피하고 싶다는 대답도 87퍼센트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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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에이지 프렌들리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
초고령사회로 가는 우리, 무엇을 시작할 것인가?: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 고령화를 경험했다.
2017년 여성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 되면서 소위 ‘할머니 대국’이 됐다. 2020년에는 여성 2명 중
1명이 50세 이상이 되었다. 합계출산율을 아무리 높여도 인구 감소를 멈출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2022년부터는 혼자 사는 가구가 전체의 3분의 1을 넘어서게 되고 2033년에는 3가구 중 1가구 꼴로
빈집이 발생하게 된다. 인구 감소의 미래는 비참하다. 치매 환자가 치매 환자를 돌봐야 한다. 지방에는
백화점과 은행이 자취를 감춘다. 혈액이 부족해 수술을 못하게 되고 화장장과 납골당이 부족해진다.
2040년이면 지자체 절반이 소멸 위기에 처한다. 2065년에는 현재 주거지의 20퍼센트가 사람이 살지
않는 불모지로 바뀐다.
이민 수용, 로봇, 인공지능, 다양한 상상력들: 일본 미디어는 최근 들어 ‘2025년 문제’라는 키워드로
떠들썩했다. 인구 규모가 가장 큰 전후 베이비부머 세대, 일명 단카이 세대(1947~1949년 태생)가 모
두 75세 이상이 되는 해가 2025년이다. 그렇게 되면 사회보장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의료기관과 요양
시설도 현저히 부족해진다. 2021년 무렵부터 부모의 간병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간병이직’이 부쩍도
늘었다. 가뜩이나 노동력이 부족한 기업이 더 큰 인재 부족에 시달린다. 2025년부터는 ‘더블 케어’도
중대한 사회문제가 된다. 장년층이 부모를 봉양하고 자녀도 보살펴야 하는 이중고다. 고령자 인구가
절정이 되는 2042년이면 연금이 고갈되고 무의탁 고령자와 생활보호 수급자가 급증한다. 국가 재정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는 예측이다. 젊은이들이 부족해 국방, 치안, 소방 기능이 약화된다. 기초 행
정시스템이 마비되면 사회는 급속도로 혼란에 빠진다. 그렇다면 일본 정부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대책은 크게 외국인 노동자 유치, 인공지능 도입, 여성 인력 활용, 고령자 재취업 등으로 나뉜다. 일본
은 종래에 외국인 노동자는 고급인력에 국한해 유입시키는 강력한 배외주의 정책을 고수했다. 그런데
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단순 노동력’을 적극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외국인이나 이민자를
테러, 폭동, 인종주의 시각으로 보던 폐쇄적인 사회인식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정보통신 기술, 로봇,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당면한 노동력 부족을 보충할 획기적인 대
안이 되기에는 아직 기술 수준이 낮다. 아직까지 영화에나 나오는 이야기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향
후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끊임없이 모색될 것이다.
그런데 과연 이 모든 일이 일본에만 일어날 일일까? 한국의 경우 고령화가 일본 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어쩌면 일본이 겪을 그 모든 과정을 우리가 더 먼저 겪게 될 수도 있다.
프랑스가 고령국가에 도달하는 데 145년, 영국의 경우는 80년이 걸렸다. 그런데 우리는 20년이 채 걸
리지 않았다. 일본보다도 8년 정도 빠른 속도다. 우리의 경우 변화가 너무 빨라 적응할 시간조차 없다
는 게 더 큰 문제다. 우리 역시 일본과 똑같은 공립대학교와 사립대학교의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의 고령화 문제, 더 이상 피할 문제가 아니다: 인구 감소의 사회적 여파는 실제로 다양한 문제를
낳고 있다. 물론 인구 감소가 국가 전체에 동시다발적이고 균일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먼저
특정 연령, 특정 지역, 특정 산업에 차별적으로 영향을 준다. 일례로 신생아 관련 산업은 고사 직전까
지 갈 수 있다. 해당 산업은 고급화 전략, 사업다각화 등을 시도하지 않으면 생존을 보장할 수 없다.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하는 기업도 다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인구
구조의 변화로 성장이 침체되고 실적이 하락하고 고용이 불안해진다. 그 결과 임금이 하락하고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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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한민국이 열광할 시니어 트렌드
다시 소비 축소로 이어진다. 당장에는 서비스업보다는 제조업이나 금융업 등에 더 큰 타격이 가해질
것이다.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정부가 2006년부터 380조 2천억 원을 투자했지만 그 누구도 효과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사회가 맞닥뜨릴 3가지 핵심적인 문제들: 고령화로 인해 한국사회에 불어 닥칠 3가지 문제를 하나
하나 짚어보자. 첫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이다. 2010년 정점을 찍은 이래 생산인구가 줄곧 하락 중이
다. 이는 고령화 자체보다 더 심각한 문제다. 게다가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 2002년
이후 출산 감소세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더군다나 감소 속도는 세계에서도 유례없이 빠르다. 2000년
이후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는 단군 이래 최초로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세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태어
날 때부터 불황을 배웠고 저성장이 구조화된 시점에 사회에 진출했다. MZ세대가 소비의 주체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이들의 부는 자신의 것이 아니라 부모의 것일 뿐이다.
둘째, 베이비부머 시대의 대거 은퇴 문제다. 일본의 단카이 세대와 비견할 규모의 인구집단이 경제활
동에서 사라진다. 이는 2020년부터 시작된 문제다. 우리나라의 경우 베이비부머 세대는 다시 1차
(1955~1963년생)와 2차(1964~1975년생)로 나뉜다. 이 중 1차에 해당되는 인구는 740여만 명이다.
이들이 2020년 1955년생을 시작으로 은퇴를 맞이하기 시작했다. 은퇴 후의 삶은 녹록지 않다. 고용,
건강, 가족 부양 문제에 짓눌리게 될 공산이 크다. 50대부터 시작된 고용불안으로 70대에 이르면 빈곤
압박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이들은 일본의 장년층과 동일하게 ‘더블케어’의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이
연령대의 자살률이 높아지고 폭력성이나 우울증이 심화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셋째, 우리에게도 ‘2030년 문제’가 바로 코앞에 있다. 통계청의 ‘2020년 고령자 통계’에 의하면 2030
년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25퍼센트에 달하게 된다. 사회가 ‘1,700만 명에 달하는
고령자를 어떻게 부양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요약하자면 2018년 청년이 사라졌고 2020년 중년이 늘어났으며 2030년 노년 인구가 급격히 증가한다.
일자리가 줄고 경기도 침체된다면 사회안전망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인구가 줄면 세수도 줄고 경제가
위축된다. 상당수의 노년 인구가 빈곤층으로 전락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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