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3835 이미륵 압록강은 흐른다 범우사르비아문고 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 (저자 소개) 전채린 수암과 같이 놀던 시절 수암^36,36^이것은 나와 함께 자라난 내 사촌 형의 이름이다. 내가 아직껏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우리들 서로의 맨 처음 일은 별반 즐거운 것 은 아니었다. 그 무렵 우리들의 나이가 몇 살이었는지는 잘 생각 나지 않는다. 그때 아마 내 나이가 다섯 살이었고, 그는 다섯 살 남짓 했었을 것이다. 어느 날 저녁, 우리들은 가느다란 꼬챙이로 한문책의 어려운 글자를 짚고 있는 아버지 앞에 함께 앉아 있었다. 수암은 그 글자의 뜻을 알아내야만 했다. 아침에 배웠던 것을 지금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만 것 같았다. 수암은 아버지가 연거푸 물었는데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잠자코 있기만 했다. 아버지는 공명심이 많은 사람으로, 이미 세.. 2023. 6. 24. 이문열 익명의 섬 도서명: 익명의 섬 이문열 목차 익명의 섬 새하곡 롤랑의 노래 폐원 어둠의 그늘 두 겹의 노래 알 수 없는 일들 그 세월은 가도 금시조 충적세, 그 후 귀두산에는 낙타가 산다. 제11회 이상문학상 수상연설문 작가연보 익명의 섬 “쯧쯧.”늦은 저녁을 마친 뒤 TV를 보고 있던 남편이 한심한 듯 혀를 찼다. 짐작대로 화면에는 두 손이나 옷깃으로 얼굴을 가린 채 웅크린 남녀들이 경찰서 보호실 한구석에 몰려 있는 모습이 여러 각도에서 잡혀 있었다. 도박인가 싶었으나 비밀 댄스홀이었다. 대낮인데도 어둑한 조명 아래서 춤을 추다가 끌려왔다는 것인데, 아나운서는 “춤추다”라는 말 대신 남녀가 몸을 부비고 ? “도대체가 우리 시대는 너무 쉽게 익명이 될 수 있어서 탈이야.” 남편이 그걸 보며 개탄조로 시작했다. 이미 .. 2023. 6. 23. 이문열 이문열 세계명작산책6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6권 지은이: F.스코트 피츠제랄드 1 다시 찾아간 바빌론 "그런데, 캠벨씨는 어디에 갔어?" 하고 찰리는 물었다. "스위스로 떠났습니다. 캠벌씨는 상당히 몸이 나쁘답니다, 웨일즈씨." "그것 안됐군. 조지 하트는?" 하고 찰리는 물었다. "그럼 '방울새' 놈은 어디 가 있어?" "지난 주일엔 여기 계셨는데 요. 하여튼 그 양반의 친구되시는 세퍼씨는 파리에 계십니다." 일년 반 동안이나 묵혀둔 묵은 리스트에서 튀어나온 그야말로 귀에 익은 정다 운 이름이다. 찰리는 수첩에 주소를 적고는 주소가 적힌 종이를 찢어냈다. "세퍼씨를 만나거든 이걸 드리게. 내 동서의 주소야. 난 아직 호텔을 정하지 않아서 말이야." 그는 파리가 이처럼 몽땅 비어 있는 것을 알았어도 그다지 실망하지 않았다. 그.. 2023. 6. 23. 이문열 이문열 세계명작산책5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제5권 이문열 제7권 사내들만의 미학 마테오 팔콘느 지은이: P.메리메 옮긴이: 박성신 포르트 벡쿄 읍내에서 서북쪽 방향의 섬 안쪽으로 들어가면, 길이 급경사를 이루며 높아진다. 거기에서 커다란 바위 덩어리에 막혀 있기도 하고 움푹 패여 가끔 끊어지기도 하는, 구불구불한 오솔길을 세시간쯤 걸어가면, 광대한 마키 주변에 다다른다. 마키는 코르시카의 양치는 목동이나, 경찰에게 주목을 받는 패들의 안식처인 것이다. 명심해야 될 것은, 코르시카 농민이 밭에 거름 주는 노고를 아껴 숲의 일정 넓이만큼에다 불을 지르는 일이다. 불이 필요 이상으로 퍼져도 할 수 없다. 그냥 내버려두는 수밖에 없다. 울창했던 나무의 재로 비옥하게 된 땅에 씨를 뿌리면 수확이 좋아지는 것은 확실하다. 보리 이삭을 뽑.. 2023. 6. 23.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95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