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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행복해지기까지 우리가 행복해지기까지 이문열 차례 작가의 말 도입, 또는 확인작업 壯麗했느니, 우리 그 落日 제1차 收復전쟁사 25년 戰爭史 將軍과 박사 리얼리즘의 거부와 역사의 텍스트화 도입, 또는 확인작업 요즈음도 우리가 분단 국가란 것을 믿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가 삼팔선인가 휴전선인가 하는 고약한 선을 경계로 북에는 무슨 나라의 괴뢰정부가 들어섰으며, 남에는 또 무슨 나라의 혈맹우방(血盟友邦)이 들어섰다는 따위의 망발이다. 더구나 그 까닭이 무슨 주의(主義)니 이념(理念)이니 하는 것이라든가, 그 때문에 동족간이 서로 죽이고 죽는 끔찍한 전쟁을 겪었다는 걸 정말로 있었던 일처럼 이야기하며 혹은 분개하고 혹은 한탄하는 이들조차 있다니, 놀랍기 그지없다. 멀쩡한 우리가 둘로 갈라졌다니! 거기다가 피투성이 .. 2023. 6. 23.
이문열 선택 선택 이문열 제1부 비구름 걷힌 뒤의 달을 보며 세상의 슬픈 딸들에게 나는 조선 왕조 선조 연간에 태어나 숙종 연간에 이 세상을 떠난 한 이름없는 여인의 넋이다. 이 세상에서 나를 특정하는 유일한 기호는 아버지의 핏줄을 드러내는 장이라는 성씨와 훌륭한 아 들을 기려 나라에서 내린 정부인이란 봉작뿐이다. 그나마 그 둘을 결합해서야 겨우 딸이거나 아 내거나 어머니거나 며느리 또는 할머니라는 여인 보편의 이름에서 나를 특정해 낼 수 있다. 나를 수백 년 세월의 어둠과 무위 속에서 불러낸 것은 너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웅녀의 슬픈 딸들이었다. 너희 성난 외침과 괴로운 울부짖음이 나를 영겁의 잠에서 깨웠고 삶을 덧없어하는 한숨과 그 속절없음에 쏟는 넋두리가 이제는 기억에서 아련해진 내 한 살이를 돌아보게 하였다... 2023. 6. 23.
이문열 변경 12 변경 12 이문열 제37장 떠나는 이의 뒷모습 "이선생, 계십니까?" 누군가 대문을 두드리며 일부러 점잔을 뺀 목소리로 그렇게 소리쳤다. 그게 자신을 찾고 있는 목소리란 걸 얼른 알아듣지 못한 채 신문을 뒤적이고 있던 명훈은 대문이 요란스레 흔 들리는 소리를 듣고서야 몸을 일으켰다. "누구십니까? 누굴 찾아오셨습니까?" 명훈이 방문을 열고 그렇게 묻자 나무 대문 너머 번질거리는 대머리만 보이는 사내가 반 갑게 맞았다. "저 이웃에 사는 사람입니다. 이명훈 선생을 찾아뵈여고 왔습니다만..." 그 대답에 명훈은 마당으로 나가 대문을 열었다. 대머리 때문에 얼른 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낯선 사내가 명훈을 보고 서둘러 자기 소개를 했다. "저는 저쪽 12호헤 사는 임장수올시다. 반장님의 소개로 이렇게 이선생을 .. 2023. 6. 23.
이문열 변경 11 변경 11 제3부 떠도는 자들의 노래 이문열 제 25 장 치고 빠지기 아침 설거지를 끝내고 신문을 뒤적이던 영희는 한군데 박수기사에 눈길이 머물렀다. '냇가 에서 신음하는 철거민들'이란 제목의 광주대단지 관련 보도였다.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든 영 희는 찬찬히 그 기사를 읽어나갔다. 영희가 그쯤 읽었을 때 방문을 빼곰 열어본 시어머니가 끌끌 혀를 차며 한마디 했다. "박사 났제, 박사 났어. 아침마다 처억 눈을 내리깔고 신문을 들고 않은 그 모양새 정말 혼자 보기 아깝네." 하지만 말을 그래도 공격 심리를 동반하지 않은 악의였다. 석 달 전 영희가 신문 정기 구 독을 신청했을 때 시어머니는 펄펄 뛰다시피 반대했다. "읽을 사람도 없는데 비싼 신문을...당장 끊어." 그 때 사전에 승낙을 했던 시아버지가 나.. 2023.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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