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득하게 앉아 좀처럼 집중하기 어려운 시대를 맞이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으면 더더욱 그렇
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계가 거미줄처럼 연결된 긴밀하고 복잡한 초연결 사회에서 인간의 집중력
과 에너지는 쉽게 흩어져 버리고 만다. 누군가와 무엇인가에 과도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자신에
게는 연결하기 어려운, 이 아이러니한 문제적 시대에 저자는 몰입 방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이를
통해 진정한 몰입이란 과연 무엇이며,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몰입에 도달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다양한 이론들과 사례를 독자들에게 흥미롭고 알기 쉽게 전해
준다.
간헐적 몰입
▣ Short Summary
누군가 내게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좋은 친구 하나를 꼽으라면 사람을 제외하고는 당연히 ‘책’을 손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린 시절부터 책이라면 만화책, 무협지, 잡지책 등 가리지 않고 좋아했다. 현
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서, 또 ‘한 사람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최대로 꽃피우게 해 주는 진정한 변
화와 성장의 비밀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라는 질문을 품고 그 어딘가에는 내가 찾는 답이 있을지 모
른다는 희망에 읽고, 읽고 또 읽었다. 대학 진학 후에는 1만 권이 넘는 독서는 물론, 갖가지 자기 계발
프로그램, 성공학, 리더십, 영성 수련 등등 다양한 경험을 하며 답을 찾아 헤맸지만,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마치 흩어져 숨겨져 있는 보물들처럼 한 알 한 알의 진주알들을 찾을 수는 있었지만, 그 진
주알들을 하나의 목걸이로 이어 주는 마스터키가 무엇인지 알아차리기까지는 정말 적지 않은 시간과
에너지, 비용과 노력이 들었다.
이렇게 변화와 성장이라는 화두를 가지고 살아가던 어느 날 ‘책추남TV’를 통해 동시성의 인연이 내게
‘간헐적 몰입’이라는 핵심 키워드로 선물같이 찾아와 주었다. 이 책 『간헐적 몰입』을 집필하면서 그동
안 찾아 헤매던 진주들을 하나로 엮어 낼 수 있었다. 평생 화두로 찾았던 ‘진정한 변화와 성장’의 실마
리를 드디어 발견한 것이다. 애벌레 책추남이 나비로 날아오르는 여정 가운데 발견한 소중한 한 알 한
알의 진주알들로 엮어진 이 책이 여러분들에게 진주 목걸이와 같은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
부디 독자 여러분들도 이 책을 통해 최고의 나를 일깨우는 위대한 삶의 기술인 ‘간헐적 몰입’의 지혜를
깨달아 불필요한 불안함과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고 푹 쉴 수 있는, 아니 반드시 편안히 쉬어야만 하는
본연의 영적, 정신적, 육체적 권리를 회복하길 바란다. 또한 좌뇌, 우뇌 활용을 넘어 의식, 무의식, 잠
재의식까지 아우르는 전뇌를 활용하여 자신만의 잠재력을 온전히 발현하며 애벌레가 나비로 날아오르
듯 그렇게 ‘나답게, 자유롭게,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드린다.
▣ 차례
프롤로그 - 진정한 변화와 성장의 마스터키
PART 1. 시간 관리의 시대에서 에너지 관리의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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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몰입
‘커피’만 남은 커피 브레이크 / 여백이 있는 삶의 중요성 / 노력의 배신
당신의 천재성을 이끌어 내는 마법의 4시간 / 일터와 놀이터의 경계를 허물다
PART 2. 간헐적 몰입의 8원리
간헐적 몰입에 대해서
간헐적 몰입의 원리 1, 대극의 원리 / 간헐적 몰입의 원리 2, 의식 vs 무의식 vs 초의식의 원리
간헐적 몰입의 원리 3, 가짜 나 vs 진짜 나의 원리 / 간헐적 몰입의 원리 4, 비움과 채움의 원리
간헐적 몰입의 원리 5, 애쓰지 않는 삶, 최소 노력의 원리 / 간헐적 몰입의 원리 6, 에너지 몰입의 원리
간헐적 몰입의 원리 7, 공명의 원리 / 간헐적 몰입의 원리 8, 제로 포인트 필드의 원리
PART 3. 간헐적 몰입의 기술
태양 에너지를 충전하라, 햇빛의 선물 / 어싱, 땅과 연결하라 / 영혼을 위한 건강법, 호흡
심장 지능을 활용하라 /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는 명상 / 낮잠 자는 처칠과 밤새는 히틀러
지금이 바로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시간, 디지털 단식 / 비울수록 채워지는 에너지의 비밀, 단식과 절식
걸으면 문득 떠오른다 / 오롯이 나만을 위해 보내는 시간
창의성을 위한 간헐적 몰입의 비밀 / 나에게 힘을 주는 에너지 질문들
PART 4. 당신의 일상을 빛나게 할 간헐적 몰입
짧지만 강렬한 시간 사용법, 뽀모도로 기법 / 깊게, 더 깊게 휴식하라, 깊은 휴식
신나는 몰입의 즐거움, 심층 놀이 / 20퍼센트의 법칙 / 간헐적 몰입 시스템을 디자인하라
유대인 천재성의 비밀, 안식일
PART 5. 간헐적 몰입이 가져다주는 것들
최고의 나를 만나라 / 세렌디피티, 동시성의 선물 / 제7의 감각, 전략적 직관으로
간헐적 몰입을 할 때, 뇌에서 일어나는 일 / 간헐적 몰입으로 행복 호르몬이 흐르게 하라
인간 궁극의 지능을 향해서
PART 6. 간헐적 몰입의 천재들
파도 타는 CEO: 이본 쉬나드 / 정신 의학자 칼 융의 간헐적 몰입의 기술: 퀘렌시아
마이크로소프트사 비밀 무기: 빌 게이츠의 생각 주간
희대의 즐거운 괴짜 부자 사이토 히토리: 즐거운 수행 여행
제로 포인트 필드에 연결하다: 니콜라 테슬라 / 천재 화가 살바도르 달리: 무의식을 그리다
삶을 게임화하라, 제인 맥고니걸 / 에너지 활용 시스템의 달인, 스콧 애덤스
쓰러지고 나서 수면 전도사가 된 아리아나 허핑턴
4시간 30분, 간헐적 몰입 글쓰기의 성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토니 슈워츠
PART 7. 간헐적 몰입의 최적화를 위한 실천 방법
의식적 업무와 무의식적 업무 / 간헐적 몰입을 위한 에너지 리듬 패턴 그리기
간헐적 몰입 활동 리스트 체크 / 간헐적 몰입 게임 디자인
에필로그 - 자신 안에 잠든 가능성을 온전히 꽃피우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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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몰입
간헐적 몰입
조우석 지음
PART 1. 시간 관리의 시대에서 에너지 관리의 시대로
여백이 있는 삶의 중요성
2007년 세계적인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의 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에 대한 교육이 시대의 발
전과 달리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은 15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앞으로 존재
하지 않을 직업을 위해,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을 배우느라 아까운 시간을 낭비
하고 있다. 새벽부터 시작해 밤늦게 끝나는 지금 한국의 교육 제도는 이전의 산업화 시대의 낙후한 인
력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일 뿐이다.”
그 후 15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의 교육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소위 명문대를 입학한 학생
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선 ‘하루에 몇 시간을 공부했는가?’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질문이다.
성실하게 공부에 투자한 시간을 보상받은 아이들은 또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성장한다. 이들이 자라
직장인이 되면 어린 시절부터 몸에 익힌 방법 그대로 ‘열심히’ 일한다.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본인이 인식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길러져 왔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우리는 잘 쉬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정반대의 사회로 돌아가 보자. 고대 그리스와 로마 철
학자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야말로 인성과 창의력을 계발시킬 수 있는 가장 적
합한 시간이자, 필수적인 시간이라 여겼다. 소크라테스는 심심함을 ‘자유의 동생’이라 말했고, 아리스
토텔레스는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양질의 여가가 필수다’라고 말할 정도로 쉬는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로마 시대의 정치가이자 철학자였던 세네카 또한 휴식은 삶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며 생활에
균형을 가져다주는 것은 물론, 인간의 존재 이유가 흔들리는 위험에서 구원할 수 있는 중요한 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행동 심리학자인 짐 로허도 그리스 철학자들과 같은 생각을 전한다. 오랫동안 어떤 것에 완전하게 몰
입할 수 있는 능력은 우리의 상식과 다르게 ‘주기적으로 몰입에서 벗어나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즉,
일에 대한 몰입과 이로부터 규칙적으로 벗어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제는 일이 시간의 양
이 아닌 질, 그리고 그 질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려 놀듯이 즐겁게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문화, 내
몸과 영혼의 리듬을 자연의 리듬에 순응시키며 살아가는 것이 보편적인 일상이 될 수 있는, 생각의 전
환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진화론의 창시자 다윈은 연구와 휴식을 균형감 있게 즐기면서 연구자치고는 꽤 여유 있는 하루를 보냈
다. 다윈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책을 마친 후에는 오전 8시까지는 연구실로 돌아와 한 시간 반 정도
연구에 몰두했다. 9시 30분부터는 친구나 동료들에게 아침에 편지를 보내며 안부를 묻는 등 지극히 개
인적인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 이후에는 좀 더 진지하게 연구에 몰두하다가 정오가 되면 한 시간
이상 긴 산책을 하고 난 뒤 점심을 먹고 또다시 수많은 편지에 답장을 썼다. 오후 3시에는 낮잠을 한
시간 정도 잤으며 낮잠을 자고 일어나면 다시 산책을 나갔다. 5시 30분에 연구실로 돌아와 연구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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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몰입
후에는 아내 엠마와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다윈의 하루 일과 중에 우리가 일이라고 분류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90분씩 세 차례 있었을 뿐이다. 매일 이런 일과로 생활한 다윈은 『종의 기원』
을 포함한 19권의 책을 저술했다.
다윈의 하루는 우리가 알고 있는 24시간을 몰두하는 연구자의 모습과 다르게 평온함과 고요함이 깃든
여백의 시간들로 가득했다. 다윈의 위대한 연구 성과는 엄청난 업무량이 아니라 오히려 많은 휴식 시
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잘사는 방법에 대해서는 늘 열의를 갖고 대하지만,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 혹은 휴식에 대한 고민은 늘 부족하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는 불안
과 공허함 속에서 결국 극심한 에너지 불균형 상태를 초래하고 마는 것이다. 다윈은 자신의 신체와 감
정의 고유한 리듬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내적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림으로써 위대한 업적
을 남겼다. 자연적 리듬에 따라 사는 다윈의 여유로운 삶에서 우리는 에너지의 불균형이라는 큰 숙제
를 해결하는 데 좋은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일터와 놀이터의 경계를 허물다
잘 쉰다는 것은 참 포괄적인 의미다.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마 가장
기본적으로 통용되는 휴식의 의미일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잘 쉰다는 것,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
는 것은 그저 단순히 늘어져 있는 시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삶 속에서 방전된
에너지를 온전히 재충전하려면 이 시간을 아주 밀도 있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취미 활동이다. 우리에겐 생산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개인에게 충분한 즐거움과 에너지를 주는 시간
도 필요한 것이다.
정신과 전문의인 문요한 작가는 자신의 저서 『오티움』에서 ‘내 영혼에 기쁨을 주는 능동적 여가 활동’
을 라틴어 ‘오티움(ótĭum)’을 차용하여 설명한다. 저자는 결과나 보상과는 관계없이 그 자체로 목적이
되는 ‘자기 목적적’인 행위들을 오티움이라고 본다. 자신이 좋아서 스스로 선택하는 이 행동은 과정 자
체로 만족감을 주고, 일상에 활기를 주는 아주 중요한 활동이다. 실제로 오티움이 가진 강력한 자기
목적성은 몰입으로 이끄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그는 밝힌다. 우리가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할
때를 생각해 보자. 가벼운 조깅이나 악기를 다루는 일도 그런 일에 속한다. 누구의 강제도 없이 스스
로 선택하고 그 자체에서 충만한 기쁨을 느낀다. 또 지친 일상에 활력이 되기도 한다.
창의력이 곧 경쟁력인 IT 기업에서는 이런 오티움의 성격을 지닌 놀이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실
리콘밸리에 위치한 구글 본사인 구글 플렉스는 거의 놀이동산을 방불케 한다. 이곳은 그야말로 직원의,
직원에 의한, 직원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다. 가히 ‘꿈의 직장’이라고 말할 만하다. 개인 트레이
너가 있는 체육관은 물론, 배구장, 볼링장, 인공 암벽장과 수영장까지 갖춰져 있다. 또한 자전거가 곳
곳에 배치되어 있어 각각의 건물들을 자전거로 오갈 수 있다. 휴게실에는 각종 먹을거리와 음료, 최고
급 에스프레소 기계가 갖추어져 있다. 그야말로 일터인지, 놀이터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다.
사실 이런 파격적인 근무 환경은 IT 업계라는 특수한 직무에 맞추어 직원들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극대
화시키기 위해 마련되었다. 전문가들의 철저한 분석 끝에 ‘휴식과 놀이’를 공간 디자인에 반영했다. 결
과적으로 구글의 직원들은 세계 어느 회사보다 만족감을 느끼며 자신의 일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구글의 핵심 인력들은 이러한 공간이 구글의 미래 창조를 위한 혁신성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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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몰입
나가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SK와 같은 국내 대기업들 역시 구글과 같은 사
무실 공간을 벤치마킹하여 직원들에게 휴식과 놀이의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은
언제든지 업무 중간에 휴식을 취하며 기분을 전환하고, 자유롭게 사고함으로써 창의력을 발휘해 회사
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배려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마치 놀이공원 같은 편안한 휴식과 즐거움을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이
유는 무엇일까? 직원들이 업무에 임할 때 바짝 긴장되고 예민한 상태보다, 편안하고 긍정적인 마음가
짐을 유지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직무를 대하면, 결국 그것이 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
다. 또한 직원들의 능력과 잠재력을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파악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같
은 이유로 기업은 일터에 쉼표와 놀이터라는 휴식과 즐거움의 공간을 마련함으로써 직원들의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제 일터는 더 이상 단순히 밥벌이를 하는 노동의 현장만은
아니다. 그곳에서 먹고 쉬고 놀고 일하면서 그 자체가 개인의 삶 전체에 녹아들고 있다.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의 저자인 스티븐 나흐마노비치는 인간의 삶에 있어 ‘놀이’가 얼마나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자신의 저서를 통해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특정한 목적에 대
한 열정적인 반복과 연습에서 즐거움을 얻기도 하지만 ‘놀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만족감을 준
다고 한다. 놀이를 제대로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노는 시간은 그렇게 짧게만 느껴
진다. 시간의 흐름을 잊을 정도로 놀이에 흠뻑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몰입에 빠지게 되면 뇌에
서 도파민이 생성되는데, 뇌가 각성되면서 집중도가 높아지고 창의력 발휘에 최적의 상태로 변하게 된
다. 이런 상태로 업무에 집중한다면 당연히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초일류 기업들이 사무실
을 쉼과 놀이의 공간으로 변화를 준 것도 바로 이런 부분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문화학자인 요한 하위징아도 유희하는 인간 존재를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 정의 내린 것처럼
인간에게 일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놀이다. 최상의 몰입도와 만족감을 선사하는 놀이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자 권리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잘 쉬고, 잘 노는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도 더 높아지
게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모두가 구글에 다니지 않는 이상, 조직적으로 자신의 건강과 심리 상태를 관
리 받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내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직장 동료도, 친
구도, 상사도, 회사도 아닌 자신뿐이다. 나의 심신이 어떤 상태인지, 과중한 업무에 번아웃 직전 상태
는 아닌지 면밀히 알아차리도록 노력하며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 된다. 또한 나를 즐겁게 하는 업무 외
적인 일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직접 해 보는 것이 좋다. 나를 무아지경으로 빠지게 만드는 놀이는 과연
무엇인지, 또 그것이 나의 에너지를 어떻게 충전시키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여행이나, 독서, 운동과 같은 고전적인 취미 활동에서부터 게임이나 캠핑과 같은 활동들을 시간 낭비
라고 생각하거나,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 직장이나 조직에 내어 주는 나의 시간은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정작 자신에게 내는 시간을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 놀이를 포함한 취미 활동은 삶
의 활력을 채우고, 주도적으로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이런 분
위기가 계속 반복되면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에서 임하는 나의 태도 역시 달라진다. 몰입을 방해하는
잡다하게 자신을 짓누르는 잡념들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상황과 행동을 주도할 수 있게 된다. 일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휴식과 놀이라는 것을 꼭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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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몰입
PART 2. 간헐적 몰입의 8원리
간헐적 몰입에 대해서
몰입이란, 말 그대로 어떤 일에 깊게 파고들거나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직업이든 본인의 업무에
깊이 빠져들 때가 있겠지만, 배우란 직업은 특히 몰입을 설명하는 데 적합한 직업이 아닐까 한다. 배
우가 어떤 배역을 맡았을 때 그들은 극에서 닥친 캐릭터의 상황과 사건 등에 깊게 감정적으로 ‘몰입’한
다. 마치 그 역할이 ‘자신이 된 것’처럼 연기하는 것이다. 이때 우리는 몰입이란 단어를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 교수가 『몰입의 기술』을 통해 설명한 몰입은 배우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가능
한 확대된 의미로 쓰인다. 그가 말하는 ‘플로우(Flow)’는 어떤 행위에 깊게 몰입하여 시간의 흐름이나
공간, 더 나아가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까지도 잊어버리게 될 때를 일컫는 심리 상태를 의미한다.
몰입이라는 표현보다 ‘흐름’이라는 직역이 그 본래의 의미를 잘 나타내 준다. 실제로 칙센트미하이 교
수가 최적의 경험 상태를 경험한 사람들을 인터뷰한 결과 공통적으로 ‘마치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느낌’ 혹은 ‘물 흐르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라고 묘사하였기 때문이고, 이것이 바로 양질의 에너지가
우리를 관통하여 흐를 때 직접 느끼며 경험할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하며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이 즐거운 일을 하고 있을 때, 친한 친구를 만났을 때 우리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잊을 정도로 깊이 그 상황에 빠져든다. 플로우를 경험한 사람들은 이를 ‘온
전한 집중’의 상태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주의가 산만해지지도 않고 다른 생각이 끼어들 틈도 없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모두 깨어 있는 동시에, 일상적인 세상과는 단절된 듯한 고요하고 완벽한 집중의
상태, 그것이 바로 플로우의 경험이다.
칙센트 미하이 교수는 플로우의 유익을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플로우는 탁월성의 원동력이 되어 주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남들이 생각하지 못
하는 수준의 일을 해낼 수 있다.
둘째, 창조력의 근원이 되기 때문에 우리 안의 잠재의식을 깨워 창조성을 활용하도록 해 준다.
셋째, 심리적 에너지의 근원으로 육체적 피곤함이나 스트레스를 사라지게 해 준다.
사실 천재와 평범한 우리의 차이는 다름 아닌 하루 동안 어느 정도의 시간을 몰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평범한 우리에게 몰입은 의도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상태라기보다는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이
운이 좋으면 가끔씩 한 번씩 경험할 수 있는 상태인 데 반해, 천재들에게는 자신의 의도대로 들어갈
수 있는 상태에 가까운 것이다.
본서에서 ‘몰입’이라는 단어가 아닌 ‘간헐적 몰입’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
로 깊은 몰입 상태에 들어서는 것은 둘 다 같다. 차이는 ‘간헐적’에 있다. 간헐적이란 ‘얼마 동안의 시
간 간격을 두고 되풀이하여 일어나는 것’이다. 말 그대로 간헐적 몰입은, 몰입의 상태를 의도적으로 반
복적으로 되풀이하여 일어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서에서는 우리가 의도적으로 우리의 최대 잠재
력을 ‘리드미컬하게 되풀이하여’ 이끌어 낼 수 있는 이 진짜 노력을 ‘간헐적 몰입’이라고 명명하고 탐구
해 천재들의 몰입의 비밀을 밝혀냄으로써, 우리 스스로에게 적용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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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몰입
보통 몰입이라는 단어에는 ‘푹 빠져든다’라는 뉘앙스가 충분히 전달되는 데 반해 진정한 몰입을 위해서
꼭 필요한 비몰입의 시간, 즉 무질서한 시간, 게으름의 시간, 빈둥거리는 시간, 휴식과 같은 충분한 이
완과 여백의 시간들에 관한 중요성이 간과되는 측면이 있다. 사실 무엇이든 주어진 계획을 열심히 잘
지키는 것, 성실한 것을 미덕으로 삼아 온 우리에게 휴식이란 어쩐지 죄책감마저 느끼게 하는 불편한
영역이 된 것 같다. 이러한 이유에서 우리가 처한 상황 가운데 일과 휴식, 몰입과 비몰입의 역동적 균
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간헐적 몰입’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간헐적 몰입은 다음과 같은 3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간헐적 몰입은 지나치게 애쓰는 느낌을 피하는 동시에 학습이나 일을 통한 몰입(긍정적이고 에
너지가 높은 긴장 상태)과 휴식과 놀이의 몰입(긍정적이고 에너지가 낮은 이완 상태)이 반복되는 리듬
과 박자 감각을 되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 내면의 본연적 리듬과 박자 감각의 회복을 의미한
다. 둘째, 진정한 간헐적 몰입의 경험이란 신체적으로는 편안하지만 동시에 정신적으로는 고도로 집중
된 상태가 됨을 의미한다. 셋째, 간헐적 몰입은 일정한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우리가 삶 가운
데서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누릴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간헐적 몰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간헐적 몰입의 프로세스를 전체적으로 개관해 보면 다음과 같다.
간헐적 몰입은 당신이 더 스마트해지고, 더 창의적이고, 더 행복한 인생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황금
열쇠가 되어 줄 것이다. 간헐적 몰입의 개념과 원리, 방법을 깨달아 많은 사람들이 쉴 때는 제대로 쉬
고, 일하고 공부할 때는 제대로 몰입해 탁월한 성과를 누리는 삶을 살 수 있길 바란다.
이런 선순환이 일어나면 휴식으로 인해 불필요한 불안감이나 죄책감에 시달릴 필요도 없다. 우리는 모
두 당당하고 자유롭게 푹 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반드시 편안하게 쉬어야만 하는 영적, 정신적, 육체
적 권리를 되찾고 누림으로써, 좌뇌, 우뇌뿐 아니라 전뇌의 균형 잡힌 활용이 가능해진다. 더 나아가
잠재의식과, 무의식, 초의식까지 아우르는 통합 의식 활용의 지혜를 익혀야만 자신만의 창의력과 잠재
력을 온전히 발휘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렇게 조화롭고 균형 잡힌 삶이야말
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지혜의 핵심이다.
PART 3. 간헐적 몰입의 기술
낮잠 자는 처칠과 밤새는 히틀러
오늘날 우리는 끊임없이 울려 대는 카톡과 각종 SNS 알람,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등으로 인해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현대 문명이 제공한 문화 환경으로 인해 현대인에게 ‘충분한 수면’이라는 것은 점차 밀린
숙제가 되어 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수면 부족’이라는 숙제를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알렉스 수정 김 방의 저서 『일만 하지 않습니다』에서는 히틀러와 처칠의 잠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소
개한다. 아돌프 히틀러는 패망 당시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전해진다. 필로폰과 모르핀에 의지하
지 않으면 잠을 청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상태는 나빴다고 한다. 반면 히틀러를 무릎 꿇게 만든 윈스
턴 처칠의 행보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늘 긴장의 연속에서 살던 히틀러와 달리 처칠은 매일 정오
에 놀랍게도 낮잠 자는 시간을 지켰다고 한다. 그는 낮에 잠을 자는 일이 결코 업무에 지장을 주는 것
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모든 일은 주어진 시간 내에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며, 잠깐 자는 낮잠이 더 높
은 효율을 얻는 일이라 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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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몰입
처칠의 수행 비서였던 프랭크 소이어는 “처칠 경에게 낮잠은 일상의 철저한 규칙이었으며 절대로 건너
뛰는 법이 없었습니다. 처칠 경은 낮잠을 통한 완전한 휴식을 활용한 덕분에 오히려 하루를 두 번 활
용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일반인보다 정확히 2배 정도 더 많은 일을 했으며 보통 8시간의 근무 시
간에도 두 배 정도 에너지를 쏟을 수 있었습니다.”라고 낮잠 습관이 선사해 준 처칠의 놀라운 수행 능
력에 대해 증언했다. 처칠은 간헐적 몰입의 효과적인 기술 중 하나인 낮잠을 통해 같은 시간 동안에도
더 많은 에너지를 활용할 줄 알았던 라이프 에너지 밸런스의 달인이었던 것이다.
낮잠은 인류 역사에 위대한 업적을 자랑하는 많은 위인들이 자신의 체력적, 정신적 균형을 이루고자
실천했던 중요한 습관이었다. 나폴레옹, 레오나르도 다빈치, 에디슨과 같은 역사적 인물들이 밤잠을
적게 자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낮잠을 활용하는 기술을 능숙하게 터득하고 있었기 때문이며, 낮잠을
즐기던 위인들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문제는 낮잠의 기준인데, 얼마나 자야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걸까? 어제 못 잔 잠을 낮잠 시간에
모두 보충해야겠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이 선을 잘 지키면 사무실에서 도전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
다. 전문가들도 1시간이 넘는 긴 시간을 낮잠 시간으로 권하지 않는다. 10분에서 30분 정도의 짧은 낮
잠만으로도 신체적으로 재충전되는 것은 물론 주의력과 창의력도 높아진다.
PART 4. 당신의 일상을 빛나게 할 간헐적 몰입
유대인 천재성의 비밀, 안식일
20세기 최고의 유대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랍비 아브라함 헤셀에 따르면 하나님은 천지 창조
의 마지막 날 7일째에 ‘메누하(Menuha)’를 창조했다. 6일째 날 인간을 창조했기 때문에 인간이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바로 이 7번째 날인 안식일이다. 메누하는 치유의 힘이 있는 ‘풍요로운 고요’라는 뜻
으로 그 안에 평화, 고요와 정적, 휴식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요컨대 안식이 있는 연후에야 창조
도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즉, 몸과 마음을 내려놓고 쉴 수 있는 안식일이 창조적 존재로
서의 인간에게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유대인은 인구 1천 300만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0.2퍼센트에 불과하지만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30퍼
센트, 미국 아이비리그 학생의 25퍼센트, 세계 억만장자의 30퍼센트를 차지한다. 하버드 재학생 비율
만 봐도 한중일 동북아계 학생 비율이 4.25퍼센트인데 비해 유대인은 30퍼센트에 가까울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렇게 유대인은 세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는 엘리트 집단이 많은, 특별한 민
족으로 알려져 있다.
스탠퍼드대학교의 한 심리학자는 이러한 유대인들의 비밀이 뛰어난 IQ에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조사
를 해 보았으나 유대인들의 IQ가 타민족에 비해 두드러지게 우수하지 않다는 결과를 얻었다. 실제 조
사에 따르면 유대인의 평균 IQ는 94로, 놀랍게도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 평균 IQ 106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이다. 그렇다면 유대인들의 놀라운 성취의 비밀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 비밀 중
하나가 바로 ‘안식일’에 있다. 채우는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비우고 내려놓는 시간을 가지는 것, 그것
이 이들을 세계 최고의 영향력 있는 인재들로 성장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유대 문화를 연구한 전문가들은 유대인 성공의 비결을 타고난 지적 능력이 아니라 열심히 노동하는 것
보다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켜 온 안식일에 있다고 말한다. 노동에 매몰된 삶이 아니라 소진된 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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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몰입
력과 정신과 영혼을 소생시키는 것. 그것은 요즘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워크-라이프 밸런스, Work-Life Balance)’과 일맥상통한다. 요즘 MZ세대들이 일을 선택함에 있
어 가장 큰 가치를 두는 것이기도 하다. 쉼 없이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일하던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시대가 저물어 간다는 의미다.
행동 심리학자 짐 로허와 토니 슈워츠도 건강한 활동과 휴식 간의 균형 있는 리듬 패턴이 완전한 몰입,
최고의 성과, 지속적인 건강 유지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본질적으로 인간의 창조성과 연관되어
있다고 말한다. 마치 음표와 쉼표의 균형이 음악을 창조하고, 단어와 쉼표의 균형이 멋진 문장을 창조
하듯이 말이다.
그동안 우리가 성공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믿었던 ‘성실함과 열정’이라는 두루뭉술하고 뭉툭한 무기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 귀가 따갑도록 듣는 ‘창의성’이 중요해진 시대가 바로 21세기다. 따라서 우
리의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하고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일주일에 하루는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을 위한 충분한 안식의 시간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PART 5. 간헐적 몰입이 가져다주는 것들
세렌디피티, 동시성의 선물
과거 우리 부모님 세대가 미래에 희망을 가지고 밤낮없이 현재를 담보로 열심히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평생직장이 보장됨으로써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미래가 있었기 때문이다. 때가 되면 따박따박
입금되는 안정된 월급으로 결혼과 내 집 마련, 출산과 양육과 같은 다양한 삶의 이벤트들을 경험하고
선택할 수 있었던 세대였던 것이다. 안정적인 수입은 삶에 있어 선택권을 넓히게 도와주고, 그럭저럭
평탄한 삶의 항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왔던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AI가 인류의 전통적인 직업들을 대체해 가고 있는 대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게 된 세상은 부모님들이 살았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 되고 말았다. 대홍수 속에
서 무기력하게 허우적거리는 한 마리 개미와 같은 느낌이 들 만큼,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 속에 평생직
장의 개념은 이미 사라져 버렸고, 대변화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다가온 삶의 도전은 과거 세대가 마주
했던 그것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것이다.
그런데 나의 통제 범위를 넘어선 이 변화가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이 될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행
복과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단어와 함께 떠오르는 단어로 ‘세렌디피티’가 있
다. 로맨스 영화나 소설의 단골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세렌디피티는 ‘뜻밖의 발견’이라는 의미로, 아무
런 인과 관계가 없이 뜻하지 않게 일어나거나 의도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주하게 되는 놀랍고 멋진
것들을 의미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나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 같은 세
계적인 인물들은 자신들이 업계 최고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세렌디피티’ 덕분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런던정경대학교의 크리스티안 부슈 교수는 런던정경대와 하버드대, 세계경제포럼 등에
서 나온 최신 연구 자료와 다양한 분야의 리더 200인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저술한 그의 저서 『세렌디
피티 코드』를 통해서 세렌디피티를 활용하여 탁월한 성과와 성취를 이끌어 내는 이들의 공통 행동 패
턴을 밝혀냈다. 그들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의도되지 않은 말과 행동의 미세한 부분들을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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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하게 연결시켜 세렌디피티를 발견해 나간다는 사실을 통찰한 것이다. 그가 말하는 세렌디피티는
단순히 우연하게 주어지는 운을 넘어, 스스로 설계하고 만들어 내는 ‘현명한 운’이라는 것이다.
이 세렌디피티는 정신의학자 칼 융이 주장한 동시성 이론과도 연관된다. 칼 융은 동시성을 <비인과적
인 연결 원리>라는 논문에서 ‘둘 혹은 그 이상의 의미심장한 사건들이 동시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정
의했다. 다시 말해 원인이 결과를 낳는다는 전통적인 뉴턴식 인과 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비인과
적인 연관’ 또는 ‘의미 깊은 우연의 일치’를 가리키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종종 ‘신기한 우연의
일치’라고 표현하는 것이 바로 동시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동시성은 21세기 진로 이론에도 활용되고 있는데, 미국 상담 학회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스탠퍼
드대학교의 존 크럼볼츠 교수는 비즈니스, 스포츠, 과학, 예술,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성공
을 이루고 개인적으로도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그들이 큰 고비에
직면했거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을 때 이를 헤쳐 나갈 수 있었던 요인의 80퍼센트는 전혀 생각지
도 못했던 우연한 사건과의 만남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 연구를 기반으로 그의 저서 『굿럭』에서 ‘계획
된 우연성’이라는 새로운 진로 이론을 제안했다. 이를 정리해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우리 삶에 일어나는 모든 사건이나 만남에는 의미가 있다.
② 우리는 더욱더 많은 기회를 얻기 위해 행운을 활용할 수 있다.
③ 행운은 우리가 어떤 삶의 자세를 갖느냐에 따라 불러들일 수 있다.
④ 행운을 가져다주는 우연은 어느 정도 의도할 수 있고 계획적으로 빈도수를 높일 수도 있다. 이렇게
불러들인 행운은 이미 단순한 우연이 아닌 필연성을 갖는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통제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운, 행운, 우연 같은 것들은 사실 동시성, 계획된 우연
등과 같은 이론들에 따르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고 조절 가능한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마치 요트
로 바다를 항해할 때와 같다. 비록 우리가 바다에서 파도와 날씨를 통제할 수는 없지만, 돛을 컨트롤
하며 타고 있는 요트를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할 수 있는 것처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세
상에서 우리의 삶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지혜와 실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PART 6. 간헐적 몰입의 천재들
마이크로소프트사 비밀 무기: 빌 게이츠의 생각 주간
세계 초일류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립자이자, 수십 년간 전 세계 부호 1순위를 차지했고, 세상
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빌 게이츠와 관련된 여러 가지 성공 비결을 많은
매체들이 다루었지만, 나는 간헐적 몰입의 관점에서 그의 ‘생각 주간’에 특별히 주목한다.
2019년 넷플릭스가 ‘인사이드 빌 게이츠’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다큐멘터리는 사업가 그리고 인
간 빌 게이츠의 생각, 생활 그리고 궁극적인 삶의 목표를 담고 있다. 성공한 이들이 늘 그러하듯 일상
적인 생활에 있어서 빌 게이츠는 시간 관리에 엄격한 사람이었다. 5분 단위로 시간을 나누어 계획을
세우고, 회의 시간은 1분도 어기지 않는다. 시간을 이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도 조금 특별한 시간
을 가지는데, 바로 ‘생각 주간’이다.
이 ‘생각 주간’에 그는 워싱턴 북서부 지역의 호젓한 호숫가 별장에 홀로 머물면서, 직원은 물론,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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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몰입
나 가족들과 같이 가까운 사람들도 일체 만나지 않고 홀로 시간을 보낸다. 이 기간에 그와 접촉이 가
능한 사람은 오직 하루 2차례 음식을 준비해 주는 관리인뿐이다. 빌 게이츠는 일상과 단절된 공간을
확보해 스스로 고독을 선택했다. 이런 고독이 깊은 몰입에 빠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너무 많은 것
과 연결된 자신을 강제적으로나마 차단시키고 그 시간 동안 최첨단 과학이나 신기술 관련 도서, 그리
고 현재 자신이 가진 문제들을 해결해 줄 관련 논문들을 읽으면서 깊이 사색하고 정보들을 융합해 자
신과 회사의 미래를 계획한다. 또한 숲과 자연으로 둘러싸여 있는 주변을 여유롭게 거닐며 신선한 숲
공기를 마시며 심신의 회복 과정을 거쳤다.
빌 게이츠는 ‘생각 주간’ 동안 자신만의 퀘렌시아(스트레스와 피로를 풀며 안정을 취할 수 있는 공간)
에서 편안하고 깊은 몰입을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와 탁월한 통찰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세계 최고의 기업 중 하나로 우뚝 서게 한 비밀 무기였던 것이다.
빌 게이츠가 호숫가 별장에서 보낸 ‘생각 주간’을 통해 이룬 대표적인 성과는 다음과 같다. 1995년, 마
이크로소프트사는 사업 방향을 웹 브라우저로 바꿈으로써 당시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의 1인자였던 넷
스케이프를 따돌리고 1위로 등극했을 뿐 아니라, 그 이후에 태블릿, 온라인 비디오 시장에 진출했던
것도 바로 이 연 2회의 ‘생각 주간’이 탄생시킨 작품들이었다.
아마도 빌 게이츠만큼 바쁜 현대인들 대부분은 너무 많은 연결, 너무 많은 정보, 너무 많은 관계에 피
로감을 느낀다. 이 때문에 정말로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놓치고 있다. 정작 남의 삶을 관찰하느라 자신의 중요한 시간들은 놓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
황에서 빌 게이츠의 생각 주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물론 우리 모두가 빌 게이츠처럼 특별한 공간을 마련하기는 힘들 것이다. 게다가 가족들 없이 1주일간
홀로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빌 게이츠의 시간 관리 방법에서 힌트를
얻어 보자. 1년에 두 번 일주일, 그러니까 총 2주라는 이 시간을 촘촘히 나누어서 쓰는 방법이다. 자신
의 시간 계획표에 짧지만 ‘생각 시간’을 추가하는 것이다. 점심을 먹고 회사 주변을 산책하는 것은 게
이츠의 ‘생각 주간’을 아주 미니멀하게 실천하는 방법이 된다. 저녁 시간에 손님이 없는 카페에 앉아
하루를 정리하고 관심 분야의 책을 읽는 것도 좋겠다. 약간의 백색 소음을 배경으로 책을 읽다 보면
뜻밖의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고 의외로 마음의 평온이 찾아오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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