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3835 이문열 변경2 변경 2 제1부 불임의 세월 이문열 제13장 전야의 한때 "듣자니 혁명은 과학이란 말이 있던데--나는 그게 통 못 미더워. 혁명가의 은유적인 자기 변호거나 지향 또는 희망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단 말이야". 명훈이 그들 곁에 갔을 때는 김형이 전에 없이 빈정대는 말투로 화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 었다. 황의 얼굴은 벌써 한바탕 말다툼을 치렀는지 이상한 열기로 불그레했다. 명훈이 처음 보일러 맨으로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논쟁만 벌어지면 개 몰리듯 하던 김형이었는데 어 찌 된 셈인지 그 무렵은 김형이 오히려 황을 몰아대는 듯한 느낌이 들만큼 변해 있었다. 혁 명이란 말에 본능적으로 긴장하며 명훈은 그들 곁 풀밭에 자리를 잡았다. 벌써 해가 뉘엿하 여 구태여 그늘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 그런 명훈을 곁눈질하며.. 2023. 6. 21. 이문열 변경1 변경1 제1부 불임의 세월 이문열 제1장 분홍 무지개 눈을 떴을 때는 아직 밤인가 싶었는데 실은 기차가 터널을 지나는 중이었다. 꽤 긴 터널 을 듯, 모퉁이가 깨진 차창이며 출입구의 벌어진 틈새로 새어들어온 매캐한 석탄 연기가 잠 에서 막 깨어난 철의 빈속을 메스껍게 했다. 발 밑, 아니 땅속 깊은 곳에서 울리는 것 같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훨씬 가까이서 다시 철을 재촉했다. "야야, 일나그래이. 인자 다 왔다." 그제서야 벌떡 몸을 일으키던 철은 둥근 열차 천장 구석에 머리를 가볍게 부딪고서야 자 신이 승반대(열차 시렁) 위에 누워 잠들었던 것을 기억해냈다. 간밤 객석 팔걸이에 기대 졸 고 있던 그를 어떤 맘씨 좋아 뵈는 군인 아저씨가 술기운 반 익살 반으로 번쩍 쳐들어 거기 다 올려주었던 것이다. 철은.. 2023. 6. 21. 이동하 문 앞에서 문 앞에서 이동하 지붕 위의 산책 남편 성문의 모습이 분명했다. 상당한 거리 저쪽이긴 해도, 마르고 꺼부정한 그의 모습은 주희의 눈에 금방 띄었다. 그는, 회전식 유리문이 건물 밖으로 이제 막 토해놓은 사람들 중의 하나였다. 다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건물 출입 객들은 물론, 보도 위의 행인들도, 그리고 6차선을 뒤덮은 차량들도 죄다 경황없 이 바쁘게 달아나고 있었다. 그중에서 유독 남편 성문의 태도만 한가한 느낌을 주었다. 그는 바지 주머니에다 두 손을 깊숙이 찔러넣은 채 바깥 계단 중간쯤에 잠시 서 있었다. 무얼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 단지 눈이 부신 탓인 듯도 싶었 다. 그는 몸을 반쯤 틀어 고개를 젖히고 위쪽을 쳐다보았다. 회사 건물을 보는 건지 아니면, 20층 높이에 걸려 있는 정오의.. 2023. 6. 21. 이덕일 누가 왕을 죽였는가 누가 왕을 죽였는가 이덕일 1장 제12대 인종 대윤과 소윤, 그리고 사림파 사이에서 야사는 어김없이 대비 문정왕후(1501-1565)윤씨의 인종독살설을 전하고 있다. 야사가 전 하는 내용은 이렇다. "언제 우리 모자를 죽일 거냐?"고 인종을 핍박하던 대비가 하루는 만 면에 웃음을 띄면서 맞아주더니 다과를 내놓았다. 인종은 계모 윤씨가 난생 처음 자신을 반 겨주는 것에 감격해 맛있게 다과를 먹었는데, 그 후 앓기 시작하더니 숨을 거두었다는 것이 다. 인종이 죽은 후에는 문정왕후의 아들 명종(재위:1545-1546)이 즉위하였고, 이어 곧바로 궁 중 내 인종의 지지세력들이 축출되고 죽어갔다. 그 죽어간 세력 중에는 인종의 친척뿐만 아 니라 사회의 희생자인 사림파도 있었다. 이 사실은 당시 사대부들이 인종 독.. 2023. 6. 21. 이전 1 ··· 18 19 20 21 22 23 24 ··· 959 다음 반응형