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아스프리 지음 / 북라이프
이 책은 단식 초보자부터 간헐적 단식 마니아까지 아우르는 효과적인 단식 안내서다. 방탄 간헐적 단
식을 제안했던 저자는 그저 몇 번의 식사를 건너뛰라고 말하는데, 무작정 건너뛰는 것이 아니라 자신
의 상황과 목표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하며, 이 간단한 행위를 통해 우리는 체중을 감량하고
염증을 해결하며, 더 잘 통제된 삶을 통해 내적 충만함까지 얻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
최강의 단식
데이브 아스프리 지음
▣ 저자 데이브 아스프리
실리콘밸리의 혁신적인 기술 경영인이자 전문 바이오해커다. 방탄커피 창시자로 알려져 있으며 웨버상
을 받은 최고의 팟캐스트 ‘블릿프루프 라디오’ 운영자이기도 하다. 《뉴욕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작
가로서 『슈퍼 휴먼』, 『최강의 인생』, 『최강의 식사』, 『헤드 스트롱』을 집필했다. 아스프리는 캘
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컴퓨터 정보시스템 학사 학위를 받고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와튼스쿨 MBA를 졸
업한 뒤 실리콘밸리 IT업계에 뛰어들어 26세에 600만 달러 연봉을 받는 가장 젊고 성공한 억만장자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2년 뒤 최악의 실패를 경험했고 모든 것을 잃은 30세 무렵에는 몸무게가 140킬로
그램까지 불어나 매우 심각한 건강 문제에 시달려야만 했다.
다시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의 몸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아스프리는 건강을 위한 혁신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을 찾기 위해 몰두했다. 20년 동안 100만 달러를 투자해 세계적인 의사, 과학자, 심리학
자, 운동선수, 영양사로부터 건강을 위한 조언을 구하고 자가 실험을 통해 신체ㆍ정신 건강을 끌어올
리기 위한 방법을 발견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버터커피’로 유명한 ‘방탄커피’를 탄생시켰고, 그가
제시한 ‘방탄 다이어트’는 미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엄청난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후 이 건강법
에 대해 쓴 『최강의 식사』가 출간 즉시 분야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아마존 선정 ‘최고의 건강서’
로 뽑혔으며 전 세계적으로 방탄 다이어트 열풍을 일으켰다.
▣ 역자 엄성수
경희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후 집필 활동을 하고 있으며 다년간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근무하였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우리의
뇌는 어떻게 배우는가』, 『테슬라 모터스』, 『유튜브 컬처』, 『레이트 블루머』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인간이 정해진 시간에 하루 세끼를 챙겨 먹기 시작한 역사는 산업혁명 이후 증기 기관차가 널리 보급
되면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배가 고프다는 감각 대신 열차 시간표를 중심으로 식사하면서 인류는 과식
이나 비만 등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위협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현대인이 갖고 있는 음식에
대한 기이한 태도 상당수도 진화론적 기원과 문화적 전통 간에 일어난 충돌에서 비롯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미국 애리조나주 사막 속 동굴에서 직접 경험한 강렬한 단식 체험담으로 시작한다. 그
는 아무도 없는 동굴 속에서 나흘 동안 물만 마시며 극한의 고독과 배고픔을 경험한다. 하지만 단식을
끝내고 동굴 밖으로 나왔을 때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었음을 알아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맑은
정신 상태를 유지했고 에너지와 활력이 넘쳐났다. 그는 이 경험을 통해 단식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에
이르게 하는 열쇠이며 우리를 옭아매는 갈망을 직접 해결하는 완벽한 수단임을 깨닫는다.
단식은 음식에만 국한된 행위가 아니다. 금주는 술을 멀리하는 것이다. 명상은 생각을 멀리하는 것이
다. 고독은 다른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다. 안식일은 일을 멀리하는 날이다. 금욕은 성행위 및 성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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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배출을 멀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모두가 단식의 형태다. 단식이란 일상적으로 꼭 필요하다고 느끼
는 무엇인가를 멀리하는 일이다. 중독의 대상은 포르노, 와인 한 잔, 초콜릿 한 조각 또는 스스로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만큼 업무로 바삐 지내는 날일 수도 있다. 평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무
엇이든 단식은 스스로 그 무언가를 통제하기로 마음먹는 일이다.
이 책은 단식 초보자부터 간헐적 단식 마니아까지 아우르는 효과적인 단식 안내서다. 방탄 간헐적 단
식을 제안했던 저자는 그저 몇 번의 식사를 건너뛰라고 말하는데, 무작정 건너뛰는 것이 아니라 자신
의 상황과 목표에 맞는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하며, 이 간단한 행위를 통해 우리는 체중을 감량하고
염증을 해결하며, 더 잘 통제된 삶을 통해 내적 충만함까지 얻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
▣ 차례
서문_ 최강의 나를 찾기 위한 단식
제1장 오직 나만을 위한 단식
기나긴 단식 선택지 목록 / 단식은 어떻게 신체를 다듬는가 / 생활을 단식하라 / 무언가를 멀리하는
다양한 방식들
제2장 신체의 협조 구하기
염증으로부터의 탈출 / 다윗과 그의 골리앗 음식 / 즐거운 실험 / 진실의 시간, 왜 단식을 해야 하나?
제3장 단식의 다양한 단계와 방식
칼로리 감시관은 무시하라 / 단식의 단계 / 모순 예찬
제4장 장수를 위한 단식
먹도록 진화했지만 이런 식은 아니다 / 하루에 세끼? 도대체 왜? / 풍요로움의 대가 / 뇌를 위한 음식
/ 기억 기계 조정하기
제5장 보다 나은 수면을 위한 단식, 보다 나은 단식을 위한 수면
자는 동안 깨끗해져라 / 생체 시계 / 잠깐 눈을 붙이면 단식이 더 쉬워진다 / 삶의 리듬을 존중하라 /
일주기 리듬 재설정 단식법 / 무질서한 수면에 질서 부여하기 / 술은 필요 없다 / 수면 미션
제6장 건강과 힘을 위한 단식
몸속 전자의 지배자 / 적절한 설탕 및 균형 맞추기 / 분자로 근육 기르기 / 단식과 운동을 동시에 하기
/ 변화 대 일관성의 전투 / 온열-한랭 요법 / 운동이 끝나면
제7장 정신 건강을 위한 단식
모두가 탐구자다 / 무언가를 멀리하는 즐거움 / 산소에 걸려 넘어지다 / 만물과 하나가 되어라 / 가장
위대한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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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제8장 신체 미세 조정을 돕는 보충제
몸속의 화학 방정식 / 불쾌 4약을 주의하라 / 보충제 일람표 / 성생활에 묘미를 더해 줄 보충제
제9장 여성은 조금 다르다
인류 절반의 이야기 / 여성을 위한 단식 전략 / 더 나이 든 여성
제10장 모든 방법을 단식하라
초보적인 가이드 : 삶의 주기 / 16:8 단식 / 방탄 간헐적 단식 / 5:2 단식 / 하루에 한 끼(OMAD) 단식
/ 더 많은 단식의 종류 / 단식 함정 / 원칙을 깨라, 그리고 단식을 깨라 / 면역 단식
결론_ 편히 단식하소서
세상을 비추는 최고의 거울이 되어라 / 성공을 위한 준비 / 당신의 다음 단식(그리고 그다음 단식)
감사의 글 /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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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최강의 단식
데이브 아스프리 지음
서문_ 최강의 나를 찾기 위한 단식
한때 나는 허리둘레 46인치에 136킬로그램이 넘는 과체중이었지만, 새로운 다이어트법을 개발해서 결
국 내가 목표했던 체중에 가까워졌다. 참고로 나는 언제나 건강한 몸을 만들고자 노력하며 내 몸의 해
킹(Body Hacking, 최신 과학 기술을 이용해 신체 기능을 향상하는 것)법을 배우느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고, 그때 이미 몇 년 뒤 창업 아이템으로 소개할 방탄커피(Bulletproof coffee) 콘셉트도 개발을 끝
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다가 아니었다. 당시 나는 채워지지 않는 갈망으로 괴로운 상태였
다. 수시로 심한 공복감을 느꼈고 쿠키나 감자칩, 정크 푸드를 향한 욕망 때문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
했다. 그리고 그런 충동에 굴복한 날에는 곧바로 후회가 밀려왔다.
2008년 나는 더 건강해지기 위해, 더 나은 자의식을 찾기 위해, 무엇보다 내면의 평화를 얻으리라는
희망으로 첫 번째 비전 퀘스트(Vision Quest, 영계와 교류하는 북미 인디언 부족의 의식)에 나섰다. 주
술사(Shaman)는 비전 퀘스트 준비를 위해 침낭, 손전등, 물과 칼을 가져오라고 했다. 앞의 세 가지는
생존에 꼭 필요한 물품이지만, 칼은 보아하니 마음의 평화를 위한 준비물 같았다.
아무튼 나는 미국 애리조나주 사막의 동굴 안으로 걸어 들어가 세상과 거리를 두었고, 그 안에서 혼자
머무는 나흘 동안 물만 마셨다. 그리고 단식을 끝내고 바깥세상을 다시 마주했을 때 나는 이 경험이
내 삶을 바꿔 놓았다는 걸 알게 됐다. 나를 이 여정으로 이끈 동기가 꽤 독특하다는 것은 안다. 그렇지
만 나의 시작점 역시 모두가 직면하는 보편적인 도전에 뿌리내리고 있다. 나는 뚱뚱한 아이였다. 면역
체계가 갑상선을 공격하는 하시모토 갑상선염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이 병을 유발하는
독성 곰팡이에 꾸준히 노출된 상태라는 사실은 20대가 될 때까지 전혀 몰랐다.
어린 시절 과체중으로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함부로 평가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서 벗어나기 어렵고, 아동기에 생긴 트라우마나 학교에서 따돌림 당한 기억이 더해져 마음 한구석이
늘 외롭다. 그런데 이때 흔히 선택하는 대응 방식이 음식 중독이다. 먹는 행위에 기대어 힘든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것이다. 혹시 감자튀김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가? 바로 내가 딱 그 상태였다.
요점은 체중 문제가 전혀 없다 할지라도 우리 몸에는 중독과 갈망이 배어 있는데, 수조 달러 규모의
식품 산업이 이 상태를 부추긴다. 우리는 따분할 때도 먹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먹는데, 이 반응은
수백만 년에 걸친 진화적 선택에 따라 굳어졌다. 과거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동물이 우리를 집어삼킬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만큼이나 이제는 음식 중독이 기본적인 반응이 되었다.
참고로 주술사를 만나 나의 고립 계획을 밀어붙이기로 단단히 마음먹었던 2008년 즈음 내 머릿속에서
는 이러한 생각들이 계속 맴돌았다. 그전까지는 단 하루만 굶어도 기력이 소진할 거라 믿었고, 어느새
나 역시 음식의 포로가 되어 있었다. 나흘이나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건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생각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철저한 고립을 끝낸 뒤 동굴에서 나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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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무렵 확실히 깨달았다. 동시에 배고픔과 갈망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배고픔은 생물학적 메시지이며 우리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대상이다. 반면 갈망은 심리학적인 욕구이
고 나를 통제하려 든다. 진실을 말하자면 우리는 먹지 않고도 오랜 시간 버틸 수 있고, 설령 며칠 굶는
다 해도 그리 고통스럽지 않다. 오히려 더 건강해질 수 있다.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
내게 단식이란 자유에 이르는 열쇠다. 그 핵심은 식사를 건너뛰는 간헐적 단식에서부터 며칠 동안 공
복을 유지하는 지속적 단식에 이르는 모든 유형의 단식을 고통 없이 진행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앞
으로 배울 단식은 흔히 생각하는 단식과 다르다. 간헐적 단식은 체력을 떨어뜨리지도 않고 굶주림으로
쓰러지게 만들지도 않는다. 특정한 식이요법이나 단식 일정을 지키지 않고도 식습관을 조금만 바꾸면
배고픔을 훨씬 덜 느낄 수 있다. 단식은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몸속 생물학 자원을 끄집어내는 공구
상자와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될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한 끼 혹은 여러 끼를 건너뛰면 생명이 위험해질 거라는 본능적인 공포에서 벗어나라. 비참할 정도로
허약해져 버틸 수 없게 되리라는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대신 두려움, 불편함, 굶주림, 공포감, 외로
움 같은 감정을 극복하고 해방감, 통제력, 자제심을 키울 수 있다. 앞에서 간헐적 단식이 인생의 공구
상자 같다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는가? 말 그대로다. 간헐적 단식은 하나의 규칙이 아니라 생명 활동에
서 불필요한 부분을 덜어내고, 더 원활한 활동을 돕는 종합 프로그램이다. 어떤 다이어트를 하든 여기
서 소개하는 단식 기법과 조합한다면 분명 더 큰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놀랄 만한 사실이 하나 더
있다. 단식을 하면서도 배고프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오히려 정반대 현상이 일어난다. 간헐적 단식을
통해 배고픔에 수반되는 온갖 부정적 감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오직 나만을 위한 단식
비전 퀘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으로 주술사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주술사란 높은 의식 수
준에 도달해 영적인 세계와 연결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그러던 차에 델릴라(본명이
아님)를 만났다. 그녀는 라마와 알파카가 있는 작은 목장을 가지고 있었다. 델릴라는 분명 별났지만 나
는 비전 퀘스트 수행을 도와줄 안내자를 찾고 있었고 강렬하고 신비로운 문신을 한 이 여성이 내가 가
야 할 곳으로 이끌어 주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은 나 역시 별난 편이다. 심리 치료사 대신 주술사
를 선택했고, 알지도 못하는 여성이 이끄는 대로 외딴곳의 동굴에 들어갔으니 말이다.
기나긴 단식 선택지 목록
최근 단식이라는 말이 여러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 가장 먼저 단식의 본질부터 밝히도록 하겠다. 단식
은 한마디로 정의해 무엇인가를 멀리하기다. 내가 ‘음식을 멀리하기’라고 하지 않은 점에 주목하라. ‘무
엇인가를 멀리하는’ 행위는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금주는 술을 멀리하는 것이다. 명상은 생각을
멀리하는 것이다. 고독은 다른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다. 안식일은 일을 멀리하는 날이다. 금욕은 성행
위 및 성욕의 배출을 멀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모두가 단식의 형태다. 단식이란 일상적으로 꼭 필
요하다고 느끼는 무엇인가를 멀리하는 일이다. 중독의 대상은 포르노, 와인 한 잔, 초콜릿 한 조각 또
는 스스로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만큼 업무로 바삐 지내는 날일 수도 있다. 평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무엇이든 단식은 스스로 그 무언가를 통제하기로 마음먹는 일이다. 단식이 무엇인지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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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하고 있으니 단식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도 정리하고 싶다. 단식은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다. 처음 몇
번은 불편할지 몰라도 결국에는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다. 이후에는 별것 아닌 일로 변모한다. 무언가
가 없어도 괜찮다는 경험을 하고 나면 통제력과 조절력이 생긴다. 또한 단식을 끝낸 뒤 그 대상이나
경험의 진가를 훨씬 더 잘 음미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기쁨이 더 커지고 삶에 대한 고마움도 더 커
진다. 꼭 알아두어야 할 단식의 또 다른 정의는 다음과 같다. 단식이란 삶에서 무언가를 완전히 제거
하는 일이 아니다. 흔히 단식이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단식은 훨씬 더
유연하다. 어떤 형태의 단식이든 환경에 맞춰 실행해야 가장 효과적이다.
이제 마지막으로 단식의 정의에 대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얘기하고자 한다. 단식의 형태가 한 가지는
아니라는 것이다. 단식의 종류는 무척 다양하다. 나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단식을 해왔
다. 그리고 광범위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정기 단식을 위한 최적의 방식이 간헐적 단식이라고 결론 내
렸다. 단식 대상이 무엇이든 마찬가지다. 이 방식은 몸과 마음에 놀라운 혜택을 선사한다. 현재의 식습
관에 맞춰서 진행하기 때문에 아주 쉽게 실천할 수 있고 어떤 생활 방식이든 간헐적 단식을 통해 개선
할 수 있다. 게다가 간헐적 단식의 경험이 쌓이면 별 어려움 없이 장기 단식으로 넘어갈 수 있다.
간헐적 단식의 기본 원칙은 짧은 기간 동안 단식을 실천한 뒤 다시 원래 생활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올바른 간헐적 단식법을 알려주는 기사나 책은 찾기 어렵다. 어떤 사람은 과학 연구를 토
대로 16시간 동안 단식을 유지하는 이른바 16:8 간헐적 단식을 지지한다. 반면 18시간 동안 단식하는
편이 더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단식 모방 다이어트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이는 내가 주장한
방탄 다이어트처럼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 선정된 음식 섭취만을 허용하는 다이어트다. 음식을 먹으
면서 단식을 한다니 모순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방식의 단식 역시 존재하며 효
과도 있다. 이 역시 단식 공구 상자에 들어 있는 중요한 도구 중 하나다. 핵심은 단식으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무언가를 ‘멀리하는 기간’이 얼마가 됐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단식은 어떻게 신체를 다듬는가
단식의 이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 장점은 인슐린 수치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단식은 인슐린-포도당 순
환을 늦추어 몸이 휴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다른 이점은 체내의 자정 작용인 자가 포식을 촉진한
다는 것이다. 참고로 세포 내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여러 손상을 입으며 이런 손상으로
발생한 독소나 병원균, 기형 단백질, 죽은 세포 조각이 세포 내부에 쌓이는데, 이 미세 쓰레기는 세포
의 정상 기능을 방해하며 심한 경우 정상적인 분열과 복제를 막는다. 그런데 자가 포식은 이렇게 더러
워진 세포 내부를 청소하고 쌓인 쓰레기를 리소좀이라는 작은 소화 기관 안에 버리는 생체 분자 활동
이다. 다시 말하면 세포의 정상 작동에 꼭 필요한 일인 것이다
그런데 단식의 효과를 얻기 위해 모든 음식을 완전히 멀리해야 하는 경우는 드물다. 2014년에 나는 큰
어려움 없이 간헐적 단식을 성공에 이르게 하는 특별한 형태의 단식에 대한 책을 썼는데, 책에서 한
조언에 따라 감량에 성공한 사람들이 뺀 체중만 해도 45만 킬로그램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가 소
개한 간헐적 단식이 16:8 단식과 비슷해 보이지만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다. 아침으로 일반적인 식사
가 아닌 방탄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이다. 방탄커피는 지방을 포함하고 있어 허기가 덜 느껴지고 동시
에 인슐린 및 단백질 신진대사를 잠재운다. 참고로 ‘버터 MCT 커피 간헐적 단식’은 좀 우스꽝스럽게
들렸기에 10년 전 나는 ‘방탄 간헐적 단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현재까지 이
단식법이 건재한 이유는 그만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방탄 간헐적 단식은 인슐린 안정과 자가 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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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의 이점을 누릴 수도 있도록 돕고 썩 유쾌하지 않은 생물학적 부작용을 완화해 준다.
신체의 협조 구하기
델릴라의 목장은 애리조나주 세도나 근처 국유림 한복판에 위치해 있었다. 델릴라의 집에 도착하자 그
녀는 내게 수박 주스를 주었는데, 수박 주스는 혈당 지수가 높음에도 혈당 수치를 안정시키기 때문에
단식을 시작할 때 마시면 좋다고 했다. 델릴라는 내가 이튿날 아침 황무지에 간다는 사실을 한 번 더
말해 주었다. 당시 내가 세운 비전 퀘스트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극심한 고독을 견디는 것이었다.
여전히 혼자 있는 상황은 두려웠다. 배고픔도 두려웠고 외로울 때 아무것도 먹을 수 없으리라는 사실
도 두려웠다. 하지만 이제 모든 두려움을 표면으로 끌어내 정면으로 맞서야 할 때였다. 바로 그때 주
술사가 나처럼 영적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 온 또 다른 사람을 맞이했다.
염증으로부터의 탈출
무언가를 멀리하는 모든 종류의 단식이 가져다주는 큰 이점은 우리 몸이 휴식을 취하고 세포 차원에서
철저한 정화 작업의 기회를 가진다는 점이다. 단식을 통해 주로 소화 과정(아예 먹지 않는 편이 더 좋
았을 음식의 소화 과정을 포함해)에 관여하는 각종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자기 돌봄 모드로 전환된다.
이때 죽은 세포와 조직, 지방 침착물, 각종 종양은 물론 신체 기능 최적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모두
연료로 태워지거나 쓰레기로 분류되어 버려진다. 무엇보다 정화 작업의 가장 큰 장점은 몸을 아주 서
서히 파괴하는 과정 중 하나인 염증을 누그러뜨린다는 것이다.
단식의 다양한 단계와 방식
델릴라는 동굴로 떠나기에 앞서 파트너와 내게 서로 거리를 두라고 권했으며 휴대폰 전원도 꺼야 한다
는 걸 상기시켰다. 전원을 켤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은 매일 아침 1분뿐이었는데, 이 예외의 시간을 둔
이유는 주술사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받고 우리가 무사하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우리를
픽업트럭에 태워 동굴까지 데려다주었다. 나는 동굴 안으로 걸어 들어갔고 비로소 단식 세계의 가장
우주적인 측면으로 진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만든 영감의 원천을 바로 그곳에서 얻었다.
단식의 단계
0단계 단식(3~8시간) - 식사를 마치는 순간 단식은 시작된다: 식사를 마친 뒤 3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
하는 것을 ‘0단계 단식’ 또는 비단식 단계라고 한다. 일반적인 식사 패턴이기도 하며 아침을 먹고 3시
간 후 점심, 몇 시간 후 저녁을 먹는 방식이다. 이 단계에서는 우리 신체가 섭취한 음식을 소화하느라
분주하기 때문에 특별한 감정 기복이 나타나지 않는다. 비단식 기간에도 단식 훈련을 할 수 있는데 가
장 손쉬운 훈련법은 식사와 식사 사이에 간식을 먹지 않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식사 사이 체내에서 일
어나는 많은 일들이 방해받지 않고 진행되도록 도울 수 있다.
1단계 단식(16시간) - 마지막 식사 이후 4시간에서 16시간 사이에 시작!: 1단계 단식은 초보자용 단식
으로 16:8 간헐적 단식이라고도 불리는데, 지금부터는 전형적인 하루 세 끼 식사 패턴을 깨기 시작한
다. 간헐적 단식 과정은 마지막 식사 이후 4시간에서 16시간 사이에 시작된다. 이때 식사 이후 몸 안
에 흐르던 에너지는 전부 소진된 상태다. 그리고 몸은 저장된 에너지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포도당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연료지만 이 시점에서는 근육 또는 간에서 빼낸 글리코겐 형태로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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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저녁 식사 후 3시간 뒤 잠자리에 들고 숙면을 취한 뒤 다음 날 아침 식사는 거른다. 오전 11시까지 단
식을 지속하면 오전 중반에는 다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이를 16:8 간헐적 단식(16시간 동안 단식을
하고 8시간 동안 마음대로 먹은 뒤 같은 주기를 되풀이한다.)이라고 한다. 가장 일반적인 리듬의 간헐
적 단식 중 하나다. 이 단식을 시도하면 우리 몸 안에서는 많은 화학적 변화가 일어난다.
16:8 간헐적 단식 기간 중에는 혈당 수치가 떨어지며 인슐린 분비량이 줄어든다. 일단 1단계 단식에
익숙해지면 오전 11시가 되어도 더 이상 배고프지 않다는 걸 깨닫고, 허기가 사라진다. 한 달간 일주
일에 여러 번씩 1단계 16:8 간헐적 단식을 하다 보면 더욱 발전된 1단계 단식으로 나아가기가 쉬워진
다. 발전된 1단계 단식이란 오후 2시와 8시 사이에 하는 2끼 식사로 하루치 식사를 끝내는 것이다.
2단계 단식(24~36시간)_ 하루에 한 끼(One-meal-a-day) OMAD이든 1일 1식이든 뭐라 불러도 좋음:
일단 16시간이라는 경계를 넘어서면 신체는 아주 작은 포도당밖에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지방 연소로
완전히 전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이때 지방을 연료원으로 쓸 수 있게 하는 각종 호르몬과 화학
물질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데, 이는 신진대사가 유연하게 이루어지는 몸을 만드는 중요한
훈련 과정이기도 하다. 엄밀히 말해 1일 1식은 24시간 단식이다. 한 끼를 먹고 다음 날 같은 시간에
식사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기 때문이다. 24시간 단식은 지방 분해를 활성화한다. 이는 간에서 일
어나는 과정으로 지방 분자를 지방산으로 분해하는 작용이다. 이 같은 화학적 변화는 과산화소체 증식
제-활성화 수용체 알파 또는 PPAR-알파라고 불리는 단백질에 의해 조절된다.
이런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면 신체는 에너지 절약 모드로 들어간다. 심박수와 혈압도 떨어진다. 전반
적으로 기초대사율(BMR)이 점점 낮아지고 효율성이 높아진다. 최근 OMAD 단식 효과에 대한 과학적
관심이 높지만 아직까지는 발표된 통제 연구가 거의 없다. OMAD는 내 간헐적 단식의 초석이다.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단식 기간뿐 아니라 단식 스타일도 정기적으로 바꾸기를 권한다. 예로
월요일 아침에 풍부한 지방이 함유된 고단백질 음식을 먹고 화요일에 OMAD 단식을 하고 수요일에 간
헐적 단식을 하고 목요일에 OMAD 단식을 하고 금요일에 다시 간헐적 단식을 해 보자. 토요일에는 원
하는 대로 먹은 뒤 일요일에 다시 OMAD 단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지방 분해 상태와 케토시스 상태
를 주기적으로 반복함으로써 신체를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보통 24시간 단식 중 저녁만 먹는 사
이클을 선택하지만 가능하다면 가끔씩 저녁을 생략하는 데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이때 다시 식사
를 하는 시점은 마지막 식사 이후 36시간 뒤이며 자연스럽게 단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게 된다.
3단계 단식(36~120시간) - 짧은 단식 마니아를 위한 넥스트 레벨: 식사 없는 36시간이 지났음에도 여
전히 몸 상태가 좋은가? 그렇다면 단식을 120시간까지, 그러니까 5일간 또는 근무일 내내 지속할 수
도 있다. 이는 영적인 단식(Spiritual Fast)으로 나아갈 수 있는 더 발전된 단계의 단식이다. 그러나 이
단계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고, 실제로 여러 단식을 경험해본 뒤에 시도해야 한다.
4단계 단식(120시간 이상) - 단식이 낯선 이에게는 불가능처럼 보이는 미지의 세계: 120시간, 또는 5
일 이상 단식을 지속한다고? 정말? 그렇다. 몸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극도로 관심을 기울인
다면 장기간 케토시스(ketosis) 상태로 지내는 것도 가능하다. 이 단계에 이르면 단식의 외곽 지역에
들어온 셈이다. 심각한 신진대사 문제가 없는 한 120시간 이상 단식을 할 때마다 체중이 상당히 줄어
든다. 다만 체중 감소와 함께 찾아오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빠른 속도로 많은 지방을 소모하면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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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품 업계와 대자연이 선사했던 중금속, 살충제, 지방에 저장된 곰팡이 독소 등이 동시에 빠져나간다. 그
에 따라 가끔 두통이 느껴지고 정신이 혼미해져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를 수도 있다. 심리적 대비책이
필요한 순간이다. 4단계 단식을 하는 동안 몸은 일종의 전환 상태에 돌입해 오직 지방만 태우게 된다.
완전한 케토시스 상태의 새로운 신진대사를 반영해 이를 단식 최고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장기간 단식 중에는 해독이 극히 중요한데 체중이 감소할 때 모든 독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독 작용을 돕는 활성탄 복용을 권한다. 또한 전해질을 보존하기 위해 칼슘, 마그네슘, 칼륨 특히 나
트륨 보충제를 섭취하면 좋다. 물만 마시는 단식 중이거나 커피와 차만 마시고 있다면 전해질 유지가
특히 중요한데, 장기간의 단식 끝에 전해질 수치가 너무 떨어질 경우 몸 상태가 안 좋아져 입원을 해
야 할 수도 있다. 단식을 10일 이상 지속할 때는 의사의 조언을 듣는 편이 좋다.
장수를 위한 단식
동굴 안에서 몇 시간 동안 혼자(인 척) 앉아 있을 만한 비교적 평평하고 편안한 장소를 골랐다. 침낭을
놓고 내내 완전한 침묵을 연습했다. 온갖 노력을 쏟았지만 배에서 연신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났고, 뇌
에서는 배고파 죽겠다며 투덜대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갈망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첫날
밤에 나는 모든 짐을 싸서 델릴라가 말한 1.6킬로미터 거리의 다른 동굴로 걸어가는 상상을 했다. 그
동굴에 가야만 그야말로 나 홀로 배고픔에 직면하는 일이 가능할 것 같았다. 다음 날 아침, 안전하다
는 문자를 보내려고 휴대폰을 켜자마자 델릴라의 문자가 도착했다. “오전 8시 모든 짐을 싸서 출발 지
점으로 오세요. 당신을 다른 동굴로 데려가려고 합니다.” 나는 출발 지점까지 걸어갔고 델릴라는 픽업
트럭을 몰고 나타났다. 그러고는 놀라운 얘기를 꺼냈다. “지난밤에 최초의 여성(First Woman) 동굴로
가고 싶고, 그곳에서 비전 퀘스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곳에 데려다드릴게요.”
보다 나은 수면을 위한 단식, 보다 나은 단식을 위한 수면
델릴라는 나를 새로운 출발 지점까지 데려다주었고 협곡 아래 800미터쯤에 위치한 ‘첫 번째 여성’ 동
굴을 찾아가는 길을 알려주었다. 델릴라는 내게 엄숙한 어조로 경고했다. 그 동굴은 신성한 곳으로 1
만 년 동안 각종 의식을 위해 사용되어 왔다고 했다. 그 동굴은 애리조나주 야바파이족의 신화에 따라
‘첫 번째 여성’으로 불렸다. 야바파이족은 부족원 모두가 그들의 아담과 이브에 해당하는 카말라푸키아
라는 여성의 자손이라 믿고 있다. 카말라푸키아가 자식을 낳은 곳이 바로 이 동굴이며, 동굴의 입구가
거대한 질 모양으로 생겨 첫 번째 여성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비전 퀘스트를 시작한 지 이틀째, 그리고 내가 최초로 장기 단식을 시작한 지 이틀째 되는 날, 나는 배
낭을 메고 1.6킬로미터 가량을 걸었다. 단식 초보자는 단식 이틀째 날 가장 배가 고프다. 나 역시 그
랬다. 동시에 이틀째 날에는 마음이 들뜬다. 나 역시 그랬다. 나는 주변의 세세한 물질적 환경에 적응
해 갔다. 끝없이 울퉁불퉁해 보이는 동굴 바닥 어디쯤에 캠프를 설치해야 할지 고민하며 동굴 안을 최
대한 멀리까지 훑어봤다. 마침내 나는 동굴 중간에 멋지게 튀어나온 평평한 바위 안에 작은 캠프를 설
치하기로 마음먹었다. 수천 년 전 천장에서 무너져 내려온 부분인 것 같았다. 물과 침낭을 꺼낸 뒤 동
굴 밖으로 나가 불을 피울 나뭇가지를 모았다. 그 후에는 전갈, 방울뱀, 혹은 몇몇 커다란 포식 동물이
다가오진 않을까 걱정하는 것 외엔 달리 할 일이 없었다. 나는 동굴 안에 혼자, 온전히 혼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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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다른 사람의 도움도 생필품도 없었다. 내 마음은 두려움과 외로움의 으스스한 구석을 비롯해 온 사방
을 배회했다. 칠흑같이 어둡고 외로운 동굴 안에서는 불가능한 일 같았지만 나는 약간의 휴식을 취하
려 애썼다. 내 몸의 리듬에 귀를 기울이고 음식과 인간관계에서 해방된 느낌을 만끽하려 했다.
자는 동안 깨끗해져라
숙면은 단식의 효과를 높이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의 하나다. 단순한 관점에서 봐도 숙면과 단식 간의
연관성은 명백하다. 잘 때는 먹지 않기 때문에 16:8 단식 수행 시 수면을 이용하면 음식 없이 시간을
보내기가 훨씬 더 쉽다. 하지만 실제 연결 고리는 그 이상이다. 단식과 마찬가지로 수면은 몸 전체의
세포 및 생화학적 과정에 영향을 준다. 간헐적 단식에 건강한 수면 패턴(연구자들이 ‘좋은 수면 위생’
이라 부르는)을 보태면 놀라운 상승효과가 일어난다.
건강과 힘을 위한 단식
비전 퀘스트를 시작한 지 사흘째 되던 날 나는 여전히 뱀들이 우글거리는 꿈에 시달리다 눈을 떴다.
본능적으로 뱀에 물린 곳이 없나 몸을 살폈고, 먼지투성이 바닥도 훑어보았다. 뱀이 지나간 흔적은 전
혀 없었다. 나는 살아 있었고 고독한 느낌에 적응해 가고 있었으며 이상하게 배고픔을 덜 느꼈다. 뭐,
적어도 그 순간에는 그랬다. 그때 잠재의식 어디에선가 스토아 철학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이
떠올랐다. “만일 외부의 대상 때문에 고통스럽다면, 그 고통은 대상 때문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우리의
추정 때문에 일어난다. 그런데 우리는 언제든 추정을 철회할 힘을 갖고 있다.”
바로 그 순간 나는 평소와 다른 상태에 놓여 있었다. 태어나 처음으로 오랜 시간 동안 음식 없이 지내
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쨌든 적어도 수백 년 동안 다양한 영적 의식에 활용된 동굴 안에서 잠
을 잤다. 하루 이상 단식을 해 본 적이 없다면, 우리 몸은 1분에도 몇 번씩 음식에 대한 생각을 주입
하려 애썼을 것이고, 주변에 뭐든 먹을 게 있다면 한 입은 먹을 것이다. 만일 의지력이 이길 경우 (또
는 주변에 우리를 유혹할 음식이 없을 경우) 몸은 대단히 분개할 것이며 머릿속에서는 예의 그 목소리
가 다시 들려올 수도 있다. “어떻게 감히 네가 나를 무시해! 내가 누군지 몰라? 케이크 생각을 해 봐!
음식을 먹지 않으면 넌 죽어. 이봐, 어디서 브라우니 냄새가 나는 것 같지 않아?”
나는 한때 뚱뚱했던 사람이었기에 그 목소리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체중이 10킬로그램에서 15킬로그
램 정도 줄어들 때마다 방해 공작을 벌여 원래 체중으로 되돌리거나 더 늘어나게 만든 장본인이었다.
아무 음식도 없이 동굴 안에 혼자 있으면 그 목소리가 얼마나 화를 내든 간에 그 상황을 이길 수 없으
리라는 것도 알았다. 나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을 인용해 가며 이성적인 목소리로 답했다. 배
고픔은 순수한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두려움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음식 없이 아
주 오랜 시간을 견딜 수 있다. 사람이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이유로 죽으려면 3개월은 걸린다.
정신 건강을 위한 단식
나는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배고픔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동굴 안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목소리는
나를 망칠 다른 방법을 찾으려 했다. 비전 퀘스트를 시작한 지 며칠이 지났다. 나는 최초의 여성 동굴
에서 고독 속으로 빠져드는 중이었고 마음속으로 점점 침잠하는 중이었다. 아니면 바깥을 탐험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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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었는지도 모른다. 감각은 점점 더 예리해지고 생생해졌으며 견딜 수 없을 만큼 격해지는 듯했다. 협곡
을 이루는 돌담을 자세히 보니 빨간색만 있는 게 아니었다. 전에는 보지 못했던 수십 가지의 독특한
색이 눈에 들어왔다. 어느 시점부터는 동굴 안 내 주변에 10여 마리의 땀벌(Sweat Bee)이 있다는 사
실을 알게 됐다. 지금까지는 왜 그 벌을 보지 못했을까? 나는 그 벌들 때문에 도무지 집중을 할 수 없
었다. 하마터면 내게 생각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뻔했다.
나는 동굴로부터 멀리 떠나 천천히 걸었다. 새로 발견한 반가운 힘을 시험하면서 배고픔과 외로움에서
벗어나 한숨 돌리려 했다. 동굴로 돌아오니 배고픔이 다시 내 의식 속으로 스며들었다. 수분을 유지하
기 위해 마신 물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듯했다. 적어도 내 위는 꼬르륵대는 걸 중단한 듯했지만, 마치
동굴 속 벌들이 위협적으로 내 주변을 돌 듯 내 마음은 다시 음식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밤잠을 자려
고 누웠으나 점점 더 불안해졌다. 음식 없이 지내야 할 날이 아직 이틀이나 남았고 그때까지는 정말
모든 걸 혼자 알아서 해야 했다. 내 뇌는 생존 전략을 짜느라 골몰하기 시작했다.
머리로는 내가 별일 없이 잘 지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머릿속 목소리는 계속 내 목숨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음식 없이 지내는 건 비상사태다. 무슨 일이 있을지 예측되지 않을 때 배고픔이
으레 하는 말이기도 하다. 나는 아직 자제력을 가진 상태로 들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어둠에 어
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그 어둠이 다시 주변을 에워싸면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이 찾아왔다. 머릿속 목
소리는 나를 위협할 육식 동물에 대해 속닥거리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 목소리가 저번보다 더 커진 상
태였다. 그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끈질기게 울려 대서 사막에서 나를 위협할 동물이 다가오는 소리
가 들릴 정도였다. 아침에 눈을 뜨면 퓨마 한 마리가 7센티미터도 넘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부드러운
내 뱃살을 갈퀴질하듯 파헤치고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 공격을 받을 때 정신을 차리기 위해
서라도 일단은 잠들어야 했다. 그런데 그날 밤에는 아무래도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모두가 탐구자다
그 모든 환경과 두려움은 내 뇌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제는 무형적 측면에 대해서도 배울 시간이다.
사실 그런 측면이 행복의 핵심이다. 가장 기본적인 삶의 이유이므로 다른 무엇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
다. 이를 우리의 영혼이라 불러도 좋다. 또는 내면 의식이라 부를 수도 있고 차크라(Chakra)라고 부를
수도 있다. 어떤 용어를 쓰든 단식에는 깊은 영적 측면이 있다. 간헐적 단식에 대한 책을 읽다가 불현
듯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라는 요청이 불편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이 습관
적으로 영적인 대화를 실제 세계의 대화와 분리하려 한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 대다수가 스스로를 영
적이거나 종교적이라고 보지 않으며, 그런 일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심지어 진지하게 보지도 않는
듯하다. 물론 나는 이런 태도를 이해한다. 출발 지점에서는 나 역시 그랬기 때문이다.
내 조상은 대대로 냉정한 사람들이었다. 할머니는 원자력 기술자였고 할아버지는 『브리태니커 백과사
전』에 집필자로 참여한 물리 화학자였다. 나는 인간이 근육을 지닌 로봇에 지나지 않으며, 나 또한 그
런 존재라는 사상을 주입받으며 자랐다. 우리 가족의 논리에 따르면, 삶은 그저 에너지가 들어오고 나
가는 생화학적 과정에 불과했다. 그래서 너무 많은 힘이 생겼다는 건 너무 많이 먹었다는 의미다. 충
분한 힘이 나지 않는다는 건 충분한 운동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며 결국 살이 찌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감각 기관에서 받아들인 신호가 뇌로 이동하고, 뇌에서 나오는 반응에 따라 몸이 움직이고 일을 처리
한다. 역시나 가장 중요한 건 논리다. 논리적이지 않은 모든 것은 쓰레기고 무시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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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인간 생물학을 대하는 순수한 유물론적 관점은 진실일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젊은 시절 아메리카 원주민 전통을 연구하던 중에 알게 된 사실이다. 깨달음은 계속 이어졌다. 티베트
에서, 애리조나의 동굴 안에서, 안데스산맥의 정글 속에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과정에서 찾아
왔다. 영적 실천의 핵심은 우리 내부에 분명 논리적이지 않은 많은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의
식과 감정은 논리로 움직이지 않는다. (동굴 안에서 나를 고문한 목소리는 확실히 논리적이지 못했다.)
인간은 단순한 살과 피의 집합체가 아니다. 그보다 훨씬 더 위대한 존재다.
단식은 인간의 복잡성을 발견하는 한 방법이다. 인간의 내면에는 사고보다는 감각과 느낌에 더 밀접하
게 연결된 무언가가 있다. 우리는 배고픔이 생각이 아닌 느낌이며 본래의 의미상 느낌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안다. 행동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 중 일부는 합리적이지 못하기에 그 영향
을 합리적으로 관리할 방법은 없다. 단식의 기술이란 느낌이 사실을 나타내고 그에 따라야 할 때가 언
제인지, 잘못된 갈망이자 충동을 잠재워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 배우는 것이다. 단식은 스스로가 따르
기로 선택한 느낌만 따를 수 있는 힘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몸의 운전석에 앉게 되는 것이다.
신체 미세 조정을 돕는 보충제
비록 나흘 동안이긴 했지만 나는 비전 퀘스트 기간 중 원시인처럼 살았다. 이렇게 된 김에 정신을 가
다듬고 아예 원시인처럼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한밤중 내 머릿속에 찾아오는 퓨마는 여전히 공포의
대상이었다. 모든 감각이 고도의 경계 태세에 들어섰다. 진짜 퓨마에게 잡아먹힐 때까지 앉아 기다리
는 대신 나는 선선한 밤에 과감히 밖으로 나가 동굴 입구에 덤불을 쌓아올렸다. 일부 토착 문화권에서
야생 동물의 접근을 막기 위해 그러한 자연 경보 장치를 이용해 왔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단식과 고독만이 내 머릿속을 어지럽힌 전부는 아니었다. 소노라 사막에는 정말 맹수가 있었고 그 동
물 중 일부는 인간을 시체로 만들고 내버려 독수리들이 먹어 치우게 할 수 있을 만큼 사나웠다. 그러
나 나는 애리조나 사막과 비슷한 외딴 곳으로 배낭여행을 다니며 자라, 주변에 있는 그 어떤 동물도
몸집이 그리 크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몸집이 작으면 궁지에 몰려 어쩔 수 없이 싸워야 할 때
를 제외하곤 절대 인간과 싸우려 들지 않는다. 나를 적당한 먹이로 생각할 만큼 어리석은 퓨마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두려움은 무언가를 알고 있는 상태여도 개의치 않는다.
이 감정은 아는 바가 아니라 느끼는 바를 토대로 자신의 세를 키우며 그 느낌을 이용해 합리적인 뇌를
압도한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육식동물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우리는 여전히 조상의 두려움이 남긴
흔적을 상대해야 한다. 진화의 흔적은 갈망의 대상이 되는 충분한 음식, 인간관계, 다른 위안거리를 확
보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에 빠지기 쉽게 만든다. 임박한 굶주림에 대한 감각과 퓨마가 나를 공격할
거라는 망상은 정확히 같은 곳에서 나온 것이다. 풍요로운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원시적인 두려움과 오
늘날의 끝없는 방종 사이에 생기는 단절 때문에 심각한 기능 장애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다행히 그 진화론적 유산은 갈망을 정복하고 우리의 조상들이 살아남게 해 준 힘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일련의 강력한 도구를 선물해 주었다. 동굴에서 단식을 하던 그 며칠간 나는 내 안에 숨어 있는 그 힘
의 존재를 서서히 깨닫게 되었다. 내가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런 힘을 지닌 것은 아니다. 간헐적
단식, 장기 단식, 수면 위생, 운동, 호흡 조절, 영적 탐구는 이 책을 읽고 있는 모든 독자에게 같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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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을 소환할 수 있는 능력을 안겨 줄 것이다. 적절한 바이오해킹 방법을 추가하면 이러한 힘을 훨씬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예고의 꼬임에 넘어 가 바이오해킹 방법에 기대면 영적인 단식에서 얻으
려 했던 교훈을 얻지 못한다. 때론 정면 돌파가 탈출의 지름길이다. 그날 밤 내가 공을 들였던 작업이
바로 정면 돌파였다. 동굴 입구의 장작불이 서서히 잦아들 무렵 나는 눈을 감고 드디어 잠에 들었다.
그때쯤 내 안에서 분명 무언가가 변화하고 있었다. 눈꺼풀은 절로 덮였지만 내 속에는 에너지가 충만
했다. 한밤중에, 그러니까 잠든 지 정확히 2시간 후 바스락 소리가 크게 들려 갑자기 깊은 잠에서 깨
어났다. 그 소리는 내 파충류 뇌가 상상해 낸 소리가 아니라 실제로 난 소리였다.
모든 방법을 단식하라 : 초보적인 가이드
나흘 동안 나는 배고픔과 외로움, 두려움, 그리고 불안감을 떨쳐 내려 몸부림쳤다. 그 모든 과정을 거
치고 난 뒤 비전 퀘스트 마지막 날 아침에 나는 장엄한 소리, 즉 평화로운 침묵에 잠이 깼다. 벌들은
여전히 내 머리 주변에서 윙윙댔다. 조그만 갈색 새는 내가 동굴 입구에 쌓아놓은 덤불 속에서 여전히
왔다 갔다 했다. 그 침묵은 바깥에서 오는 것이 아니었다. 나의 내부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내 머릿속
목소리는 말하기를 멈췄다. “음식이 없어. 너는 굶어 죽을 거야.” 그 목소리는 결국 거짓말이었다. “넌
혼자니까 죽고 말 거야.” 그 목소리도 어느새 사라졌다.
나는 이런 여행을 제법 다녀봤기 때문에 각각의 경험이 모두 다름을 안다. 또한 영적 발전이 예측 불
가능한 일이라는 것도 안다. 영적 발전은 정면에서 오기보다는 몰래 슬며시 다가오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이러한 발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 그럴 의지가 있다면 기회가 언제 어디에서 나타나든
포착할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도 내 정신 상태는 지난 며칠간 나를 그렇게 괴롭혀 온 것들의 허망함
을 깨닫고 난 뒤에야 비로소 변하기 시작했다. 벌들은 실제로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았다. 새는 언제
고 나를 덮칠 준비를 끝마친 퓨마가 아니었다. 내 머릿속을 정말 많은 어리석음이 차지하고 있음을 깨
달았다. 스스로가 만든 이야기를 그대로 믿었던 탓이다.
그 어리석음의 바닥에는 심각한 갈망과 동경이 있었다. 내가 비전 퀘스트에 참여하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의 상당 부분은 음식과의 관계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음식은 두려움과 연결되
어 있고, 두려움은 외로움과 연결되어 있으며, 외로움은 문화 및 가족과 연결되어 있다. 자라면서 부모
와 함께 한 일과 아기 때 엄마가 먹여 준 음식과도 연결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태어나는 순
간부터 생겨나고 자라나 우리 안에서 살아간다. 감정은 생각의 세계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대개 의식
의 차원 저 아래쪽에 숨어 있지만, 결국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내가 원하는 모습의 사
람이 되기 위해 나는 모든 것을 처리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동굴 안에서 몇 시간씩 명상을 했지만 결국에는 깨달음을 기다리는 데 지쳤다. 아니, 어쩌면 이
미 깨달음을 얻은 걸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노라 사막을 가로지르는 멋진 협곡 주변을 산책했다.
암석을 쌓아 돌무덤을 만들고 선인장을 쿡쿡 찔러 보다가 다시 명상을 했다. 비전 퀘스트는 거의 끝나
가고 있었다. 이내 델릴라가 자신의 낡은 픽업트럭으로 나를 데리러 왔다. 해냈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나 홀로 나흘을 버텼다. 그런데도 몸이 안 좋다거나 피곤하지 않았다. 사실 오랜 시간 동안, 아니 어쩌
면 평생에 걸쳐 그토록 강력한 통제력을 발휘한 적은 없었다. 아직 방탄이란 이름의 기업을 설립하기
전이었음에도 그야말로 방탄 인간이 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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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단식의 가장 큰 선물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생물학적 현실과 구분하도록 돕는 것임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나흘간의 여행은 음식에 대한 어리석은 믿음의 체계를 조사하고 파헤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세
상사의 일부라며 맹목적으로 받아들였던 많은 것이 알고 보니 문화적 영향을 받은 식습관 훈련의 결과
에 지나지 않았다. 사회적인 일을 꼭 먹고 마시는 활동 중심으로 할 필요도 없다. 또 하루에 꼭 세 끼
를 먹어야 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배고픔은 통제할 수 있다.
나는 비전 퀘스트를 마치고 돌아온 뒤, 거울을 들여다보고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 얼굴이 달라 보였
다. 바지가 아주 헐렁해졌다. 곧이어 저울 위에 올라섰는데 체중이 전보다 9킬로그램 가까이 줄어 있
어 매우 당황했다. 한편 나는 탈수 증세를 겪지 않았다. 나흘간 계속 충분한 양의 물을 마셨기 때문에
건조한 사막 공기 속에서도 전혀 목이 마르지 않았다. 그렇게 하고도 물이 너무 많이 남아서 동굴을
떠날 때 물통에 든 물을 쏟아 버려야 했다. 나흘간 지방을 무려 9킬로그램 정도나 줄일 수 있는 방법
은 없다. 지방 흡입술을 받지 않는 한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지방 0.9킬로그램 정도는 가능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대체 나머지 체중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알고 보니 비전 퀘스트를 하는 동안 내 몸의 상당히 많은 염증이 사라졌고, 더불어 케토시스 상태에
들어가 있었다. 케토시스 상태에 들어가면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과 결합되어 있던 물이 모두 빠져나
감으로써 첫째 주에 체중 5킬로그램 정도가 쉽게 빠진다. 그와 동시에 나는 체내 조직에 염증을 일으
키는 음식을 포함한 모든 음식을 더 이상 먹지 않았으므로 대신 항염증 케톤으로 내 몸을 채우기 시작
했던 것이다. 염증이 사라지면 그만큼의 수분 무게도 함께 빠져나간다. 덕분에 나의 신진대사 역시 전
반적으로 달라졌다. 아무튼 나는 단식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믿기 힘들 정도로 강렬한 에너지 분출을
비전 퀘스트를 통해 처음으로 체험했다. 정신 상태가 더 명료해지고 등과 무릎 관절 통증이 줄어들었
다. 무릎 수술을 세 차례나 했음에도 말이다. 내 몸은 그야말로 ‘전진 모드’(Go Mode)로 바뀌었고, 나
는 비전 퀘스트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 그러한 상태를 유지하고 싶었다.
삶의 주기
비전 퀘스트가 끝나면서 나와 음식과의 새로운 관계가 시작됐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나와 나 자
신과의 새로운 관계도 시작됐다. 단식 과정에서 필수적인 부분은 자신에게 효과가 있는 주기의 특정
버전을 찾아내는 것이다. 모두의 건강 상태, 목표, 극복해야 할 갈망은 서로 다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여러 상황에 두루 적용되는 단식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단식을 최대한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언제든
쓸 수 있는 다양한 기술과 바이오해킹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한다. 시간을 들여 자신에게 꼭 맞는 단식
법을 찾고 자신의 느낌이 어떤지 관심을 쏟고 두려움 없이 다른 일정을 경험해 보라. 단식에 실패할
각오를 다지는 것도 좋다. 고통을 달게 받자. 동시에 고통 받지 않는 쪽을 주저하지 말고 택하라. 이
과정이 자기 발견을 위한 여정의 일부라고 생각하자. 이는 자신의 독창성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며 생
물학적 상태뿐 아니라 자신만의 고통, 기쁨, 열망에 대한 표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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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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